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314)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314화(314/400)
에인절스와 양키스전을 앞두고 한국 미디어는 떠들썩했다.
[다시 한국을 찾은 메이저리그 구단들!] [양키스와 에인절스. 에인절스와 양키스. 역사 깊은 두 팀이 한국에서 맞붙습니다.] [5분 만에 돔구장 매진!] [메이저리그 신인왕 김도진! 그가 조국 땅을 밟다!]연일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커뮤니티 반응도 뜨거웠다.
-김도진! 적과의 동침!
(사진)
└오! 김도진 삼겹살 먹는 거 보니 진짜 한국인이었어!
└이름부터 한국인인데 미국인이겠냐?
└옆에는 상우가 보이고 남은 둘은…… 양키스 선수들이잖아?
└놀란과 사토임.
└와. 저거 사진 누가 찍음? 사인도 받았겠지? 개 부럽다.
└너무 위화감이 없어서 긴가민가했다던데.
└하긴. 메이저리그를 좋아하는 팬들을 빼면 김도진을 잘 모를 만하지.
└그렇지. 김도진은 국내 야구를 경험하지 못했으니까.
└대신 이제 방문하게 됐으니, 앞으로 인기 더 많아질 듯?
└아마 그럴 듯? 이기면 뉴스에서 대서특필해 줄 테니 국내에서의 인기도 금방이겠네.
└이긴다고? 쉽지 않지. 하필 상대가 그 양키스니까.
└올해 쓴 돈만 해도 거의 1조 가까이 되던데? 팀이 완전히 바뀌었어.
└그만큼 내보낸 선수도 있어서 정확히 1조를 썼다고 보기 어려운데 예전 그 악의 제국의 명성을 되찾아 가고 있음.
└양키스 또 사기 치네.
└그게 양키스니까.
└난 그냥 김도진만 잘하면 됨. 에인절스가 이기든 지든 상관없음.
└그나저나 김도진 몸이 왜 저렇게 좋아짐? 멸치 아니었나?
└시범 경기 안 봤나 보네.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를 누가 챙겨보냐? 그냥 기사나 딸랑 읽지. 그리고 시범 경기랑 몸 좋아진 거랑 무슨 상관임. 근데 잘했냐?
└시범 경기 성적은 작년보다 별로였어. 도루도 없었고 타격도 설렁설렁하는 눈치였어. 피칭도 마찬가지고.
└그럼 망한 건가? 2년 차 징크스야?
└1년 차를 완벽하게 보내서 이제는 천천히 몸을 끌어 올려도 된다고 판단했나 보다. 작년 막판에 체력 때문에 고생한 걸 생각해 보면 잘한 듯?
└어쨌든 오늘 경기 재밌겠다. 한국시간 오후 6시 반에 메이저리그를 볼 수 있다니!
채팅이 마구 올라오는 가운데, 선수들은 시합에 앞서 정렬했다.
오늘 해설은 평소 메이저리그 해설을 맡은 캐스터와 아나운서가 선정되었다.
[양키스와 에인절스! 에인절스와 양키스의 경기가 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양키스는 한국에도 팬이 참 많죠. 하지만 오늘 양키스의 상대 에인절스에는 한국인이 무려 2명이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에인절스가 이겼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쉽지만은 않아요.] [올해 양키스는 정말 강해졌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강해지겠죠. 특히 신인 위주로 꾸린 작년에 와일드카드전까지 나갔어요. 그 스쿼드에서 이름난 선수들을 추가로 영입했고요.] [하지만 작년 양키스를 이기고 디비전 시리즈에 진출한 게 바로 에인절스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에인절스를 이끈 선수가 바로 신인왕을 탄 김도진 선수에요.] [김도진 선수. 한국사람들에겐 참 생소하잖아요?] [김도진 선수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한국 최고의 유망주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은 대개 야구 관계자들만 알고 있죠.] [이상우 선수처럼 고등학교 때까지 한국에서 뛰었다면 또 얘기가 달랐겠죠?] [아무래도 그렇죠. 미국이나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한국 야구팬들은 곧 프로를 밟을 고등학교 유망주들까지는 눈여겨보니까요. 김도진 선수는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다녔기 때문에 정보가 많이 없습니다.] [그럼, 이제 라인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양키스입니다!]1. 조든 톰슨. LF.
2. 타카시 사토. DH.
3. 놀란 카브레라. SS.
4. 카를로스 모레이라. RF.
5. 아이작 그린. 1B.
6. 칼렙 블룸. C.
