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303)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303화(303/400)
에인절스는 연일 새로운 선수와의 계약 소식을 알렸다.
[호세 가브리엘 로드리게스! 에인절스에서 한 해 더!] [특급 유망주 리와 그레그! 에인절스 콜업!] [우완 파이어볼러 카일러 피온! 에인절스와 3년 3천만 달러 계약 체결!] [밀워키 브루어스의 마무리 투수 출신 라일런 앰보. 에인절스와 4년 5천만 달러 계약 체결!]회의실에 모인 에인절스 수뇌부들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페리는 계약서를 흔들었다.
“모두 바쁘게 움직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굵직한 트레이드는 대부분이 오프 시즌 시작부터 활발하게 이뤄진다.
망설이는 순간 좋은 매물을 전부 빼앗기기 때문이다.
에인절스는 부지런히 움직여 최우선 과제인 불펜 투수 보강을 성공적으로 이뤘다.
“이제 2선발급 자원과 백업 선수가 남았네요.”
원투 펀치는 선발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제일 강력한 선발투수 2명을 보유해야 강팀이 될 수 있다.
에인절스는 벨 조이스라는 걸출한 1선발을 갖추고 있지만, 2선발 제퍼슨은 10승 10 방어율 3.94로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제퍼슨은 2선발이 아닌 3선발 감이다.
2선발을 수급하면 제퍼슨이 3선발로. 3선발인 레이날도가 4선발이 된다.
그렇게 되면 투수의 퀄리티가 확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5선발은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요즘 메이저리그는 선발 자원이 부족하죠. 그래도 5선발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적당한 선수로 이미 3명 정도 추려놨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2선발에 더 신경을 쓰도록 하죠.”
코비가 손을 번쩍 들었다.
발언권을 얻은 그가 입을 열었다.
“문제가 있습니다. 에인절스가 강력한 원투 펀치를 보유하려면 사실상 1선발급 선수를 데리고 와야 합니다만 금액이 너무 비쌉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에인절스의 재정 상태는 매우 좋죠. 조금 오버페이를 해서라도 기필코 잡아야 합니다.”
수뇌부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팀이 다시 날아오르기 위해선 구단의 재정 상태가 제일 중요하다.
에인절스는 여태 막무가내 트레이드로 재정 상태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도진의 등장으로 재정 상태가 단번에 해결됐다.
구단에 필요 없는 고액 연봉 선수들을 시즌 중에 이미 정리했고.
벌써 2명의 값싼 마이너리그 선수를 콜업했기 때문이다.
또한 불펜 투수의 금액은 선발 투수에 비하면 매우 싼 편이다.
도진을 받쳐줄 훌륭한 불펜 투수를 벌써 2명이나 영입해 왔음에도 여전히 쓸 수 있는 돈이 많았다.
코비가 다시 물었다.
“지금까지 연락이 닿은 선발투수들은 계약 조건을 마음에 들지 않더군요.”
“이유가 정확히 뭘까요?”
“금액이 문젭니다. 사실 저희가 섭섭한 금액을 제시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에인절스는 쭉 논 컨텐더. 금액이 적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에인절스는 LA를 연고지로 한다.
그러므로 선수들이 뛰고 싶은 동네는 맞다.
12월 내내 최상의 날씨에서 운동을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다만 어떤 선수라도 우승을 꿈꾼다.
우승을 꿈꾸지 못하는 팀의 제안이라면 금액이 압도적으로 많아야 한다.
아무리 에인절스가 올해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했다고 한들.
그 전까지 쭉 이어졌던 꼴지의 이미지를 단번에 벗어날 수 없었다.
최소 2년은 늘 상위권에 안착해 있어야지만, 선수들을 편하게 수급할 수 있을 테고.
5년 중 3년은 플레이오프를 나가야지만 이제는 강팀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같은 LA 연고지 다저스야 매번 플레이오프에 나가지만, 현실적으로 다른 구단이 매번 플레이오프에 나가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페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금액을 얼마나 더 올려야 할 것 같습니까?”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저희가 원하는 1선발급 기량의 투수를 데리고 오려면 최소 사이영 급 금액을 지불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젠장. 그건 너무 오버페이네요.”
“네. 아무리 재정 상태가 좋다고 해도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혹시 킴을 선발로 돌리는 건 어떨까요?”
