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tard Swordsman of the Imperial Guard RAW novel - Chapter (105)
제국 경비대의 망나니 소드마스터-105화(105/105)
< 날개 >
용봉지회의 이벤트전은 제국의 귀족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대륙 전역의 기재들이 모인 16강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정도였는데, 그 이유는 마수와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사실 귀족들에게 뛰어난 기사 간의 결투를 직접 볼 기회는 생각보다 많았다.
이 세계에는 즐길 거리가 거의 없는 만큼,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기면 사람들을 모으곤 한다.
“저게 소문으로만 들었던 마수들인가···? 살아있는 걸 보는 건 처음이군.”
“엘프들이 마병을 치료해 주지 않았다면 이런 귀한 기회도 없었을 걸세.”
하지만 금지 알헤임 너머에 있다는 마수는 달랐다.
어느 시대든 괴수와 인간의 싸움은 흥미로운 주제였고, 실제 기사들이 거대한 마수를 쓰러뜨리는 건 엄청난 쾌감이 있었다.
“마벤은 정말 대단하군! 저런 거대한 지네를 쓰러뜨리다니! 사무엘 가의 큰 축복이야!”
“허허, 감사드립니다. 마벤은 떡잎부터 알아볼 정도의 기재였으니까요.”
사무엘 백작은 자식의 활약에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막내는 아직도 두문불출하고 있나?”
“···예. 술집에서 평민 경비대 놈한테 맞은 뒤로 방에만 틀어박혀 있습니다.”
“쯔쯔. 금방 정신 차릴걸세.”
귀족은 사무엘 백작을 위로하며 경기장을 바라보았다.
기사들이 거대한 괴수들과 맞서 싸우는 장면은 귀족인 그에게도 새롭게 다가왔다.
“귀족들 사이에서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구나. 레인.”
대공 에릭은 귀족들의 반응에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전장에서 활약하던 그에게는 마수가 꽤나 익숙했지만, 다른 귀족들은 그렇지 않았다.
“천년 제국 카멘이라는 온실 속의 화초 같은 분들이니까요.”
레인은 마수와 대결에 흥분하는 귀족을 보며 불만스러운 얼굴을 했다.
알헤임과의 대전쟁이 끝난 지 10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100년도 아니고 10년이다.
지금 마수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귀족들은 전부 대전쟁을 겪은 자들이다.
즉, 저 자들은 대전쟁 내내 전장에 가본 적도 없이 제국의 품에 안겨있었다는 뜻이다.
“레인. 입조심하거라.”
“죄송합니다.”
레인이 고개를 숙이는 걸 본 대공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귀족들에게 화풀이를 해도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2황녀 님께서는 마수를 본 적 있으십니까?”
에릭은 인자한 얼굴로 2황녀를 바라보았다.
“네. 몇 번 본 적이 있어요. 대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전장에 자주 들렸거든요.”
유리는 전장을 좋아했다.
가슴 통증이 점점 심해지며 온몸에 축복을 두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가지 못했지만, 그전까지는 자주 돌아다니곤 했다.
“역시 2황녀 전하는 다른 귀족과 다르시군요.”
레인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2황녀 전하께서는 전장을 좋아하셨지. 대전쟁 때 자주 뵈곤 했다.”
“음?”
털썩-
그때, 낯선 목소리의 남자가 레인의 옆에 주저앉았다.
고개를 돌린 레인은 그를 보고 깜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검룡 님?! 어쩐 일로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오랜만이구나. 레인. 그 꼬맹이 같던 놈이 기사단장이라니. 강산이 뒤집어지겠어.”
“벌써 5년은 지난 일인데요. 여전하십니다.”
“그랬나? 큰 관심이 없어서 말이다.”
검룡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검룡 님. 오랜만에 뵙네요. 인사하러 오신 건가요?”
“2황녀 전하를 뵙습니다. 아니요. 이번 용봉지회의 기대주를 보러 왔습니다.”
“기대주? 검룡 님의 손자인 카일 말하는 겁니까?”
레인의 말에 검룡이 고개를 저었다.
“제국의 삼걸 말이다. 그놈들한테 며칠 전에 내가 검술을 좀 알려줬거든. 실력이 어떤지 확인해 봐야지.”
“예?! 검룡 님이 직접 말입니까?”
레인은 깜짝 놀라며 검룡을 바라보았다.
완숙한 소드마스터에 오른 그는 대륙에서 몇 안 되는 최강자 중 하나다.
