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52)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52화(52/400)
월요일 아침.
FS 야구부는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위해 노스캐롤라이나로 여정을 떠난다.
도진은 학교 입구에서 기지개를 켰다.
마이크는 눈을 비비적거리며 도진의 곁으로 슬그머니 다가왔다.
“긴장 안 되냐?”
“아직은? 너도 별로 긴장 안 한 것 같은데?”
“응. 별로.”
도진은 조금 놀랐다.
웬일이래.
마이크는 샌프란시스코 원정 경기 때만 해도 벌벌 떨었다.
하지만 그보다 큰 무대로 향하면서 긴장을 안 한다니.
성장한 건가?
“그런 건 아니고.”
도진은 정말 야구 할 때를 제외하면 생각이 읽히나 싶었다.
마이크는 여유롭게 말을 이었다.
“기사들 좀 봤어?”
“조금 봤어.”
“우리에 대한 기대가 어떻지?”
“없더라.”
“그렇지. 아예 없는 수준이야.”
어떤 기사를 찾아봐도 FS가 이번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내리라는 기사는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더욱이 16팀 중에서 16위라며 확정을 짓듯이 기사를 내보냈다.
“그에 대해선 차차 알려줄게.”
마이크는 도널드 감독이 모습을 드러내자 말을 흐렸다.
도널드 감독은 인원수를 파악 후 선수들에게 버스에 오르라고 지시했다.
전미 최고의 대회로 향한 여정은 막 시작됐다.
* * *
비행기 안에서 도진은 마이크와 나란히 앉았다.
마이크는 기다렸다는 듯이 30장이 넘는 A4용지를 가방에서 꺼냈다.
“이게 뭐야?”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 진출하는 팀에 관한 정보.”
도진은 노력이 가상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마이크는 전부 다 볼 필요 없다며 도진에게 일부분만 추려서 건넸다.
“일단 이거 보기 전에 알아둬야 할 게 있어.”
“뭔데?”
“최고의 대회에 나가면서 선수들의 표정이 괜찮아 보이지?”
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한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샌프란시스코나 산타모니카 원정 경기가 훨씬 긴장감이 맴돌았다.
“일단 이유는 두 가지야. 현실감이 없어서 그런 것도 있어.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는 미국에서 최소한 16번째로 야구를 잘한다는 팀이라는 소리니까.”
아. 고작 리그 중위권도 아슬아슬했던 팀이 갑자기 순위가 확 올랐으니 그럴 수 있겠구나.
도진은 이해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번째는 마주해야 할 현실 때문이야.”
“현실이라니?”
마이크는 조금은 슬픈 얘기라며 이야기에 시동을 걸었다.
“일단 이것부터 알아야겠지. 캘리포니아주가 최근 10년간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서 어떤 성적을 기록했는지 알아?”
그렇게까지 깊게 알지 못했던 도진은 고개를 저었다.
“1라운드 탈락.”
“뭐?”
“1라운드를 넘긴 적이 없어. 전부 16강에서 탈락했어.”
“샌프란시스코나 산타모니카가 출전했을 거잖아.”
“어. 근데 단 한 번도 1라운드를 넘기지 못했어.”
“왜?”
“자. 이거 첫 장부터 봐봐.”
앨라배마주의 후버 고등학교 선수들의 기록이었다.
도진은 먼저 타자 쪽만 가볍게 훑었다.
그러고는 격양된 목소리로 물었다.
“이게 말이 돼?”
타자들이 기본적으로 4할이 넘거나 가까이 치는 타자들이 수두룩했다.
캘리포니아 최강의 타격팀 산타모니카와 비교해봐도 후버가 우월했다.
“혹시 앨라배마주가 전체적으로 약해? 어떻게 이런 기록이 나올 수가 있지?”
“정확히는 앨라배마주뿐만이 아니라 대회에 참가하는 학교 중에서 캘리포니아만 좀 특이하지.”
“뭐가 다른데?”
“다른 주는 한 학교에 난다긴다하는 선수들이 다 모이거든.”
도진은 이유를 굳이 묻지 않았다.
한국도 다르지 않았으니까.
야구 명문에 들어가면 그만큼 실력이 더 향상되는 것은 물론.
야구 관계자들에게도 훨씬 눈에 띄기 마련이었다.
전부 미래와 직결되어 있었으니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싶은 건 선수나 부모님의 마음이나 똑같았다.
‘그게 미국에서도 똑같을 줄이야.’
