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371)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371화(371/400)
에인절스와 양키스.
두 팀이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맞붙게 됐다.
첫 경기는 5일 후.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미디어는 이 주제로 연일 떠들썩했다.
[에인절스! 30년 만에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 [에인절스와 양키스가 30년 만에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다시 만나다!] [에인절스가 30년 전의 복수를 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번에도 양키스가 월드시리즈로 진출할지!] [양키스가 월드 시리즈에 진출할 가능성 8할!]커뮤니티에서는 양 팀 팬들이 키보드로 배틀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에인절스가 올라왔네? 개꿀!
에인절스. 우승 DNA 없잖아?
└그럼, 양키스는 있냐? 마지막 우승이 30년 전이면서.
└마지막 우승이 2002년인 에인절스보다는 낫지. 중요한 건 애너하임에서 LA로 바뀌고 나서는 한 번도 우승 못 했잖아?
└인정. 우리 양키스는 그래도 플레이오프라도 자주 나갔지. 에인절스는 뭐 했냐?
└뭐하긴. 이제부터 우승하려고 기 모았지.
└응. 그 유명한 트라우타니 시절에도 우승은커녕 플레이오프도 제대로 못 나갔죠?
└에인절스가 양키스랑 비비려고 드네. 양키스는 월드 시리즈 최다 우승팀이야! 어디 근본도 없는 놈들이 비비려고 들어?
└이번에 이기면 됨. 그럼, 과거에 사는 양키스와 현재에 사는 에인절스로 나뉘게 되겠지.
└응. 미디어들도 우리 양키스가 이긴다고 했어. (링크) (링크) (링크)
└양키스 뭐 없잖아.
└뭐 없다고? 100승이 *으로 보이냐?
└80승이 까부네.
└80승이든 100승이든 결국 각자 지구 우승했죠?
양키스는 미국 최고의 구단이며 그만큼 역사가 깊다.
그렇기에 팬들도 제일 많이 보유했다.
커뮤니티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화력 측면에서 양키스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결국 백기를 든 에인절스 팬들은 따로 자신들끼리 대화를 나눴다.
-양키스 개 같은 놈들.
솔직히 전력이 좋긴 한데. 우승권은 아니지 않냐?
└정말 솔직하길 원하는 거냐?
└눈치 챙겨!
└우리가 양키스에 꿀릴 게 뭐 있음? 우리도 레드삭스 이겼어!
└레드삭스전 보니까 우리 선발진도 무시무시하더라.
└선발진은 양키스가 아주 미세하게 우세하지. 미세하다는 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거야.
└선발진은 확실히 비등한데. 야구는 선발로만 하는 건 아니잖아.
└그건 그래. 타선은 압도적으로 양키스가 우세하고. 물론 투수들이 잘 막아주면 해결되는 문제지만…… 막을 수 있냐?
└양키스 양아치놈들 이번에 유망주도 다 터졌지. FA도 대박 났지. 좀 걱정되긴 해.
└하긴. 놀란이 킴보단 조금 못하지만, MVP급으로 성장했고 사토도 올해 성적 보니까 신인왕은 따 놓은 당상이고 올스타급이더라.
└올스타급이 아니라 올스타임.
└사토 플레이오프에서도 아주 날아다니던데? 경험치를 목구멍에 쑤셔 박고 있는 게 눈에 보이더라.
└일본 최고의 유망주잖아. 솔직히 기록만 놓고 보면 킴 첫 시즌보다 잘한 것 같아.
└수치상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지. 사토는 100승을 거둔 양키스 소속이니까. 많이 이길수록 수치는 오르게 돼 있어. 물론 그만큼 선수도 잘한 거지만.
└킴이 양키스였으면 이번 해에 MVP 확정이었을 듯.
└이 개자식아! 과장이라도 킴이 양키스라는 개소리는 지껄이지도 마!
└LOL. 진짜 상상도 하기 싫다. 끔찍하네.
└뭐. 어쨌든 우리 선수들도 꽤 성장했어. 일단 리! 디비전시리즈 수훈선수가 됐잖아?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한 선수가 갑자기 클리업 트리오에 이름을 올리더니 날아다니더라.
