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395)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 395화(395/400)
전문가들보다 경기의 흐름을 더 정확히 판단하는 현역 메이저리거의 예측은 명확하게 맞아떨어졌다.
도진은 그 강력한 다저스 타선을 상대로 8이닝 5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오늘 유독 제구력이 좋았던 그는 고작 1, 2이닝에 그치지 않고 8회까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조엘 오스틴은 8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그렇게 1차전은 에인절스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미디어는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의 멘트를 인용해 기사를 냈다.
[슈퍼스타들의 슈퍼스타! 킴! 에인절스를 승리로 이끌다!] [킴과 조엘 오스틴은 같은 수준의 선수이다. 적어도 1차전에서만큼은 그 사실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커뮤니티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반응이 뜨거웠다.
비켜라! 새로운 왕이 나가신다! 다저스 이제 방 빼라고!
└나 역사상 이렇게 재밌는 월드시리즈 처음 봄.
└진짜 명품 투수전이었어.
└오늘부터 에인절스 팬이다. 아니 난 킴의 팬으로 다시 태어난다.
└조엘 오스틴이 무너졌어. 솔직히 최근 조엘 오스틴은 플레이오프에서 패배를 몰랐는데. 킴이 해내 버렸네.
└혼자서 득점하고 혼자서 틀어막고. 이게 진정한 이 시대의 슈퍼스타지.
└인정! 솔직히 계속해서 에인절스를 응원할지는 모르겠어. 근데 앞으로 킴 경기는 계속 챙겨볼 듯.
└맨날 챙겨본다는 거 아님? 킴 투타 겸업이라 매번 나오는데.
└어쨌든 다저스 팬들 기죽은 거 보니 속이 다 후련하네.
커뮤니티는 모두의 공간.
다른 한편에는 신세 한탄 글이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다저스 팬들 모여봐.
아니 이게 말이 돼?
└믿었던 조엘 오스틴이 무너지다니…….
└솔직히 무너졌다고 볼 수는 없지. 2피안타 1실점이야. 안타도 전부 킴한테서만 나왔어.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하자. 에인절스는 못 했지만 킴은 잘했어.
└나도 동의. 3루타까지는 예상했는데 홈까지 쇄도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그렇다고 다저스 대처가 나빴나? 그건 또 아니었거든.
└포수도 정신 나갔을걸? 어떤 미친놈이 6.2ft(190cm)를 뛰어넘는다고 생각하냐고. 무릎을 굽혀서 높이가 줄긴 했지만.
└MVP 출신 후안 라미레즈도 예측 못 했을 듯.
└추스르고 응원이나 하자. 답은 나왔잖아? 킴만 막으면 돼. 그럼 에인절스 별거 없어.
└킴만 막으면 된다. 참고로 이거 레드삭스와 양키스전에도 나온 말이다. 전부 실패했지.
└그래도 다저스는 대응하겠지. 해야만 해.
한국 커뮤니티는 난리였다.
주모! 여기 국뽕 한 사발이요!
└후안 라미레즈 왈! 김도진은 슈퍼스타들의 슈퍼스타!
└그보다 에스리우스 로자리오의 멘트가 기억에 남는다. MVP들의 MVP.
└말은 똑바로 하자. 김도진은 MVP들의 MVP의 MVP야.
└MVP들의 MVP가 조엘 오스틴이고 조엘 오스틴의 MVP가 김도진이지? 개 간지네.
└진짜 멘트 듣는 순간 정신 나가는 줄 알았어. 내일은 점심 나가서 먹으려고.
└ㄷㄷㄷ. MVP들의 왕이라니. 킹한민국에서 태어나길 잘했어.
└야. 이러다가 오랜만에 한국인 우승자 나오는 거 아니냐?
└나오면 일타쌍피임.
* * *
에인절스와 팬들의 행복은 그저 1차전에서 그쳤다.
2차전부터 4차전까지 다저스가 내리 승리를 챙겨갔으니 말이다.
에인절스는 5차전에서 승리를 챙기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시리즈 스코어는 2:3.
단 한 번의 패배면 시즌 마감을 남겨두고 있었고 왕좌도 놓치게 된다.
더욱이 6차전 무대는 다저스 스타디움.
선발 투수는 다시 한번 도진과 조엘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조엘은 설욕을 다짐했다.
“이번만큼은 완벽하게 틀어막겠습니다.”
조엘은 인터뷰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기를 앞두고 그 소식을 접한 에인절스 선수들은 전부 긴장감에 젖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게 1차전과는 다르게 더는 목숨줄이 남아 있지 않았다.