솔직히 생각하지 못했다.
캘리포니아를 봐라.
잘하는 선수들이 학교마다 분산되어 포진해 있었으니까.
마이크는 도진이 핀트를 잡았다고 확신했다.
“바로 그거야. 캘리포니아는 잘하는 애들이 흩어져 있단 말이지.”
“왜 그런 거야?”
“야구 명문들이 분산되어서 그런 것도 있지. 야구 명문이 되고 싶은 학교가 캘리포니아에 다수 몰려 있는 것도 그렇고.”
메이저리그 구단만 놓고 봐도 그렇다.
캘리포니아에만 메이저리그 구단이 총 5개나 몰려 있었다.
뉴욕, 일리노이, 펜실베니아, 텍사스 같은 다른 주들은 기껏해야 2개의 구단이 포진되어 있다.
그에 비하면 캘리포니아만 압도적으로 많은 숫자였다.
그만큼 캘리포니아는 스포츠를 즐기기에 날씨며 환경이며 최적의 조건이며 사람도 제일 많았다.
“참고로 네가 보는 그 앨라배마의 후버는 예상 순위 12위야.”
도진은 뒷장으로 넘겨 투수들의 기록도 확인했다.
0점대 방어율과 1점대 방어율이 수두룩했다.
한 팀에 좋은 선수들이 모여 있었으니 이런 성적이 나온 걸 수도 있다.
다른 학교보다 월등히 강하면 충분히 나올만한 기록이었다.
‘이건 양학을 했다기보다는 그냥 선수들이 잘한다고 봐야 해.’
마이크는 선수들에 대한 코멘트를 일일이 남겼다.
150km를 던지는 투수들도 꽤 많았다.
한마디로 멤버 전원이 페드로 같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소리다.
“이해했나 보네.”
“만만치 않은 선수들이네. 산타모니카. 그 이상이야.”
그러므로 FS 선수들은 강한 상대를 앞두고 단념한 것이었다.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애당초 머릿속에 자리했겠지.
‘수준 차이가 심하긴 하네.’
마이크는 손을 휘휘 저었다.
“일단 관심 있게 봐야 할 팀 몇 개 추렸어. 뒷장 넘겨봐.”
다음 장은 NY.
뉴욕 고등학교였다.
“여기도 잘하는 선수들이 몰려 있는 건가?”
“어. 뉴욕도 앨라배마처럼 선수가 몰려 있어. 게다가 선수 풀은 앨라배마보다 좋지.”
도진은 빨간색으로 밑줄 친 이름에 시선을 고정했다.
타카시 사토.
몇 번 이름을 들어봤다.
‘NY의 일본인 투타 겸업 에이스.’
도진은 기록을 확인 후 혀를 내둘렀다.
“기록이 말도 안 되네.”
“선발 투수로 나와서 방어율 1점. 거기에 NY의 타율과 타점 1위를 찍었어.”
완벽한 퍼포먼스였다.
NY 고등학교에 잘하는 선수들이 몰렸지만, 그들이 리그 내에서 붙었던 다른 학교들의 실력도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
더욱이 NY 고등학교는 타카시 사토만 잘하는 게 아니다.
그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전부 훌륭한 기록을 보유했다.
하지만 마이크는 타카시 사토의 설명에 집중했다.
“타카시 사토는 작년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어.”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이라는 큰 대회에서 활약을 펼쳤다.
큰 경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에이스.
더군다나 작년이라면 타카시 사토는 2학년이었다.
“NY는 작년 대회에서 몇 위였는데?”
“4강에서 졌어.”
도진은 허탈했다.
NY 고등학교의 성적을 보면 캘리포니아 그 어떤 팀보다 훌륭했다.
마이크의 뉘앙스도 NY 고등학교가 캘리포니아 리그에 속했다면 무조건 1위 했을 거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를 내었다.
그런데도 4강에서 탈락했다고?
“누구한테 탈락했는데?”
“뒷장 열면 알 수 있어. 그 학교가 NY가 4강에서 붙었던 학굔데 사실상 결승전이란 말이 많았어.”
도진은 다음 장을 넘겼다.
학교의 이름은 뷰포드.
마이크는 곧장 설명을 덧붙였다.
“미국 고등학교 야구의 영원한 왕자. 아니. 왕자 딱지는 뗀 지 오래됐지. 미국 고등학교 야구의 왕. 뷰포드.”
“그만큼 잘한다는 거지?”