특히 그는 웬만한 자에게는 가르침을 주지 않았으니, 굉장히 귀한 기회였다.
“쯧. 늙은이의 검이 뭐가 대단하다고 호들갑 떨기는.”
검룡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경기장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저놈이 벨렌인가? 카멘 기사단의 1번대 대장 말이다.”
“맞습니다. 어린 나이에 카멘 기사단을 대표하는 기사로 자란 천재지요.”
“흐음··· 나쁘지 않구만. 내 손자였다면 어떻게든 소드마스터까지 키웠을 텐데.”
검룡은 고개를 끄덕였다.
벨렌이라는 놈은 확실히 기본기가 좋았다.
저 나이에 상위 마수를 혼자 죽인다는 것만 봐도 재능 자체는 손에 꼽힐 정도였다.
‘상위 마수를 많이 상대해 본 건가? 대처가 좋군.’
이벤트전에서 상대하는 마수는 참가자들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고 하는데, 벨렌의 대처는 굉장히 깔끔했다.
‘그러나··· 아쉽군. 특출난 점이 보이진 않아.’
벨렌.
그는 분명히 뛰어난 기사다.
언젠가 소드마스터에 오를만한 기재다.
하지만 벨렌이 루카스나 라엘과 비교할 만한 인재냐고 묻는다면, 답은 ‘아니다’였다.
대륙에 강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검사는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 그래듀에이트에 오르는 것은 한 줌이고, 소드마스터에 오르는 건 그중에서도 한 줌이다.
하늘이 내린 재능에 미친 듯한 노력이 더해져야 하는 것이다.
벨렌에게는 그런 독기가 부족해 보였다.
“역시 벨렌 경이군요. 상위 마수를 저렇게 깔끔하게 잡아내다니, 대단한 실력입니다.”
한편,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1황자 데미안이 박수를 치며 귀족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카멘 기사단은 황실을 지지하는 기사다.
황제에 가장 가까운 데미안과 좋은 관계일 수밖에 없다.
“맞습니다. 카멘 기사단의 자랑이지요.”
“상위 마수를 상처 없이 토벌할 정도라면··· 고위 마족을 잡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 용봉지회에서 벨렌이 우승하며 카멘 제국과 황실의 힘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황제 자리도 더욱 굳건해지겠지.
데미안은 그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유리 그 아이가 꽤나 기세가 좋긴 하지만··· 아직도 부족해.’
그 아이라도 제국의 황제 자리는 쉽게 내어줄 수 없는 자리다.
전통성을 잇는 1황자 데미안에게는 필히 그래야 할 의무가 있었다.
저벅. 저벅.
그때, 가벼우면서도 강한 발소리가 귀족들 사이로 걸어들어왔다.
얼핏 보기에 넝마 같은 망토를 두른 남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듯 귀족들을 지나쳤다.
“음?”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정천맹의 부맹주, 무백이었다.
그는 입구로 들어오는 한 남자를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말도 안 되게 강하다···! 저건 누구지?!’
진짜 강자는 걸음걸이만으로도 상대의 강함을 파악할 수 있다.
무백은 벌벌 떨리는 자신의 손가락을 느끼고 눈을 크게 떴다.
소드마스터 초입에 오른 무백이 두려움을 느낄만한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
“네 이놈! 이곳이 어디라고 들어오는 것이냐.”
“잠깐!”
무백은 그의 출입을 막으려는 기사를 밀어내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 남자의 허리춤에 매어진 검을 바라보았다.
검에 새겨져 있는 문양.
천살(天殺).
대륙에서 단 한 명만이 가지고 있는 검이다.
“천살검주···?”
무백은 노인을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처, 천살검주라고?!”
무백의 말에 다른 기사들도 벌떡 일어났다.
기사들에게 천살검주란 이름은 굉장히 무거웠고, 특히 대전쟁에 참여했던 자들에게는 신과 같았다.
“천살검주라고? 대전쟁을 단신으로 멈춘 검사 말인가?”
“잠시만. 저분이 어째서 여기에···?!”
순식간에 주변 귀족들의 시선이 모였고, 그를 아는 기사들이 천살검주의 기세에 침을 삼켰다.
천살검주.
대륙제일검의 이름이 가진 힘이었다.
“제국은 여전히 시끄럽구나.”
저벅. 저벅.
주변의 관심을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천살검주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가서 앉았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건만, 귀족들은 여전히 귀찮았다.
