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eball genius who chews up America RAW novel - Chapter (99)
미국 씹어먹는 야구 천재-99화(99/400)
경기 시작 10분 전.
한 기사에 무수한 댓글이 달렸다.
└이래놓고 NAT가 짐을 쌌다고 한다.
└2단계 높은 랭킹으로 FS를 잡는다고? 개소리지.
└인정.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 진출한 팀은 두 가지로 나뉨. 하나는 킴에게 맞아봤느냐. 맞아보지 못했느냐.
└캘리포니아 놈들 또 올려 치는 거 봐라.
└그러니까.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있네.
└1학년들이 절반이나 차지하는 로스터로 우리를 이긴다고? 꿈 깨라.
└16강 대진 개꿀! FS 잘 먹고 갑니다!
그 가운데 양 팀 악수가 끝났다.
[안녕하십니까! NAT와 FS. FS와 NAT의 해설을 맡게 된 미겔.] [드웬입니다.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경기에 앞서 장외에서도 두 팀의 관심이 굉장히 뜨겁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예상 랭킹 박빙인 2팀이 만날 때는 언제나 치열했죠. 하지만 그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그렇습니다. 일단 라인업부터 살펴보시죠. 애틀랜타를 대표하는 NAT입니다.]1. 잭 CF. R.
2. 에단 1B. L.
3. 레오 3B. R.
4. 타일러 LF. R.
5. 노아 SS. R.
6. 딜런. C. R.
7. 벤자민 DH. L.
8. 루크 RF. R.
9. 다니엘. 2B. L.
P. 그레고리. R.
[NAT는 이 라인업으로 애틀랜타 리그를 우승했죠.] [그렇습니다. 보편적으로 2라운부터 혹은 4라운드급 선수들로 구성됐습니다.]-1라운드 선수는 어디?
-애틀랜타 이렇게 보니까 별거 없네.
-인정. 1라운드급 선수 보유하지 못했으면 짐 싸야지.
-지랄. 1라운드 2명에 2라운드 1명? FS는 그게 끝이잖아.
-A급 다수가 S급 소수보다 더 좋다는 걸 모르네?
-우리한테 안 맞아봐서 모르는 거지.
-야구는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결국 안타를 맞기 마련. S급 선수들을 보유하면 뭐 해? 피해 가면 그만이야!
[역시나 채팅창도 상당히 뜨겁군요!] [그렇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FS의 라인업도 확인하시죠.]1. 도미닉. 2B. L.
2. 페르난도. SS. S.
3. 도진 P. R.
4. 알렉산더. 3B. S.
5. 마이크. C. R.
6. 크리스. CF. L.
7. 린더. 1B. R.
8. 퍼시벌. LF. R
9. 다테우스. RF. R.
[어김없이 베스트 멤버입니다.] [그렇습니다. 양 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가 느껴집니다.] [주요 선수로 누굴 꼽습니까?] [당연히 3번 선발 투수를 맡은 킴입니다. 2년 연속 리그에서 방어율 0을 기록했어요.] [그렇죠. 말도 안 되는 기록입니다. 역사상 유례없는 방어율 0을 연속 2번이나 기록한 선수입니다!]-들었냐? 해설도 인정하는 FS의 왕이다!
-쟤들은 킴한테 안 맞아봐서 모른다니까?
-그에 반해 애틀랜타 선발 투수는 리그에서도 2점대 방어율이네? 선발 투수가 1경기에 2점씩 실점해도 됨?
-점수를 기부하고 납셨네.
-지랄하네. 그건 캘리포니아 수준이 낮아서 그런 거고.
-여기는 허접한 리그가 아니라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이다?
-그 방어율 0. 오늘 깨지고 FS도 덩달아 무너지고.
-그냥 0이 아닌데? 캘리포니아에는 카일리와 데이브라는 1라운드급 픽들도 있음. 애틀랜타는 그냥 1라운드급 픽이 없잖아?
-1라운드나 2, 3라운드나 비슷하다고 병신들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선수들이 죄다 1라운드인 줄 아네?
불타는 토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진이 마운드에 오르면서 경기는 시작됐다.
* * *
프로에 도달하기 전 마지막 대회.
도진의 마음가짐은 작년과는 달랐다.
작년에는 우승보다는 미국 야구를 경험하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하지만 경험은 그 1년으로 충분. 마지막 불꽃을 태울 때였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구나.’
마이크에게서 사인이 나온 즉시 도진은 와인드업했다.
“볼!”
공을 건네받은 도진은 이번에도 곧장 와인드업했다.
“볼!”