“20년간 매번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 초청받았다. 리그는 당연히 매번 우승이고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서도 20번 중 10번 우승.”
“절반이나 우승했다고?”
“뷰포드 출신은 웬만해선 드래프트에서 구단의 선택을 받아. 물론 전부 1라운드는 아니지만 그만큼 야구에서만큼은 최고 명문이란 소리야.”
중학교 야구에서 난다긴다하는 선수들의 꿈은 대부분 뷰포드.
집에서 멀어져 기숙사 생활이 필요해도 그 학교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고.
“뷰포드는 athletic school이야.”
‘운동학교? 체육 고등학교 느낌인가?’
“뷰포드는 미국에서 제일 유명한 미식축구, 농구, 야구만을 다루는 학교지.”
“뭐가 다른데? 우리 학교도 저 스포츠들에 일가견이 있잖아.”
“어. 그렇긴 한데 미세하게 달라. 전미 최고 수준의 코치와 시설을 갖추고 있어.”
“최고 수준?”
“응. 그냥 도널드 감독님 같은 분들이 즐비한다고 봐도 돼. 그만큼 스포츠를 전문으로 육성하는 학교라서.”
그렇기에 야구뿐만이 아니라 미식축구와 농구에서도 매해 좋은 성적을 낸다고.
설명을 듣다 보니 도진은 뷰포드가 내는 성적이 당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최고의 유망주들이 최고의 시설과 코치들이 있는 곳으로 간다?
답은 불 보듯 뻔했다.
우승권이 아닌 게 더 이상했다.
“NY가 4강에서 그 뷰포드에게 졌어. 물론 NY도 결코 무시할 상대는 아니야. 앞서 말했듯이 사실상 결승이었다고 할 정도였으니까. 그들도 매해 실력이 늘고 있지.”
“타카시 사토도 올해 3학년이 된 거잖아? 기량도 훨씬 늘었겠지. 이번 해나 내년에는 또 달라질 수도 있는 거 아냐?”
“그렇게 볼 수도 있긴 한데. 뷰포드도 다르지 않아. 죄다 우리 동갑내기들이 뛰어난 실력을 갖춘 거라서.”
“뷰포드의 중심도 3학년이라고?”
“어. 뷰포드의 상위타선부터 중심타선.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 전부 우리와 같은 학년이야. 내년에 졸업을 앞두고 있지.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강하냐면…….”
마이크는 심호흡을 내쉰 후 눈을 살포시 감았다.
자신도 지금 당장 내뱉을 말이 차마 믿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카일리, 데이브, 알렉산더가 1번부터 9번까지 있다고 생각하면 돼.”
도진은 이미 앞서 마이크가 밑밥을 깔았던지라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틀린 말은 아니겠지.’
전미 최고의 대회를 밥 먹듯이 우승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일각에선 우리 학년을 이렇게 부르기도 해.”
황금세대.
도진은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샌프란시스코의 카일리와 스테픈, 산타모니카의 데이브 역시 전부 동갑이었으니까.
그들의 실력 또한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던가?
‘이거. 쉽지 않겠네?’
하지만 도진은 생각과 반비례하는 표정을 지었다.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 진출하겠다는 내 첫 번째 목표는 달성했다.’
메이저리그로 향하기 전 고등학생으로서 새로운 목표를 정해야겠지.
‘이기고 싶다. 전부 눌러버리고 싶어.’
기필코 졸업 전에 저들을 전부 눌러버리겠다.
대한민국 최고의 재능으로서 난다긴다하는 미국의 유망주들 사이에서도 최고가 되고 싶었다.
* * *
FS 선수단은 비행기에서 내려 버스로 숙소까지 이동했다.
도진은 길을 따라 쭉 나아가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다 깜짝 놀랐다.
우측과 좌측에는 나란히 4개씩 총 8개의 야구 구장이 시야를 사로잡았다.
‘저기서 시합을 뛰나 보네.’
버스 안에서 구장의 그라운드 상태를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도진은 구장의 상태가 굉장히 잘 관리되어 있다고 확신했다.
멀리 보이는 경기장의 라인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었다.
이는 잔디를 깔끔하게 관리해 최상의 상태를 유지했다는 증거였다.
‘우리 학교 구장도 관리가 잘 되어 있지만, 그와 비교해도 훨씬 좋아 보이네.’
하긴.
고등학교 최고의 대회다.
더욱이 USA Baseball에서 직접 주관했으니 당연할 수밖에.
