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loved New Daughter-In-Law of the Wolf Mansion RAW novel - Chapter (105)
늑대 저택의 사랑받는 새아가 105화(105/187)
그렇게까지 질색하실 일인가?
눈앞에 앉아 있는 소녀는 마냥 조그맣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물론 가끔…… 빗자루를 들고 뛰다가 1층의 창문을 죄 깬다거나, 설탕 단지를 모조리 엎어 놓을 때는 조그만 악마 같긴 했지만…….
레오나의 첫 수인화가 기대되었다.
‘작고 귀여운 사자 모습이겠지?’
아르센과 레오나가 수인화한 모습을 상상하면, 괜히 가슴이 설렜다.
첫 수인화를 성공하면 보통 정식으로 수인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조그만 파티를 열었다.
아마 레오나와 아르센 역시 수인화에 성공하면 파티를 열 터였다.
나는 두 아이들이 어서 수인화에 성공하기를 바랐다.
‘으음, 물론 사자는 좀 무섭겠지만…….’
나는 베티와 다른 사용인들의 눈물겨운 노력 덕분에, 거대한 늑대 모습에 이제 완전히 익숙해진 상태였다.
물론 지금도 누가 내게 이빨을 드러내고 위협한다면 놀라 날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 쳐다보는 것 정도로는 놀라지 않아!’
그뿐인가, 나는 이제 늑대로 변한 사용인들의 등 위에서 낮잠도 잘 수 있었다.
거대한 늑대들의 등은 너무나도 포근해서, 나는 수인화한 상태로 그 위에서 놀다가 까무룩 잠이 들곤 했다.
그러니까.
‘아르센도, 레온도 어서 수인화했으면 좋겠다.’
나와 눈이 마주친 레오나가 씨익 웃었다. 뾰족한 송곳니가 빼꼼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레오나를 따라 웃었다.
친구들이 첫 수인화에 성공한 모습을 꼭 보고 싶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말이다.
이전까지는 켄드릭이 왜 그렇게 첫 수인화에 기겁했는지 몰랐다.
이전까지는.
***
“껍질을 벗기지 않은 대구 요리는 싫어. 이거 말고 다른 건 없어?”
레오나가 툴툴거리자, 음식을 내오던 시종이 고개를 숙였다.
“금방 다른 것을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으응. 린시, 너는 이게 맛있어?”
레오나가 고개를 갸웃하며 포크로 대구 요리를 쿡쿡 쑤셨다.
나는 대구 요리를 포크로 콕 찔러 입 안에 쏙 집어넣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생선이 얼마나 맛있는데!”
“생선은 나도 싫어.”
아르센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치?”
그러자 레오나가 곧바로 반색하며 되물었다.
아르센과 레오나가 간만에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을 찾았는지 서로 마주 보고 시선을 교환했다.
나는 짐짓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편식은 안 된다니까? 그거 다 먹어. 응, 반이라도 먹어. 안 그러면 너희랑 안 놀 거니까.”
내가 엄하게 말하자, 아르센과 레오나가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리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두 아이의 애처로운 표정은 깔끔하게 무시한 채 요리를 입 안에 넣었다.
‘그러고 보니.’
켄드릭이 자리에 없었다.
바빠 보이시던데, 식사까지 거르려고 하시는 걸까?
나는 방울토마토를 쿡 찔러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으며 생각했다.
그리고.
“있잖아, 아버님은?”
옆에 서 있던 시종에게 묻자, 그가 허리를 굽혀 예를 갖추며 대답했다.
“먼저 식사하고 계시라고 하셨습니다. 처리하실 일이 있으시다고요.”
“그렇구나…….”
많이 바쁘신 걸까?
극장에서 있었던 이상한 일과, 깨진 목걸이에 대해서 말해야 하는데.
도저히 말할 틈이 나지 않았다.
우리는 식사를 빠르게 마친 뒤, 나와 아르센의 방으로 올라왔다.
침대가 몹시 넓어서, 레오나가 혼자 놀러 오는 날이면 우리는 침대에서 셋이 나란히 자곤 했다.
물론 내가 가운데였다.
아르센은 레오나와 같이 자느니 바닥에서 자겠다고 선언했고, 레오나는 아르센과 같이 자느니 헥터의 마사에서 자겠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나는 강제로 두 아이 사이에 끼어서 잘 수밖에 없었다.
물론 카인까지 놀러 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침대는 몹시 넓어 네 명도 잘 수 있었지만, 하녀들은 침대가 좁아 떨어질지도 모른다며 우리가 같은 침대에서 잘 수 없게 했다.
덕분에 카인까지 놀러 오면 카인과 아르센은 아르센이 원래 쓰던 방, 나와 레오나는 이 방을 쓰곤 했다.
“그런데 있잖아, 린시.”
먼저 입을 연 것은 레오나였다.
나는 누워 있다가 느리게 레오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나, 네가 수인화한 모습 또 보고 싶어!”
레오나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레오나는 요새 계속 내게 수인화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이유는,
“나도 곧 수인화를 할 텐데, 너무 기대되니까 그렇지.”
레오나의 수인화와 내 수인화가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애, 해 줄게.”
