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324)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324화(324/400)
조 캐넌의 인터뷰는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KingKim.
킴의 선발 활약은 매우 좋았어. 벨 조이스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운 느낌이야. 근데 우리 감독님은 노망이 드셨을까? 인터뷰 뭐야?
└인정. 오늘 승리가 나쁘지는 않았어. 3루 자리를 메운 윌리엄도 실수하지 않았거든. 대신 지금까지 활약한 킴에 비하면 매우 부족해.
└킴과 비교하면 윌리엄은 확실히 수비 안정감이 떨어지긴 해. 킴의 자리를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지. 그런데 걱정을 말라니.
└사실 오늘 조이 히메네즈는 1실점밖에 하지 않았지만, 투구 내용은 좋지 않았어. 원래 4월 말쯤부터 몸이 풀리는 선수니 그랬겠지만 그래서 오늘 나름 편안하게 승리한 건 요행일 수도 있어. 물론 킴이 못 던졌다는 건 아니야.
└맞음. 만약 다음 킴이 어떤 1선발을 만나더라도 더 숨 막히는 경기가 펼쳐질 텐데. 그때는 수비수 하나하나가 중요한데 윌리엄은 좀 불안하긴 하더라.
└어쩔 수 없지. 윌리엄은 원래 3루수였지만, 작년에 3루수로 거의 뛰지 못했으니까.
└이 새끼들은 킴을 선발로 내세워야 한다면서 이제는 선발로 나서니까 3루수 걱정하고 있네.
└근데 사실이잖아?
└킴만큼 활약할 수 있는 선수가 3루에 있길 바란 거지.
└그런 선수는 시장에 없다.
└트레이드는 가능하잖아?
└오겠냐? 혹여 데리고 와도 그만큼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데 누굴 내어줄래?
@Angles4ever.
조 캐넌 감독이 뭔가 숨겨놨을 거 같긴 한데.
그게 도대체 뭘까?
사실 난 걱정이 커. 왜냐면 오늘 킴은 7번 타자로 출전했거든? 그래서인지 타순 자체가 잔뜩 꼬인 실타래 같았어.
└인정. 킴이 선발 투수로 나서게 되면서 선발진 자체는 괜찮아졌어. 다만 타선에서의 불협화음이랑 수비 문제가 크네.
└그럼 킴을 다시 3루수로 보내는 건? 원래 포지션으로 가면 선발 투수만 비는 거잖아.
└부상 당한 선수가 4선발이나 5선발이었다면 이렇게 걱정 안했지. 1선발 벨 조이스잖아.
└그래도 조 캐넌 감독이 뭔가 있는 뉘앙스로 말했잖아.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그런 건 없다. 어쨌든 승리했으니, 팀원들에게 자신감이나 불어넣으려고 했던 거겠지.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든 되겠지라고’밖에 생각 못 하는 팀은 결국 약팀이다. 에휴. 이번 시즌 좀 도약하나 싶었더니 시작부터 꼬이네.
팬들의 바람대로 도진은 선발 투수가 됐다.
하지만 하나를 얻었더니 하나를 잃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며 한숨만 연거푸 내쉬고 있었다.
* * *
[2차전의 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제 조 캐넌 감독의 의미심장한 말이 여전히 머릿속에 맴돌거든요?] [네. 저 역시도 궁금합니다만, 사실 머리를 조금만 굴려봐도 딱히 변화될 건 없다고 봅니다. 뭐 여기서 킴의 힘을 조금 더 빌려서 그를 원래의 타순으로 올리는 방법뿐이겠죠.] [그럼 에인절스의 라인업을 한번 살펴보시죠.]1. 도진 킴 3B.
2. 마르셀로 무냐. LF.
3. 아돌니스 로드리게스. C.
4. 호세 로드리게스. 1B.
5. 켄 매논. SS.
6. 윌리엄 바스테스. DH.
7. 라이언 스미스. CF.
8. 제롬 블랙. RF.
9. 그레그 호먼. 2B.
P. 잭 윌슨.
라인업을 확인한 해설들은 경악했다.
