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97)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97화(97/400)
3일째 연습이 끝나는 날.
도진은 조엘을 학교 입구까지 배웅했다.
“3일이지만 재밌었다.”
“저도 FS 대표로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실력이 늘었어요.”
“그랬다면 다행이고.”
“꼭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조엘은 피식 웃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혹시나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 우승 못 해도 너무 상심하지 마. 물론 작년보다 경쟁력을 훨씬 있겠지만, 우승은 운이 따라야 하거든.”
“네. 알고는 있습니다. 야구는 강팀이라고 우승할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죠. 우승할 확률이 높을 뿐.”
“그래. 알고 있으니 다행이네. 어차피 아마추어는 야구 인생의 일부분일 뿐이야. 진짜는 프로부터 시작이지.”
조엘은 도진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어 했다.
사실 아마추어 대회만큼은 실력으로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으니까.
그래도 부담을 안고 경기에 임하면 실수가 나오기 마련.
그가 큰 무대에서도 실수 없이 최고의 모습을 보였으면 했다.
“아. 그리고 드래프트 말이야.”
도진이 반응을 보이자 조엘은 말을 덧붙였다.
“1순위가 될 수는 없을 거야. 아마 내 생각은 그래.”
“제가 한국인이라서 그렇죠?”
아무래도 자국 선수가 아닌 점이 메리트 면에서 떨어졌다.
“어. 하지만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1순위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니야.”
“네?”
“진짜야. 농구 같은 경우야 1라운드 1순위가 무조건 좋은데, 메이저리그는 조금 달라. 물론 그렇다고 1순위가 안 좋은 건 아니지만.”
도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을 띠었다.
그도 그럴 것이 도진은 한국의 KBO 드래프트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미국 방식은 아직 잘 몰랐으니 말이다.
조엘은 도진의 어깨를 툭 쳤다.
“1순위보다 중요한 건 계약서다.”
“계약서라뇨?”
“구단이 어떤 조건을 네게 제시하는지가 중요해. 이게 네 가치를 의미하는 바니까. 돈도 포함이 되겠지.”
1라운드 1순위가 무조건 제일 많은 계약금을 받아 가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메이저리그는 그랬다.
무엇보다 돈을 많이 받아도 세부적인 계약조건은 전부 달랐다.
“에이전트를 고용해야 할까요?”
“아직 안 했어? 연락 꽤 갔을 텐데?”
“네?”
“메일이나 SNS 들어가면 무조건 있을 거다.”
“아. 제가 둘 다 거의 안 해서요.”
“정말 야구만 했네. 물론 내가 드래프트 당시에 도움을 줄 수는 없겠지만…….”
메이저리그 시즌이 한창때였다.
조엘은 말을 덧붙였다.
“에이전트를 고용할 필요는 없어. 그건 연차가 쌓이고 FA 전에 하면 된다. 신인들은 대부분 가족이나 친구들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경우도 많아.”
“전문가가 없으면 불리함이 있지 않아요?”
“음. 신인 드래프트에는 웬만해선 그런 건 없어. 왜냐면 계약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선수가 대학으로 튀면? 구단은 정말 큰 손해를 보거든.”
“그럴 수도 있겠네요.”
“세부적인 협상에서는 손해를 볼 수도 있겠지만, 큰 틀은 다르지 않을 거야.”
도진은 자신의 가치를 이미 증명하고 있다.
어떤 구단이 그를 선택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가치를 후려치지 못할 것이다.
도진은 비록 외국인이지만, 미국 무대에서 증명하고 있었으니까.
그는 외국인 드래프트가 아닌 여타 다른 미국인들처럼 1st year draft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다음에는 프로 무대에서 보겠구나.”
조엘은 도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도진은 양손으로 그가 내민 손을 맞잡았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을게요.”
“프로 무대에서 만나면 한번 져주나?”
“그건 승부조작인데요.”
“뭐야. 설마 날 상대로도 이길 생각이었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요?”
조엘은 도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래. 그 자신감 끝까지 안고 롱런하길 바란다. 또 보자.”
