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68)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68화(68/400)
FS 야구부 전원은 신입생 테스트를 도왔다.
알렉산더는 점심을 먹고 나서 실내 야구장에 도착 후 도진의 옆에 앉았다.
그는 제니퍼에게 가벼운 눈인사를 건넨 후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떠냐.”
신입생들을 의미했다.
“말도 안 되는 괴물들이 넷이나 있어.”
도진은 오전 테스트에서 그들을 중점적으로 봤다.
그들이 MVP 출신이기 때문에 편파적으로 관심을 둔 건 아니었다.
스포츠에서는 압도적으로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이 당연히 눈에 들어오기 마련.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나도 솔직히 반즈 형제가 조금은 기대가 된다.”
도진은 알렉산더가 흥미를 보이자 의외라며 피식 웃었다.
그는 다른 누군가를 잘 인정하지는 않았으니까.
도진은 오전 내내 신입생 테스트를 봐온 입장으로서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일단 페드로 선배의 빈자리가 걱정되긴 했는데. 괜한 걱정인 것 같아. 올 시즌 이상하게 느낌이 좋네.”
“페드로 선배는 훌륭한 선수지만, 이번에 졸업한 선배들 중에서 페드로 선배만큼 뛰어난 인물은 없었지.”
도진도 동의한다며 고개를 한번 끄덕했다.
졸업생들이 빠졌다.
공백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새로운 얼굴들과 마주하자 걱정보다는 희망이 보였다.
‘오히려 작년보다 더 강해졌을지도.’
도진은 선발로 옮겼으니 페드로의 자리를 대신 할 수 있다.
거기에 전미 중학 투수 랭킹 1위가 합류했다.
캘리포니아 중학 최고의 투수도 힘을 보태줄 것이다.
타자도 중학생 전미 1위와 캘리포니아 1위가 합류했으니 타선도 더욱 두터워졌다.
‘어중간한 실력자 여럿보다는 압도적인 실력을 보유한 선수 1명의 가치가 훨씬 크지.’
도진과 마이크의 합류가 이미 증명해낸 바 있다.
물론 저들이 입학했다고 해도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뷰포드나 준우승을 한 NY처럼 다른 팀을 씹어먹을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작년보다 더 나은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거야. 출발부터가 좋아.’
알렉산더는 생각에 잠긴 도진의 어깨를 툭 치더니 자리를 툴툴 털고 일어났다.
“슬슬 몸 풀자.”
도진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귀찮다며 투정 거리는 마이크에게 손을 내밀었다.
“신입생들 실력 좀 봐야겠지?”
마이크는 도진의 손에 힘을 실어 몸을 일으켰지만, 불만이 가시지는 않았다.
‘아휴. 야구밖에 모르는 두 놈 사이에 있으니 숨이 아주 턱턱 막히네.’
* * *
도널드 감독은 재학생들과 신입생들을 야외 야구장으로 불러 모았다.
이렇게 뭉쳐놓고 보니 선수만 100명이 넘었다.
물론 이 중에서도 탈락하는 학생들이 존재하지만 어쨌거나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이것이 곧 지금의 FS 위상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지원자 수는 고작 15명도 채 되지 않았으니까.
그 15명은 도진과 마이크도 포함한 숫자였다.
“이제 재학생과 신입생으로 팀을 나눠서 경기를 뛸 거다.”
도널드 감독은 도진을 가리켰다.
“킴 잠깐 나오지. 그리고 신입생 대표로는 페르난도가 대표로 잠깐 나 좀 보지.”
도널드 감독은 둘에게 각자 라인업을 건네주었다.
1. 크리스 CF. L.
2. 페르난도 SS. S.
3. 자본타. RF. R.
.
.
P. 디에고. S.
1. 알렉산더. 3B. S.
2. 마이크. C. R.
3. 도미닉. 2B. L.
.
.
P. 도진. R.
청백전에서 타순의 의미는 무의미.
도진과 페르난도는 라인업을 확인 후 각자 진형으로 이동했다.
“자. 여기 라인업. 나 대신 선수들에게 전달 좀 해줘. 나 더그아웃에서 글러브 좀 들고 바로 마운드에 오를게.”
도진은 마이크에게 종이를 건넸다.
그러고는 더그아웃에서 글러브를 들고 마운드에 올랐다.
‘1번부터 캘리포니아 MVP 타자라. 재밌겠어.’
어깨를 완벽하게 푼 도진은 모자를 매만졌다.
그 후 새로운 얼굴 크리스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의 신체조건은 키 185cm에 몸무게 95kg였다.
‘이야. 이제 막 고등학생 된 건데, 덩치 보소. 장타력 좋아 보이네.’
