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tard Swordsman of the Imperial Guard RAW novel - Chapter (205)
마기는 선택받은 종족만이 사용할 수 있는 힘이다.
일부 이종족. 그리고 마족만이 다루는 힘.
세상의 법칙과 정반대로 흘러가며 존재의 영혼에 파고드는 힘.
그것이 마기였다.
그렇기에 인간족은 열등한 것이다.
그들은 마기를 다루지 못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닿기만 해도 영혼을 갉아먹힌다.
머릿수로 대륙을 지배하는 인간족은 마족에게 잡아먹히게 될 것이다.
“…”
하지만, 마왕에게는 선택받은 힘인 마기보다도 더욱 강한 힘이 있다.
말레드락스는 이 힘을… ‘신위(神威)’라고 불렀다.
자신에게만 주어진, 격이 다른 힘이다.
“장관이로군.”
말레드락스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마치 개미처럼 작아진 인간들과 대륙의 생명체들.
말레드락스의 신위가 이루어낸 결과였다.
알헤임 전체가 하늘을 날고 있다.
그 어떤 마족도 할 수 없는 위업이다.
말레드락스는 지금 이 순간. 그 어떤 마왕보다 강해졌다.
그는 신위를 다룰 수 있었고, 말레드락스의 신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강해지고 있었다.
알헤임 전체를 날아오르게 하여 대륙을 내려다보게 되었다.
말레드락스의 말도 안 되는 위업에 알헤임의 마족들은 말레드락스와 격의 차이를 실감하며 그를 두려워하고 숭배했다.
대륙에 사는 생명체들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두려움을 느꼈다.
말레드락스는 수 많은 생명체들에게 두려움을 받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은 그에게 자양분이 되었다.
“심연의 바다에서 마족들을 꺼내겠다.”
“예. 알겠습니다.”
말레드락스의 말에 어둠에서 대기하던 미스트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도 한 명의 마왕으로서 알헤임의 최강자 중 한 명이지만, 말레드락스의 앞에서는 바람이 불면 꺼져버리는 촛불이나 마찬가지였다.
“미스트라. 심연의 마족들을 다루는 것은 네게 맡기마. 교단의 귀찮은 것들을 처리하도록 해라.”
“교단이 다른 마족의 털끝도 건드리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말레드락스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륙 전체를 훑어보았다.
이제 자신의 신위를 펼칠 시간이었다.
대륙의 생명체들에게 진정한 두려움을 보여줄 것이다.
말레드락스는 직감하고 있었다.
이미 자신에게 모인 신위는 필멸자의 한계에 가까웠다.
조금 더.
아주 조금만 더 격을 채운다면 ….
자신은 마왕을 넘어 ‘신’이 될 것이다.
이 대륙 전체를 지배하는 신. 그것이 말레드락스의 목표였다.
“심연의 바다가 전부 개방되기 전까지… 알헤임의 힘을 보여줘야겠군.”
말레드락스의 눈동자들이 눈을 감았다.
알헤임에 깃들어 있는 마기가 인간들에게 인사를 건넬 시간이었다.
*
알헤임이 움직인다.
그 거대한 땅덩어리는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엄청난 위압감을 내뿜는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허, 지랑하고 있네.”
라엘은 천천히 하늘 위에서 내려오는 알헤임을 바라보았다.
저럴 거면 왜 띄워놓은 거지? 라고 생각할 때 즈음. 알헤임은 이전보다 낮은 고도에 멈춰섰다.
그리고, 그 거대한 마기의 폭풍이 제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마족들이 살아가는 알헤임의 땅에는 당연히 엄청난 양의 마기가 깃들어 있다.
땅에 깃든 자연적인 마기가 거대한 힘에 이끌려 강제로 폭풍을 만들어낸다.
마치 귀왕에게서 보았던 것과 같았다.
억지로 강한 힘을 풀어내면, 순식간에 터져나온 힘은 폭풍처럼 휘몰아치기 마련이다.
“저, 저기 무언가 떨어지고 있어!”
“마족 …! 마족이다!”
“씨, 씨발. 무슨 마족이 저렇게 많아 …. ”
알헤임에 있던 마족들이 장대비가 내리듯 땅으로 떨어졌다.
셀 수 없이 많은 마족들의 대군은 보는 것만으로도 사기가 떨어질 것 같았다.
그들 하나하나가 짙은 마기를 머금은 중위 마족과 상위 마족이었다.
머릿수는 연합군이 압도적이었지만, 저 마족 하나를 죽이려면 연합군의 병사 10명은 필요했다.
그리고 그들의 뒷편.
누가 보아도 이질적인 현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다 …? ”
알헤임 너머에서 무언가 일렁거리는 것을 본 누군가가 황망하게 중얼거렸다.
