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loved New Daughter-In-Law of the Wolf Mansion RAW novel - Chapter (126)
늑대 저택의 사랑받는 새아가 126화(126/187)
예크하르트의 늑대들이 아기새를 찾기 위해 늑대 영토를 수색했다.
수색은 새벽이 깊어지고 날이 밝아올 때까지 이어졌다.
이제 조금만 더 지나면 동이 틀 것이다. 해가 뜨고 나면 린시를 찾기가 한결 더 수월해질지도 모른다.
다른 지방으로 파견을 간 기사들 역시 켄드릭의 전령에게 명령을 전달받은 뒤 혹시 근처에 아기새가 있는지 꼼꼼하게 수색했다.
켄드릭은 공중에서 희미하게 맡아지는 린시의 보드라운 솜털 냄새를 따라 달리다가.
‘……끊겼군.’
제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공중으로 날아간 린시의 냄새를 맡고 좇아온 것도 용했다.
공기 중에 아주 희미하게 섞여 있는 린시의 냄새만을 따라 달려온 것이다.
켄드릭의 후각이 다른 늑대들보다 월등히 뛰어나고.
‘……그 애의 냄새는 기억하고 있으니.’
켄드릭이 린시의 보드라운 솜털 냄새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늑대들이 켄드릭의 뒤를 쫓아오다가, 그가 멈춘 것을 보고서 따라 멈춰 섰다.
그때.
검은 털을 가진 거대한 늑대가, 앞으로 나와 켄드릭의 앞에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이 앞으로 쭉 가면…….’
같은 일족끼리는 수인화 상태라도 소통할 수 있었다.
켄드릭은 데곤에게 시선을 주지 않고, 또렷하게 앞만 노려보며 말했다.
‘그래, 다말이다.’
린시가 다말까지는 도착하지 않았기를 바라며 쫓아왔는데.
이제 다말이 코앞이었다.
켄드릭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늑대들이 주춤주춤 켄드릭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물론 린시가 갑자기 다말로 날아들 이유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다른 곳에서 발견될 확률이 더 컸지만.
‘주무시는 것 같아 보였어요, 꼭 꿈을 꾸고 계시는 것처럼…….’
‘무언가에 홀린 듯이 날아가셨어요.’
이어 동쪽으로 날아갔다는 베티의 진술과,
동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이어지던 린시의 흔적.
켄드릭은 본능적으로 느꼈다.
다말 땅을 확인해보아야 할 것 같다고.
‘가자.’
그 말이 신호라도 된 것처럼, 늑대들이 일제히 움직였다.
늑대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말 땅의 입구에 도착했다.
다말 땅을 지키던 기사들이, 켄드릭이 온 것을 보고서 예를 갖췄다.
“켄드릭 님!”
그들은 이미 켄드릭의 전령에게, 조그만 아기새가 날아들진 않는지 확인하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켄드릭이 다말 땅의 경계를 날카롭게 살피며 기사에게 물었다.
‘린시는 못 봤나?’
“예, 없었습니다. 확실합니다.”
기사의 말에 켄드릭이 반쯤 안도하며 다말 땅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는 잠시 검게 물든 다말을 바라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
‘다른 이들에겐 소식이 없나?’
켄드릭의 물음에, 데곤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오며 대답했다.
‘예,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영토의 경계를 지키는 기사들에게서도 연락이 온 것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는 건, 린시가 아직 늑대 영토 안에 있다는 의미였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켄드릭이 고개를 숙이고 둔중한 앞발을 들자, 그림자가 스멀스멀 켄드릭의 곁으로 모여들었다.
그림자들이 한데 뒤엉켜, 그림자 늑대들이 만들어졌다.
영토 곳곳으로 린시를 찾기 위해 보내 두었던 그림자 늑대들이었다.
켄드릭이 눈짓하자, 그림자 늑대들이 공중에 붕 뜬 채로 다말 땅 위를 달렸다.
‘가주님!’
‘이 정도는 괜찮다.’
데곤의 만류에도 켄드릭은 개의치 않았다. 다말 땅 안에 린시가 있을 확률이 여전히 존재하니 정확하게 확인해야 했다.
다말 땅에 닿으면 저주를 받는다.
그러나 이능을 사용하는 이들은, 켄드릭과 같은 방식으로 다말 땅 위를 살펴볼 수는 있었다.
다만.
‘큭…….’
기력 소모가 크고 몸에 무리가 많이 가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켄드릭은 이능을 사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휘청이기 시작했다.
다말 땅의 저주가, 켄드릭의 이능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켄드릭은 오래 사용하지 못하고, 다말의 일부분만 훑어본 뒤 이능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만약 린시가 들어갔다면.’
과연 살아있을까.
켄드릭은 차마 상상조차 하기 싫은 그 상황을 끝내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것만으로도 온몸이 싸늘하게 식는 듯했다.
물론 기사들은 린시가 날아드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했지만,
높이 날아서 다말의 영공으로 들어갔다면, 기사들의 눈에 띄지 않고 다말에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었다.