도진은 타자를 힐끗 쳐다본 후 마이크의 사인을 기다렸다.
물론 거창한 사인이 나오지 않으리라고는 알고 있었다.
‘포심이라. 오케이.’
굳이 신무기로 신입생들의 기를 꽁꽁 묶어둘 필요는 없었으니까.
오히려 치기 좋게 던져주는 편이 테스트를 보기에 적합했다.
초구.
도진은 한복판을 향해 포심을 찔러 넣었다.
타자는 눈을 번뜩이며 스윙했다.
부웅.
헛스윙.
하지만 스윙 소리만큼은 태풍을 연상시킬 만큼 거셌다.
‘와우. 이게 이제 고1이라고?’
도진은 입꼬리가 절로 솟았다.
신입생답지 않은 호쾌한 스윙은 그가 자신을 상대로도 위축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이야. 이게 캘리포니아 MVP인가? 제대로 맞았으면 넘어갔으려나?’
그러니 테스트해봐야겠지.
도진은 또다시 같은 공을 던졌다.
힘을 빼고 던진 구속은 94마일의 포심 패스트볼로.
저번 시즌 도진이 던진 98마일에 비하면 4마일이나 뒤처진 구속이었다.
타자도 스윙했다.
앞선 스윙보다 확신에 찬 스윙이었다.
따-악!
타구는 쭉쭉 뻗어갔다.
도진도 고개를 틀어 훨훨 날아가는 타구에 시선을 떼지 않았다.
‘아쉽네. 넘기진 못하겠는데?’
도진의 예상대로였다.
타구는 펜스를 직격했고 타자는 2루에 안착했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아무리 힘을 빼고 던졌지만, 94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은 결코 느린 구속이 아니다.
그런데 타자는 완벽히 받아쳐 장타를 만들어냈다.
‘FS는 지금까지 장타력이 부족했지.’
알렉산더와 자신만이 장타력을 보유했었으니까.
마이크도 장타력이 나쁜 건 아니었지만,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물론 마이크도 이번 시즌에는 장타를 늘리겠다고 미친 듯이 노력하긴 했는데.’
그는 이를 아득바득 갈며 힘을 키웠다.
장타가 부족하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외견상으로는 확실히 성공이야.’
뭐랄까.
‘단단한 골렘 같은 느낌?’
도진은 잡생각을 접겠다며 바닥에 떨어진 로진백을 주워 들었다.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페르난도 반즈.
키 183cm에 몸무게가 80kg.
마이크와 알렉산더 혹은 앞서 도진이 상대했던 크리스와 비교하면 체격이 다부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도진 자신 같은 부류였다.
‘어떤 타격을 보여주려나?’
페르난도 반즈는 기술적인 타격을 선보이는 타자였다.
그 기술을 메이저리거인 아버지에게서 전수 받았다.
기술적인 타격만으로도 홈런을 뻥뻥 기록하며 타율과 타점 1위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거기에 수비와 발까지 빠른 그를 이렇게 불렀다.
5툴 플레이어.
물론 페르난도의 정보가 없었던 도진은 직접 경험해보겠다며 곧장 와인드업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미세하게나마 진심을 섞었다.
96마일의 포심 패스트볼은 한복판을 향했다.
퍼억.
스트라이크.
페르난도 반즈는 배트를 내지 않았다.
그저 타석에서 공을 한번 지켜보더니 광기 섞인 입꼬리를 올렸다.
“약한데요?”
페르난도는 도진을 상대로 처음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지만, 그가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지는지 알고 있었다.
‘이보다 빠른 공 좀 던져주시죠.’
도진은 페르난도의 도발에도 모자를 매만지며 외면했다.
‘미안한데 이건 내 테스트가 아니란다.’
2구.
똑같은 패스트볼은 한복판으로 향했다.
퍼억.
스트라이크.
페르난도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아쉬워했다.
캘리포니아 최고의 투수와 제대로 맞붙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도진의 투구를 보아하니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쩔 수 없지.’
3구.
페르난도는 이번에는 꼭 스윙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은 도진의 손을 떠났다.
하지만 손을 떠난 투구는 탑스핀을 잔뜩 머금은 커브였다.
‘아이고 후배님. 2스트라이크를 그렇게 쉽게 내주면 안 되지!’
페르난도는 순간 움찔했다.
‘커브라고?’
이미 스윙을 하겠다고 스트라이드를 한 상태.
지금 이대로 배트를 돌리면 가차 없이 삼진이었다.
하지만 페르난도는 투구에서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러고는 최대한 팔의 힘으로만 스윙했다.
틱.
빗맞은 타구는 파울이 됐다.