페리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사실 그는 누구보다 도진을 선발로 올리고 싶었다.
그가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1차전에서 보여준 포텐셜을 보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페리는 즉각 대답하는 대신 본질을 꺼냈다.
“킴은 장기 계약을 거절했죠. 그가 5년 뒤 다른 팀으로 이적하게 해도 그때까지는 팀의 핵심입니다.”
도진이 계약을 거절했다고 그를 벤치에 앉힐 수는 없다.
애당초 에인절스가 꿈꾸는 비상과는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이다.
도진을 필두로 팀을 개편하고 있는데, 막상 주인공이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굳이 결과를 보지 않아도 리그 최하위에 처박힐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를 당장 선발투수로 올린다?
“첫 시즌을 완벽히 소화한 그가 보직 변경으로 밸런스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저희 에인절스는 앞으로 수년간 강팀 반열에 올라가야 합니다. 그 계획을 실행하고 있고요.”
코비는 고개를 주억였지만, 금세 반박했다.
“그러니 더 킴을 선발로 내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킴은 그 누구보다 많은 경기를 뛰었습니다. 물론 경기 수만 놓고 보면 관리를 받은 것이 맞지만, 수비와 마운드까지 소화했잖아요? 그가 지명타자와 선발투수로 경기에 나서면 조금 더 관리가 편하지 않을까요? 오히려 지금이 제일 빠를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일리 있는 말입니다. 이번에 걸출한 불펜 투수 2명을 영입했기 때문에 하나의 수가 될 수는 있죠. 대신 문제는 그는 여전히 경험이 부족합니다. 그런 선수에게 갑자기 선발투수로 나서라고 부담을 준다? 당사자는 부담으로 느끼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코비는 잘 알잖아요?”
선발과 불펜은 엄연히 별개다.
초특급 마무리가 선발 자리를 맡는다고 다 잘던지는 것 또한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으니 말이다.
페리는 말을 덧붙였다.
“물론 팀 운영에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긴다면 그가 선발로 나설 수는 있겠죠. 예를 들어 불펜진은 건재한데 선발진이 무너져 버리면 고려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아…….”
코비는 페리 단장의 속뜻을 완전히 이해했다.
에인절스는 도진을 필두로 비상을 꿈꾸고 있다.
그러니 갑작스러운 포지션 변경은 선수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일단 킴을 익숙한 포지션에 배치해서 시즌 시작을 익숙하게 가져가는 게 좋겠군.’
무엇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선발로 나서게 된다 한들 제 몫은 해줄 것이다.
물론 시즌 전부터 포지션 변경을 준비하 게 백번 옳지만…….
‘킴이 레드삭스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보면 그는 어디에서도 잘하겠지.’
그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다.
어떤 포지션에 가도 군말 없이 해낼 것이다.
‘다만 강제로 포지션을 변경시키는 것보다 팀이 어려울 때 자발적으로 나서는 게 킴과 더 잘 맞을 거야.’
페리는 깨달았다는 코비의 표정에 미소를 짓고는 손뼉을 쳐 회의를 마쳤다.
“그럼, 2선발감 투수를 계속 접촉해 주시길 바랍니다. 전 당장 팀의 5선발급 투수를 접촉해 보겠습니다.”
* * *
단장실로 돌아온 페리는 곧바로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제이슨? 나 페리일세.”
-오. 페리. 어쩐 일이야?
“일단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올라간 건 축하하네.”
-젠장. 다저스 놈들 여전히 강하더군.
페리와 통화를 나누는 주인공 제이슨. 그는 뉴욕 메츠의 단장이었다.
-에인절스도 디비전 시리즈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훌륭한 성적을 거둔 걸 축하하네. 그나저나 무슨 일이지?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는 없나?”
-에인절스가 급히 선수를 팔 입장은 아닐 테고 마음에 드는 선수가 우리 팀에 있나 보지?
“눈치는 여전히 빠르군.”
-나도 에인절스에서 데리고 오고 싶은 선수는 있지.
“누구지?”
-아돌니스.
“맞트레이드 급의 선수는 아니야.”
-아돌니스보다 한참 아래인 선수다?
“뭐 그렇지. 그런데 아돌니스를 원하면 선수를 더 받고 내어줄 수도 있네.”
뉴욕 메츠는 돈이 많다.
그들은 유망주보다 즉시 전력감을 끌어서 성적을 내는 구단이었다.