[제가 지금 잘 못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라인업을 다시 확인해 봐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 그러게나 말입니다. 킴이 3루수로 복귀했거든요? 그가 지금 3루 베이스 근처에 있는 걸로 보아 라인업이 잘못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왜,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에인절스는 새로운 선발 투수를 영입하지 않았고, 벨 조이스를 대신하고자 트리플 A에서 콜업한 제이크도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거든요? 다른 선수를 선발 투수로 내세울 생각이었을까요?] [사실 저희가 아는 상식이라면 킴이 작년에 좋았던 포지션으로 복귀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조 캐넌 감독의 인터뷰를 떠올려 보면 의도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설마. 타격과 피칭 이외에 수비까지 보게 한다는?]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괜찮을까요? 역사상 포지션 전부를 담당했던 선수는 없었습니다.] [있기는 있었죠. 그 기간이 매우, 매우 짧아서 그렇지.] [어디까지나 지명타자가 없었던 시절이라서 가능했잖아요. 그 선수의 본래 포지션은 선발 투수와 지명타자였다고요.] [야구는 매해 발전합니다. 킴의 신체도 몰라볼 만큼 좋아졌죠. 에인절스가 아무 생각 없이 그를 역사상 유례없는 Three way player로 사용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선수에게는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싶은데요.] [네. 하지만 투타 겸업을 선언한 오타니 쇼헤이 선수를 떠올려 보죠. 처음에 그에 대한 반응이 어땠죠?]한숨이 먼저 뿜어져 나오더니 인정한다는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흘러 나갔다.
[하아. 그렇네요. 그 누구도 그 선수가 투타 겸업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거둘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죠.] [맞습니다. 한 가지 포지션만 해야 한다는 팬, 전문가. 아니. 전 세계인들의 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선수는 실력으로 여론을 전부 잠재웠죠.] [제가 지금 색안경을 끼고 보고 있는 것이었군요. 죄송합니다. 팬들께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인간에겐 불가능은 없죠. 불가능하다 싶은 것들도 가능하게 만드는 게 인간이고요.] [만약 킴이 Three way player로서 성공을 이룬다면? 어떻게 될까요?] [뭐. 우린 성공한 Two way player의 시장 가치를 아주 잘 알고 있잖아요?]10년 총액 7천만 달러.
그 시절 한화로 약 9,200억이었다.
[네. 역사상 최고의 금액은 10년이 더 지난 지금에서도 깨지지 않았죠. 사실 근접하지도 못했어요.] [그렇습니다. 그러니 킴이 성공을 거둔다면? 그보다 더 좋은 대우를 얻지 않을까 싶습니다.] [와우. 7천만 달러를 능가하는 금액이라니. 저는 가히 상상조차 되지 않습니다.] [네. 저도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선수의 가치는 본인들이 올리는 겁니다. 이 선수가 과연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는 전부 그에게 달려 있겠죠.]도진의 라인업에 커뮤니티는 난리가 났다.
대부분 이게 맞나?
잘못된 건 아닐까? 싶은 반응이 전부였다.
팬들뿐만이 아니었다.
전문가들도 서둘러 개인 SNS에 불가능의 영역을 도전하는 선수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현역 선수들도 놀라자빠질 만한 노릇이었다.
오늘 휴식을 취하는 조이 히메네즈는 팔짱을 낀 채 넋이 나간 표정으로 혀를 내둘렀다.
“허.”
당장 어제 자신과 맞붙었던 선발 투수가 지금 글러브를 끼고 3루 베이스를 지키고 있다.
짧은 탄성을 제외 그 어떤 말도 입 틈을 비집고 튀어나오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랬다.
조이 히메네즈의 옆에 앉아 있었던 유우키 나카무라 역시 놀란 토끼 눈이 되었다.
‘이게 말이 되나?’
하지만 현실로 일어나고 있었다.
당장 작년까지만 해도 자신과 신인왕 경쟁을 펼치는 선수가 메이저리그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었다.
하지만 레인저스 선수들보다 더 놀란 건 바로 에인절스 선수들이었다.
그레그는 눈을 연신 비벼대며 3루 측을 쳐다보았지만, 꿈을 꾸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브, 브라더. 그거 맞아? 괜찮겠어?’
호세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손바닥을 이마를 문지른 채 피식 웃었다.
‘이래서 꼭꼭 숨겨놨던 거냐?’
본래 선수들은 이르면 하루 전날. 늦어도 경기 시작 3시간 전에는 라인업을 알게 된다.
하지만 오늘 라인업에 대한 발표는 평소와 달랐다.