“볼!”
“볼!”
스트레이트 볼넷.
마이크는 서둘러 타임을 외치더니 마운드를 방문했다.
“야. 뭐야?”
도진은 마이크의 어깨를 툭 쳤다.
“왜?”
“아니. 너 지금 스트라이크 존에 꽂질 못하잖아!”
마이크의 당혹스러운 목소리에도 도진은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
마이크는 침을 꼴깍 삼키더니 이내 눈을 부릅떴다.
“설마. 정확히 공 반 개씩만 빠지던데 노린 거냐? 내가 요구한 곳으로 완벽하게 던진 거냐고.”
선발 투수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하나는 힘으로 상대를 짓누르는 파워 피처.
그리고 다른 하나는 완벽한 제구력을 앞세워 맞춰 잡는 투수.
도진은 전자였다.
칠 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카운트가 몰리면 한복판에 던지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오늘 도진은 달랐다.
그는 미트로 완벽히 공을 집어넣었다.
마이크는 언제나 도진에게 구석을 찌르는 공을 요구할 때 공 반 개 정도 뺀 곳에 미트를 댄다.
그래야지만 도진이 구석을 찌르는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오늘은 공이 전부 반개 정도 빠졌다.
요구한 곳으로 완벽하게 던졌다는 의미.
‘그것도 연달아 4번씩이나.’
마이크는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하. 하하. 넌 이게 말이 돼?”
“안 될 건 뭔데?”
“여기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이야. 긴장도 안 돼?”
이런 완벽한 제구력은 일절 긴장하지 않았을 때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럽냐?”
“그래. 부럽다. 시발. 파워 피쳐가 오늘은 제구까지 완벽하다고?”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은 미국 최고의 대회다.
그런데 도진의 얼굴에서는 어떤 당혹감도 실려 있지 않았다.
마이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이내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오늘 일 한번 내보자!”
이에 도진은 덩달아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 가보자고.”
* * *
[스트레이트 볼넷! NAT 선두타자가 기분 좋게 출루합니다.] [잡아줄 만한 공이었음에도 전부 볼이 됐어요. 물론 화면을 보시면 아시다시피 정확히 공 반 개 정도 빠졌습니다.] [물론 포수가 그 코스로 공을 요구했거든요? 완벽하게 찔러 넣은 것으로 보였지만…… 혹시 의도였을까요?] [의도된 것이라면 상상만 해도 무서운데요? 파이어볼러가 제구까지 되면 그 위력을 무시할 수 없거든요.]애틀랜타 측은 이때다 싶어 채팅을 마구잡이로 생성했다.
-의도겠음? 도대체 어떤 투수가 의도적으로 볼넷을 내줌?
-인정. 포장할 필요 없음. 허접한 리그만 폭격하다가 강팀이랑 만나서 쫀 거겠지.
-이게 캘리포니아의 자랑?
-스트라이크 존에도 꽂지 못하는 투수가 있다?
-캘리포니아 방어율 0의 수준! 첫타자부터 볼넷!
-캘리포니아. 이제 처맞을 준비나 해라!
캘리포니아 측 시청자들은 애틀랜타의 조롱에 입을 꾹 다물어야만 했다.
그 가운데 마운드에 홀로 남은 도진의 입꼬리는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
투수에게는 소위 긁히는 날이 있다.
어떤 공을 던져도 안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날이었다.
그리고 도진은 일전에 한 번 이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중학교 결승전 마지막 대회.’
퍼펙트 게임을 달성한 그때의 느낌과 똑같았다.
물론 한국 중학교 대회와 미국 최고의 대회를 비교하는 건 실례겠지만.
‘그런데 오늘만큼은 별로 다른 점을 못 느끼겠네.’
도진은 주무르던 로진백을 바닥에 떨궜다.
그러고는 사인에 곧장 고개를 끄덕였다.
바깥쪽 상단 포심 패스트볼.
세트 포지션으로 던진 공은 정확히 마이크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굉음을 지르며 날아갔다.
퍼억.
“스트라이크!”
이번에는 몸쪽 하단 투심 패스트볼.
도진은 망설임 없이 공을 던졌다.
한복판으로 향하던 도진의 투심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광란의 춤을 선보이더니 마이크의 미트에 정확히 꽂혀버렸다.
마이크는 단 1mm도 미트를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스트라이크 투!”
마이크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여유롭게 사인을 냈다.
바깥쪽으로 공 1개 정도 빠지는 커브였다.
도진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공은 손을 떠났다.
타자는 탑 스핀이 잔뜩 걸린 공에 뒤늦게 스윙했지만 애꿎은 바람만 가를 뿐이었다.
