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astard Swordsman of the Imperial Guard RAW novel - Chapter (85)
제국 경비대의 망나니 소드마스터-85화(85/105)
< 용봉지회(龍鳳支會) >
“신성력에 분노를 담으십시오! 주신 가이아 님의 힘으로 대륙의 폐단을 부수는 겁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콰아아아앙-!
칼슨의 신성력 검강이 훈련장의 강철 허수아비를 두 동강 냈다.
엄청난 위력의 신성력에 은십자 기사단원들도 눈을 크게 떴다.
“대, 대단하군. 역시 은십자 기사단의 희망인 칼슨 경이야.”
“듣기로는 매일 밤마다 4구역에서 분노를 표출하고 오신다고 하더군. 분명 제국민을 괴롭히는 악인들을 심판하시는 게 분명해!”
처음에는 칼슨을 인정하지 않던 은십자 기사단원들도 이제는 칼슨을 인정했다.
칼슨은 다른 이들을 출신이나 나이 같은 것으로 전혀 차별하지 않았고, 심지어 그를 업신여기던 자들에게도 공평하게 신성력 검강을 가르쳤다.
칼슨은 누구보다 성실한 성기사였다.
“지랄.”
“예? 라엘 경.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무것도 아닙니다.”
라엘은 은십자 기사단에서 신성력 검강을 가르치고 있는 칼슨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교단 내부에 이상한 이야기가 돌기 시작하더니, 언제부턴가 칼슨은 은십자 기사단의 희망이 되어 있었다.
심지어 매일 4구역에 가서 악인들을 심판한다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그거 도박하러 가는 거야. 멍청한 놈들아.’
당장이라도 은십자 기사단 놈들에게 진실을 말해주고 싶었지만, 칼슨의 이미지를 위해 말을 아꼈다.
칼슨은 멍청해도 사람은 좋은 놈이니까.
“이렇게! 이렇게 하는 겁니다!”
“칼슨. 훈련장의 비품을 너무 부수지는 마라.”
“앗, 죄송합니다. 단장님.”
“죄송할 필요는 없다. 네가 훈련에 열심히 임하는 건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심지어 마르코 단장도 칼슨을 보며 따뜻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그만큼 신성력 검강이 대단하다는 뜻이겠지.
‘신기하긴 하네.’
일개 조연이던 칼슨이 어느새 교단의 중심이 되고 있었다.
만약 라엘이 없었다면 그는 이단심판관들에게 죽어버렸겠지.
정해진 미래를 라엘이 자신의 손으로 바꿨다는 게 왠지 이상한 기분이었다.
“라엘. 신성력 검강 훈련에 참관한 기분은 어떤가.”
“아, 단장님. 확실히 대단한 것 같습니다. 칼슨 저놈도 할 때는 하는 놈이네요.”
“나도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뛰어난 기사가 되었다. 라엘. 네가 옆에서 좋은 가르침을 주었기 때문이겠지.”
“하하, 아닙니다. 단장님.”
라엘은 마르코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생각해보면 이 사람도 마족만 보면 미치던 사람인데, 지금은 굉장히 온순해졌다.
이것도 자신의 지분이 꽤 있겠지.
‘뭐야, 이 정도면 내가 교단을 살리고 있는 거 아닌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라엘이 없었다면 병신같은 제국이나 병신같은 교단이나 엄청난 피해를 봤을거다.
‘시발, 돈을 청구할 수도 없고.’
하지만 그걸 증명할 방법이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었다.
“흐음···.”
한편 마르코는 라엘의 뒷모습을 빤히 바라보았다.
최근 일어난 마족 바솔로드를 죽인 자.
마르코는 라엘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역시 라엘 너는 대단한 검사군.’
처음 라엘을 보았을 때부터 천살검주와 같은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그 기운은 점점 강해지고 있었고, 이제는 날카로운 기세가 마르코에게도 닿을 정도였다.
마르코는 그 감을 믿고 라엘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언제나 교단의 이름을 높여줘서 고맙다. 라엘.”
하지만, 굳이 들춰낼 생각은 없었다.
현재 그가 관심있는 건 교단을 위하는 일 뿐이다.
교단에 도움이 되려면, 라엘을 굳이 건드리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다만··· 한 번 쯤은 정정당당한 대련을 해보고 싶군.’
이럴 때는 은십자 기사단장이라는 자리가 원망스러웠다.
자신은 은십자 기사단을 대표하는 자였다.
라엘을 이겨도 얻는 건 없고, 지거나 맞먹기만 해도 교단의 이미지에 피해가 갈 수 있다.