또한 조엘 오스틴은 미국인이지만, 그는 겸손을 탑재한 선수로 평소 인터뷰를 할 때 두루뭉술하게 하는 편이다.
여태껏 이렇게까지 승리를 확신하는 발언을 내뱉은 적은 처음이었다.
얼어붙은 에인절스 라커룸에 도진이 구원 투수로 나섰다.
그는 침울해진 선수들 가운데 서서 목소리를 높였다.
“몇 마디만 하겠습니다.”
선수들의 시선이 전부 도진에게 향했다.
도진은 비장한 표정으로 말을 덧붙였다.
“시합을 앞두고 있으니 긴장부터 풀어주시길 바랄게요. 지금 너무 위축되어 있어요. 물론 압니다. 저희는 코너에 몰렸고 더는 물러설 길이 없다는걸요. 또한 상대 역시 정말 대단한 선수죠. 조엘 오스틴뿐만이 아니라 다저스 타선들도 컨디션이 확실히 올라왔고요.”
도진의 목소리가 커졌다.
커진 볼륨만큼이나 자신감이 더해졌다.
“다저스는 1승 남았지만, 저흰 2승 남았어요. 고작 1승 차이죠. 만약 오늘 경기 승리하면 아무리 다저스라도 저희와 똑같이 수세에 몰릴 겁니다.”
그 후 도진은 다저스가 강한 건 맞지만, 그들 또한 완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저스도 매년 월드시리즈를 우승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저는 오늘 경기 뒤가 없다고 생각하며 임할 겁니다. 다만 혼자서는 힘들어요.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도진은 현실적인 면을 언급하면서도 희망을 잃지는 않았다.
호세가 선수단 대표로 도진에게 물었다.
“그래서. 뭘 도와주면 되지?”
“4점만 내주세요. 3실점이 아마 오늘 제 최선일 겁니다.”
리그가 다른 에인절스는 다저스와 자주 만나지 않는다.
특히 도진은 올해 처음 다저스를 리그에서 만났다.
서로가 가진 표본이 적었다.
그렇기에 1차전은 어디까지나 생소할 법한 공이 통했을 뿐.
계속해서 기적을 바라는 건 양심에 어긋난다.
무엇보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다저스의 방망이는 불이 붙고 있었다.
호세는 코웃음을 쳤다.
다른 선수들의 심정을 대신해서 표출했다.
“조엘 오스틴에게 4점을 뽑아달라고? 애송아. 그게 쉬워?”
“어렵죠. 불가능에 가까울 수도 있어요.”
“그 점수를 내지 못하면 우리에겐 희망이 없다는 거잖아.”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오늘 우리가 다저스를 이길 확률은 없겠네?”
“점수를 내지 못했을 때는 그렇겠죠.”
“점수를 내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며.”
“가깝다고 했지, 불가능하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전 사실 희망은 있다고 보지만, 지금 여러분들을 보고 있자면 있던 희망도 사라질 것 같아요.”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끄덕임에는 반성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에인절스가 내년에도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또 모를까.
월드시리즈는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무대가 아니었다.
그러니 악착같이 달려들어도 모자랄 판에.
선수가 위축된 건 있어서는 안 될 일.
오늘 팀을 대표해서 선발로 나서는 선발 투수 앞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도진은 기운을 되찾은 선수들의 모습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었다.
이제는 저 자신감에 쐐기를 박아 더욱 치솟게 할 차례였다.
“미디어는 시즌 전에 에인절스가 우승 전력이 아니라고 했어요. 하지만 저희는 보기 좋게 리그를 우승했고, 레드삭스와 양키스를 이기고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이 됐죠. 그 자격으로 지금 이 무대에 서 있는 거고요. 누구 하나 특출나서 나온 결과가 아니라 저희 모두가 하나가 되어 이룬 결과물입니다. 그러니 이길 수 있어요. 다저스는 한 걸음. 저희는 두 걸음 남았어요. 고작 한 발짝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거죠.”
도진은 말을 덧붙였다.
“그러니 저희 힘 좀 내봐요.”
호세의 치솟은 입꼬리에 광기가 서려 있었다.
“다들 들었냐? 어깨 펴라! 겁쟁이처럼 위축되어 있지 말고.”
마르셀로가 한마디 거들었다.
“호세. 말은 바로 해야지. 덩치도 제일 커서 누구보다 위축돼 보였어.”
아돌니스는 무뚝뚝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벨은 큭큭 비웃었다.
