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378)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378화(378/400)
1차전을 에인절스가 가져갔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던 것이었다.
더욱이 경기 내용을 보면 중반까지만 해도 양키스의 압승으로 이어지는 듯했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시대를 풍미했던 레전드들은 도진을 칭찬했다.
-그는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입니다.
-그의 경기를 보는 건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도대체 오늘은 어떤 새로운 일을 벌일지 궁금하거든요.
-완성형 천재가 이렇게나 무섭습니다. 양키스는 긴장을 놓는 순간 탈락하게 될 것입니다.
[킴! 1차전을 승리로 이끌다!]선발 투수로 나선 그의 성적은 아쉬웠다. 하지만 그는 타자로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양키스 팬들 질질 짜는 중.
└이겼다고 자만했을 때 저렇게 될 줄 알았다.
└진짜 알았어? 난 에인절스 응원하지만 진짜 졌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진 줄 알았지.
└확실히 어제 킴의 투구 내용은 아쉬웠지.
└아쉬워? 실투나 볼넷이 나온 것도 아니었어.
└인정. 그냥 양키스 타자들이 잘 친 거뿐이지. 킴이 딱히 실수하지는 않았어.
└어쨌든 이걸로 증명됐네. 킴을 무너뜨리려면 투타 두 분야에서 죽여놔야 한다는 걸.
└그나저나 진짜 멘탈이 미친 것 같아. 팀을 대표해서 나온 1차전에서 고작 3이닝에 강판당했어. 그런데 그 경기를 캐리해버린다고?
└MVP! MVP! MVP!
└2차전 벨 조이스 vs 타카시 사토임. 이러다가 에인절스가 양키스 원정 2경기 전부 잡는 거 아니냐?
└확실히 선발만 놓고 보면 그렇긴 한데. 여전히 양키스 홈임.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라.
└인정. 일단 킴도 두들겨 맞았는데 벨 조이스도 두들겨 맞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그래도 제발 이겨줬으면 좋겠다.
└어쨌든 양키스 놈들 침묵하는 거 보소. 아주 꼴이 좋아?
* * *
미디어나 팬들은 경기 결과에 치중했지만, 경기를 뛰는 당사자들은 달랐다.
당장 오늘 있을 2차전을 지지 않겠다고 각오로 회의에 임했다.
먼저 양키스 라커룸 안에는 화가 담긴 감독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오늘도 *같은 에티튜드로 경기에 임하면 그때는 알아서들 해라.”
선수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그 누구도 감독의 목소리를 거스를 수 없어서 그랬다.
다만 양키스 감독이 가진 권위 때문은 아니었다.
양키스 감독은 선수들의 반성하는 모습에 화를 누그러뜨렸다.
“일단 제대로 짚고 넘어가기 전에 나부터 먼저 사과하겠다. 킴. 그 선수를 너무 얕봤어.”
얕본 적 없다.
다만 저렇게까지 활약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건 자신뿐만이 아니라 양키스에서 단 두 선수를 제외하면 전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 이제 내가 다시 질문을 좀 하겠다. 어제 패배의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지?”
선수들은 대답 대신 입만 오물거렸다.
감독은 놀란에게 물었다.
“네가 대답해 봐라.”
“다 잡았다고 긴장을 놔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감독은 사토를 힐끗 쳐다봤다.
“자네도 대답해 보지.”
“의심했습니다. 이게 패착이었던 것 같습니다.”
“의심?”
“네.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고 의심만 했습니다.”
감독은 무슨 말인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그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무너졌다고 생각할 거다. 나 역시도 그랬으니까. 이 무대는 월드시리즈로 향하는 마지막 문턱이다. 이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상대는 고작 2년 차 선수. 그런 선수가 그 상황에서 무너지지 않은 게 더 이상하지. 하지만 결국 어떻게 됐지?”
도진은 강판 후 2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에인절스를 승리로 이끌었다.
