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320)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320화(320/400)
[에인절스. 제이크 반넬 콜업.]에인절스는 트리플 A에서 뛰는 선발 투수를 콜업했다.
소식을 접한 팬들은 반발했다.
@AngelsGo.
제이크 반넬? 제이크 반넬? 에인절스 지금 장난해?
벨 조이스 자리를 트리플 A 선수로 대체하겠다고? 이번 시즌 말아먹을 생각인가?
@peterbunard.
지금 시장에 남은 매물 중 괜찮은 선발 투수는 무려 5명이나 있다.
물론 그들이 벨 조이스 자리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트리플 A 투수보다는 훨씬 위력적이다.
@King51.
패닉 바이를 멈춘 건 좋다 이거야!
그래도 이건 아니지! 누가 1선발급 투수를 원한다고 했어? 적당한 매물 데리고 와서 벨 조이스 돌아올 때까지 사용할 수도 있는 거잖아!
아니면 차라리 불펜이나 야수를 콜업하던가! 킴이라는 좋은 대체재가 있는데 왜 이런 판단을 한 거지?
└킴을 선발로 쓰지 않겠다는 조항이라도 있는 건가?
└인정. AL 동부 강호 보스턴과 양키스전에서 이미 증명했는데 굳이 왜? 이럴 때마다 정떨어진다니까?
팬들과 다르게 야구 관계자들은 현실을 들여다보았다.
-에인절스가 킴을 선발 투수로 올리지 못하는 이유.
1. 시장에 골든 글러브 선수가 없다.
2. 킴이 선발 투수로 내려가면 지명 타자 자리가 고정되기 때문에 로스터의 다양화를 꿈꾸기 힘들다.
3. 킴은 다재다능한 선수다. 그가 선발과 지명 타자 자리를 맡게 된다면, 구단은 그의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가 가진 장점 몇 개를 강제로 죽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주루라든가.
4. 이번 시즌 내로 벨 조이스는 결국 돌아온다. 무엇보다 지금 남아 있는 선수들은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한 선수들만 남아 있다. 훌륭한 선수들이 맞지만, 실패했을 때 몸값 지출이 너무 크다.
그런데도 선발 투수의 가치는 매우 크다.
나 역시도 킴이 선발로 나서는 게 옳다고 생각하지만, 구단이 쉽게 결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이렇게 말하니 이해가 되긴 하네.
└근데 벨 조이스 최소 3개월 결장이란 말이 있던데. 이번 시즌 돌아올 때까지 손가락만 빨아야 한다는 건가?
└다른 선수도 아니고 1선발인데 이게 맞나?
└말 그대로 킴의 장점이 죽을 수밖에 없다면 난 킴을 선발로 내세우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난 그래도 킴 선발이 맞는 것 같은데. 선발 투수가 제일 중요하잖아.
└에인절스도 상황을 지켜보고 액션을 가져가겠지. 일단 응원이나 하자.
* * *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3연전을 앞둔 에인절스의 라커룸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벨 조이스의 빈자리가 얼마나 클 것인지 당장 이번 3연전에서 드러날 것이 훤했으니 말이다.
“젠장. 일 났군.”
호세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도진 역시 그저 듣고만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개막전 3경기에서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가져간 기세는 이미 저편 너머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작년 시즌, 체력에 허덕여 순위가 떨어졌을 때보다 더 좋지 못했다.
호세가 도진의 옆구리를 툭 쳤다.
“어이. 뭐라도 해봐.”
“제가 뭘 하겠어요.”
호세는 입맛을 다셨다.
“그냥 푸념 좀 해봤다.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사실 방법은 있어.”
“뭔데요?”
“팬들이나 전문가들 말처럼 네가 벨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밖에 없지.”
도진은 휴! 한숨을 내쉬었다.
“제가 벨의 자리를 대체할 순 없죠.”
“어. 너와 벨은 다른 부류의 인간이니까. 하지만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도 맞아. 물론…….”