호세는 눈에 불을 켰다.
“난 위축된 게 아니라 스파이크 끈 묶고 있었어!”
“그렇다고 해줄게.”
라커룸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다.
다만 어디까지나 직접 나서준 도진의 용기에 대한 화답일 뿐.
방금까지만 해도 죽은 동태 눈이나 다름없었던 그들의 눈동자가 결사 항전하겠다고 불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 가운데 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이거면 됐다.’
분명 전력은 다저스가 앞선다.
하지만 선수들이 제 역할만 다해준다면 에인절스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
야구는 그런 스포츠니까.
그리고 7차전까지 끌고 갈 수만 있다면 에인절스는 정말 우승을 노려볼 수 있었다.
7차전 에인절스의 선발 투수는 벨 조이스.
그는 2차전에서 패배를 기록했지만, 투구 내용 자체는 좋았다.
그러니 오늘 경기 승리할 수만 있다면 7차전에서 우승할 확률은 50%.
무려 절반이나 됐다.
‘모든 수를 대동해서라도 이긴다.’
* * *
[에인절스와 다저스! 다저스와 에인절스의 6차전 경기가 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월드시리즈답게 하루가 멀지 않게 명경기가 매번 탄생하고 있는데요. 경기 어떻게 보십니까?] [글쎄요. 정말 예측을 매번 빗나가고 있잖아요? 사실 에인절스가 1차전을 잡았을 때만 해도 내리 3연패를 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여기에 더해 5차전에서는 최근 기복을 보이는 레이날도가 호투를 선보이며 팀을 위기에서 구원했어요.] [그래도 객관적으로는 다저스가 우세하다는 말이 떠돌잖아요?] [객관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일단 지금 에인절스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어요. 1차전에서는 고작 2안타. 2차전부터 5차전까지는 전부 6안타 미만에 그쳤습니다. 방망이가 도무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하필 오늘 상대는 조엘 오스틴입니다. 오늘 조엘 오스틴은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내비친 만큼 오늘 경기 본인의 손으로 마무리를 짓고 싶겠죠.] [하지만 조엘에 맞서는 선수 또한 범상치 않잖아요?] [킴. 그는 플레이오프를 거듭하면서 한층 더 성장해 버렸어요. 전 이 선수가 도대체 어디까지 성장할지 감도 잡히지 않아요. 특히 1차전에서의 피칭은 정말 환상적이었죠. 그 기억을 되살려서 이번 경기 승리하고 싶을 겁니다.] [바로 라인업부터 만나 보시죠. 먼저 에인절스입니다.]1. 윌리엄 바스테스. 3B.
2. 도진 킴 DH.
3. 상우 리. C.
4. 호세 로드리게스. 1B.
5. 마르셀로 무냐. LF.
6. 켄 매논. SS.
7. 제롬 블랙. RF.
8. 라이언 스미스. CF.
9. 그레그 호먼. 2B.
P. 도진 킴.
[그리고 이어서 다저스입니다.]1. 조니 존슨. SS.
2. 테오 페랄타. 1B.
3. 앤서니 앨런. 3B.
4. 안데르손 스미스. LF.
5. 맥스 곤잘레스. RF.
6. 대미언 인맨. DH.
7. 게르트 뮬러. 2B.
8. 아이작 필립스. C.
9. 브레드 크로포드. CF.
P. 조엘 오스틴.
[양 팀 모두 1차전과 똑같은 라인업을 들고나왔어요.] [과연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될지 한 번 지켜보도록 하시죠.]경기가 시작됐다.
조엘 오스틴은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기라도 하겠다는 듯.
범접할 수 없는 투구를 선보이고 있었다.
훌륭한 제구력이 바탕이 된 그의 공격적인 피칭에 에인절스 타자들을 하나둘씩 쓰러지고 있었다.
3회 말이 끝난 시점에서 조엘 오스틴은 3이닝 0피안타 0볼넷.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다른 한편 도진은 1회 말 선두타자에 안타를 맞았고.
3번 타자 앤서니에게 타점을 내주며 실점을 헌납했고.
2회에도 2개의 안타를 맞아 다시 한번 실점하며 0:2로 끌려가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개인 SNS에 다저스의 승리를 점치고 있었다.
다저스 팬들은 승리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순식간에 축제 분위기가 일어났다.
덩실덩실 춤을 추는 사람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우승의 감격으로 눈물을 흘리는 팬들까지 이곳저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그 축제 분위기는 4회 초를 앞두고 이어진 누군가의 인터뷰로 찬물을 뒤집어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