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loved New Daughter-In-Law of the Wolf Mansion RAW novel - Chapter (100)
늑대 저택의 사랑받는 새아가 100화(100/187)
“목걸이가……, 왜 이러지?”
나는 아르센에게 돌려받은 목걸이를 받고 드물게 당황했다.
목걸이의 가장 가운데 부분이 조각조각 깨져 있었다.
마치 무언가에 맞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린시, 너 부딪힌 적 있어?”
“아냐! 그런 적 없어. 아까까지만 해도 목걸이는 멀쩡했단 말이야, 너두 봤잖아.”
나는 억울한 마음에 눈썹을 축 늘어트린 채 목걸이를 쥐고 항변했다.
분명히 아르센이 내 목에서 뺄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것 같은데…….
‘……확신할 수 없어.’
아르센이 목걸이를 뺄 때면, 가장 정신없었을 때니까 어쩌면 그때 어딘가에 부딪혀 깨졌을 수도 있었다.
“아버님께 뭐라고 말씀드려야 해?”
나는 깨진 목걸이를 보며 우울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목걸이를 깼다고 엄청나게 혼내지시는 않겠지?”
“당연하지, 네가 대문 앞의 늑대 석상을 깨도 안 혼낼걸.”
“아니, 그건 혼날 거야, 아르센…….”
대문 앞의 늑대 석상이면 너희 할아버지 기념 동상이잖아. 내 말에 아르센이 어깨를 으쓱였다.
“아무튼, 그렇다는 거지.”
“아무튼……, 그건 깨면 혼나. 우울하니까 다른 비유 해 주라.”
“부엌의 우유병?”
“우유병보다는 목걸이가 몇 배나 더 귀하다구.”
“그럼 도대체 뭘 비교해 줘야 해? 그래, 음……, 내 방 거울?”
“당연히 거울보다 목걸이가 비싸지 않을까, 아르센?”
아르센은 이제 거의 질린다는 표정을 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알아서 해, 네가. 내가 깬 건 아니니까…….”
“아니, 아르센. 같이 혼나자. 으응? 같이 혼나 줘.”
“내가 깬 것도 아닌데 내가 왜?”
“들어 봐, 네가 주머니에 넣다가……, 어딘가 날카로운 곳에 스쳐서 깨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단단한 목걸이가? 그랬다면 분명 큰 소리가 났을걸.”
“하긴 그것두 그래, 큰 소리가…….”
응?
나와 아르센은 동시에 고개를 퍼뜩 들고 서로를 마주 보았다.
“큰 소리……?”
“났잖아, 큰 소리! 불이 꺼지고 세트장이 넘어갈 때!”
“그때 깨진 거라고? 도대체 뭐 때문에? 그럼……, 설마.”
아르센의 낯빛이 하얗게 질렸다.
“너를 노리고 습격한 거란 얘기야?”
“뭐? 무슨, 게다가 날 노렸으면 칼이나 활을 썼겠지. 목걸이 하나 깨진 것 갖구 너무 앞서나가는 것 같애, 아르센.”
“그치만, 큰 소리가 났고……, 목걸이가 깨졌고……. 에이, 모르겠다. 아빠 오면 같이 물어보자.”
잠옷으로 갈아입은 아르센이 침대에 벌렁 누우며 얘기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아르센의 옆자리에 누워 꼬물꼬물 이불 속으로 파고들었다.
“목걸이, 같이 혼나 줘?”
“그런 걸로 안 혼내실 거라니까. 넌 아직도 아빠를 몰라?”
“그치만……, 혹시나 모르잖아. 그거 사자 영토에서 구해 오신 목걸이라고 하셨단 말이야.”
그러니 아마 구하기도 엄청 까다롭고, 비싸기도 엄청 비싼 목걸이이리라.
“어휴, 알았어, 알았어. 아빠가 혼내시면 까짓 거, 같이 혼나줄게. 됐어?”
“응, 최고야, 아르센.”
나는 헤헤, 웃은 뒤 아르센의 손을 꼭 잡았다.
아르센의 상태가 이제 제법 호전되었는데도, 우리는 삼 년 전부터 꾸준히 손을 잡고 자고 있었다.
‘그래야 뭔가 안정되는 기분인걸.’
뭔가 이걸 하지 않으면 아르센이 아플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물론 기분 탓이겠지만.’
그래도 하던 것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손을 잡고 자는 건 이제 우리 둘의 암묵적인 규칙 같은 거였다.
삼 년 내내 손을 잡고 잔 탓인 듯했다.
나는 누워서 아르센을 바라보며 느리게 종알거렸다.
“있지, 아르센. 그 후드 말이야……. 그림자 늑대가 도대체 왜 놓친 걸까?”
“……내가 요즘 훈련을 열심히 안 했나?”
아르센이 눈을 감고 대답하다가, 뜨끔 찔렸는지 느릿하게 눈을 떴다.
“아니, 훈련은 잘했잖아. 너 훈련 열심히 하는 거 내가 봤는걸. 내가 볼 때 그림자 늑대 잘못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그렇게 목 부분의 옷만 찢어 왔을까?
아르센이 머리나 목덜미를 물어 오라는 명령을 내렸으니 찢어지면 곧장 다시 목을 노렸을 텐데.
‘설마 그 사이에 사라진 건가?’
그럴 수도 있었다. 그 찰나에 그림자 늑대를 따돌리고 사라졌다면, 늑대가 전리품으로 옷 조각 하나 물고 터덜터덜 돌아온 것도 이해가 되었다.
