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390)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390화(390/400)
월드시리즈 1차전은 단 하루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미디어는 연일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양 팀의 관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었다.
[다저스와 에인절스.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다!] [조엘 오스틴과 도진 킴. 각 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가 1차전에서 맞붙게 됐다.] [전문가 예측은 6:4로 다저스 우세!] [새로운 LA의 왕이 탄생할지. 아니면 기존의 왕이 반란을 제압할지!] [Free way 시리즈의 승자는?]커뮤니티도 연일 뜨거웠다.
-Fu**. 그냥 다른 지역은 야구 접자. LA가 다 해 먹네.
└인저어엉!
└솔직히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구단이니 그렇다고 쳐. 그런데 에인절스는 아니지! 쟤넨 꼴찌만 밥 먹듯이 하는 놈들이었잖아!
└그나마 다행인 게 LA의 한 팀이 에인절스라는 거야. 쟤네는 다저스가 아니라서 그나마 위안이 된다는 거? 이번엔 솔직히 운이 작용했다고 보는 게 맞지.
└운? 운? 무슨 운? 운이 좋아서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월드시리즈까지 나가냐?
└나도 위 댓글에 동의. 하지만 에인절스는 다저스처럼 팜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자본이 무한에 가까운 것도 아니라서 금방 무너질 거다.
└이래서 유망주가 중요한 거다.
└이번에 유망주는 팀을 바꿀 수 있다는걸 확실히 깨달았음. 양키스도 그렇고 에인절스도 그렇고 굵직한 애들이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자마자 단박에 강팀이 되었잖아?
└나 2036년 드래프트 1순위였던 로열스 팬인데. 우리 구단 진짜 죽여버리고 싶다. 킴, 놀란, 사토까지 다 걸렀어. 그리고 보기 좋게 꼴찌 하는 중.
└진짜 저 셋 중 하나라도 있었으면 대권 노려볼 만했을 듯. 물론 그중에서도 킴이 제일 대단하긴 해.
└솔직히 나도 미국인이지만, 킴이 앞서나가는 거에 동의. 솔직히 혼자서 사토와 놀란 역할을 하고 있잖아?
└확실한 건 킴이 풀 타임을 뛰는 순간부터 에인절스가 강팀이 되었다는 거야. 2020년대 브레이브스가 떠오른다니까? 그때 브레이브스는 아쿠냐 주니어가 들어오면서 갑자기 강팀이 된 것처럼.
└근데 그때 브레이브스는 아쿠냐 주니어만 있는 건 아니었어. 하긴 생각해 보면 에인절스도 리나 그레그 같은 걸출한 신인들이 같이 터져주긴 했네.
└난 에인절스 팬이지만 리나 그레그가 걸출한 신인이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물론 지금은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긴 한데. 솔직히 두 선수가 팀에 합류했을 때 기대 안 했음.
└어쨌든 너넨 누구 응원할 거냐?
└저 밑에 글에 투표하고 있던데.
-에인절스 VS 다저스! 이겼으면 하거나 응원하는 팀에 투표해라.
에인절스: 7,528
다저스: 3,723
└벌써 만 명 이상 투표한 거 보소.
└다저스 인기 없는 거 보소.
└근데 의외네? 여기 전부 타 팀 팬들밖에 없냐?
└타 팀 팬들이면 다저스를 싫어할 만하지.
└나 타 팀 팬인데. 소신껏 에인절스에 투표한 거다.
└무슨 생각으로? 누가 봐도 다저스가 이길 각 아님?
└너 다저스냐?
└아닌데?
└그래봤자 NL 팀 중 하나 팬이겠네?
└그건 맞음.
└이해는 할게. 넌 킴한테 맞아보지 않았잖아. 아마 에인절스에 투표한 애들 대부분 맞아본 애들일걸?
└인정. 맞아보면 다저스에 투표 못 해.
└까고 있네. 조엘 오스틴한테 처맞는 것보단 낫지. 어디 이제 2년 차 선수를 지구 1선발에 비벼?
└조엘 오스틴을 감히 킴한테 비벼? WAR도 킴이 높은데?
└그건 투타 겸업이라서 그런 거잖아.
└말은 바로 하자. Three way다. 근데 조엘은 왜 안 투타 겸업? 억까도 적당히 해야지.
└인정. 조엘 오스틴은 여전히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발 투수이자 미국을 대표하는 투수고 지구 1선발이야. 하지만 앞으로 메이저리그의 미래를 누가 끌고 나갈 거냐고 묻는다면 난 과감하게 킴에게 표를 던질 거다.
