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359)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359화(359/400)
[킴. 깔끔하게 1회를 마무리합니다. 다만 특이점이 보였어요.] [맞습니다. 킴은 1회에 오로지 패스트볼만 던졌어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걸까요? 메이저리거들은 유독 패스트볼에 강하잖아요?] [상식적으로는 아직 1회가 끝났을 뿐입니다. 조금 더 지켜보죠.]해설진의 놀람에도 불구하고 도진은 2회에도 패스트볼만 던졌다.
그런데도 타자의 배트는 연이어 허공만 붕붕 갈랐다.
[또다시 패스트볼만으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왜 타자들이 헛방망이를 돌리는지 알겠네요. 1회와 다른 점이라면 바로 제구입니다.]해설의 말 그대로였다.
1회 도진의 투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과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2회는 포수가 요구하는 코스로 정확하게 던지고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로케이션도 훌륭했다.
바깥쪽과 몸쪽을 가리지 않았고 높은 곳과 낮은 곳을 자유자재로 찔러 넣었다.
“스트라이크 아웃!”
해설들은 도진이 패스트볼만을 던져 2회마저 삼자범퇴 이닝으로 끝나자 다시 한번 놀라움에 혀를 내둘렀다.
[어휴. 정말 무섭습니다. 사실 저게 무모한 방법이긴 하지만, 가능만 하다면 최고의 투구 방법이잖아요?] [그렇죠. 포심 패스트볼은 다른 구종보다 난도가 낮죠. 제일 많이 던지는 구종이라 실수가 적어요. 실수가 적다는 게 뭡니까? 바로 몸이 제일 익숙한 공을 계속해서 던질 수 있다는 거예요. 무엇보다 패스트볼은 정면승부입니다. 투구 수도 대폭 낮출 수 있죠.] [하지만 반대로 패스트볼은 제일 많이 맞는 구종이죠. 과연 킴이 계속해서 패스트볼을 던질지도 지켜봐야겠군요. 이제 슬슬 타자의 눈에 익기 시작했을 테니까요.]3회가 찾아왔다.
도진은 오늘 패스트볼만 던질 계획이었고, 이를 가디언스의 타자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
건방지다.
타자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노를 표출할 수는 더더욱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치라고 던져주는 공을 치지 못하는 건 자신들의 잘못이니까.
7번 타자 알폰소 프라우드는 기필코 타격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90마일 후반대 제구 잘된 패스트볼이 구석을 찌르고 있다. 하지만 아예 못 칠 공은 아니야.’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타자는 바깥쪽 공에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은 스프레드 히터.
사방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타자였다.
그의 잔뜩 솟아난 자신감은 초구를 맞이하는 순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퍼엉!
마치 폭탄이 터지는 듯한 굉음이 투구가 미트에 꽂히자마자 들려왔다.
꿀꺽.
타자는 마른침을 삼키고는 전광판을 힐끗 쳐다봤다.
그 즉시 104라는 숫자 때문에 그는 놀란 토끼 눈이 되었다.
‘미, 미친.’
칠 수 없다.
뇌가 숫자를 보자마자 자신에게 전달한 신호였다.
그도 그럴 것이 1, 2마일 차이도 아니고 갑자기 6에서 7마일이 상승했다.
지금까지 줄곧 90마일 후반대의 공에 익숙해졌는데 언제 또 적응하란 말이던가!
“스트라이크 아웃!”
타자는 속수무책으로 물러났다.
도진은 3회 온 힘을 다해 던진 포심 패스트볼로 무실점 피칭을 이어 나갔다.
4회가 찾아왔다.
다시 한번 도진의 투구에 변화가 찾아왔다.
퀵 피치를 섞어 던지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안 그래도 인터벌이 빠른데 여기서 더 빨라져 버렸기에.
두 번째 타석을 치르는 타자였음에도 도진의 투구를 공략하지 못했다.
“아웃!”
4회까지 도진의 던진 투구 수는 고작 27개.