* * *
시간은 흘러 겨울 방학의 끝이 다가왔다.
이제는 상우와 페드로도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도진은 먼저 페드로를 찾았다.
“감사합니다. 선배 덕분에 디에고가 한층 더 발전한 것 같아요.”
“정말 어마어마한 재능이더라.”
“그렇죠? 저도 깜짝깜짝 놀란다니까요? 아직도 1학년이란 게 믿기지 않아요.”
“너도 잘하고. 우승 기대할게.”
“이렇게 애써주셨잖아요? 꼭 우승으로 보답할게요.”
페드로가 손을 내밀었다.
도진은 그의 손을 맞잡았다.
“프로에서 봬요.”
“그래.”
인사가 끝나고 상우에게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마이크와 부둥켜안고 있었다.
“마이 프렌드!”
“마이 프렌드!”
조엘이 떠난 순간부터 둘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였다.
밥도 같이 먹고 타격이나 포수 훈련도 늘 함께했다.
3주라는 매우 짧은 시간임에도 서로의 장점만을 습득해 큰 발전을 이뤘다.
‘무엇보다 미국인 노이로제가 조금은 사라진 것 같네.’
상우는 여전히 어눌한 영어로 쉬운 단어만 사용했지만,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그리고 저 모습을 계속해서 보인다면 이 낯선 땅에서 금세 적응할 수 있겠지.
“아메리칸 베스트 캐처! 씨 유!”
“코리안 베스트 캐처! 또 보자고!”
도진은 마이크의 등을 검지로 콕콕 찔렀다.
병신 같으니 그만하고 가서 페드로에게 인사나 하라는 뜻이었다.
마이크가 자리를 벗어나자 상우는 뒤통수를 벅벅 긁었다.
“미국인들이 착하네.”
“네가 지낼 곳도 다르지 않을 거다.”
“고맙다. 덕분에 자신감을 좀 얻었어.”
“이제 어디로 가냐?”
“루키 리그.”
“본격적인 마이너리그 시작이네.”
“응. 그래도 나쁘지는 않다. 일단 너보다 한 발짝 앞서고 있으니까.”
“무슨.”
“너도 계약이 끝나면 루키 리그부터 시작이잖아.”
“그렇겠지?”
“그러니 난 너보다 앞서 있는 거잖아. 그리고 네가 루키 리그를 들어갈 때 난 더 높은 곳에 있겠지?”
“그래. 네가 최고다.”
“인정하는 모습. 매우 좋다.”
상우는 두 팔 벌려 도진을 안았다.
도진은 징그럽다며 벗어나려고 했지만, 워낙 힘이 강해 벗어날 수 없었다.
“김도진. 우승해라. 그리고 네가 부럽다.”
“뭐가.”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잖아. 이게 네가 좋은 사람이란 뜻이겠지.”
“하. 이 새끼. 징그럽게 왜 그래?”
“이제 둘 다 마이너리그 생활하면 만날 일도 없을 거 아냐.”
도진은 팔을 들어 올려 상우의 등을 도닥였다.
“웬만해선 만나기 힘들겠지.”
“그래도 연락은 자주 좀 해라.”
상우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
도진은 그가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다 큰 새끼가. 우냐?”
상우는 시원하게 코를 집어삼켰다.
“크흡. 우는 거 아니야.”
“평생 못 보는 것도 아니고. 에휴.”
“이 새끼는 진짜 감정이 없나. 너 메이저 올라가서 두고 보자. 홈런 갈겨버릴 테니까.”
“그래. 우린 위에서 만나게 될 거다.”
고등학생으로서 마지막 겨울 방학은 이렇게 끝이 났다.
* * *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 어느덧 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뒀다.
[FS와 산타모니카! 산타모니카와 FS의 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FS는 37승 0패. 산타모니카는 35승 1패 1무.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는 34승 1패 2무죠.] [그렇습니다. FS는 한 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이미 우승을 확정지었습니다.]FS는 겨울 방학을 기점으로 더욱 훌륭한 경기력을 보였다.