심연의 마기가 깃든 바다.
대전쟁 시절, 자신의 본성과 탐욕을 참지 못한 마족들.
오로지 투쟁을 위해 살아가는 마족들이 바다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바다에서 뛰쳐나온 마족들은 날카로운 살기를 뿜어대며 사방으로 마기를 흩뿌렸다.
드디어 드러난 알헤임의 전력.
그 모든 것들이 연합군들에게는 공포였다.
“으, 으어…”
“안 돼. 저런 괴물들하고 어떻게 싸우란 말이야 …. ”
천이 물에 젖듯이 서서히 퍼져나가는 공포는 이미 막을 수 없었다.
“가이아-멘. 주신 가이아 님, 저희에게 희망과 축복을 내리소서.”
“…가이아-멘.”
사제와 성기사들의 기도 소리가 점점 커졌다.
그들이 의존할 수 있는 건 마기를 막아주는 신성력뿐이었다.
다만, 심연의 바다에서 나오는 마족들이 뿜어내는 마기는 그들의 신성력 또한 뚫고 들어왔다.
“쫏. 귀찮게 됐네.”
라엘은 그 모든 상황을 지켜보았다.
연합군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진짜 문제는 저 거대한 폭풍이었다.
저것을 막을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
라엘은 그런 생각을 하며 섬광에 손을 얹었다.
“내 생각보다 빨리 끝이 다가왔구나.”
그때, 뒤에서 누군가 다가왔다.
라엘의 옆에 서있던 검룡이 깜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처, 천살검주님?”
대전쟁 이후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대륙제일검, 천살검주.
그가 걸어오고 있었다.
‘이, 이건 …. ‘
검룡은 그에게서 처음으로 살기를 느꼈다.
그도 소드마스터였지만, 단순히 천살검주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떨릴 정도였다.
“제자야. 시간이 되었구나.”
“죽기 전에 인사라도 하러 오신겁니까.”
“그래. 처음부터 내 목적은 그것뿐이었으니까. 그 전에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구나. 네 덕분에 이런 상황까지 올 수 있었다.”
천살검주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알헤임이 눈 앞에 있다.
그리고 저 마왕성 안에 말레드락스가 있겠지.
천살검주에게는 둘도 없는 기회였다.
저 거대한 폭풍을 뚫고 말레드락스에게 간다.
그리고, 역천의 검을 이용해 말레드락스를 죽인다.
그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스승님. 기다리십시오.”
하지만, 라엘은 고개를 저었다.
“무엇을 기다리란 말이냐.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저 폭풍이 연합군을 집어삼키고, 마족들이 움직이기 전에 말레드락스를 죽여야 한다.”
” …. 뭐, 제자의 검 정도는 보고 가셔도 되지않습니까.”
“라엘 …? ”
라엘은 천살검주에게 대답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천살검주의 계획은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말레드락스와 천살검주가 동귀어진한다면, 객관적으로 인류에게 엄청난 이득이겠지.
‘하지만… 과연 그게 가능할까.’
평소에는 쓸데없는 직감이 이럴 때에만 마음에 걸린다.
지금의 말레드락스는 그렇게 죽일 수 없다.
문득 라엘의 머릿속에 그 생각이 스쳤다.
“일단 이 폭풍 먼저 막고 생각해 볼까.”
라엘은 망설임 없이 폭풍을 향해 걸어나갔다.
연합군의 가장 선두에 서서, 그 누구보다 먼저 검을 뽑았다.
“우, 우와아아아아 -! ”
“가이아-멘! 용사님에게 축복을 …! ”
주변에서 엄청난 함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그 함성에는 두려움이 담겨 있었다.
그들도 라엘이 무언가 해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것은 그저 잠시나마 공포를 잊기 위한 함성이었다.
스릉-
라엘은 신경쓰지 않고 검을 뽑았다.
섬광에 깃드는 마력과 신력은 마치 태양처럼 밝게 빛났다.
평민 출신으로 세상을 구하는 전설이 되어가는 용사 라엘.
그를 향해 인간들의 믿음이 쌓이고 있었다.
“라엘! 위험하다!”
“우리도 따라가겠다!”
가장 먼저 달려온 것은 레인 단장과 마르코 단장이었다.
제국과 교단에서 가장 큰 기사단장들이 라엘에게 다가왔다.
“돌아가십쇼. 괜히 주변에 왔다가 팔 한 짝 날라갑니다.”
“라엘…”
“레인 단장님. 단장님은 단장님이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이런 일은 제가 처리해야죠, 저는 용사니까요.”
라엘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 사람들은 마기의 폭풍을 상대할 수 없다.
그들이 해야할 일은 상위 마족을 죽이고 기사단을 지휘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다.
라엘도 용사로서 해야할 일을 할 뿐이다.