└투표는 거짓말 안 해. 객관적인 전력상 다저스가 우세한 건 맞지. 근데 꼴찌가 예상됐던 팀을 월드시리즈로 올린 킴은 하이퍼 캐리력을 갖춘 선수야. WAR라는 공신력 있는 데이터가 근거로 뒷받침되고.
└투표만 봐도 감이 안 잡히냐? 다저스! 이제 방 빼라고!
메이저리그 팬들은 에인절스가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다.
일단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구단으로 공공의 적이라서도 한몫했다.
하지만 이 이유가 전부는 아니었다.
연일 주가가 하늘 높이 치솟는 도진의 활약을 한 번이라도 본 팬들이라면.
역사상 유례없는 슈퍼스타 플레이어가 이번에도 반란을 일으키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 * *
식사 후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었던 도진은 FS 고등학교의 정문 앞에 서 있었다.
“킴! 오랜만이에요!”
익숙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캐서린 기자님. 안녕하세요.”
캐서린은 도진의 옆에 나란히 섰다.
“기분이 어때요? 저는 제가 다 감격스럽거든요. 킴을 처음 만난 곳이 이 학교였는데. 불과 몇 년도 안 돼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었잖아요?”
“에이. 최고라뇨. 아직 멀었죠.”
“일단 들어갈까요? 조엘 오스틴 선수는 도착한 것 같더라고요.”
오늘 도진은 조엘 오스틴과의 공동 인터뷰를 앞두고 있었다.
도진은 시간을 확인했다.
인터뷰가 7시에 예정되어 있었는데 아직 6시 50분이었다.
‘일찍 도착하셨네.’
FS 실내 연습장에는 캐서린의 말마따나 조엘 오스틴이 먼저 도착해서 바닥에 앉아 있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걸 보니 감독님이나 선수들은 전부 퇴근한 모양이다.
도진은 발걸음을 닦달하며 서둘러 조엘의 옆에 앉았다.
“오랜만이에요.”
“오랜만은 무슨. 자주 보는 사이잖아?”
“전 왠지 오래된 것 같아요. 특히 플레이오프가 너무 길게 느껴져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때마침 캐서린 기자는 도진과 조엘을 마주 보고 바닥에 앉았다.
“인터뷰는 여기서 이대로 진행할까요?”
조엘과 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선수 모두 LA의 자랑이죠. 저 역시 LA를 대표하는 매거진의 기자이고요. 편파는…… 없을 거예요. 두 분 모두 바쁘실 테니 바로 진행할게요.”
캐서린 기자는 노트북을 꺼내 무릎 위에 올려두며 말을 이었다.
“일단 두 분을 동시에 인터뷰할 독점권을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럼 곧바로 질문에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조엘. FS 고등학교 후배와 월드시리즈에서 만나게 되었어요. 그것도 1차전 선발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죠. 기분이 어떠세요.”
조엘은 피식 웃었다.
“기분은 좋습니다.”
“그게 끝이에요?”
“그렇게만 물어보셨잖아요?”
캐서린은 입맛을 다셨다.
조엘은 장난이라며 말을 덧붙였다.
“언젠가 월드시리즈 자리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솔직히 제 예상보다 훨씬 빨리 만나게 됐어요. 물론 그의 야구 인생을 옆에서 지켜본 결과 이상한 점은 없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 친구는 고졸 루키입니다. 이 친구의 고등학교 생활을 일거수일투족 감시한 건 아니지만, 굵직한 내용들은 전부 알고 있죠.”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네. 그리고 U-18 대회 우승도 그 이전에 캘리포니아 리그 우승까지 했네요.”
“그 정도면 다 아는 수준인데 스토킹 아닌가요? 농담인 거 아시죠?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는요? 계속해서 트래킹했나요?”
“그럼요. 이 친구가 아마 마이너리그 생활을 1년도 채우지 않았죠? 이것 자체가 그의 재능을 대변해 준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서 한술 더 떠 첫해부터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랐어요.”
“오.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의 인정인가요?”
조엘은 고개를 끄덕했다.
“메이저리그에는 대단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혼자서 팀을 결승까지 이끌 수 있는 선수는 그리 많지는 않죠. 그런데 이 친구는 그걸 해냈어요.”
“조엘도 팀을 우승까지 이끈 장본인이 아니었나요?”
“저랑은 다르죠. 저는 어디까지나 다저스 소속이니까요. 제가 만약 에인절스였다면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이끌었을 수 있을까요?”