“···천살검주 님. 어찌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그때, 한 남자가 천살검주에게 다가왔다.
제국에서 천살검주에게 말을 걸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혔다.
그중에서 가장 격이 높은 자는 당연히 카멘 기사단장, 기디온 가르시아였다.
기디온은 뜬금없이 용봉지회에 나타난 천살검주를 보며 당황하고 있었다.
‘어째서 이 남자가 지금···.’
천살검주는 제국이 위험에 빠지지 않으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자다.
그런 자가 겨우 용봉지회에 나타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란 말인가.
기디온 뿐만 아니라 다른 귀족들도 천살검주의 말을 기다렸다.
“오늘은 내 제자를 보러 온 것이다. 조용히 구경만 할 테니 가만히 있거라.”
“···제자 말입니까?”
기디온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찌푸렸다.
천살검주의 제자라니.
용봉지회에 그런 놈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그래. 저기 저녀석. 저 놈이 내 제자다.”
귀족들의 시선이 경기장으로 모였다.
천살검주가 가리킨 곳엔, 라엘이 삐뚜름하게 선 채 관중석을 노려 보고 있었다.
*
경기장 내부.
카멘 기사단원이 라엘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상위 마수요?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예. 빨리 준비해 주세요.”
라엘은 이벤트전을 준비하는 카멘 기사단의 기사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저편에서 비상사태를 대비한 카멘 기사단과 성직자들이 보였다.
그들은 참가자가 마수에게 패배했을 때를 대비하는 인원이었으니, 당연히 마수의 상대법을 전부 숙지하고 있을 거다.
‘어차피 질 일은 거의 없을 텐데··· 그냥 박수나 치라고 데려다 놓은 건가?’
벨렌이 상위 마수를 쓰러뜨렸을 때 누구보다 크게 박수치던 카멘 기사단원들이 떠올랐다.
아마 그들은 벨렌에게 정보 공유도 해놨겠지.
‘대가리 아래에 드러난 뼈와 날갯죽지 아래의 심장이었나? 약점만 집요하게 노리더니만.’
클라라가 말해준 정보와 똑같았다.
어떻게 보면 라엘이나 벨렌이나 둘 다 부정행위를 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라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카멘 기사단이라는 이유로 정보를 받은 벨렌과 다르게 자신은 직접 발로 뛰어서 얻어낸 결과였으니까.
“근데 왜 이렇게 시끄러워?”
경기장에서 상위 마수가 오는 걸 기다리고 있는데, 주변이 점점 소란스러워졌다.
관객석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응?”
무언가 강렬한 시선이 라엘의 감각을 건드렸다.
라엘이 고개를 들자, 고위 귀족 전용 관객석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저 노인네가 왜 저기 있어?’
라엘은 자신을 향해 삿대질을 하는 천살검주를 보며 눈을 깜박거렸다.
그의 주변에 있는 귀족들의 엄청난 시선이 느껴졌다.
단순한 시선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있는 강렬한 관심까지 라엘의 감각을 건드렸다.
‘어?’
두근- 두근-
그와 동시에, 라엘의 몸 안에서 무언가 끓어올랐다.
관객석의 귀족들이 라엘에게 관심을 기울일 때마다 몸 안에 마력이 차올랐다.
느껴진다.
하늘이, 이 세상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몸 안에 퍼져있던 조각난 깨달음이 하나 둘 씩 맞춰지기 시작했다.
“···.”
라엘은 천살검주의 가르침을 떠올렸다.
[하늘을 이 세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세상을 짓밟고, 그 위에 올라서라. 하늘 전체의 시선을 너에게 모아라. 그것이 답천의 길이다.]라엘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이번에도 참이나 직관적인 설명이었다.
하늘의 시선, 즉 이 세상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수록 강해지는 검이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노인네야.’
제정신으로 이딴 검을 만들 수 있을 리가 없다.
천살검주.
그 노인네는 관종이 분명했다.
“하아.”
라엘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감각에 잡히는 수많은 관심과 흥미.
그리고 자신을 품평하려는 듯한 귀족들의 시선.
라엘은 불쾌함을 느끼며 입가를 비틀었다.
‘누구 마음대로. 이 개새끼들아.’
라엘은 마력을 짜내며 검을 뽑았다.
천살검주.
그 노인네의 검이 관종이라는 건 이해했다.
답천의 경지가 그 관심에서 나오는 마력을 사용하는 것이라는 것도 이해했다.