화아아아아악-
거대한 마기의 폭풍이 라엘의 눈 앞에서 휘몰아쳤다.
오랜 기간 알헤임에 모인 마기는 확실히 강대했다.
“알헤임이라… 생각보다 별 거 없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귀왕의 폭풍에 비하면, 별 거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의 악의가 모여 만들어진 귀왕.
알헤임에 잠들어 있던 마기는, 그녀의 힘에 비하면 미약했다.
그리고 라엘은 이미 귀왕마저 이겨냈다.
“천살검 제 5형.”
천살검주가 만들어낸 최고의 검술, 천살검.
라엘은 검에 익숙한 마력을 불어넣었다.
사실 그가 펼치는 검은 이미 천살검의 형태가 아니다.
이미 완전히 다른 검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스승 앞에서 처음으로 보여주는 것이니, 천살검이라는 이름을 붙여야겠지.
화아아아아악-
전신에서 터져나오는 푸른 마력과 새하얀 신력이 하나로 섞여 섬광의 검신을 타고 올랐다.
설명할 수 없는 강대한 빛, 마치 거대한 불꽃같은 힘이 검신에 깃들었다.
“천살신검(天殺神劍).”
라엘은 섬광을 움켜쥐었다.
자신의 의지가 깃들어 있는 검은, 라엘이 바라는 대로 섬광이 되어 폭풍을 향해 쇄도했다.
그 직후.
하늘이 갈라졌다.
“역천(逆天)? 아니, 이것은 …. ”
천살검주가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천살검, 그리고 역천과는 전혀 다른 검이다.
천살검주가 선택한 검사는 그의 유지를 잇지 않았다.
하지만, 천살검을 활용해 더욱 더 강한 힘을 이끌어냈다.
콰아아아아앙 -!
마기의 폭풍은 마치 자아를 가진 것처럼 몸을 비틀었다.
저 거대한 힘에게 해체되지 않기 위해, 모든 마기를 모아 천살신검과 맞부딪혔다.
무의미했다.
천살신검이 만들어낸 참격은 마기를 베어내고 또 베어내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것이 라엘이 가진 신력의 힘이었다.
그 힘의 여파는 알헤임의 끝자락.
마왕성에도 닿았다.
“…신위?”
말레드락스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의 입가에 싸늘한 웃음이 맴돌았다.
“그렇군. 내가 오만했던 것인가.”
신위.
그 힘은 자신만의 힘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말레드락스의 오만이었다.
“시대의 영웅이라. 그래.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
인간 주제에 저런 힘을 가지고 있다면, 인간족을 하나로 만드는 것 따위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말레드락스는 차갑게 굳은 표정으로 용사를 내려다보았다.
후우우우우-
“…..”
“…..”
넓은 평야에 침묵이 맴돌았다.
연합군에 소속된 병사들은 각국에서도 손꼽히는 고수들이었다.
그들은 많은 전장을 경험했고, 많은 강자와 마주쳤다.
그런 그들이 느끼기에, 저 마기의 폭풍은 재앙 그 자체였다.
인간이 절대 막을 수 없는 해일, 지진, 태풍 같은 재난이었다.
자신들은 제대로 된 저항도 못하고 알헤임에게 휩쓸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 폭풍은, 단 한 명의 인간에게 가로막혔다.
그는 카멘 제국 전체를 집어삼킬 만큼 강대한 마기의 폭풍을 단신으로 막아냈다.
“용사 …. ”
“요, 용사님. 용사님이 우리를 구하셨다!”
“우리에겐 용사 님이 계신다!”
우와아아아아아 -!
두려움이 사라진, 기쁨으로 가득 찬 함성.
라엘은 그 함성을 들으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가슴 속에 신력이 차오른다.
사람들은 라엘을 신뢰하고 믿고 있었다.
“라엘. 자네는 정말 …. ”
잠시후, 검룡과 정천맹주가 다가왔다.
검룡은 사라진 마기의 폭풍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대륙제일검 천살검주의 제자가 스승을 뛰어넘었구나. 라엘. 그야말로 고금제일검이라 불릴만하다 …. ”
대륙제일검(大陸第一劍) 천살검주를 넘은… 고금제일검(古今第一劍)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든 시대를 통틀어 가장 강한 검사에게만 내려지는 칭호다.
정천맹주는 자신이 그런 자의 스승이라는 게 자랑스러웠다.
“정천맹주님.”
“라엘. 난 널 믿고 있었다 …! ”
정천맹주는 가슴이 벅찬 표정으로 라엘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리고 라엘은, 그 손을 가볍게 떼어냈다.
“저한테 그딴 칭호 붙이지 마십시오.”
“그래 …. ”
정천맹주는 아쉬운 듯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