감독은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어제의 결과가 오늘의 우리에겐 큰 도움이 될 거다. 경기에서 져도 된다.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는 게 야구니까. 하지만 절대로 긴장만큼은 놓지 마라. 어제 우리는 유리했다. 승리를 코 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한 번의 방심이 불러일으킨 결과를 머릿속에 새기고 또 새겨라. 알겠나?”
선수들은 입을 모아 외쳤다.
“알겠습니다!”
“좋다. 도망가라는 뜻이 아니라는 건 잘 알 것이다. 자네들은 그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고, 나락으로 떨어뜨리기 직전이었어.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되, 실력으로 놈들을 무너뜨려라.”
* * *
다른 한편, 에인절스 라커룸의 분위기는 양키스와 사뭇 달랐다.
선수들 앞에 선 조 캐넌은 즉각 입을 열었다.
“어제 모두 고생 많았다. 하지만 1차전에서 승리했다고 우리가 월드시리즈로 당장 향하는 건 아니다. 2차전도 내리 승리한다고 확정되는 것 또한 아니다. 그저 승리에서 더 가까워지는 것이지만, 우리가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으려면 이렇게 하나씩 승리를 챙길 수밖에 없다.”
조 캐넌은 도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킴. 어제 고생 많았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준 거.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닙니다. 다른 선수들이 잘 버텨줘서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겁니다.”
조 캐넌은 고개를 주억였다.
“킴의 말한 그대로다. 어제 경기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나온 결과였다. 그러니 오늘도 절대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일단 상대 선발 투수 브리핑을 시작하겠다. 마이크!”
마이크는 A4 용지를 선수들에게 나눠줬다.
그러고는 조 캐넌 옆에 섰다.
“오늘 전력 분석은 간략하게 할 생각입니다. 양키스의 2차전 선발 투수는 타카시 사토. 기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는 첫 시즌임에도 13승 7패 방어율 3.27을 기록했을 만큼 투수로서 훌륭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무엇보다 올스타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4점대였던 방어율을 대폭 낮췄다는 것. 실시간으로 성장하는 선수라는 걸 의미합니다.”
선수들의 표정에 진지함이 맺혔다.
그들 역시 이 일본인 투타 겸업 선수가 얼마나 무서운 선수인지 알고 있었다.
그저 같은 투타 겸업인 도진의 그늘에 조금 가려졌을 뿐이지만, 그 역시도 절대 만만치 않은 선수였다.
신인왕은 따 놓은 당상이며 타격도 압도적인 타격을 갖춘 양키스의 라인업에서 2번 타자를 맡을 만큼 대단한 선수였다.
“그래도 승산은 있습니다. 오늘 에인절스의 마운드를 지키는 선수는 캡틴 벨 조이스입니다. 마운드에서 앞서면 앞서지 뒤처지지는 않습니다.”
선수들은 마이크의 숨은 말뜻을 이해했다.
벨 조이스가 우세하지만, 승산이 있다고만 말했다.
타선의 유불리를 따지면 양키스가 우세했다.
그들은 어제 도진을 무너뜨렸다.
벨 조이스도 그렇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물론 벨 조이스는 도진보다 경험이 많다.
그래도 야구는 모른다.
1선발이 1회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하는 경우는 더러 나온다.
그러므로 절대 긴장을 놓지 말라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었으며.
타격으로 상대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호세는 도진의 옆구리를 툭 쳤다.
“어이.”
도진은 호세를 힐끗 쳐다보며 대답했다.
“네.”
“오늘 상대 선발이 선발인지라 타선이 어제와는 조금 달랐으면 좋겠는데.”
“왜요?”
“그야. 일단 넌 그 친구를 많이 만나 봤잖아? 네가 4번으로 가는 게 어떠냐?”
메이저리그에서 타순이 가지는 의미가 달랐다.
거기에 4번 타자가 가지는 의미는 여전히 남달랐다.
요즘 시대에는 타격이 제일 좋은 타자를 1번과 2번으로 세운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이렇게도 말한다.
이제 메이저리그에서는 4번째로 잘 치는 선수가 4번 타자가 아니냐고.