호세는 말을 덧붙였다.
“네가 벨의 자리로 가도 문제야. 결국 3루수와 마무리 투수 보직이 비게 되니까. 나도 뭐가 더 나은지 계산이 서지 않는다.”
도진은 고개를 주억였다.
사실 선발로 나서겠다고 직접 의견을 내비칠 수는 있다.
그리고 구단은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다.
선수가 원하고 팬이 원하니까.
‘무엇보다 구단도 원할 테니까.’
하지만 호세의 말마따나 3루수와 마무리 투수 자리는?
에인절스는 이번에 구원투수를 영입했지만, 그들을 마무리 투수로 영입한 건 아니다.
뛸 수는 있겠지만 혹여 퍼포먼스가 좋지 못하다면?
그때의 팀 분위기는 더욱 암흑으로 빠져들게 된다.
시즌 초부터 팀 분위기가 바닥을 기면 에인절스가 다시 도약할 기회 따윈 없었다.
‘거기에 내가 지명 타자면…… 내가 등판하는 날에는 아돌니스가 쉬어야 해.’
하루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작년 시즌 막판에 와일드카드전 레이스를 떠올리자면 그랬다.
고작 한 경기 차이 때문에 울고 웃는 팀이 생겼고, 올해는 눈물을 흘리는 게 에인절스가 될 수도 있다.
‘일단은…… 조금 지켜보도록 하자.’
에인절스의 악재는 벨 조이스의 부상.
호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분명히 방법이 있을 거야.’
만약 없다면?
사실 어떤 호재를 가져와도 악재를 덮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도진의 눈동자에 이채가 서렸다.
‘그때는 내가 나서야겠지.’
* * *
“힘내서 이겨봐요. 저희 우승 후보 양키스도 이겼잖아요!”
경기에 앞서 도진은 선수들을 일일이 찾아가 힘을 불어넣어 주겠다며 고군분투했다.
선수들은 미소를 띠었지만, 그저 일시적인 감정일 뿐이었다.
[애슬레틱스! 에인절스를 5:3으로 누르며 1차전을 가져갑니다!]이 경기에서 도진은 4타수 2안타 1홈런을 기록했고 시즌 첫 도루를 달성했다.
네 경기에서 홈런을 2개나 쳤지만 암울했던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이 되지 못했다.
[애슬레틱스! 에인절스를 6:1로 제압하며 시즌 2승째를 기록합니다!] [3패로 시작한 애슬레틱스의 기세가 올라오고 있어요! 반면 에인절스는 2승 1패로 시즌을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내리 2연패를 거두게 됐습니다.]에인절스와 애슬레틱스의 3차전.
[경기 시작 전부터 에인절스 선수들의 표정이 상당히 어둡습니다.] [확실히 그래 보이네요. 물론 이해는 합니다. 벨은 에인절스의 주장이죠. 그런 그가 로스터에서 빠지게 되며 통솔자를 잃었어요.] [어떤 스포츠든 마찬가지겠지만, 야구에서 주장이란 자리는 꽤 무겁잖아요?] [정신적 지주니까요. 야구는 특히나 멘탈 스포츠라고 불리는데 말이죠.] [에인절스가 이 난관을 타개해 나가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새로운 정신적 지주를 세운다? 이건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에인절스에는 호세라는 레전드가 있지만 그는 야수. 투수조를 통솔하기는 힘듭니다.] [연승만이 답이겠지만 내리 3연패 중이거든요? 기필코 오늘 경기 패배를 끊어내야만 합니다.] [하지만 쉽지 않죠. 오늘 에인절스 선발 투수는 제이크 반넬. 당장 며칠 전까지만 해도 트리플 A 소속이었어요! 그런 그가 애슬레틱스의 1선발을 상대하니까요.] [야구는 승패가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 승패에 전 재산을 걸어야 한다면? 100이면 100 모두가 애슬레틱스에 걸 겁니다.]1회 초.