나는 레오나가 부탁하면 대부분 들어주곤 했다.
누운 상태로 발을 구르자, 펑-! 익숙한 폭발음이 들렸다.
연둣빛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라 시야를 가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삐이!”
시야가 낮아지고 날개가 생겼다.
레오나는 내가 수인화한 모습을 보고 눈을 반짝였다.
“있지, 네 깃털 정말 너무 예쁜 것 같아. 나도 붉은 사자로 털갈이하면 좋겠다.”
“삐이?”
붉은 사자라니.
그럴 일은 없다고 고개를 저어 주고 싶었지만.
‘……붉은 새도 있는걸?’
새 일족에서도 붉은 새는 거의 태어나면 안 되는 존재에 가까웠다.
그런데 내가 태어난 것이니, 레오나의 꿈도 아주 일리가 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나는 포르르 날아가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
거울 안에는 온몸이 붉게 물든 조그만 새 한 마리가 우뚝 서 있었다.
물론.
‘이 정도면 많이 컸지.’
일곱 살, 밀색 깃털을 가지고 있을 때에 비하면 엄청나게 큰 상태였다.
이제는 그때보다 덩치도 컸고, 부리도 반질반질 윤이 났다.
다리 역시 툭 치면 부러질 것만 같을 정도로 가늘었는데, 이젠 그것보다는 조금 굵었다.
“삐이!”
나는 날개를 한번 펼쳐 보이곤, 다시 레오나에게로 날아와 레오나의 어깨에 앉았다.
“린시, 진짜 멋있어. 나는 언제 수인화해? 응? 응?”
“그걸 린시가 어떻게 아냐, 바보야.”
아르센의 핀잔에, 레오나가 금세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나는 아르센을 째릿, 째려본 뒤 레오나의 어깨에 앉아 날개로 레오나의 뺨을 감쌌다.
“삐이!”
금방 수인화할 수 있을 거야!
이제 아르센과 레오나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두 아이 다 곧 첫 수인화를 맞이할 터였다.
레오나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익숙하게 레오나의 손바닥 위에 냉큼 올라탔다.
“린시, 너무너무 귀여워……. 이 털 좀 봐. 보송보송해. 우리 저택에서 살면 안 돼?”
“미쳤어, 레오나 페르난도?”
레오나의 말에, 아르센이 갑자기 벌컥 화를 내며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삐이!”
나는 재빨리 날개를 펼치며 둘 사이를 중재했다. 그리고 아르센을 한 번 더 째려보았다.
‘저런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요새 우리가 연무장에 자주 놀러 다니는데, 아르센이 기사들끼리 얘기하는 것을 듣고 배운 모양이다.
나는 꼭 켄드릭에게 아르센의 말투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아르센을 노려보았다.
“왜? 어차피 린시네 집은 라니에로잖아. 근데 예크하르트에서 사는 거구. 그럼 페르난도에서도 살 수 있는 거 아냐?”
레오나가 또 제멋대로인 논리를 펼치며 아르센과 신경전을 벌였다.
아르센이 어이가 없다는 듯 입을 벌리고 레오나를 바라보다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무슨 소리야! 린시는 나랑 결혼했으니까 예크하르트에서 사는 거라고!”
“그치만……. 린시, 이혼할래? 우리 오빠랑 결혼하는 건 어때? 오빠도 후계자야.”
“야아! 너 미쳤어?”
결국 아르센과 레오나가 엉겨 붙어 침대 위를 굴렀다.
다행히 두 아이 모두 진심으로 싸우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펑-!
나는 재빨리 수인화를 풀고, 아르센과 레오나 앞에 우뚝 섰다.
양손을 허리께에 척 올리고, 레오나와 아르센을 노려보았다.
“레온, 아르센. 왜 싸우는데? 싸우면 아버님이 엄청 혼내실 거라구 하셨잖아.”
“하지만 쟤가!”
“아르센이 먼저 나 때렸어.”
전자는 아르센, 후자는 레오나였다.
레오나는 여자아이였지만, 아르센에게 완력으로 절대 밀리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레오나는 맹수 중의 맹수, 사자 일족의 수장 가문 페르난도의 막내딸이기 때문이었다.
둘이 진심으로 붙으면 아르센이 질 것이 불 보듯 뻔했다.
아르센 역시 늑대 일족의 수장 가문, 예크하르트의 후계자이지만 아르센은 몸이 약하니까.
게다가.
‘아직 완치도 안 되었구…….’
다른 일족들은 모두 아르센이 완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늑대 일족들도 모두 말이다.
그러나 나와 켄드릭, 그리고 아르센은 진실을 알고 있었다.
‘아르센은 완치되지 않았어.’
내가 삼 년 내내 공들여 치료했지만, 완전히 치료되진 않았다.
아르센의 몸에 아직도 남아 있는 반점들이 그것을 증명했다.
꾸준한 치료로 증상을 금방금방 눌러주니 완치된 것처럼 보일 뿐.
휴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르센과 레오나와 함께 있으면 아이 둘을 돌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 둘을 돌보는 게 맞긴 하지만…….
그때,
똑똑.
누군가 방문을 노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