구종은 100%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이 경기를 지켜보는 에인절스의 더그아웃은 패닉에 빠졌다.
벨과 아돌니스는 입술을 꽉 깨물었지만, 희열 섞인 미소는 고스란히 드러났다.
* * *
처음에는 느긋하게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던 벨은 어느덧 난간 앞에 걸쳐 있었다.
그는 성급히 벌어지는 턱을 감추고자 왼손으로 입 주변을 가렸다.
벨은 혹시 누군가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보지 않았을까 싶어 우측을 힐끗 쳐다봤다.
그곳엔 오늘 지명타자로 나서게 된 아돌니스가 있었다.
“큭.”
벨은 그의 표정을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의 다물어지지 않는 턱은 마치 초능력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턱 빠지겠어.”
“아. 아.”
아돌니스는 오른손을 들어 올려 턱을 주물렀다.
먼저 마사지를 해서 근육을 조금 풀어주지 않는다면 진짜로 턱이 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랬다.
“소감이 어떻냐?”
“소, 소감이요?”
아돌니스는 후!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뭐. 보는 그대로죠. 벨은 어때요?”
“나도 마찬가지다. 나보고 저렇게 해보라고 하면 절대 못 해.”
“음. 벨을 깎아 내리는 건 아니지만, 저 역시도 벨이 저렇게까지 할 수는 없다고 봐요. 저는 여전히 보고도 믿기지 않거든요. 상식도 뒤틀리고 있고요. 오로지 패스트볼 완급조절로 저 정도의 위력을 낼 수 있다니. 물론 저 방식이 쭉 통할 것 같지는 않지만 놀랍습니다.”
“당연히 그렇겠지. 여기는 메이저리그니까.”
도진의 오늘 패스트볼 투구 내용은 금세 널리 널리 퍼질 것이다.
미디어, 커뮤니티, 야구 관계자나 선수들도 오늘 도진의 투구 내용을 안주 삼아 가십거리를 만들 테니까.
타자들이 염두에 둔 이상 두 번 다시 저 방식이 통할 리는 없다.
‘딱히 상관없겠지만.’
도진은 똑똑한 선수.
두 번 다시 이런 광경은 나오지 않을 테니까.
‘킴은 그저 자신이 누군지 다른 누구도 아닌 에인절스 선수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뿐이거든.’
호선을 그린 벨의 눈초리는 희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돌니스는 기대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남은 건 5회네요?”
벨은 고개를 저었다.
“주변을 한 번 봐라.”
아돌니스의 벨의 말을 따르고자 사방을 훑어보더니 피식 웃었다.
“벨. 제 표정도 저랬어요?”
“비등비등하려나? 더 심했던 것 같기도 하고.”
벨을 더 지지하는 선수들도.
도진을 더 지지하는 선수들도.
그들의 눈동자에는 하나같이 감동이 담겨 있었다.
선수들뿐만이 아니다.
오늘 경기 어떻게 끌고 나갈지 고심해야 하는 감독도.
그를 보필해야만 하는 코치진들도 그저 넋 놓고 도진의 활약을 지켜보는 게 전부였다.
“내가 졌다.”
벨의 후련한 목소리에 아돌니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저희가 졌어요.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네요. 오히려…….”
“날아갈 것 같아. 그렇지?”
“네.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아시잖아요. 저희 진짜 답도 없는 구단이라는 거. 여태 대단한 선수들과 유망주들을 대거 모집했지만, 이 구단만 들어오면 전부 이상해졌잖아요?”
“너와 나도 이상해져서 여기까지인 걸까?”
“글쎄요. 저희는 그래도 좀 낫지 않았을까요?”
낫다.
벨은 이 단어를 곱씹었다.
‘솔직히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친 건 맞지. 에인절스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크지 못했을 수도 있고.’
선수 다수가 에인절스에 오면 대부분이 실패하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실패하는 건 아니었다.