신입생들은 경험이 쌓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졸업반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훌륭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도진은 새로 배운 서클 체인지업을 아직 세상에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이 새로운 구종을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서 사용할 생각이었다.
리그는 이제 너무 비좁았으니까.
[FS의 선발 라인업을 확인해야겠죠?]1. 도미닉. 2B. L.
2. 페르난도. SS. S.
3. 도진 DH. R.
4. 알렉산더. 3B. S.
5. 마이크. C. R.
6. 크리스. CF. L.
7. 린더. 1B. R.
8. 퍼시벌. LF. R
9. 다테우스. RF. R.
P. 디에고.
[베스트 멤버가 출격합니다.] [그렇습니다. 이 멤버가 리그 내 제일 훌륭한 성적을 보였죠.]-산타모니카 원정인데 이렇게 마음이 편안해도 되는 거냐고!
-그러니까. 작년까지만 해도 벌벌 떨었는데 말이야.
-킴 고마워! 다 네 덕분이야!
-인정. 올해도 리그를 폭격하는 중. 선발로도 방어율 0이라니. 이건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좁다 좁아. 빨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거 보고 싶네.
그 가운데 도진은 자신과 마주 보는 데이브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데이브. 굿 게임.”
“굿 게임은 무슨. 너 같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이미 승패는 확실시됐다.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도 FS가 진출할 것이다.
도진에게서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데이브는 맞잡은 손을 풀더니 그의 어깨를 툭 쳤다.
“아쉽다. 로미오와 줄리엣 매치가 이렇게 허무하게 막을 내려서.”
“로미오와 줄리엣 매치는 뭐냐?”
데이브는 3루 측 관중석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엔 치어리더 복을 입고 있는 하리가 있었다.
도진 역시 뒤통수를 벅벅 긁었지만 안도였다.
‘진짜 난감할 뻔하긴 했네.’
이제는 둘의 사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었으니까.
물론 아직 사귀지는 않는 사이였다.
지금도 서로의 꿈을 향해 전념하느라 바쁜 시기였으니까.
‘한국의 고3도 그렇잖아?’
미국에서는 성인을 앞둔 4학년들은 한참 바쁠 시기였으니까.
그래도 둘 사이에 진전은 있다고 도진은 믿었다.
“하여튼. 가서도 잘해라. 캘리포니아가 만만치 않다는 걸 증명해줬으면 좋겠다.”
“고맙다. 옛 영광을 되찾아 올게.”
캘리포니아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제일 강한 주였다.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 우승이 캘리포니아에서 자주 나오기도 했다.
물론 아마추어든 프로든 암흑기는 존재하는 법.
근 10년의 캘리포니아가 딱 그랬다.
그 암흑기를 끝낸 당사자는 만족하지 않고 이제는 대권마저 되찾아 오려고 했다.
도진은 데이브와의 인사를 끊고 더그아웃으로 이동했다.
도널드 감독은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마지막 경기다. 졸업생들은 찾아와주신 관중분들께 인사 똑바로 하도록.”
4학년에게는 마지막 리그 경기.
그들은 그라운드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경기는 자비 없이 흘러갔다.
스코어는 4회가 되기 전에 이미 9:0.
이곳이 산타모니카 홈인지 FS 홈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도진은 3타수 3안타 2타점 1홈런을 기록하며 고별 경기를 완벽하게 끝냈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그는 5회에 10:0이 된 시점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마운드에 선 순간에는 환호가 물결쳤다.
원정 관중들은 자신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킴! 킴! 킴!”
도진은 모자를 벗어 동서남북으로 허리를 굽혔다.
환호에 대한 보답이었다.
보답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연거푸 뿌려대는 패스트볼.
전광판에는 99마일이란 숫자가 연달아 찍히기 시작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스트라이크 아웃!”
“스트랔 아웃!”
3타자 연속 3구 삼진.
관중들은 도진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도진은 다시 한번 모자를 벗어 흔들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어요.’
이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이제 프로로 향하기 전 남은 관문은 단 하나.’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 기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