그러니 참을 때는 참아야 한다.
마르코는 아쉬움을 삼키며 고개를 돌렸다.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남은 시간은 자율 훈련을 하도록 하십시오. 모르는 게 있다면 언제든지 저한테 찾아오시면 됩니다.”
때마침 훈련이 끝나고.
칼슨이 이 쪽으로 다가왔다.
“단장님. 고생하십니다!”
“고생했다. 칼슨.”
“옙! 아, 라엘 형님! 제 훈련 어떻습니까?!”
“내 생각보다 멋있네.”
라엘은 피식 웃으며 칼슨을 바라보았다.
그는 뭐가 그렇게 좋은 지 라엘의 칭찬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크하핫! 형님. 지금부터라도 저한테 좀 더 깎듯이 대하십시오. 제가 교단에서 이 정도의 위치입니다.”
“칼슨. 네가 대단한 건 맞지만 라엘은 차기 용사다. 차기 용사한테 무슨 망발이냐.”
“앗, 죄송합니다. 단장님.”
“···차기 용사 아니라고요.”
라엘은 마르코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왜 교단 놈들은 자신을 볼 때마다 용사로 못 만들어서 안달인지 모르겠다.
그 자리는 루카스를 위해 남겨놔야 하는데 말이다.
저벅. 저벅.
“가이아 님의 축복이 있기를···. 여기 교단을 대표하는 전사들이 여기 전부 모여있군요. 신기한 일입니다.”
그때, 인자한 얼굴의 성직자 한 명이 다가왔다.
“안젤로 추기경님. 가이아-멘. 오랜만입니다.”
“허허, 마르코 단장님에게 전할 말이 할 말이 있어서 찾아왔는데··· 라엘 경, 칼슨 경. 잠시 자리를 비켜줄 수 있겠습니까?”
“예. 얼마든지요. 가자. 칼슨.”
“알겠습니다! 형님. 식사나 하시죠.”
“네가 사는 거지?”
“···왜 항상 제가 사야합니까?”
칼슨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보다 돈도 많은 사람이 항상 얻어먹으려고 하다니, 이건 무언가 잘못되었다.
“안젤로 추기경님. 어차피 이 둘과 관련 있는 이야기 아닙니까? 이 둘은 믿을만한 사람입니다.”
“아, 저는 단장님을 생각해서 한 말입니다. 단장님이 괜찮다면 두 분도 이리 오시지요.”
“저희와 관련된 이야기라고요?
라엘은 고개를 돌려 둘을 바라보았다.
칼슨은 몰라도 자신까지 교단의 중대사를 들어야 하는 건가?
“용봉지회에 관한 일입니다.”
“역시 그 얘기였군요.”
안젤로의 말에 마르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용봉지회.
4년마다 열리는 대륙의 젊은 전사들이 모이는 대회다.
최근 그 대회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이 들려왔다.
“용봉지회? 형님, 그건 꽤 기한이 남지 않았습니까?”
“···내가 어떻게 알아.”
라엘은 벌써 머리가 아파왔다.
그는 그딴 대회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부터 짜증이 났다.
“칼슨의 말이 맞다. 용봉지회는 아직 두 달 이상 남아있지.”
용봉지회는 겨울이 오기 직전에 시행하는 게 보통이니, 아직 두 달 정도는 여유로웠다.
“예. 하지만, 방금 황실에서 전언이 도착했습니다. 용봉지회를 한 달 정도 앞당길테니 용사 선출을 그 뒤로 미루어 달라고 하더군요.”
“···용사 선출이요? 황실에서 교단의 행사에 관여하다니. 그게 말이 되는 겁니까? 강력하게 항의해야합니다.”
마르코는 안젤로 추기경의 말에 눈을 찌푸렸다.
안 그래도 마족의 침입을 제대로 막지 못하는 제국에 화가 난 상태였는데, 교단의 일까지 손을 뻗는다면 그도 참을 수 없었다.
“명분은 있습니다. 이번 용봉지회는 제국의 초대황제를 기리는 대회로, 어느 때보다 크고 화려하게 열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중요한 행사인 만큼 교단에서도 부디 이해를 부탁한다고 합니다.”
“···황실에서 먼저 숙이고 들어왔군요.”
마르코는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황실에서 먼저 고개를 숙였다면, 교단도 어느 정도는 양보해야한다.
결국 교단은 제국 안에 존재하는 곳이니까.