7. 노아 잭슨. 2B.
8. 아미르 데이비스. 3B.
9. 아드리안 파커. CF.
P. 프레드 체이먼.
[이번에 말린스에서 양키스로 둥지를 튼 프레드 체이먼이 선발 투수로 나섭니다.] [이 선수 그 대단한 조엘 오스틴과의 경쟁에서도 사이영을 타냈을만큼 대단한 선수잖아요?] [그렇습니다. 물론 그때 조엘 오스틴은 신인이었지만요. 어쨌든 사이 영을 획득했다는 것.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선수 중 한 명입니다.] [타선에도 큰 변화가 있어요.] [4번 타자 카를로스 모레이라야 홈런왕도 기록했을 만큼 강타자죠. 쳤다, 하면 담장을 넘길 수 있는 선수예요. 저희는 2번 타자 타카시 사토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일본 국적의 선수잖아요?] [네. 그리고 일본 최고의 유망주로 뽑히는 선수입니다. 무엇보다 작년 마이너리그 유망주 랭킹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요. 시범 경기 1위를 기록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해주었어요.] [이 강력한 양키스에 맞서는 에인절스 라인업입니다.]1. 도진 킴 3B.
2. 마르셀로 무냐. LF.
3. 아돌니스 로드리게스. C.
4. 호세 로드리게스. 1B.
5. 켄 매논. SS.
6. 윌리엄 바스테스. DH.
7. 라이언 스미스. CF.
8. 제롬 블랙. RF.
9. 그레그 호먼. 2B.
P. 벨 조이스.
[벨 조이스가 선발 투수로 김도진 선수는 작년과 같이 1번 타자로 나오네요.] [미국에서 1번 타자의 역할은 참 중요하잖아요?] [그렇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1번 타자라면 선구안과 장타력을 지녀야 하고 발도 빨라야 합니다. 한마디로 다재다능해야 하죠. 작년 김도진 선수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신인왕을 거머쥐었어요.] [몸이 상당히 불었어요. 작년에는 어린 티가 팍팍 났는데 말이죠. 물론 지금도 얼굴은 어려 보이지만, 몸은 그렇지 않아요. 도대체 무슨 훈련을 하면 단시간 내에 저렇게 바뀔 수 있는 걸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그 비결을 알 수만 있다면 한국 선수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거든요. 김도진 선수의 몸이 다른 야구 선수들처럼 우락부락하게 크냐? 그건 아니거든요? 대신 뭐랄까. 이건 메이저리그에 관심 있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이야긴데, 몸만 보면 마치 메츠의 에스리우스 로자리오 같습니다. 아니, 그보다 더 좋은 몸을 갖추게 됐어요.] [언제나 MVP 컨텐더이자 작년에도 MVP를 따낸 그 에스리우스 로자리오를 말씀하시는군요. 그 선수보다도 몸이 더 좋다라. 이번 시즌 기대해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때마침 양키스의 1번 타자. 조든 톰슨 타석에 들어섭니다.]* * *
1회 초.
마운드에 오른 벨 조이스는 고개를 좌우로 풀었다.
그러고는 에인절스를 상징하는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과 일일이 눈을 맞췄다.
‘다들 긴장했구나.’
마지막으로 3루를 지키는 도진과 눈이 마주쳤다.
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임의 의미를 알고 있었던 벨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도 더는 약팀이 아니지.’
강팀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니 개막전부터 양키스라는 어려운 상대를 만났음에도 충분히 해봄 직했다.
무엇보다 도진만큼은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미동 없는 그의 눈동자를 보니 왠지 마음이 편안해졌다.
‘역시 넌 리더감이야.’
네가 에인절스에 와서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그 전에.
‘잘못됐네.’
벨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은 슬로우 스타터.
시즌 초에는 다소 애를 먹어 팀 분위기에 찬물을 자주 끼얹었다.
생각을 강제로 끊은 벨은 곧장 와인드업했다.
공이 손을 떠났다.
벨은 미간을 잔뜩 찡그렸다.
제구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바깥쪽으로 향해야만 하는 패스트볼이 한복판으로 몰렸다.
타자의 배트가 초구부터 나왔다.
따-악!
중전 안타.
벨은 미간을 구겼다.
‘하. 역시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몸으로 올해 양키스는 쉽지 않네.’
발 빠른 주자가 루에 나갔다.
더군다나 다음 타자는 타카시 사토.
그는 놀란, 도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수였다.
벨은 무거워진 어깨를 조금이라도 풀어보겠다며 빙빙 돌렸다.