퍼억.
커브마저 마이크가 요구하는 곳에 꽂혔다.
심판은 두 주먹을 말아쥐었다.
“스트라이크 아웃!”
1사 1루.
애틀랜타의 3번과 4번이 연달아 타석에 들어섰지만.
“스트라이크 아웃!”
“스트라이크 아웃!”
그들은 강제로 빈손으로 타석을 떠났다.
* * *
[삼진! 또 삼진입니다!] [FS의 선발 투수 킴! 마치 첫 타자 볼넷은 서비스라는 의미를 부여하듯 3개의 삼진으로 완벽하게 이닝을 틀어막습니다!] [아! 이게 1라운드가 확실시되는 유망주의 힘일까요?]-LOL.
-LMAO.
-ROFL.
캘리포니아를 응원하는 시청자들은 한국의 ㅋㅋㅋ와 같은 약자를 남발하고 있었다.
아까 당한 조롱을 되갚을 차례였다.
그들은 조금 전 애틀랜타 측 채팅을 인용했다.
-야! 그거 해봐 그거!
-의도됐겠음? 어떤 투수가 볼넷을 의도적으로 줌?
-킴의 투구를 보아하니 그냥 서비스로 줬다고 하네요.
-이게 캘리포니아의 자랑?
-네! 이게 바로 캘리포니아의 자랑이죠. 애틀랜타의 자랑은 도대체 어디서 뭘 하는 거지?
-얌전히 벤치로 물러감.
-킴이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꽂지 못한다고?
-스트라이크 존에 가볍게 꽂는 것은 당연. 애틀랜타 타자들은 건들지도 못했네요!
-자! 이제 누가 처맞을 차례지?
분위기가 5분도 채 되지 않아 바뀌었다.
캘리포니아를 응원하는 시청자들은 상대를 한껏 조롱하고 있었다.
물론 간간이 반박하려는 채팅도 눈에 보였다.
-야구는 분위기야! 결국 분위기만 잡으면 이길 수 있음!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운드에 선 도진은 상대에게 분위기를 내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마이크가 요구하는 코스로 완벽하게 공을 찔러 넣었다.
마치 유인구는 필요도 없다는 듯.
투구 대부분이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킴! 3회에도 삼진 1개를 솎아냈습니다!] [완벽 그 자체입니다. NAT의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나가떨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죠. 타자는 2번째 타석부터 투수의 공이 익기 시작하거든요!]현재 스코어는 0:1.
알렉산더의 솔로 홈런으로 FS가 앞서나가고 있었지만, 1점이란 점수 차이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었다.
애틀랜타를 응원하는 시청자들은 희망을 담고 키보드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있었다.
언제든 분위기가 뒤집히는 순간 무수한 채팅을 뽑아내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희망이 쥐어지지는 않았다.
오늘 도진은 완벽 그 자체였으니 말이다.
제구가 되는 강속구를 필두로 코너 좌우와 상하단을 마음껏 찔렀다.
90마일 후반대의 패스트볼이 정확히 약점으로만 날아오자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스트라이크 아웃!”
“스트라이크 아웃!”
[킴! 5회 초 역시 삼진 2개를 섞어 완벽하게 틀어막았습니다!] [와우. 아직 투구 수가 40개도 되지 않았어요! 굉장히 효율적입니다!] [오늘 킴의 컨디션은 포수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포수의 미트가 고정된 그 자리로 완벽하게 공을 뿌려대고 있습니다.] [투수에게는 이런 날이 생에 몇 번씩 찾아오긴 합니다만. 그게 이런 큰 대회라는 건 여전히 믿기 힘듭니다.]-미쳤다! 미쳤다고!
-킴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야!
-그는 신이야! 그는 신이야! 그는 신이야!
-킴! 졸업하지 마! 킴 졸업하지 마! 킴 졸업하지 마!
-킴! FS에 남아줘! 킴! FS에 남아줘! 킴! FS에 남아줘!
-평생 고등학생이었으면 좋겠다.
-와. 근데 미치긴 했다. 1회 선두타자 볼넷 이후로 단 1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았음.
-설마. 기록 세우는 거 아님?
-여기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이고 상대는 전미 예상 랭킹 6위인데?
-아. 시발 이제 6회라서 설레발인 건 아는데 못 참겠어! 일낼 것 같아!
-킴은 기대를 저버린 적이 없지! 나는 기대하련다!
아마추어 최고의 대회 하이스쿨 인비테이셔널에서의 노히트 노런.
도진이 그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