미국을 드높일 인재들이 최상의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게 힘을 썼겠지.
머지않아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3성급 호텔이었다.
도널드 감독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선수들에게 지시했다.
“전부 짐만 풀고 곧장 내려와라.”
도진은 마이크와 같은 방에 배정됐다.
숙소의 문을 여는 순간에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우와. 이게 호텔인가?”
“지리긴 하네.”
마이크도 이번만큼은 도진의 감탄에 동의했다.
대우가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경험하는 건 처음이었다.
깔끔한 방과 깨끗한 화장실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엔 충분했다.
마이크는 방 상태와 화장실을 두루두루 확인했지만, 도진은 짐을 풀자마자 침대로 뛰어들었다.
비행과 버스 여행만 무려 5시간이었다.
몸이 찌뿌둥해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마이크는 이불에 파묻힌 도진을 향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못 들었냐? 내려가야지.”
“피곤해. 그런데 왜 바로 내려오라고 하시는 거야?”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밥인가?”
“쯧쯧.”
“밥이 안 중요하다고?”
“그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다.”
도진도 결국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1층에 다다르자 선수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대형 티비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화면을 접한 도진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멀끔히 차려입은 두 남성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2035년 NHSI가 2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각지에서 선수들이 속속히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요.]NHSI.
내셔널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의 약자.
화면에 나오는. 그리고 마이크가 말한 중요한 일은 바로 조 추첨이었다.
[그렇습니다. 선수들은 2일간 이곳의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진행 후 곧장 시합에 돌입하게 됩니다.] [네. 단판 토너먼트입니다. 패배 즉시 짐을 싸서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죠.] [이제는 어떤 팀이 어떤 팀과 맞붙는지 알아봐야겠죠?] [1번부터 16번까지 번호를 뽑을 겁니다. 1번은 2번과 붙게 되고 7번은 8번과 15번은 16번과 붙게 됩니다.] [늘 그래왔듯 일반적인 16강 토너먼트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럼 번호를 뽑아 볼까요?]두 개의 박스가 놓인 화면으로 변경됐다.
그 앞에선 백인의 노인이 왼쪽 박스에 먼저 손을 넣었다.
노인은 박스 안에서 구슬 한 개를 집어 들더니 구슬을 돌려 열었다.
종이가 한 장 튀어나왔다.
노인은 말린 종이를 펼쳤다.
뷰포드.
[야구 명문 뷰포드입니다. 이 학교를 모르는 사람은 미국 내에선 없겠죠. 과연 몇 번에 배정될지.]노인은 그 옆에 박스로 이동해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구슬에서 꺼낸 종이에는 3번이 적혀 있었다.
FS 선수단 전원의 입에서도 공포 섞인 탄성이 흘러나왔다.
도진은 선수들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진짜 강팀이 맞나보네.’
선수들이 이렇게나 누군가를 진심으로 두려워한 적이 있던가?
긴장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이왕이면 4번은 피했으면 좋겠다.’
추첨은 계속 진행됐다.
다음은 바로 FS였다.
“어? 우리다. 우리다!”
일원들의 목소리가 밝아졌다.
번호가 15개나 남아 있었으니 확률상으로 4번이 걸릴 확률은 낮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의 FS 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가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 진출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죠. 그리고 FS는 16번에 배정됩니다!]안도의 한숨이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왔다.
도진도 저도 모르게 그들과 똑같이 심호흡했다.
‘뭐야. 분위기 때문에 나까지 긴장했네.’
도진은 뷰포드가 어디에 속한 학교인지, 선수의 이름조차 몰랐다.
‘그래도 저 무서운 팀과 만나는 것도 결승일 뿐이구나.’
추첨은 계속 이어졌다.
어느덧 단 두 학교만 남겨두고 있었다.
남아 있는 숫자는 13번과 15번이었다.
도진은 마이크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아직 어디 어디가 발표 안 된 거지?”
“앨라배마의 후버. 그리고.”
NY.
마이크의 목소리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달됐다.
그들은 하나같이 양손을 모으더니 똑같은 말을 내뱉었다.
“제발! 후버!”
선수들의 기도가 통한 것일까?
후버 고등학교가 15번 NY가 13번에 배정되자 선수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도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갸웃했다.
“이러면 후버 이겨도 8강에서 바로 NY를 만나는 거 아니야?
선수들은 팩트를 말한 도진을 경멸스럽게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