“……지인짜 이상한 일이야. 아버님이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 그치.”
“응, 저택을 비우면 좀 무서워.”
“왜”
“아빠가 가장 강하니까. 나는 아빠만큼 강하지도 않고…….”
나는 아르센의 말에 발끈해서 이불을 탁 걷으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아르센! 너 완전 강해! 넌 지금 열 살인데, 응? 이능을 그만큼이나 활용할 수 있는 거라구. 넌 천재라니까?”
“알았어, 린시……. 부끄러우니까 그만해.”
“천재 세 번 복창하면 자게 해 줄게.”
내가 킥킥 웃자, 아르센이 못 말리겠다는 듯이 따라 웃었다.
***
자일스 꽃이 발견되었다.
보고는 사자 일족의 영토에서 올라왔다. 라몬트는 창백하게 질린 낯으로 페르난도 저택에 발을 들인 켄드릭을 맞이했다.
“라몬트, 어떻게 된 일인지 일단 천천히 말해 봐.”
켄드릭이 라몬트를 자리에 앉혀 진정시킨 뒤, 탁자에 있던 찻잔을 라몬트 앞으로 슥 밀며 말했다.
“북쪽 산맥 부근에서 보고가 들어왔다. 이지를 잃은 수인들을 가둬 키우는 자들이 있다더군. 그래서 기사들을 보냈다. 그런데…….”
라몬트가 침을 꿀꺽 삼킨 뒤 말했다.
“많은 수인들이 이지를 잃은 채 온전한 짐승의 모습으로 갇혀 있었다. 많은 수인. 비단 사자뿐만 아니라 늑대, 양, 개, 곰……, 철장 안에서 물고 뜯는데 생지옥이 따로 없더군, 켄드릭. 그런데 해결할 방법이 없어 손을 놓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 더 처참해.”
라몬트가 여기까지 이야기하곤, 한숨을 짧게 내뱉었다.
“어떤 놈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악독한 놈들이 아니다. 그리고 자일스 꽃을 키우는 곳 역시 근처에 있는 것 같아. 내가 보낸 기사 두 명이 그쪽을 살펴보던 중 잠들었으니.”
켄드릭이 라몬트의 이야기를 듣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한테 얘기했는지 말해.”
“누구한테 얘기하긴. 바로 자네한테 얘기한 거야, 지금. 다른 곳에 연락 돌릴 시간도 없었다고…….”
라몬트가 한숨을 내쉬었다. 켄드릭은 짧게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그럼 나와, 곧장 가게.”
“……자네 설마, 그 그림자로 가려고?”
“왜? 또 내 셔츠에 토할까 봐 무서운가?”
라몬트의 낯이 희게 질리자, 켄드릭이 비죽 웃으며 라몬트를 도발했다.
옛날, 라몬트와 켄드릭이 함께 아카데미를 다니던 시절, 켄드릭의 그림자 이능을 사용하여 장거리를 이동했다가 라몬트가 켄드릭의 셔츠에 토를 하는 일이 있었다.
라몬트는 지겹다는 듯 낯을 구기며 말했다.
“도대체 언제까지 우려먹을 셈이야?”
“너 하는 거 보고. 라몬트.”
켄드릭이 딱, 손가락을 튕겨 소리를 내자 주변의 그림자들이 스멀스멀 두 사람에게로 모여들었다.
라몬트가 켄드릭의 이능을 보고 지겹다는 듯 낯을 굳혔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림자는 스멀스멀 기어올라 두 사람을 완전히 덮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땅속으로 사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가주님, 차를 가져왔…… 어머.”
라몬트의 명령으로 따듯한 차를 추가로 내온 하녀만 텅 빈 집무실에 덩그러니 서 있을 뿐이었다.
켄드릭과 라몬트는 곧장 북쪽 산맥 근처에 도착했다.
“기사단을 꾸리고 왔어야 했는데, 자네가 하도 급하게 구니까……!”
“라몬트, 일족의 수장이라는 자가 그렇게 나약한 소리를 해서 쓰겠나.”
켄드릭이 부러 라몬트의 자존심을 설설 짓밟고 짓씹는 소리만 골라 한다는 것을 라몬트는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의도가 투명하군.’
라몬트를 흥분하게 만들어서, 두 사람이서 자일스 꽃을 찾아내고 해결을 볼 심산인 듯했다.
그러나 라몬트는 켄드릭과 단둘이 이 북쪽 산맥을 다 뒤집어엎어 자일스 꽃을 찾아내고 싶은 마음은 요만큼도 없었다.
그런데.
‘아, 젠장. 수하가 없으니 연락도 못 하겠군.’
게다가 여기까지 데려온 것이 켄드릭의 이능이니, 켄드릭은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전까지 라몬트를 저택으로 돌려보내 주지 않을 것이 뻔했다.
아카데미 일을 굳이 들추어 자극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꾀에 넘어간 내 죄군.’
라몬트가 한숨을 내쉬며 발로 땅바닥을 툭툭 쳤다.
그러자,
펑-!
금빛과 검은빛이 오묘하게 섞인 연기가 펑! 퍼져 나오더니, 이내 그 사이에서 거대한 흑사자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켄드릭이 그 모습을 보고 비죽 웃었다.
“그래, 그 모습으로 찾는 게 낫겠군, 자네는. 머리를 쓸 줄 모르니 후각이라도 써야겠지. 이쯤부터 시작하지.”
켄드릭이 지도에 있는 오두막을 콕 가리키며 말했다.
아까 라몬트가 이야기했던, 이지를 잃은 수인들이 갇혀 있다던 그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