‘그걸로는 부족하지.’
하지만, 자신은 그것을 넘어설 생각이다.
이 세상의 시선을 짓밟고 올라서는 게 끝이 아니다.
다시는 자신을 넘볼 수 없게 만들겠다.
“왠지 익숙한 기분이네.”
수많은 귀족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다.
라엘은 처음 검기를 뽑아냈던 10살 때를 떠올렸다.
기사들과 귀족들이 보육원에서 행패를 부려도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꼬맹이 라엘은, 지금 다시 한번 모든 귀족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지금의 나는 달라.’
꼬맹이 시절과는 다르다.
더 이상 네 놈들에게 당하고만 살 수는 없다.
이 병신같은 세상을 베기 위해서는, 먼저 누구보다 높은 곳에 올라야 한다.
쿵-! 쿵-!
그때, 정면의 문이 열리며 상위 마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날개가 달리고 몸이 비늘로 덮인 거대한 도마뱀.
코카트리스.
벨렌이 상대했던 마수와 똑같은 놈이다.
라엘에게는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
– 크애애애애애액-!
코카트리스가 울부짖으며 마기를 뿜어냈지만, 라엘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없었다.
그는 금지 너머에 있는 괴물들을 상대하기에 최적화된 몸이었으니까.
스릉-
코카트리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라엘은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렸다.
입천의 경지로 만들어진 두터운 검강이 그의 검을 감쌌다.
“후우.”
라엘은 검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시간과 간격을 무시하고 공간을 뛰어넘어 상대를 베는 검.
답천에 대한 깨달음이 머릿속으로 파고들었다.
“이런 느낌인가.”
마력을 머금은 검이 은은하게 빛났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힘이 되어 검에 새겨졌다.
라엘은 전신의 감각을 집중해 검에 응축된 힘을 개방시켰다.
– 크, 크르륵. 크르르르르륵···.
상위 마수인 코카트리스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
개장수와 마주친 개는 곧바로 꼬리를 말고 오줌을 지린다는 말이 있다.
포식자를 알아보는 것은, 야생의 짐승에게 새겨져있는 본능이었다.
그러나 코카트리스의 판단은 아주 조금 늦었다.
“천살검 제 3형.”
몸이 뜨거웠다.
이 세상을 발 아래에 둔다는 오만한 검은 굉장히 무거웠다.
지금 이 것을 휘두른다면, 그 어떤 것이라도 깨부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무서울 정도로 강력한 힘이 라엘의 검에 맺혔다.
라엘은 검에 담긴 힘을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강한 힘이었지만, 자신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 마력을 완벽하게 컨트롤하며 공간을 뛰어넘어 원하는 위치에 때려박는 것.
라엘의 감각이라면 얼마든지 수행할 수 있었다.
“답천(踏天).”
라엘이 검을 내리침과 동시에, 정제된 마력의 검이 공간을 일그러뜨리며 허공을 찢어발겼다.
콰가가가가가강!!
지면을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공간을 뛰어넘은 검강이 코카트리스의 몸을 꿰뚫었다.
상위 마수의 두꺼운 비늘과 마기로 뒤덮인 몸이 갈기갈기 찢겨나갔다.
사방으로 마수의 피가 터져나오고, 연기처럼 마기가 새어나왔다.
– 키애액, 캐애애애애액···.
코카트리스의 지능으로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마수의 마지막 기억은, 아득한 고통과 뜨거움이었다.
쿵-!
5초도 안 될만한 짧은 시간.
코카트리스는 자신의 전신을 베어내는 검강에 순식간에 절명했다.
상위 마수라는 이름값이 아쉬울 허망한 최후였다.
그 거대한 덩치가 바닥에 쓰러지며 먼지를 흩날렸고, 라엘은 뻐근한 어깨를 돌리며 자신의 검을 내려다보았다.
‘하늘을 짓밟는다라···.’
라엘은 상쾌한 기분으로 검을 검집에 수납했다.
막혔던 경지를 넘어선 기분은 꽤나 상쾌했다.
정리되지 않은 깨달음이 머리에 맴돌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라엘은 쓰러진 코카트러스를 보며 고개를 돌렸다.
“···!”
“······.”
경기장의 결계 너머에 대기하고 있던 카멘 기사단들과 성직자들이 입을 떡 벌린 채 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끌시끌하던 관객석도 마찬가지다.
약속이라도 한 듯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라엘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끝난 거 같은데, 박수 안쳐요?”
< 날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