도진은 타석에 들어섰다.
그런 그의 눈동자가 의지로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연패를 끊어내야만 한다.’
여기서 연패하게 된다면 에인절스는 끝없는 암흑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다.
‘선취점부터 내보자.’
가라앉은 분위기를 단번에 올릴 수는 없다.
천천히 살리면 된다.
도진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벨의 신신당부 때문이었을까?
그 자리를 조금이라도 메꿔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일까?
자신마저 무너진다면 뒤는 없었으니 말이다.
결과를 낼 자신도 있었다.
NFL 훈련 덕분에 지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초구부터 도진은 배트를 휘둘렀다.
따-악!
잘 맞은 타구는 중견수 앞 깔끔한 안타로 1루 베이스를 밟았지만, 도진은 만족하지 않았다.
‘조금만 더.’
마르셀로가 초구를 맞이하는 순간 도진은 2루를 훔쳤다.
3구째엔 3루까지 밟았다.
“세이프! 세이프!”
도루를 단숨에 2개나 추가하며 무사 3루.
평범한 외야플라이라도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아쉽게도 마르셀로가 삼진으로 물러섰다.
덩달아 아돌니스와 호세까지 범타로 물러서며 점수를 내지 못하며 공수 교대.
에인절스는 1회 초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공격을 날려 버렸다.
도진은 상심하지 않았다.
더그아웃에 들어서자마자 손뼉을 힘차게 치며 선수들의 의지를 돋구려고 했다.
“괜찮아요. 아직 기회는 많으니까 잘해보죠.”
어둠이 드리웠던 선수들도 진심을 다해 빛을 띠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거면 됐다.’
도진은 그렇게 생각했다.
오늘 경기 패배할지라도 선수들이 의욕이 다시 돋았다는 것은 희소식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희망은 고작 1이닝도 채 버티지 못하고 재가되어 사라졌다.
따-악!
따-악!
따-악!
[제이크 반넬! 아직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코어는 1:0! 과연 이 난관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제이크 반넬의 표정을 보면 지금 어딘가 불편해 보여요.] [중압감이겠죠?] [네. 확실합니다. 물론 그 누구도 제이크 반넬을 손가락질하지 않겠지만 선수 본인이 무너질까, 걱정입니다.]트리플 A 투수에게는 악몽 그 자체였다.
콜업에 대한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1선발을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제이크는 결국 4번 타자를 상대로 실투를 던졌고.
따—악!
에인절스를 비추던 실낱같은 희망은 다시 자취를 감추었다.
도진은 어금니를 꽉 물었다.
‘투수는 언제든지 홈런을 맞을 수도 있어.’
그렇기에 제이크의 잘못은 아니다.
다만…….
도진은 불만 담긴 웅성대는 소리에 관중석을 힐끗 쳐다봤다.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여전히 남아 있는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우우우우!”
선발 투수를 향한 야유가 아닌 에인절스 프런트에 대한 불만이었다.
그와 별개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제이크 반넬은 결국 무너졌다.
따-악!
따-악!
여전히 1회 말.
스코어는 1:7.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만 겨우 따낸 투수는 강판당했다.
어떤 팬은 결국 치솟는 울분을 입 밖으로 토해냈다.
“Kim for Starter(도진을 선발 투수로)!”
그 외침에 에인절스 팬들은 하나같이 목소리를 모았다.
“Kim for starter!”
“Kim for starter!”
에인절스는 그 경기에서 11:2로 패배했다.
이미 승패가 기운 도진은 일찍 교체되었다.
더그아웃에서 무기력한 패배를 지켜보던 그는 어금니를 갈았다.
‘이대로는 안 된다.’
도진은 조 캐넌 감독을 찾았다.
“감독님.”
조 캐넌은 눈을 질끈 감았다.
“LA에 도착하는 즉시 나와 함께 구단을 방문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