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372)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372화(372/400)
뉴욕에 도착한 에인절스 선수들은 연습과 인터뷰의 반복이었다.
“벨! 월드시리즈로 갈 수 있는 마지막 문턱입니다! 소감을…….”
“호세! 첫 챔피언십 시리즈 소감을…….”
질문을 제일 많이 받은 선수는 도진이었다.
“킴. 작년에는 디비전시리즈. 올해는 챔피언십 시리즈를 밟게 되었습니다. 야구가 참 쉽게 느껴지는데요? 실제로도 그러신가요?”
“아닙니다.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월드시리즈 진출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봐야겠죠.”
“상대는 동갑내기 MVP 후보인 놀란과 신인왕 사토가 있습니다. 두 선수와 킴은 친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만나게 된 소감은요?”
“둘 다 잘하는 선수라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들이 인터뷰로 평가한 도진은 꽤 무덤덤하다는 것이었다.
딱히 기쁜 내색이 없어서 그랬다.
도진은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를 이뤘다.
하지만 사람 욕심이 다 그렇다.
목적을 달성해서인지 이제는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하고 싶었다.
인터뷰가 끝난 직후에는 팀 미팅이 잡혔다.
이 회의에는 에인절스 선수들과 코치진들 그리고 마이크도 참여하게 됐다.
“주목.”
선수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조 캐넌은 말을 덧붙였다.
“월드시리즈까지 이제 한 계단 남았다. 그러니 다소 강압적이지만 전력 분석에 집중을 기울이길 바란다. 마이크.”
선수들 앞에 서게 된 마이크는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전력 분석은 평소와 조금 다르게 진행될 겁니다. 이번만큼은 투수조와 야수조로 나누지 않고 진행하겠습니다.”
마이크는 손에 쥔 리모콘을 클릭했다.
그러자 준비된 자료가 화면에 나왔다.
“일단 양키스 타자들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중요한 설명은 그때그때 하겠습니다. 일단 양키스의 1번 타자 조든 톰슨입니다.”
조든 톰슨.
20홈런, 발이 빠르고 스프레드 히터였다.
마이크의 목소리가 커졌다.
“자료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몸쪽 바깥쪽 가리지 않고 잘 칩니다. 패스트볼과 변화구 전부 잘 치고 상대 투수를 괴롭힐 줄도 압니다. 다만 여기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몸쪽 공에 배트가 더 자주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센터라인에서 오른쪽 기준의 야수들이 조금 더 긴장해야 합니다.”
앞으로 이어질 마이크의 전력 분석은 이런 식이었다.
상대 타자에 대한 전력 분석이지만, 투수와 야수 모두가 집중할 수 있도록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원래 메이저리그에서는 자발적으로 상대를 분석 한다.
상대보다는 본인에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중요한 무대에서는 모여서 전력 분석을 하지만, 이렇게까지 세밀하지는 않다.
이게 지금의 에인절스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었다.
부족한 부분을 하나가 되어 극복해 나가는 팀.
도진 덕분에 서로를 도우려는 팀 컬러를 지니게 된 것이이다.
“다음 타자는 타카시 사토입니다. 양키스는 전원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만큼 모두가 주의해야 할 인물이지만, 그중에서도 이 선수를 특별히 주의해야만 합니다.”
첫 시즌부터 25홈런에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 발도 빠르고 선구안까지 좋다.
선발 투수를 병행해 수비를 보지는 않지만, 공격에서는 최상위 스탯을 가지고 있었다.
“약점은…… 자료를 보시면 아시다시피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나마 하나 꼽으라면 킴이겠죠. 두 선수는 고등학교 때부터 꽤 자주 마주쳤습니다. 첫 시즌에는 사토가 이겼지만, 그다음부터는 쭉 킴이 이겨왔습니다.”
다만 무대가 달라졌다.
그리고 경험이 쌓인 사토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두 선수의 승부에서 누가 우위를 점할지는 붙어봐야 알겠지만, 야수들의 도움이 필요하리라 봅니다.”
마이크는 조든 톰슨보다 사토를 더 강조했다.
사토는 양키스의 키 플레이어.
그의 성장세를 보아 금세 도진과 나란히 설 재능을 갖춰서 그랬다.