캐서린은 도진을 힐끗 쳐다봤다.
도진은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조엘이 에인절스 선수였다면 팀을 월드시리즈까지 이끄는 건 물론. 더 나아가 우승까지 했을 겁니다.”
캐서린은 입술을 빼쭉 내밀었다.
“두 선수의 훈훈한 모습. 기자로서 참 보고 싶지 않은 그림이네요. 아시다시피 자극적인 기사가 제게 돈을 벌어다 주거든요. 저도 제 밥벌이는 해야 해서 이제 자극적인 질문을 좀 던져보겠습니다. 조엘. 올해의 다저스는 우승할 수 있을까요?”
조엘과 도진은 피식 웃었다.
방금은 자극적인 질문이 맞다.
각 팀을 대표하는 두 선수를 앞에 두고 대놓고 질문한 것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기분 나쁜 건 없었다.
애당초 캐서린도 자극적인 기사를 쓸 거였다면 인터뷰 장소를 이 학교로 잡지 않았을 테니까.
“물론 우승할 겁니다.”
“1차전 승리도 확신하시나요?”
“그럼요. 이 친구는 차후 저를 뛰어넘을 재능을 갖추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니까요.”
캐서린은 도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우리 에인절스가 이길 것 같아요.”
“1차전은요?”
“이길 수 있게 노력해 봐야겠죠.”
“확신이 없네요?”
“확신이 있는 게 더 이상하죠. 지금의 저는 아직 조엘을 발끝 정도에나 미치거든요.”
“WAR은 킴이 앞서는데요?”
“딱 그 부분만 앞서네요.”
“그럼 정확히 1차전에서는 승산이 없다는 건가요?”
“공이 둥글지 않았다면 승산은 없었을 것 같아요.”
“공은 둥글잖아요?”
“그렇죠.”
“자신감 좋네요. 이제 팬들이 듣고 싶어 하는 옛이야기나 좀 더 해보죠.”
이후 셋은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했다.
천천히 거슬러 올라가면서 각자의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조엘은 끝까지 도진을 칭찬했다.
그를 처음 봤을 때부터 최고의 레벨에서 뛸 선수라는 걸 이미 예견하고 있었고, 그 예견은 빠르게 맞아떨어졌다고.
도진 역시 조엘을 처음 본 순간을 자랑스럽게 늘어놓았다.
“전 조엘 덕을 크게 봤어요. 한낱 검은 머리 외국인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를 만나고 나서부터 최고의 야구 선수를 꿈꿨어요. 제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건 전부 조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좋아요. 인터뷰는 이대로 마칠게요. 아! LA에 사는 메이저리그 팬으로서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전 경기 직관이 매우 편해졌거든요. 여기서 문제라면 티켓값이 좀 많이 비싸더라고요?”
“그 정도는 회삿돈으로…….”
캐서린은 조엘을 째려봤다.
“알겠습니다. 티켓 구해다 드리죠.”
캐서린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숨기더니 도진을 째려봤다.
도진도 두 손 두 발 들었다.
“저도 구해다 드릴게요.”
“오늘 중 제일 마음에 드는 답변이었어요! 각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과 대화를 나눠서 너무 영광스러웠습니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경기장에서 만나요.”
캐서린은 자리를 떴다.
어느덧 둘만 남게 된 도진과 조엘은 실내 연습장을 벗어나 학교 입구로 발걸음을 돌렸다.
“준비는 많이 했어?”
“아뇨. 기간이 너무 짧았어요.”
“백기 드는 거야? 나야 고맙긴 한데.”
도진은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그럴 리가요. 조엘은 이미 반지가 있잖아요? 저는 손가락이 허전해서요. 양보할 생각은 없습니다.”
툭툭.
조엘은 도진의 어깨를 도닥이더니 손을 내밀었다.
“그래. 내일 재밌는 경기 해보자. 참고로 봐주지는 않을 거다. 오히려 전력으로 임할 생각이거든. 그러니 각오해야 할 거야.”
도진은 조엘이 내민 손을 잡고 미소로 대신 대답했다.
“태워다 줄까?”
“아뇨. 택시 타고 가면 돼요.”
“그래. 먼저 간다.”
핸드폰을 꺼내 택시를 부른 도진은 짧게 숨을 내뱉더니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이미 양키스전에서 제 야구 인생을 선보였거든요?”
그러니 월드 시리즈에서는 그 경기보다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것 말고는 이길 방법이 떠오르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