도진과 마이크는 일순 몸이 얼어붙었고. 생각은 일치했다.
‘이걸 반응해?’
물론 도진은 자신의 100%로 공을 던지지는 않았다.
잘 쳐줘야 절반 정도의 힘만 사용했다.
‘그래도 삼진일 줄 알았는데?’
하지만 페르난도는 파울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그의 선구안과 배트컨트롤이 훌륭하다는 뜻이었다.
3루 베이스 측에서 이를 무미건조하게 바라보던 알렉산더 역시 놀라워했다.
그는 껌을 질겅질겅 씹다가 말고 호기심 어린 눈빛을 띠었다.
‘오?’
그리고 FS 3인의 입꼬리는 동시에 치솟았다.
‘물건이구나!’
페르난도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며 한복판으로 향하는 4구째 패스트볼에 힘을 실어 스윙했고.
따—악!
타구는 담장을 넘겨버렸다.
‘미쳤다! 미쳤어!’
도진은 홈런을 맞았음에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리 온전히 힘을 주지 않았더라도 96마일의 패스트볼이다.
이제 갓 고등학교 입학한 타자가 154㎞를 웃도는 공에 반응해 우습게 담장을 넘겨버렸다.
‘이야! 진짜 대단하네?’
그는 당장에라도 FS 클린업트리오의 한자리를 꿰차도 손색없는 타자였다.
페르난도는 베이스를 돌다 말고 양팔을 머리 위로 동그랗게 말아 하트를 만들었다.
그가 만든 하트의 대상은 다름 아닌 제니퍼였다.
도진은 내심 부러웠다.
‘스타성까지도 확실하네. 표현력마저도 1등이고.’
저게 처음 만난 사이에서 보일 수 있는 제스처라니.
* * *
도진은 1이닝을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 후 새로운 투수들도 지켜봤다.
페르난도의 쌍둥이 동생 디에고.
그는 스위치 투수였다.
도진은 매우 신기해했다.
‘와. 스위치 투수가 있다고는 들어 봤는데 실제로는 처음 봐.’
디에고는 오른손은 91마일.
그리고 왼손은 90마일을 던졌다.
‘무엇보다 양손의 구속이 거의 균등하네?’
이뿐만이라면 모를까.
그는 구종도 벌써 3가지나 완벽히 던질 줄 알았다.
패스트볼,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
디에고는 신입생이고 나발이고 봐주지 않는 알렉산더를 상대로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마이크부터 내리 3연속 삼진을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위기관리 능력도 훌륭해. 저 친구도 즉시 전력감이다.’
그 후 FS의 붙박이 주전 3인방은 1회 이후에 전부 교체됐다.
도진은 마이크의 어깨를 도닥였다.
“인생이 다 그렇지 뭐.”
삼진당한 것을 의미했다.
“닥쳐라. 짜증 나니까.”
“스윙이 크긴 크더라. 신입생들 상대로 홈런을 날리고 싶냐?”
마이크는 움찔했다.
오프 시즌 기간에는 타석에서 전력으로 스윙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몸은 만들어놨으니 써봐야 하는 게 세상의 이치가 아니던가?
자신도 장타를 칠 수 있다.
홈런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서 큰 스윙을 가져간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삼진.
더욱이 2-2 카운트에서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크게 헛스윙하며 타석에서 한 바퀴 빙글 돌며 엉덩방아까지 찧었다.
‘젠장.’
마이크의 백옥같은 하얀색 피부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도진도 여기서 더 놀렸다가는 큰일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만해야지.’
도진은 마이크와 함께 더그아웃을 벗어나 관중석으로 이동했다.
이미 자리를 잡은 알렉산더 옆에 앉아 남은 경기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때 갑자기 도널드 감독이 나타났다.
도널드 감독은 제니퍼와 함께 2층으로 이동해 일원들을 찾았다.
‘갑자기 무슨 일이시지?’
연습 시합 중에는 웬만하면 찾는 경우가 없는 도널드 감독이었기에 도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도진이 의아한 얼굴로 도널드 감독 앞으로 다가갔다.
제니퍼는 감독의 말에 따라 각자의 이름이 적힌 봉투를 셋에게 각각 나눠주기 시작했다.
제니퍼가 마지막으로 도진에게 종이를 건넬 땐 눈웃음을 지었다.
“킴! 저는 그래도 킴을 응원할 거예요!”
저게 무슨 말이지?
알 수 없는 상황과 알 수 없는 제니퍼의 말.
하지만 봉투를 여는 순간 도널드 감독이 이렇게 나타나 자신들을 찾은 이유, 그리고 그녀가 말하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A4 용지에는 태극마크와 함께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U-18.
도진을 국가대표에 차출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