하지만 이건 틀린 말이다.
그도 그럴 게 기록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리그에서 최다 타점을 기록한 10명의 선수 중 4번 타자가 제일 많았다.
거의 매 시즌 10명 중 5명에서 7명 사이가 4번 타자였고.
나머지 5자리를 1번부터 5번이 나눠 가졌다.
그만큼 여전히 4번 타자는 찬스를 제일 많이 마주하고 있었다.
“글쎄요. 호세는 자신이 없나요?”
“자신이 없다기보다는 이왕이면 상대를 잘 아는 선수가 4번으로 나서는 게 낫지 않겠냐는 거지.”
“뭐.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요…….”
도진은 확답을 내리지 못했다.
자신도 상대를 잘 아는 만큼 상대도 자신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위 타순에서 내가 빠져버리게 되면 그것도 문제가 돼.’
도진은 이번 시즌 에인절스에서 제일 잘 치는 타자로 발돋움했다.
홈런이나 타점 개수가 팀 내 1위는 아니지만, 타율이나 출루율은 1위였다.
물론 시즌 중에는 1번 혹은 9번 타자로 나선 것도 원인이겠지.
엄연히 1번과 9번은 타점을 올릴 기회가 4번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어 해결사보다는 출루에 목적을 둬서 그런 걸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오늘 4번이란 자리로 빠져버리게 되면 밥상을 차려야 하는 앞 타자들이 약해져.’
그러니 여전히 장타력과 해결사 면모를 갖춘 호세가 4번을 맡는 게 더 낫다.
적어도 상대는 호세에게서 도망치지는 않을 테니까.
“호세. 저와 함께 감독님과 한 번 얘기해 보실래요?”
“오? 생각이 있는 거냐?”
도진은 호세와 함께 조 캐넌 감독을 찾았다.
“감독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뭐지?”
“오늘 라인업 말인데요.”
조 캐넌은 도진과 호세와 함께 쇼파에 앉았다.
“그래. 말해봐라.”
“오늘도 강공으로 가실 거죠?”
“아무래도 그러는 게 낫겠지. 어제 우리는 강공으로 성공을 거뒀으니까.”
“네. 이왕이면 승리했던 패턴대로 가는 게 좋겠죠. 하지만 조금 수정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수정이라. 이유는?”
“어제 저희는 총 5점을 내며 승리했죠. 다만 깔끔한 승리는 아니었습니다. 양키스가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았다면 저희는 졌을 겁니다.”
조 캐넌은 일리 있는 말이라며.
계속해 보라며 턱짓했다.
“그래서 타선에 조금 변화를 주었으면 합니다. 오늘 선발 투수는 타카시 사토. 그에게 강한 타자를 4번에 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오늘은 아돌니스도 라인업에 들어간다.”
아돌니스는 도진이 투수로 나서지 않을 때 주전 마스크를 쓰게 된다.
그렇기에 어제와 같은 결을 가진 타순이라도 선수에 변경이 있어 다른 느낌을 주게 된다.
“아돌니스는 올해 타카시 사토 상대로 에인절스 내에선 제일 좋은 성적을 거뒀죠. 또한 마르셀로도 타카시 사토 상대로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흠. 원래는 호세를 4번에 배치할 생각이었지만, 확실히 자네 말을 듣고 나니 일리는 있군. 무엇보다 호세와 함께 왔다는 건 저 친구가 먼저 제안했나 보군.”
도진과 호세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 캐넌은 손목에 있는 시계를 들여다보더니 즉각 물었다.
“그래서. 둘 중 누굴 배치했으면 좋겠지?”
도진은 뒤통수를 긁적였다.
“사실 둘 다 아닙니다. 저는 상우. 리가 그 자리에 배치됐으면 합니다.”
조 캐넌과 호세의 눈동자에 당황이 드리웠다.
조 캐넌은 고개를 갸우뚱했고 호세는 귀를 후볐다.
도진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 진짠데.’
일단 한 번 믿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