“예. 아마 다른 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굳이 용사 선출을 미루어달라고 말한 걸 보면 용봉지회에 누군가를 밀어주고 싶다는 뜻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아마 행사를 크게 열면서 제국민들의 주목을 모으고, 용봉지회에서 우승한 자가 자연스럽게 용사 선출까지 이어지게 만들 생각이겠죠.”
마르코와 안젤로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용봉지회라···.’
라엘도 둘의 대화를 들으며 고민했다.
‘원작에서 얘기도 안나오는 대회 주제에 생각보다 규모가 큰 건가?’
이름부터 병신같은 대회고, 원작에 나오지도 않았으니 그리 대단한 게 아닌 줄 알았는데··· 안젤로와 마르코가 고민하는 걸 보면 자신의 생각보다 큰 대회인 모양이다.
“단장님. 용봉지회가 그렇게 큰 대회예요?”
라엘은 마르코를 바라보며 물었다.
“원래 이 정도는 아니었다. 유서 깊은 대회인 만큼 몇몇 기사들은 고평가하지만, 대륙 곳곳에는 비슷한 대회가 많이 있다.”
“···레인 단장님은 엄청난 대회처럼 말하던데.”
“레인 단장? 그는 용봉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자신이 우승한 대회를 높게 평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
어쩐지.
그런 병신같은 대회가 세계적으로 열릴 리가 없다.
꽤나 이름있는 대회이긴 하지만, 루카스가 굳이 참여할 만한 대회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다르다.”
“왜요?”
“제국 황실에서 엄청나게 큰 규모로 연다고 말한 만큼, 이번 용봉지회는 그 어떤 대회보다 클 거다. 아마 천상제의 취소도 한몫하겠지. 제국의 건재함을 알려야 할 테니까. 게다가 황실에서 용사의 임명을 미루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걸 보면··· 아마 황실에서도 누군가를 밀어줄 생각일 거다.”
“황실에서 용사를 밀어준다고요? 흐음. 신기한 일이네.”
이것도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다.
“왜 남 얘기처럼 얘기하는 거냐. 라엘. 너 때문이다.”
“아니, 제가 뭘 했는데요.”
“넌 부정하는 모양이지만, 이미 차기 용사는 라엘 너라고 결정난 거나 마찬가지다. 제국에서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전 용사 하기 싫다니까요.”
라엘은 미간을 주무르며 두통을 느꼈다.
이 좆같은 세상.
왜 자신을 가만두지 않는 거지?
용사 그런 거, 줘도 안 한다니까 왜 지랄인지 모르겠다.
‘도대체 이놈의 나비효과는 어디까지 지랄인 거야?’
라엘의 존재 때문에 마족의 침입이 많아지며 천상제가 취소되었고, 교단의 용사 자리에 라엘 말고 다른 사람을 넣고 싶었던 제국에서 더 큰 용봉지회를 개최한 것이다.
결국 이것도 라엘 때문이었다.
“때마침 라엘 경과 칼슨 경이 있으니 잘됐습니다. 용봉지회에서 가이아 교단을 대표할 기사를 정해볼까요.”
안젤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둘 다 교단의 이름을 달아도 괜찮지만, 종교집단인 교단에서 많은 기사들을 출전시키는 것도 그림이 좋지 않았으니 한 명만 출전시킬 생각이었다.
“칼슨. 힘내라. 꼭 교단의 이름을 빛내주길 바란다.”
라엘은 안젤로 추기경의 말을 듣자마자 칼슨의 어깨를 두드렸다.
“예? 제가요?”
“당연하지. 넌 은십자 기사단의 희망이잖아.”
“하지만 형님이 저보다 훨씬 세지 않습니까. 그때 마족도 단칼에 썰어 넘겼고···.”
“야, 그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잖아!”
“형님. 어차피 베르난도 추기경께서 매일 새벽 기도마다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런 씹···.”
그 미친 돼지 추기경은 왜 마족 대가리 써는 얘기를 기도 시간에 하는 걸까.
라엘은 한숨을 쉬며 칼슨을 바라보았다.
“아무튼 칼슨. 나보다는 네가 교단을 대표할 만한 인재야. 추기경님하고 단장님도 괜찮으시죠?”
“저는 두 분 중 누가 교단을 대표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칼슨. 자신감을 가져라. 너도 충분히 뛰어난 기사니까.”
“아, 알겠습니다···!“
안젤로와 마르코의 말에 칼슨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교단을 대표하게 되다니, 결국 이런 날이 오는구나!
‘우승 상금이 얼마더라··· 준우승만 해도 엄청나다고 들었는데···.’