늑대 일족의 수장 중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켄드릭 예크하르트조차 잠시 이능을 사용했다고, 이렇게나 몸에 무리가 오는데.
그렇게 조그만 아이가, 다말 땅에서 살아남으리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켄드릭의 얼굴이 빠르게 굳어갔다.
옆에 선 데곤이 걱정스러운 낯으로 켄드릭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런데.
“……저게 뭐지?”
수인화 상태를 풀고, 인간 모습으로 변해 망원경으로 다말을 꼼꼼하게 살피던 기사 한 명이 외쳤다.
펑-!
켄드릭은 금세 수인화를 풀고, 기사에게서 망원경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저건.”
검게 물든 저주받은 땅.
그리고 그곳에…….
“린시?”
켄드릭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검게 저주받은 땅 가운데, 동그랗게 초록 풀이 돋아난 자리가 있었다.
다말 땅에 초록색 풀이라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더 말도 안 되는 것은…….
“린시.”
그 수풀 속에 조그만 붉은색 새가 몸을 동그랗게 말고 누워 있다는 것이었다.
켄드릭은 급하게 망원경을 옆의 기사에게 넘겨주곤,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공중에서 그림자들이 모여 검은 늑대의 형체를 띠었다.
켄드릭이 손가락을 까딱하자, 검은 늑대가 곧바로 직선으로 달려가 린시에게로 향했다.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이 느껴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린시는 미동조차 없이 눈을 감고 누워있는 상태였다.
‘……설마.’
설마 잘못된 것은 아니겠지?
‘부디 무사하기를.’
켄드릭의 간절한 바람이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혀끝에서 맴돌았다.
그는 두 눈을 감았다.
켄드릭은 이능으로 부리는 그림자 늑대와 시야를 동화시킬 수 있었다.
그러니까 분신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림자 늑대는 빠르게 린시의 앞에 도착해 우뚝 섰다.
그리고 이 기이한 광경을 내려다보았다.
아주 오래전, 저주로 인해 까맣게 죽어버린 땅.
이후로 단 한 번도 다말 땅에선 무언가가 자라났던 적이 없다. 완전히 생명이 살지 못하는 땅이 되었으므로,
그런데.
“……틀림없다.”
켄드릭이 중얼거렸다.
멀리서 망원경으로 보았을 때는 설마 싶었다.
‘다말 땅에 생명이 살 수 있을 리 없으니까.’
그러니 풀이 자라났을 리 없다. 켄드릭은 자신과 기사가 잘못 보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것은 틀림없는 잔디였다. 몇 개는 삐쭉빼쭉 높게 자라나 린시의 털에 콕 박혀 있었다.
게다가.
‘……이건 뭐지?’
린시의 등 뒤에, 조그만 묘목 같은 것이 하나 있었다.
아주 작았지만, 분명히 나무 묘목이었다. 그런데 그 생김새가 괴이했다.
‘태어나 처음 보는 모양이로군.’
나무는 연한 갈색이었는데, 가지가 둥글게 휘어 축 처져 있었다.
마치 어린아이 방에 걸어둔 모빌 같은 모양새였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다.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이 조그만 아기새의 안위였다.
그림자 늑대가 느릿하게 린시의 가슴에 거대한 주둥이를 가져다댔다.
“…….”
가슴에서 분명하게 심장 박동이 느껴지고 있었다.
다행히 그냥 잠든 것인 듯했다.
켄드릭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림자 늑대를 조종해 린시를 물어 올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림자 늑대의 등에 올린 뒤, 빠르게 다말 땅을 빠져나올 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
다말 땅에 생명이 돋아난 것을 본다면, 다른 일족들은 분명 켄드릭에게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을 터였다.
고민하는 사이, 그림자 늑대가 켄드릭의 품에 린시를 안겨주었다.
“린시.”
켄드릭이 린시를 다정하게 부르며 손으로 린시의 배를 살살 쓰다듬어 아이를 깨우려 했다.
그러나 깊게 잠들었는지, 린시는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결국 켄드릭은 린시를 깨우는 것은 포기하고, 조그만 붉은색의 아기새를 소중하게 품에 안았다.
어느새 자란 꼬리가 밑으로 축 처져 있어 다치지 않도록 꼬리도 잘 말아 올려 주어야 했다.
그나저나, 저것을 처리해야 하는데.
켄드릭이 린시가 누워 있었던 자리가 있는 방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대로 갈 수는 없었다.
저대로 두면 분명히 사자 일족의 눈에…….
그때,
“켄드릭 님, 저기!”
기사 중 한 명이, 저 멀리를 가리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켄드릭은 품에 린시를 안아든 채로 느릿하게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서 황금빛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사자 일족이었다.
켄드릭은 미간을 찌푸렸다. 사자 일족과 늑대 일족은 다말 땅과 맞닿아 있는 일족이었다.
그래서 사자 일족에서도 이 기현상을 발견한 모양이다.
‘일이 귀찮게 됐군.’
켄드릭이 중얼거렸다.
걸어오는 사자 일족의 뒤로 동이 터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