“그리고 다음은 놀란 카브레라입니다. 이 선수 역시나 약점이 없습니다. 올해 40홈런을 기록했을 만큼 한 방이 있는 타자이며 수비까지 뛰어나죠. 유격수 골든 글러브 자리는 따 놓은 당상이고, 아직 만 21세임에도 MVP 후보입니다.”
마이크의 전력 분석이 이어질수록 에인절스 선수들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이기기 위한 전력 분석이었지만, 분석이 이어질수록 양키스가 강한 이유가 자세히 드러나서 그랬다.
마이크의 전력 분석은 무려 2시간에 걸쳐서 끝이 나고, 조 캐넌이 바톤을 이어받았다.
“전력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어려운 싸움이 될 거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색깔을 추구한다. 그 색이 도드라질수록 우리가 승리할 확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럼. 벨, 호세 그리고 킴이 한마디씩 하고 해산하지.”
벨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할 거다. 미세한 점 하나 찍히지 않은 내 커리어에 우승이라는 거대한 점을 새겨줬으면 한다.”
호세도 각오를 뱉었다.
“난 디비전시리즈만 진출해도 소원을 풀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이 참 간사하더라고. 막상 여기까지 오니 끝을 보고 싶다. 월드시리즈는 우리가 간다.”
마지막으로 도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감독님이 왜 절 호명했을까요? 전 이제 2년 차인데 말이에요.”
선수들은 큭큭 웃었다.
코칭 스태프와 마이크도 덩달아 미소를 지었다.
도진은 앞서 벨과 호세의 다부진 각오로 인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중화시킨 것이었다.
“사실 전 리그를 우승했을 때도, 레드삭스를 이겼을 때도 막 감흥이 크지는 않았어요. 대신 저만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도 생각했던 것보다 덜 기뻤을 거예요.”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리그 우승은 꽤 가치가 있다.
샴페인을 뿌리면서 자축했지만, 여운은 금세 가셨다.
도진은 이유를 덧붙였다.
“저희가 가진 위닝 멘탈리티는 고작 리그 우승이나 디비전시리즈 승리로 만족할 수 없게 된 거겠죠. 서론이 길었지만 짧게 한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도진의 안광에서 확신이 뿜어져 나왔다.
“1차전만큼은 무조건 잡아볼게요.”
선수들은 도진이 내비친 각오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에인절스가 질 거라는 세간의 평가들에 마음이 뒤숭숭했다.
전력 분석을 통해 그 격차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인간이니까.
밟아본 적 없는 무대에서 만나는 거대한 상대는 두려웠다.
하지만 새파랗게 어린 에인절스의 1선발은 무엇보다 중요한 1차전을 잡겠다고 선언했다.
길든 짧든 그를 지켜봐 온 선수들은 적어도 그가 거짓을 내뱉을 인물은 아니라고 봤다.
* * *
다른 한편 양키스도 전력 분석 시간을 가졌다.
다만 이들은 에인절스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진행됐다.
“각자 생각하는 요주의 인물을 뽑아보도록 해라.”
선수들은 여유롭게 대답했다.
“벨 조이스요.”
“호세요.”
“킴이요.”
“킴이요.”
“킴이요.”
“마르셀로도 꽤 무섭죠.”
에인절스의 주요 인물들이 거론됐다.
양키스 감독은 의견을 취합했다.
“벨 조이스. 명실상부 에인절스의 에이스. 우리는 아마 2차전에서 이 선수를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선수에 대한 데이터는 차고 넘치지. 그러니 벨 조이스에게 약했던 선수는 각자 해결 방법을 모색해라.”
그는 말을 이었다.
“호세는 투수조가 특별히 경계해야 하는 에인절스의 4번 타자다. 하지만 이 선수 역시 약점이 또렷하지. 평소 하던 대로 하면 문제가 될 건 없다. 그리고 다음은…….”
감독의 미간이 구겨졌다.
“킴. 어느덧 MVP 후보로 성장한 선수다. 1차전에서 이 선수를 잡으면 쉽게 갈 테고 그렇지 못하면 어렵게 갈 것이다. 다만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는 Three way player.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왔지만, 아직 어리다. 체력도 부족할 수밖에 없어 제 실력을 전부 낼 수는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제 실력을 낸다 한들 상관없다.
