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tard Swordsman of the Imperial Guard RAW novel - Chapter (143)
마족과의 전쟁으로 인한 회담이 한참 진행될 때에도 조용하던 제국이, 결국 뒤집어졌다.
카멘 기사단장 기디온 가르시아가 종교 재판을 받았다는 소식이 제국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언론사 밤까마귀를 중심으로, 그가 성녀와 용사의 계시를 받고 배신자로 몰린 것, 그리고 용사와 신성한 심판을 벌이기로 했다는 사실을 모든 제국민이 알게 되었다.
누군가는 제국과 교단의 알력 다툼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결국 흐지부지 끝날 거라고 확신했다.
“더 강해져야 합니다.”
물론, 제국이 뭐라고 생각하든.
라엘은 자신이 해야할 일을 해야했다.
“그런데 왜 나한테 찾아와?”
수인족의 우두머리이자 초미녀 수인.
베스티아가 털이 수북한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베스티아 님에게 가르침을 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포식자의 감각 알려줬잖아.”
“어차피 티아 님의 레어에서 놀고먹기만 하시잖습니까. 좀 더 도와주십시오.”
라엘은 베스티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자신에게 포식자의 감각만 가르쳐주고 금방 떠날 것 같던 베스티아는 어느새 티아의 레어에 눌러앉아 있었다.
“내가 놀고 싶어서 놀고 있는 게 아니야. 티아가 날 데려다주지 않는걸.”
베스티아의 꼬리가 축 늘어졌다.
그녀도 수인족의 우두머리로서 수인족에게 돌아가고 싶었지만, 티아가 연구에 매진하느라 그녀를 데려다줄 시간이 없었다.
“그 말은 조금 억울하네. 베스티아. 그냥 돌아가도 된다고 말 했잖아. 너 정도면 수인족의 영토까지 늦어도 일주일이면 도착할 텐데?”
“하지만 네 등에 타서 왔을 때는 하루 만에 왔는 걸? 시간이 아깝잖아.”
“그냥 수인족의 영토에 가기 귀찮은 거 아니야?”
“…”
베스티아는 티아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수인족의 우두머리로서 매일 같이 수인족의 영토를 순찰하고, 수인족의 젊은 전사들을 가르치던 날에 비하면 확실히 이곳은 여유로웠다.
“나중에 수인족한테 내 연구 때문에 늦었다고 말해줄 테니까, 라엘 좀 도와줘.”
티아는 마도구에 시선을 집중한 채 말했다.
“크흠. 뭐! 좋아. 라엘 너는 꽤 마음에 드는 인간이니까. 충분히 시간을 투자할 수 있지. 따라와!”
그렇게, 라엘은 베스티아와 훈련을 시작했다.
베스티아는 귀찮아하면서도 훈련을 시작하자 금방 훈련에 집중했다.
“라엘, 너는 저번에도 강해지고 싶다고 했었지. 힘을 다루는 방법은 익혔다고 들었는데, 맞아?”
“예. 맞습니다. 영역을 깨닫긴 했지만, 베스티아 님과 영역을 다루는 훈련을 하고 싶어서요.”
“영역? 그건 나보다 인간족에게 배우는 게 더 좋을걸?”
수인족에게는 영역같은 게 없다.
그들이 강해지는 것은 날카로운 감각과 강인한 육체를 단련하는 길 뿐이다.
“인간에게는 보여주기 힘든 훈련이에요. 제가 보기보다 인간족 내부에서 평판이 좋거든요.”
레인 단장이나 검룡, 혹은 무천 대협까지 라엘을 도와줄 만한 강자는 많다.
하지만, 그들에게 회천의 힘을 전부 공개할 순 없다.
라엘은 이래 보여도 가이아 교단의 공식적인 용사였으니까.
“보여주기 힘든 훈련 …? 하긴. 포식자의 감각을 인간이 배운 건 네가 처음이니까. 가능성은 상상 이상일 거야. 뭐든지 시도해봐.”
베스티아는 라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잠시 어울려주시겠습니까?”
라엘은 성검을 뽑았다.
결국 그가 요구하는 건 실전 훈련이었다.
“나같은 미인을 이렇게 다루는 건 정말 처음이네. 좋아. 가볍게 해보자.”
“…천살검 제 1형. 입천.”
라엘은 눈가를 좁히며 정면에 감각을 집중했다.
저런 말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그녀는 분명 이상한 수인족이지만, 실력 하나 만큼은 진짜였다.
타앙-
땅을 박차는 소리와 동시에, 베스티아의 몸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수인족의 압도적인 육체능력은 인간의 눈으로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속도를 만들어냈다.
‘어디지?’
라엘은 잔상을 남길 정도로 빠르게 움직인 베스티아를 쫓았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오싹한 감각을 느낀 라엘은 곧바로 몸을 틀었다.
콰아앙 -!