나아지지 않았지만 내색도 하지 않았다.
‘젠장. 그저 운에 맡겨야겠군. 긴장감에 절어 실수가 나오길 비는 수밖에.’
타자는 오늘 메이저리그 데뷔 무대였으니까.
“볼!”
“볼!”
아돌니스와 사인을 맞춘 벨은 연거푸 2개의 유인구를 던졌지만, 결과는 볼.
그 때문에 식은땀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젠장. 요즘 애들은 뭘 먹고 자라는 거냐? 눈까지 좋네.’
볼넷은 안된다.
팀의 사기를 위해서라면 맞더라도 정면으로 던져야 한다.
3구. 공은 던져졌다.
즉시 사토의 배트가 나왔다.
따—악!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는 2루수 키를 훌쩍 넘기더니 외야까지 흘러 나갔다.
우익수 제롬은 발 빠른 수비로 포구했지만, 1루 주자는 3루. 타자는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을 뿐 무사 2, 3루라는 위기가 찾아왔다.
빠드득.
벨은 빈 타석으로 들어오는 선수를 바라보며 어금니를 갈았다.
아직 몸이 올라오지 않은 지금 절대 놀란을 잡을 수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어쩌지?’
아돌니스가 허덕이는 자신을 도왔다.
‘볼넷으로 내보내자. 굳이 양키스에서 컨디션이 제일 좋은 타자를 상대할 필요는 없어.’
놀란은 시범 경기 타율 1위.
벨도 결국 아돌니스의 사인에 수긍했다.
“베이스 온 볼스.”
무사 만루.
벨은 어금니를 갈았다.
더럽게도 꼬이네.
그런데 그때.
우측에서 도진의 목소리가 그를 일깨웠다.
“괜찮아요! 천천히 가요! 이제 1회에요!”
벨의 눈이 번뜩 뜨였다.
‘고작 1회라.’
너라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그런데 이걸 어쩌지?
‘실점 없이 이닝을 넘기고 싶다.’
여기서 무리해봤자 역효과만 난다는 것을 벨은 알았음에도 그랬다.
에인절스가 상위권으로 도약할 기회가 찾아왔다.
1선발인 자신이 마음을 약하게 먹어서는 안 된다.
‘언제까지 몸이 늦게 올라온다는 핑계로 시즌 초반에 처참한 모습만 보여줄 거냐?’
눈동자에 각오를 담은 벨은 조금이라도 몸을 더 풀겠다며 어깨를 빙빙 돌렸다.
‘충분히 무실점으로 넘길 수 있어.’
카를로스 모레이라.
변화구에 약점이 있는 투수다.
벨은 즉각 와인드업했다.
사이드스핀을 머금은 그의 슬라이더가 타자의 배트를 유도했다.
부웅.
퍼억!
“스트라이크!”
2구는 체인지업.
다시 한번 타자의 스윙이 나왔지만, 애꿎은 허공만 갈랐다.
“스트라이크 투!”
3구.
벨은 몸쪽을 향해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타자는 그대로 몸이 얼어붙었고.
퍼억.
“스트라이크 아웃!”
무사 만루에서 귀중한 아웃카운트 하나를 만들어 냈다.
뒤이어 운도 따랐다.
5번 타자도 초구부터 배트가 나왔다.
하지만 빗맞은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인필드 플라이.
벨은 무사 만루에서 순식간에 2개의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그런 그의 눈동자에 희망이 비치기 시작했다.
‘이제 몸 사릴 때는 아니잖아?’
도대체 이게 얼마만이지?
시즌 초부터 의욕적이었던 적이.
‘아마 데뷔 시즌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만큼 벨은 시즌 초 의욕이 넘쳤을 때의 심정이었다.
‘어떻게든 무실점으로 막아주마. 그러니 같이 트로피 한번 들어올려보자.’
하지만 의욕이 폐인이 될 줄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벨의 와인드업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타자 역시 2사 만루에서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공은 던져졌고 타자의 스윙이 나왔다.
따-악!
경쾌한 소리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임을 알렸다.
타구는 벨의 우측을 지나치겠다며 굉음을 내질렀다.
벨은 여기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했다.
타구를 향해 맨손을 뻗었기 때문이다.
퍼억.
“아, 아웃!”
무사 만루에서 무실점.
에인절스 선수들은 위기를 넘긴 벨에게 그 어떠한 칭찬도 건네지 못했다.
에인절스의 1선발이 자신의 오른팔을 부여잡은 채 무릎을 꿇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