└세 경기에서 12타수 4안타 3홈런을 때렸어. 지금 타격감 미쳐버린 것 같던데 양키스도 발라버리면 좋겠다.
└처음 라인업 보고 조 캐넌이 정신 나간 줄 알았어. 하지만 리의 플레이를 보고 나서 정신 나간 건 나였구요.
└어쨌든 골든 제너레이션 듀오는 우리 에인절스에도 있다! 이거잖아.
└팩트는 리는 골든 제너레이션은 아님. 한국 시스템 특성상 1년 일찍 데뷔했거든.
└그래도 킴이랑 동갑이니 골든 제너레이션에 집어넣어. 섭섭해하겠다.
└어쨌든 잘 쉬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양키스 놈들 이겨주면 좋겠네.
* * *
뉴욕 양키스 스타디움에는 휴식 첫날부터 요란한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따-악!
타구가 담장을 가볍게 넘겼다.
양키스 타격 코치는 타격의 주인공에게 손을 휘휘 저었다.
“어이. 놀란. 인제 그만 가서 쉬는 게 어떠냐? 휴식을 잘 취해놔야지만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해야지.”
“죄송합니다. 코치님. 이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거려서 똑바로 쉬질 못하겠어요.”
따-악!
다시 한번 담장을 넘긴 놀란은 케이지 밖에서 기다리던 사토에게 들어오라고 고갯짓했다.
“난 끝. 네 차례다.”
사토가 케이지 안으로 들어오며 놀란과 교대했다.
코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러다가 힘 다 빠지면 그게 더 문제인데.”
“아뇨. 이 정도는 해야 에인절스를 이길 수 있습니다.”
“너희들의 노력이 가상하기는 한데, 그래도 너무 경계하는 게 아닌가 싶다.”
“경계…… 해야죠.”
사토는 타격 자세를 잡았다.
따-악!
그의 타격 역시 놀란과 못지않았다.
코치는 20개의 타격 훈련을 끝낸 사토에게 사정했다.
“제발 퇴근해라. 너네 둘 다 벌써 100개씩 쳤어.”
“슬슬 쉴 생각입니다.”
사토는 케이지를 벗어났다.
놀란은 그에게 수건과 에너지 드링크를 건넸다.
“수고 많았다. 타격감 좋네. 디비전시리즈 MVP 기세를 이어 나갈 수 있겠는데?”
사토는 수건으로 이마를 닦더니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래야겠지. 안 그러면 되레 잡아먹힐 테니까.”
놀란의 한쪽 입꼬리가 꿈틀댔다.
“하긴. 그 누구도 아닌 킴이니까. 그 친구만 아니었어도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 텐데 말이야.”
“이번에는 기필코 이겨야 해.”
“그래도 너는 한 번 이겼잖아. 난 계속 졌어.”
“내가 언제 킴을 이겼던가?”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 때 한번 이겼잖아?”
“이겼다고 하기엔 좀 부끄럽군.”
“이긴 건 이긴 거지. 난 졌어. 그 후로 계속 졌고. 물론 이번에는 다르겠지만.”
사토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1차전부터 나오겠군.”
“경기가 끝까지 간다면 총 두 번 만나겠고.”
챔피언십 시리즈는 총 7차전으로 치러진다.
도진에게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만 않는다면 1경기와 6경기.
두 번 만날 확률이 높다.
“놀란. 넌 이 승부의 행방이 어떨 것 같지?”
“모르겠다. 솔직히 자신감은 넘쳐. 문제는 이 빌어먹을 자신감이 킴 앞에만 서면 자취를 감춘단 거지. 그래도 다시 말하자면 여전히 자신감은 넘쳐.”
“미디어는 우리가 이길 확률이 무려 8할이라고는 하는데. 난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넌 얼마나 보는데.”
“6:4. 우리가 6.”
놀란은 피식 웃었다.
“후하게 쳐줬네?”
사토의 눈썹이 꿈틀댔다.
“넌 어떻게 생각하지?”
“난 5대5. 우리가 5.”
“나도 5:5로 정정하지. 생각해 보니 주의할 인물은 킴만이 아니야. 벨 조이스라는 걸출한 선발 투수가 있고…… 포수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선수니까.”