신성력을 뿜어내는 성검이 베스티아의 발차기를 상쇄했다.
터져나오는 마력과 신성력이 주변을 휩쓸었다.
“반응이 좋은데? 역시 넌 인간이 아니라니까!”
베스티아는 미소를 지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그녀도 한 명의 수인족으로서 이런 전투는 꽤나 즐길 수 있었다.
“…인간 맞다니까요.”
라엘은 몸을 짓누르는 수인족의 살기를 털어내며 정면으로 몸을 날렸다.
베스티아의 발이 물러난 순간을 노려 성검을 찔러넣었다.
“회천.”
라엘의 몸 내부에서 마력과 섞인 신성력이 성검을 둘러쌌다.
베스티아는 성검에 담긴 무시무시한 힘을 보며 뒤로 물러났다.
확실히 라엘의 검은 파괴력 하나만큼은 엄청났다.
“천살검 제 3형. 답천(踏天).”
라엘은 그녀가 뒤로 물러난 틈을 놓치지 않았다.
공간을 뛰어넘은 검강이 그녀를 노리며 쇄도했다.
“분명 뛰어난 검이지만… 단점도 명확해. 네 검술은 한 번 피하면 빈틈이 커.”
베스티아는 가볍게 담천의 검강을 피하며 라엘에게 발길질을 날렸다.
수인족의 살기가 담긴 다리는 빠르게 라엘을 몰아넣었다.
“이런 씹 …. ”
라엘은 성검을 든 채 방어에 집중했다.
몰아치는 발길질은 빠르지만 하나하나가 무거웠다.
베스티아의 공격과 맞닿은 신성력과 마력이 부르르 떨렸다.
“내가 말했지. 라엘. 틈이 보인다니까.”
천살검은 공격 한 번 한 번이 마족의 목숨을 끊을 정도로 강한 검이다.
하지만, 그만큼 공격 사이의 틈이 생긴다.
수준 낮은 검사라면 모를까, 베스티아 정도의 고수라면 그 틈을 노릴 수 있었다.
“특히 이런 곳 말이야!”
베스티아는 확신을 가진 채 라엘의 옆구리로 손을 찔러넣었다.
그의 성검은 방금 자신의 발길질을 튕겨냈다.
이건 수인족만 할 수 있는 유연한 공격이었고, 인간의 육체로는 절대 반응할 수 없는 속도와 사각이었다.
“큽 …! ”
하지만 그 순간.
베스티아의 몸이 휘청거렸다.
그녀의 날카로운 감각이 일렁거리며, 눈이 부르르 떨렸다.
‘갑자기 무슨 …?! ‘
베스티아는 감각의 혼란에 당황했지만, 순식간에 자세를 고쳐잡았다.
탁-
하지만, 어느새 라엘의 주먹이 베스티아의 턱 아래에 놓여있었다.
“어떻습니까?
라엘은 멍한 표정을 짓는 베스티아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마치 주인에게 농락을 당한 고양이같은 얼굴이었다.
“…방금 그건 뭐야?”
세로로 찢어진 베스티아의 동공이 확장되었다.
완벽한 패배였다.
패배는 상관 없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문제였다.
베스티아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했지만, 그 힘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간이 그런 힘을 쓴다는 걸 납득할 수가 없었다.
“제가 준비한 한 방입니다.”
“…라엘. 너 인간족의 용사라고 하지 않았어? 용사가 이런 힘을 써도 되는 거야?
“가이아 님도 인정하신 겁니다. 그러니까 성검이 저한테 있죠.”
웅웅-
[용사가 마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다니! 가이아 님! 어떻게 이런 놈이 용사인 거죠 ?! ]성검의 말에 라엘은 미소를 지었다.
회천을 이용해 라엘의 육체에 마력과 함께 잠들어 있는 마기를 그녀의 몸에 때려 박았다.
“마기라… 재미있네.”
베스티아는 헛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꼬리가 신기한 걸 본 듯 살랑거렸다.
금지 알헤임 너머의 마족이 사용하는 힘, 마기.
자신은 이종족이기에 그나마 저항할 수 있었지만, 그게 인간이라면 어떨까.
“확실히… 흥미로워. 라엘. 다음에 나와 같이 수인족의 영토에 갈래? 너 정도라면 외모가 부족해도 수인족의 미녀를 양옆에 끼고 살 수 있을 거야. 양손의 호랑이라고 들어봤어?”
“…됐습니다. 훈련이나 더 하시죠.”
라엘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인족들과는 미의 감각이 맞지 않았다.
*
라엘의 훈련은 베스티아가 사라진 뒤에도 계속됐다.
남은 기간은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되니, 잘 시간도 부족했다.
“라엘. 이야기는 들었어. 우리 엘프족이 힘을 내볼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마 …! ”
라엘이 훈련에 집중하는 내내.
그의 옆에서 레이나는 입을 멈추지 않았다.
“그게 무슨 개소리야. 레이나.”