감독이 일일이 선수를 찾아가 오늘 몇 번 어떤 타순에서 뛰는지 직접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어제 레인저스를 잡고 기세를 이어 나가겠다는 감독님이 생각인 줄 알았는데.’
그런데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직관 온 팬들의 시선도 전부 도진에게 멈춰 있었다.
다만 기대보다는 걱정 어린 눈빛을 띠고 있었다.
한편, 온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도진은 어떤 감정도 표출하지 않았다.
대신 속마음만큼은 달랐다.
‘실수 없이 잘해보자.’
사정없이 뛰어대는 심장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역사상 그 누구도 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에 임해서 그랬다.
‘결과만 낼 수 있다면…… 도약도 무리가 아니지.’
거기에 자신의 몸값도 수직 상승하겠지.
언젠가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꿈과 밀착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도진은 절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체력적인 부분이 차후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면 그만이다.
‘지금을 즐기자.’
그렇게 경기가 시작됐다.
도진이 3루 베이스를 지키고 있다는 것.
아돌니스는 우타자의 몸쪽을.
좌타자의 바깥쪽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볼!”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
1-2에서 잭 윌슨은 타자의 몸쪽을 향해 패스트볼을 던졌다.
타자의 배트가 나왔다.
따악!
타구가 크게 바운드 되는 둔탁한 소리가 뒤를 이었다.
원바운드 된 타구가 도진을 향했다.
‘꽤 어렵겠는데?’
도진은 투 스텝을 밟으면서 3루 베이스측으로 전진했다.
그 즉시 바운드 된 타구가 글러브 안으로 쏙 들어왔다.
타구 자체는 빠르게 처리했기 때문에 타자를 힐끗 쳐다봤다.
타자의 발 역시 매우 빨랐다.
한 시즌 40개의 도루 정도는 우습게 해내는 선수였으니 그럴 수밖에.
타구에 대한 처리가 빨랐지만, 역동작에 걸린 도진의 머리가 빠르게 굴러가며 계산을 끝냈다.
여기서 스텝을 더 가져가서 송구해야 하는 게 정석이다.
역동작에서는 송구 에러가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텝을 더 가져가면 타자는 세이프가 되겠지.’
흡.
도진은 몸만 휙 돌려 어깨에 온 힘을 실었다.
그러고는 1루를 향해 있는 힘껏 송구했다.
호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니. X발!’
송구 에러는 생각해야지 임마!
라는 멘트가 목구멍으로 튀어나오기 일보 직전에 호세의 입이 다물어졌다.
도진이 던진 원바운드 된 송구가 정확히 글러브로 향했기 때문이다.
퍼억.
“아웃!”
호세는 경이롭다는 눈빛으로 도진을 쳐다봤다.
사실 여태껏 포수로 뛰었던 시절에는 도진의 좋은 수비에도 별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수비도 잘하는 선수구나.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막상 공을 받아보니 이건 궤를 달리했다.
‘이렇게 쉽게 포구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이 송구를 저런 자세에서 저렇게 정확하게 해냈다고?
일평생 포수만 해왔던 호세는 다시 한번 도진의 대단함을 느꼈다.
‘넌 대체 불가능한 선수가 맞다.’
투수로서도, 타자로서도 그리고 수비에서도.
그러니…….
‘조금 힘들겠지만 잘 부탁한다.’
1회 도진은 아웃카운트를 전부 본인의 손으로 올렸다.
배터리도 골든글러브 수비수를 완벽하게 이용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경기를 바라보던 팬들은 속을 꽉 막는 체기를 단번에 떨쳐내는 편안함을 느꼈다.
걱정이 물 씻은 듯이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자…….
“MVP! MVP! MVP.”
너나 할 것 없이 그를 향해 MVP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MVP. 이 단어를 능가하는 찬사는 메이저리그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찬사는 본래 MVP를 달성한 선수에게 붙는다.
다만 때로는 MVP에 근접했던 선수거나, 이해할 수 없는 투표로 MVP를 빼앗긴 선수를 응원한다는 의미로 가끔 팬들의 입에서 이 찬사가 오르내린다.
어쨌든 도진에게 해당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팬들은 MVP 찬사를 멈추지 않았다.
적어도 그들의 눈동자에는 미래의 MVP가 선명하게 비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