“리. 잘하긴 하더라. 우리 과 같던데.”
“그때 한국에서 밥 같이 먹었을 때 눈빛이 예사롭지 않긴 했지.”
“재밌겠네. 그 친구들과 우리 둘. 누가 더 강하려나.”
사토는 놀란에게 손을 건넸다.
“혼자라면 장담할 수 없겠지만 너와 함께라면 이기는 건 우리다.”
놀란은 그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래. 월드시리즈는 우리가 가자.”
* * *
에인절스는 경기 3일을 앞두고 뉴욕으로 떠나는 전용기에 올랐다.
해야 할 일이 꽤 많아서 그랬다.
1, 2차전을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최고의 컨디션을 위해 구장 적응도 해야 하고, 인터뷰도 참여해야 했다.
도진의 옆에 앉은 상우가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야. 그거 아냐?”
“뭐.”
“내가 기사 몇 개를 봤는데. 너랑 나랑. 그리고 놀란과 사토랑 엮더라.”
“어떻게 엮는데?”
“어떤 듀오가 더 뛰어난지.”
도진은 입맛을 다셨다.
“한국 기사 본 거냐? 한국 기사라면 그럴 만해.”
“뭐야. 넌 인정 안 한다는 거냐? 내가 뭐 어때서!”
도진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한국 기사 본 거냐고 물어본 거잖아? 왜 이렇게 흥분해?”
“뉘앙스가 그게 아니었는데?”
“단순한 질문이었어.”
“어쨌든. 한국 기사만이 아니야. 미국 기사도 우리 넷을 엮었다고!”
“알았어.”
상우는 볼을 빵빵하게 불렸다.
“왜 무시하는 거 같지.”
“기분 탓이야. 네가 당당했다면 그렇게 느낄 일도 없을 것 같은데?”
“그, 그건 또 맞는 말이네. 어쨌든 어떨 것 같냐? 우리가 걔들보다 낫나?”
“글쎄. 넌 어떤 것 같아.”
상우는 턱을 매만지며 심도 있게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솔직히 잘 모르겠어. 일단 놀란은 MVP 후보로 거론될 만큼 대단한 성적을 보였지. 무려 40홈런을 기록했어. 타점도 120개나 쳤고. 정말 미친놈이야.”
상우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사토 걔는…… 인정하기 싫지만, 신인왕은 따 놓은 당상이지. 신인이 투수로는 13승 7패 방어율 3.23을 기록했고. 타자로는 3할 3리에 25홈런을 쳤지. 문제는 전반기보다 하반기 성적이 더 좋다는 거야.”
경험을 쌓고 계속해서 실력이 늘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넌 우리가 못하다는 거지?”
“솔직히 성적만 놓고 말하면 그렇지. 난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했으니까.”
“너도 살아났잖아?”
“미안한데 애당초 죽지도 않았어.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실 난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상우는 도진의 눈치를 힐끗 살폈다.
도진은 무덤덤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우가 이 얘기를 꺼낼 줄 알고 있어서 그랬다.
‘자신감 챙겨야지. 기에 눌리는 순간 죽도 밥도 안돼.’
상우는 디비전시리즈 수훈선수. 즉 MVP를 타냈을 만큼 타격감이 좋았다.
도진은 상우가 양키스 전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줘야지만, 에인절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챔피언십 시리즈는 절대 레드삭스 전처럼 쉽지는 않을 거야.’
여기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일단 상대 홈에서 먼저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감.
거기에 에인절스는 전력 면에서도 양키스에 크게 뒤처진다.
선발진은 에인절스도 밀리지 않는다고 봤지만, 양키스는 타자와 불펜진도 리그 최정상급이었다.
‘제일 문제는 놀란과 사토가 한 팀이라는 거지.’
그 듀오는 이번 시즌 처음 호흡을 맞췄음에도 나란히 타선에 배치됐을 때의 공포감은 경험해 본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재밌겠어.’
월드시리즈로 향할 수 있는 마지막 문턱이다.
시시한 것보다는 치열한 게 백번 낫다.
월드시리즈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려면 아직은 경험치를 더 쌓을 때였다.
‘다만 경험치를 쌓으면서 이겨야겠지.’
도진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내가 가진 전부를 쏟아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