지금 양키스는 온전한 그라도 우습게 때려잡을 만큼 성장했고, 자신들은 그 어떤 구단보다도 강하다며 설명을 마무리 지었다.
선수 대부분이 고개를 주억이며 인정했다.
다만 이에 극구 반대하는 두 선수가 있었으니.
규율이 엄격하기로 유명한 양키스지만, 헛웃음을 동반한 말투가 장내를 뒤덮었다.
“과연 그럴까요?”
“놀란. 무슨 뜻이지?”
“뭐. 인정은 합니다. 저희가 시즌 중에 봤던 킴이라면 충분히 때려잡을 수 있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봤던 그 킴이 맞다면요.”
“마치 우리가 보지 못한 사이에 큰 성장을 이뤘다는 말로 들리는군. 물론 그는 대단한 선수다. 하지만 기록을 보면 우리가 확실히 유리하다. 이번 시즌 스플링커와 퀵 피치를 장착해 좋은 성적을 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않았다. 뭣보다 우린 이미 그에 대한 대비를 끝냈다.”
사토가 대화에 가세했다.
“스플링커와 퀵 피치에 대한 대비는 확실히 해뒀습니다. 하지만 대비만 해둔 것이지 결과를 아직 만들지는 못했죠.”
“확실히 그렇다. 그래도 줄곧 대비를 해왔으니 첫 타석에서는 애를 먹어도 두 번째 타석부터는 해볼 만할 것이다. 어쩌면 첫 타석부터 두들길 수도 있겠지.”
사토는 진중하게 대답했다.
“저희는 그가 선보일 수 있는 능력에 대비한 것일 뿐입니다.”
“무슨 뜻이지?”
이번에는 놀란이 대신 대답했다.
“정작 킴 자체를 대비하지는 않았다는 거죠.”
“알아들을 수 있도록 얘기해라.”
“감독님. 저와 사토는 킴을 몇 번이나 만났습니다. 메이저리그가 아니었던 시절부터요. 그때 저희가 대비를 하지 않았을까요? 그의 패스트볼에도 체인지업에도 대비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됐는지 아십니까? 전부 졌어요.”
“놀란과 사토. 자네들은 우리가 그를 이길 수 없다고 보는 건가?”
“아뇨. 이겨야 합니다. 그리고 이길 확률이 높다는 것도 사실이고요. 다만 적어도 상대를. 킴을 존중하지 않는 선에서 그를 상대하면 100% 질 겁니다.”
사토는 근거를 뒷받침했다.
“놀란의 말 그대로입니다. 처음 외엔 줄곧 그에게 졌습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치러진 개막전에서는 그를 존중했습니다. 계속된 패배에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다만 결국 그 경기에서도 저희는 졌죠. 하지만 그때 닿을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감독님. 지금의 킴을 시즌 중의 킴이라고 보면 안 됩니다. 레드삭스가 어디 스윕 당할 전력입니까? 자신감도 좋지만 때로는 현실을 바라봐야 할 때도 있습니다.”
“무슨 뜻인지는 알겠다. 하지만 굳이 자신감을 내려둘 필요까진 없겠지. 일단 해산해라.”
회의가 끝난 직후 놀란과 사토는 남아서 대화를 나눴다.
“사토. 너 말 잘했다. 답답해 뒈질 지경이었어.”
“딱히 의미는 없다. 선수들은 우리처럼 킴의 진정한 무서움을 모르니까.”
“하긴. 그래도 너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너까지 없었다면 꽤 외로웠…… 아니 우리 양키스에게 희망은 없었을 수도 있어.”
“시리즈를 가져가려면 1차전을 이겨야 해. 하지만 선수들의 반응을 보니 킴을 공략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놀란은 히죽 웃었다.
“어. 나도 그렇게 생각해. 대신 분위기가 이따위더라도 다른 선수들이 자신감을 챙기면서 킴을 공략하는 방법도 있긴 해.”
사토의 입꼬리도 부드럽게 올라갔다.
“우리가 킴을 두들기면 가능하겠지.”
“어. 너와 내가 그를 무너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