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loved New Daughter-In-Law of the Wolf Mansion RAW novel - Chapter (114)
늑대 저택의 사랑받는 새아가 114화(114/187)
레오나와 카인, 그리고 아르센이 첫 수인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예크하르트 저택에 빠르게 퍼졌다.
사용인들은 우선 날뛰다 다치지 않도록 창문을 검은 암막 커튼으로 막아 대비했고,
켄드릭은.
“첫 수인화를 할 것 같다고?”
나는 켄드릭과 마주 보고 앉아서 식사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르센과 카인, 그리고 레오나는 점심식사에 불참했다.
대신에 하녀들이 방에 음식을 넣어주었다고 들었다.
그래서 점심식사는 나와 켄드릭, 단둘이 해야 했다.
켄드릭은 앞에 있던 고기를 썰어 내 접시에 덜어 주며 말했다.
“그럼 레오나랑 카인을 돌려보내야겠군. 집도 아닌 곳에서 첫 수인화를 하게 둘 수 없으니.”
“네에.”
나는 레오나와 카인이 돌아간다는 것은 조금 서운했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였다.
‘첫 수인화는 가족들이랑 같이 해야지.’
레오나의 가족들과 카인의 가족들도 레오나와 카인의 첫 수인화를 보고 싶어 할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에 생겼다.
라몬트 페르난도가 레오나를 일주일만 더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켄드릭이 서신을 꾸깃, 구겼다.
“라몬트 이 자식이…….”
“그으, 무슨 일 있으세요?”
나는 켄드릭의 집무실에서 사과 주스를 촙촙 마시다가 물었다.
아르센과 레오나, 그리고 카인이 피곤해서 자고 있는 탓에 놀 사람이 없어 켄드릭이 집무실에 데려와 준 것이다.
나는 이제 켄드릭과 둘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좋은걸.’
켄드릭은 일을 처리하느라 바빠서 나 혼자 놀아야 하긴 했지만.
일을 하는 켄드릭을 구경하거나, 집무실 소파에 앉아서 낮잠을 자는 건 꽤 즐거운 일이었다.
켄드릭은 나를 바라보고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라몬트가 레온을 일주일만 더 맡아 달라는군.”
“일주일 더 맡으면 안 되나요?”
“아니, 못 맡아줄 것도 없지. 근데 라몬트의 속내가 너무 투명해서 그러는 거다.”
나는 눈치껏 고개를 끄덕였다.
두 아들이 벌인 일이 있으니 막내인 레오나는 또 얼마나 대단할지 눈앞에 훤히 보였을 터.
라몬트가 장난으로 레오나의 첫 수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전에 들어 본 적이 있었다.
‘레온의 첫 수인화가 벌써부터 무서워지는군, 이번엔 페르난도 저택이 통째로 날라가는 거 아닌가 몰라.’
라몬트는 그렇게 웃으며 첫 수인화는 바깥에서 얌전히 하고 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그게.
‘으응, 이걸 뜻하는 거였구나.’
레오나의 첫 수인화를 예크하르트 저택에 떠맡기려고 밑밥을 깔고 있었던 모양이다.
레오나 위로 두 오빠들이 페르난도 저택을 반파시켜 놓았다고 했으니,
라몬트가 자기 딸의 첫 수인화를 애틋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페르난도 저택……, 그 거대한 사자 저택이 반파된 거면.’
보통이 아니었던 모양인데?
나는 흐음, 소리를 내며 고개를 느리게 끄덕였다.
켄드릭이 이렇게 성질을 내는 것도, 라몬트가 고작 서신 한 장으로 자신의 딸을 떠넘긴 것도 이해가 갔다.
켄드릭은 이번에는 레오나가 부순 것들을 전부 사자 일족에 청구할 거라며 라몬트의 서신을 옆에 치워두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뱀 일족 역시 당장은 카인을 데려가지 못한다고 나선 것이다.
듣기로는 헤제스 저택과 뱀 영토에 작은 문제가 생겼다고 했다.
그런데.
‘카인을 데려가지 못할 정도인 걸 보면 작은 문제는 아닌 것 같지.’
자기 아들이 첫 수인화를 한다는데 안 보고 싶은 부모가 어디 있을까.
그런데 데려가지 못한다는 것을 보니 뱀 일족에 심상치 않은 문제가 생긴 듯했다.
켄드릭은 헤제스의 서신을 받고서는 화를 내지 않았다.
켄드릭 역시 본능적으로 뱀 영토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직감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는 뱀 영토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알아보러 갈 수가 없었다.
“저택을 지켜야지.”
켄드릭이 여상하게 말했다.
첫 수인화를 앞둔 아이들이 셋이나 있는데, 자신이 저택을 비울 수는 없다며 약속도 취소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바쁘게 일을 하긴 했다.
데곤이 무언가를 보고하러 집무실을 들락거렸고, 다른 기사들 역시 자주 집무실에 드나들었다.
나는 결국 켄드릭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 주었다.
총총 위층으로 올라가니, 기운이 쭉 빠진 채 누워 있는 세 아이들이 보였다.