-그래서. 누굴 원하지?
“타카시 사토. 아돌니스를 줄 테니 우리 에인절스에 넘겨. 대신 유망주 2명 정도는 더 넣어줄 생각 하고.”
-허허. 요즘 행보를 보아하니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려나 봐? 하긴 이번 시즌 재미를 보긴 했지. 그런데 아쉽게 됐네? 그 트레이드는 불가능할 것 같다.
“왜지? 혹시 유망주 2명이 부담스럽나? 괜찮은 유망주 1명 더 얹어준다면 2:1 트레이드도 괜찮아.”
-그런 건 아니고, 제안이 조금만 더 빨리 왔다면 네가 원했던 트레이드는 성사됐을 거다.
페리는 어금니를 까득 씹었다.
“타카시 사토를 벌써 다른 팀에 내줬나?”
-3:1 트레이드를 감행했지. 3명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할 만큼 만족스러웠네.
“누구랑 바꿨지?”
-아. 자네는 잘 알겠네.
“그러니까 누구.”
-보르네오.
페리의 동공이 파르르 떨렸다.
“보르네오라면 설마. 양키스 선발투수?”
-그렇네.
“이만 끊도록 하지.”
전화를 끊은 페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양키스는 1선발 투수를 내주고 타카시 사토를 데리고 왔다.
그들 역시 타카시 사토의 포텐을 엿본 것이었다.
“젠장. 양키스는 앞으로 더 무서워지겠군.”
1선발 자리가 비는 양키스는 새로운 선발투수를 수급해야겠지만 그들에게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그들은 완벽하게 페이롤을 줄였고 더 나아가 명문 양키스다.
원하는 특급 선수들을 수급하는 데 문제 따윈 없을 것이다.
‘연쇄 작용이군. 그래서 우리 에인절스가 선발투수 수급에 난항을 겪고 있었던 거군.’
선수들은 에인절스보다 양키스에서 뛰길 희망할 테니까.
벌써 그들에게도 계약 제안이 갔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페리의 눈동자에 희망이 맺혔다.
‘우리 에인절스도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 선 선수는 여전히 건재했으니 말이다.
* * *
[타카시 사토! 메츠에서 양키스로!]초대형 딜이 터졌다.
양키스는 계약기간 1년 남은 1선발 보르네오를 내주고 특급 유망주 타카시 사토를 데리고 왔다.
이 소식을 접한 도진은 아랫입술을 씹었다.
상우가 넌지시 물었다.
“왜. 무슨 일이냐?”
“타카시 사토 알지? 양키스 갔다더라.”
“엥? 진짜?”
도진은 상우에게 기사를 읽던 핸드폰을 내밀었다.
상우의 동공이 팽창했다.
여전히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그레그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타카시 사토가 양키스에 갔다고?”
“그레그도 누군지 알아요?”
“장난하냐? 우리 같은 마이너리거였어!”
“아. 그랬지. 상우와 저는 U18에서 만났었거든요.”
“어쨌든. 타카시 사토도 투타 겸업이잖아. 너랑 같네.”
“그렇죠. 여전히 잘하죠?”
“소식 몰랐던 거냐?”
그레그의 비장한 목소리에 도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소식요.”
“마이너리그 유망주 랭킹 1위. 타카시 사토잖아. 걔 마이너리그 아주 씹어먹었어.”
“아…….”
도진의 시큰둥한 반응에 그레그는 미간을 구부렸다.
“뭐야. 안 놀라?”
“놀랄 일은 아니죠. 충분히 그럴만한 선수니까요.”
상우가 거들었다.
“우린 시즌 중 두 번 만나봤거든?”
도진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결과는?”
“나랑 그레그 둘 다 8타수 무안타. 그놈 U-18 때보다 공이 훨씬 좋아졌어. 아예 다른 사람이 됐다니까?”
상우는 타카시 사토를 상대로 U-18 대회에서 안타를 기록했다.
‘그래서 조금 얕본 모양인가 본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어디까지나 U-18 대회는 단기 토너먼트로 100%의 컨디션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마이너리그에서 경험까지 쌓은 사토라면.’
도진은 눈을 질끈 감았다.
현실을 떠올리자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잠깐만, 놀란과 사토가 한 팀이라고?’
이번 시즌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크게 얻어맞을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