자신을 필두로 호세나 아돌니스 그리고 켄이나 레이날도 에인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나열한 선수들만큼은 에인절스라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이었다.
‘현 에인절스 팬들에게 우리는 쭉 기억될 거다.’
준수함. 그 이상인 최고의 활약을 펼쳤으니 말이다.
선수 본인들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자부심 또한 공존했다.
하지만 그 신념이, 근간이 뒤틀리고 있었다.
‘이래서 비교가 무서운 법이야.’
낫다.
벨은 다시 한번 이 단어를 곱씹었다.
도진과 비교하면 정말 그 수준밖에 안 됐으니 말이다.
자존심이 상하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다만 그래서 도진이 밉냐고 묻는다면 절대 고개를 저을 것이다.
‘저 친구를 상대하는 게 더 지옥이야.’
도진은 에인절스에 내리쬐는 한 줄기의 빛이었다.
자신들이 여태껏 빛을 발하겠다고 발광하며 인위적인 빛을 뿜어내던 것과는 달랐다.
지금 가디언스 타자들의 표정을 보면 더더욱 쉽게 알 수 있었다.
어제 자신을 상대할 때만 해도 저들은 지레 겁을 먹고 있었다.
‘갈길 바쁜 친구들이 크나큰 벽을 마주했다는 감정이 내 눈에 읽혔거든.’
마운드에서는 타자들 표정이 아주 잘 보였다.
하지만 지금 가디언스 타자들은 어제와는 다른 감정을 표출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고, 2회부터는 분노했다.
그 분노가 4회까지 쭉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5회.
도진은 1회부터 4회까지 선보였던 그 장점들을 5회에 전부 보여주고 있었다.
구속, 제구력, 퀵 피치 등.
포심 패스트볼 하나를 극한으로 끌어 올리고 있었다.
벨은 또다시 변하는 타자들의 감정을 포착했다.
잔뜩 분노했던 감정이 이제는 지쳤는지…….
선수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서서히 두려움으로 탈바꿈되고 있었다.
‘재밌네.’
어찌 재밌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야구에서 한 사람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두 눈으로 접하고 있었다.
‘슈퍼스타의 탄생이다.’
벨은 좌측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번에는 조 캐넌 감독과 눈이 마주쳤다.
벨은 어깨를 으쓱했다.
조 캐넌은 고개를 끄덕였다.
벨은 다시 도진에게 시선을 돌리더니 아이처럼 환한 미소를 지었다.
‘왕관이 참 잘 어울리는 친구네.’
* * *
도진은 오늘 5이닝 0피안타 0볼넷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최종 스코어는 13:0.
전의를 상실한 가디언스 타자들은 후속 투수들에게도 안타를 빼앗지 못하며 영봉패를 당했다.
에인절스 선수들 모두가 경기 직후 라커룸에서 도진을 찾았다.
“오늘 경기 내용 멋있었다.”
“아주 가지고 놀더라.”
“무섭다. 무서워. 그래서 좋다.”
선수 대부분이 도진과 벨의 경쟁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분위기의 흐름으로 대강 예측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또렷한 결과가 나와 의심은 확신이 되었다.
지금 에인절스의 중심은 자신들과 피부, 머리카락 색부터가 다른 도진이었다.
그렇기에 이제는 뒤바뀐 팀의 중심을 향해 각자 덕담을 건네왔던 것.
도진은 순식간에 전신을 짓누르는 중압감에도 일일이 미소로 화답했다.
‘적어도 이번 시즌만큼은 이 자리를 내가 맡고 싶었어.’
팀의 중심이 되고 싶었다.
아군이 믿는.
적군이 두려워하는 그런 선수 말이다.
일단 그 자리에 올라왔다.
남은 건.
‘결과겠지.’
장담할 수 없겠지만, 최선만은 다하겠다.
지금까지 쭉 그래왔고 결과는 언제나 만족스러웠다.
완전히 다른 무대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테니까.
시간은 쭉 흘러 어느덧 리그 마지막 3연전을 앞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