‘자구 있나?’
나는 기웃기웃 아이들이 누워 있는 침대로 다가갔다.
레오나와 카인은 자고 있었고, 아르센은 방금 깬 듯했다.
아르센이 졸린 듯한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나는 다른 아이들이 깨지 않도록 소리를 낮춰 이야기했다.
“아르센, 괜찮아?”
“응……, 여기 누워.”
아르센이 자기 옆을 가리키며 눈을 감았다 떴다.
나는 잠시 고민했다.
레오나와 카인, 그리고 아르센이 자유분방하게 누워 있는 탓에, 내가 누울 자리까지는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제자리에서 발을 두어 번 콩콩 굴렀다.
그러자.
펑-!
작은 폭발음과 함께 연둣빛 연기가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나는 폭발음이 들리자마자 몸을 흠칫 떨었다.
‘아이고, 밖에 나가서 수인화를 했어야 했는데.’
내가 수인화하는 소리 때문에 애들이 깬 건 아니겠지?
나는 포르르 날아 침대에 포옥 올라앉았다.
침대는 폭신해서, 내려앉자 내 발이 가볍게 폭 꺼졌다.
다행히 레오나와 카인은 여전히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기력을 비축하고 있는 모양이다.
나는 레오나가 첫 수인화 때 사고를 칠 수 없도록 지금 깨워서 기력을 채우지 못하게 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
하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에휴……, 잠은 자게 둬야지.’
사고를 치면 아마 켄드릭과 예크하르트 저택의 사용인들이 수습할 터였다.
내가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나는 레오나를 살피다가, 이내 총총총 뛰어 아르센의 옆에 앉았다.
그러자 아르센이 자신의 배 위를 톡톡 쳤다.
올라오라는 뜻인 듯했다.
“삐이.”
나는 선심 쓴다는 듯 조그만 울음소리를 내며 아르센의 배 위에 올라앉아 털을 부풀렸다.
퐁실퐁실하게 털을 부풀리자, 아르센이 나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삐이.”
“린시, 요즘은 늑대들 안 무서워하지…….”
“삐이!”
그러엄, 당연하지!
나는 크게 대답했다가, 이내 이크, 소리를 내곤 다시 울음소리를 죽였다.
늑대 저택 사용인들의 도움으로, 나는 이제 늑대들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니까 ‘나를 위협할 생각이 없는 늑대들’ 말이다.
아르센은 내가 전에 늑대들을 무서워했던 것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 듯했다.
“있잖아, 내가 수인화했는데 무서우면 날아가서 숨어야 돼. 알겠지?”
잠기운에 웅얼웅얼 말하는 아르센은 꼭 일곱 살 때 같았다.
나는 삐이, 조그맣게 대답하곤 조심스럽게 자리를 옮겼다.
아르센의 배 위에서, 아르센의 뺨 옆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통통한 아르센의 뺨이 퐁실한 털에 닿자 자연히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조그만 부리를 아르센의 볼에 맞대고서, 하품을 짝 한 뒤 눈을 감았다.
나도 아르센과 함께 조금 자 볼 생각이었다.
.
.
.
“세상에, 도련님!”
나는 베티의 목소리에 느릿하게 잠에서 깼다.
무슨 일이지?
그런데 내 옆에 누워서 잘 자고 있었던 아르센이 없었다.
으응?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반짝 뜨고는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둘러보았다.
그런데.
“삐이잇!!”
나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경악하며 날개로 내 부리를 틀어막았다.
침대 밑에서 조그만 회색 늑대 한 마리와 주황빛 사자 한 마리가 으르렁거리며 싸우고 있었다.
‘수인화에 성공한 거야?’
내가 자는 사이에?
베티가 급하게 아르센을 안아 들었고, 다른 사용인들이 들어와서 레오나를 말렸다.
그러나 아르센과 레오나는 쉽사리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수인화한 몸에 아직 적응이 안 돼서 그래.’
그래서 쉽게 흥분 상태가 되는 거다. 나도 전생에 수인화를 해 봤으니 알았다.
그런데.
‘카인은 어디 있지?’
나는 두리번거리며 카인을 찾았다. 옆에 누워 있었던 카인도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카인도 수인화에 성공한 걸까?’
나는 제자리에서 발을 굴렀다.
“삐잇!”
울음소리를 힘차게 내지르며 발을 구르자, 연둣빛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올라 침실을 꽉 채웠다.
그리고 시야가 높아졌다.
나는 수인화를 풀고서 후다닥 베티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 베티의 품에 안겨 씩씩대는 조그만 회색 늑대를 받아 안아들었다.
“아르센, 괜찮아?”
내 목소리를 들은 아기 늑대가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아르센의 호수처럼 짙고 푸른 눈이 나를 또렷이 바라보았다.
아르센은 괜찮다는 뜻인지, 내게 안겨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 모습을 본 베티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그때.
“어어? 레온 님! 어디 가세요!”
다른 하녀의 품에 안겨 있던 레오나가 자리를 박차고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으음, 시작됐구나.’
나는 레오나를 쫓아 달려가는 사용인들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