칼슨은 세 명의 응원을 받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
“라엘 경. 정말 감사드립니다···!”
루카스는 라엘을 보며 눈을 빛냈다.
한 달 뒤에 있을 용봉지회.
엄청난 규모의 대회라 안 그래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라엘 덕분에 대공 전하의 추천을 받을 수 있었다.
“어려운 일도 아닌데 뭘.”
차별과 불평등이 일상인 중세 판타지에서 대귀족의 추천을 받냐 마냐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
아마 루카스는 예선 없이 바로 본선에 진출하게 될 거다.
그게 추천의 힘이다.
“그보다 루카스. 궁금한 게 있는데 말이야.”
“예. 뭐든 물어보십시오.”
“혹시 두 달쯤 뒤에 일정 있냐?”
원작에서 용봉지회가 열릴 시기가 두 달 뒤라고 들었다.
라엘은 그때 루카스가 뭘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두 달···? 아, 그때쯤이면 아카데미 졸업 시험을 위해 무인도에 있을 겁니다.”
“···무인도는 아카데미에서 빠지질 않는구나.”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여자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루카스를 생각하니 조금은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 또한 용사가 짊어지는 짐이겠지.
“라엘 형님. 형님은 제국 아카데미에 발을 들여본 적도 없지 않습니까? 아카데미 교육과정을 어떻게 아시는 겁니까?”
“다 아는 방법이 있으니까 닥쳐. 그리고 한 번 들어가 봤거든?”
루카스를 부를 때 한 번 들어가봤다.
확실히 귀족들만 다니는 곳이라 시설이 좋았다.
‘원작에 용봉지회가 안 나온 이유도 이제 알겠네.’
용봉지회인지 뭔지 하는 대회보다는 무인도가 더 재미있겠지.
게다가 지금처럼 큰 대회도 아니었으니까.
“형님. 그보다 형님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용봉지회?”
“예. 나가실 겁니까?”
“···나가야지.”
“정말입니까?”
“그래.”
라엘도 마음을 굳혔다.
사실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했지만···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했다.
이미 모두가 자신의 참여를 생각하고 있다.
여기서 몸을 빼면 더 관심을 끌테고, 괜히 황실에서 다른 이상한 수작을 부릴 수도 있으니 라엘이 직접 나서는 편이 낫다.
그리고 진짜 안 나가면 지금까지 자신이 쌓아온 이미지와 2황녀 유리에 대한 이미지도 나빠질 수도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지.
라엘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귀족들을 패면 돈을 준다는데 안 나갈 이유가 있냐?”
“오···. 형님.”
“응?”
“역시 형님하고는 말이 통합니다. 하핫. 저도 귀족 놈들을 존나게 팰 생각입니다.”
“그래. 인마. 이럴 때 아니면 힘든 기회야.”
라엘은 칼슨의 어깨를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귀족을 팰 수 있는 게 가장 큰 이유긴 하지만, 이번 용봉지회는 신경 쓰이는 게 많았다.
‘황실에서 밀어주려는 놈이 있다는 것도 신경이 쓰이고···.’
자신이 황실에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했나?
전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도에 침입한 마족을 몇 번이나 죽였으니 칭찬을 받아야 한다.
‘분명 내가 모르는 사건이 있는 거야. 아니면··· 카멘 기사단에서 움직였을 수도 있어.’
원작과 다른 행보를 보이는 카멘 기사단.
이번에도 그놈들일 가능성이 있다.
아무튼, 용봉지회는 단순한 무투 대회가 아니었다. 분명 다른 속셈이 있을 거다.
배거스와 투신을 통해 조사해보긴 하겠지만, 라엘도 직접 얼굴을 들이밀어 볼 생각이었다.
‘그리고 귀족도 팰 수 있으니까.’
물론 라엘에게는 합법적으로 귀족을 팰 수 있다는 게 조금 더 크게 작용했다.
“흐흐. 개새끼들. 한 번 뒤져봐라.”
“저도 봐주지 않겠습니다. 주사위 도박의 슬픔을 모르는 것들에게 세상의 무서움을 알리겠습니다. 크크.”
“···.”
음흉하게 웃는 두 평민 맞은편에 앉은 루카스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나도 패려고 하시는 건 아니겠지?
설마 그럴리가 없지.
루카스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둘의 평소 행실을 되새겼다.
그리고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두 사람은 좋은 사람이지만, 성격은 하자가 있다.
‘···혹시 모르니까 두 분을 만날 때 검은 놓지 말자.’
그는 두려움을 느끼며 커피를 홀짝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