“기디온은 강하다고 하니까 …. 신성한 심판이 열리기 전에 우리 엘프족이 몸을 던져서라도 팔 하나는 끊어볼게!”
레이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의 눈은 의지로 불타고 있었다.
“…제발 그러지 마라. 엘프족이 날 은인이라고 생각하는 걸 제국에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
라엘은 한숨을 내쉬었다.
엘프족의 의기는 참 고맙지만, 엘프족과 라엘의 관계는 모두가 알고 있다.
마병 치료때 인연이 있기도 하고, 애초에 그들이 허구언날 은인이라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모를 리가 없다.
“그, 그럼 어쩌지? 우리는 준비가 끝났는데.”
레이나는 당황한 듯 눈을 깜박거렸다.
어젯밤, 라엘을 살리기 위해서 엘프족과 결연한 각오를 했는데, 정작 라엘이 거절해버렸다.
“그 날 엘프족 데리고 응원이나 와. 그게 더 도움 될 거다.”
용사가 된 이후로 답천을 유지하는 관심의 힘이 차고 넘치긴 하지만, 엘프족이 도움을 온다면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겠지.
그게 라엘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다.
“하지만 기디온은 강하잖아. 인간 중에서 천살검주 다음이라고 들었어. 라엘 네가 죽으면 어떡해 …. ”
레이나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라엘은 그녀에게 단순한 인간이 아니었다.
엘프족의 은인이자 유일한 친구였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였다.
“걱정하지마. 나는 지는 싸움은 안 하거든.”
라엘은 미소를 지었다.
이상한 짓을 하는 것 같아도 마음은 진실인 것 같았으니 참 고마웠다.
엘프족들은 보기보다 순수한 면이 있다.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말해. 엘프족이 세계수의 힘으로 숨겨줄 수도 있으니까. 알겠지?”
“마음은 정말 고맙다.”
라엘.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밤까지 훈련하는 동안 그녀가 있어서 심심하진 않았다.
저벅. 저벅.
그때, 저편에서 덩치 큰 거인족이 터벅터벅 걸어왔다.
귀왕 감시 업무를 끝내고 특별 경비대로 돌아온 겐트는 라엘과 레이나를 보며 눈을 크게 떴다.
“라엘? 이 밤까지 무슨 일이냐.”
“훈련을 할 만한 장소가 없어서 말이야. 겐트. 귀왕 감시는 잘 했냐?”
마기를 다룰 겸 흡수하기 위해서는 특별 경비대가 최선이다.
라엘은 다가오는 겐트에게 인사를 건넸다.
“음. 오늘은 꽤 길게 대화를 나누었다. 그녀는 인간과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더군.”
귀왕의 말을 듣고 자신이 미친 줄 알았던 겐트는 어느새 귀왕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겐트는 가까이에 있는 주전자를 들어 컵에 차 한 잔을 따랐다.
그리고 라엘에게 컵을 건넸다.
“레이나가 자연의 힘을 쏟아부은 매실로 만든 차다. 체력 회복에 좋지.”
“네 차를 마시는 것도 오랜만이네. 고맙다.”
라엘은 겐트가 주는 차를 거절하지 않았다.
매실차를 마시자 머리부터 편안한 감각이 퍼져나갔다.
“크으. 안 그래도 피곤했는데. 고맙다.”
“신성한 심판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다. 라엘 너도 자신이 있으니 결투를 받아들였겠지. 훈련도 좋지만, 몸을 무리하진 말도록 해라.”
겐트는 라엘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인 법이다.
“후우, 겐트, 난 가이아 교단의 용사로서 제국에 남아 있는 병폐를 없애야 할 의무가 있어. 알고 있냐?”
“네가 그런 의무를 신경 썼던가?”
겐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라엘이 나쁜 놈은 아니지만, 병폐 청산과는 거리가 꽤 있었다.
“그래. 곧 있을 신성한 심판도 그 일환이야. 제국에 쓰레기들이 워낙 많아서 말이야.”
보육원을 위해 4구역의 암흑가를 청소했을 때처럼.
라엘은 보육원과 자신의 동료들을 위해 제국을 청소할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겐트에게는 물어볼 게 있었다.
“겐트. 내가 전에 말하지 않았냐?”
“어떤 걸 말하는 거지?”
“난 귀찮은 걸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비밀 같은 거 숨기지 말라고.”
“…분명, 그랬었지.”
“그래. 근데 다 알만한 놈이 왜 그러는 거야?”
라엘은 매실차를 한 입에 털어넣었다.
“레이나. 받아.”
“응?”
옆에 있던 레이나에게 빈 컵을 넘긴 뒤.
라엘은 겐트에게 다가가서 놈을 빤히 바라보았다.
“대체 거인족은 무슨 개짓거리를 하고 있는 거냐. 겐트.”
” … ”
겐트의 차가운 눈동자가 라엘을 마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