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loved New Daughter-In-Law of the Wolf Mansion RAW novel - Chapter (137)
늑대 저택의 사랑받는 새아가 137화(137/187)
“도착했습니다.”
마차는 금방 제2저택에 도착했다.
아르센이 먼저 마차에서 내리고, 내가 수월하게 내릴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주었다.
“잡아.”
“응, 고마워. 아르센.”
나는 아르센의 손을 잡고 마차에서 가볍게 폴짝 뛰어내렸다.
제2저택의 중앙에 사용인들이 일렬로 쭉 서 있었다.
나는 아르센의 손을 꼭 잡고,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와아, 그때랑 똑같네.”
자일스 꽃 사건이 터지고, 엉망진창이 된 저택을 수리하던 것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나는데.
그때 수리했던 흔적들이 여기저기에 남아 있었다.
“꼼꼼하게 관리했으니까요. 어서 오십시오. 아가씨, 도련님.”
제2저택의 집사, 조슈아가 정중히 예를 갖추어 인사했다.
“조슈아!”
나는 환하게 웃으며 그를 불렀다.
조슈아 역시 화답하듯 빙긋 웃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머무실 방을 미리 청소해 두었습니다.”
아르센이 마주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직접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아르센과 함께 조슈아를 따라 저택의 계단을 올라갔다.
“도련님의 방은 이쪽이고, 아가씨의 방은 바로 옆 방입니다.”
“따로 써?”
“네, 같은 방으로 준비해 드릴까요?”
“아니, 괜찮아.”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르센과 다른 방에서 자는 것은 오랜만이라 좀 어색하긴 했지만.
아르센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스럽게 그럴 필요 없어.”
“그럼 쉬고 계시면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불편하신 게 있으시면 언제든 불러 주세요.”
“점심 먹고 축제에 가는 거야?”
“네, 축제는 오후니까요. 식사를 하고 계시면 가주님도 도착하실 겁니다.”
조슈아가 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으응, 고마워.”
“네, 쉬고 계세요.”
조슈아는 복도에 우리 둘을 남겨두고 계단을 내려갔다.
그때, 아르센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응?”
“이리 와 봐, 린시.”
아르센은 빠르게 방에 들어간 뒤, 짐을 풀고 있던 사용인들을 전부 내보냈다.
그리고.
파앗-!
익숙한 소리가 들리고, 아르센의 손바닥을 중심으로 그림자들이 스멀스멀 모여들었다.
그리고 이내.
“……!!”
평소보다 조그마한 크기의 그림자 늑대가 방 안에 나타났다.
아르센은 행여나 누가 이걸 보기라도 할까 봐 전전긍긍한 듯한 모양새였다.
“아르센?”
“쉿, 조용히 해.”
아르센이 손을 내젓자, 그림자 늑대가 제자리에서 몇 바퀴 돌더니 내 그림자 속으로 스멀스멀 녹아들었다.
나는 눈을 깜빡였다.
“아, 됐어.”
“근데 왜 이걸 숨어서 하는 거야?”
아르센의 이능이 그림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텐데.
이렇게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해 몰래 내게 그림자 늑대를 붙여 주는 이유가 궁금했다.
“너한테 붙여놓은 걸 알면, 날 공격하는 자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내가 약해진 틈을 타서.”
“약해져? 곧바로 부를 수 있다며.”
“부를 수 있지. 그런데 그걸 모르는 자들은, 너한테 내 이능을 넘겨줘서 내가 약해졌다고 생각할 거 아니야.”
아르센은 제법 진지한 낯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차피 아르센의 이능이 그림자 늑대를 부리는 것뿐이라는 걸 모를 텐데…….’
게다가 알아도 기껏해야 켄드릭처럼 그림자로 만든 늑대를 부리는 것인 줄로만 알지.
아르센의 그림자 늑대가 자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모를 터였다.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굳이 아르센한테 이야기하진 않았다.
“아무튼, 누가 말 걸면 무시하고.”
“무시해?”
“어, 무시해, 그냥……. 어차피 쓸데도 없는 말일 거야.”
“알았어.”
“무슨 일 있으면 얘가 널 지킬 테지만…… 그래도.”
아르센은 날 붙잡고 주의할 사항들을 구구절절 설명했다.
마치 내 보호자처럼 말이다.
나는 아르센의 말을 차분하게 들어주었다.
아르센과 켄드릭, 그리고 예크하르트 저택의 사용인들이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구는지 모르지 않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잘 들었지?”
“응, 그러엄. 그리고 아르센.”
나는 주머니에서 조그만 목걸이 하나를 꺼냈다.
“이게 뭔데?”
아르센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이 목걸이는 내가 열네 살쯤에, 켄드릭에게 선물로 받은 것이었다.
가운데 분홍색 수정이 박혀 있는, 예쁜 목걸이였다.
그리고 이 목걸이에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내 이능을 넣어 두었지.’
나는 이제 이능을 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는데, 물건에 이능을 담는 것까지 어느 정도 가능했다.
그러니까, 사람을 치료하던 방법으로 이능을 가늘게 뽑아내 물건 속에 흡수시키는 방식이었다.
처음 이 방법을 알아냈을 때, 켄드릭은 나를 칭찬해 주었지만.
‘하지만 린시, 어디에도 얘기하면 안 된다.’
‘왜요?’
켄드릭은 한숨을 내쉬곤 말했다.
‘세상엔 위험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네 능력을 알면 분명 너를 악용하려는 사람들이 나올 거다. 물론 예크하르트가 너를 지키겠지만, 되도록 노리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게 좋겠지.’
그래서 켄드릭과 나, 둘만의 비밀로 남겨 두고 살아왔다.
그런데.
‘아르센이 나한테 그림자 늑대를 붙여 준다고 했으니까.’
아무리 아르센이 자유자재로 부를 수 있다지만, 자신과 떨어트려놓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희생을 감수하는 일인지 알고 있었다.
때문에 나 역시도 아르센의 목에 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여자아이 목걸이라 조금 화려했지만, 셔츠 안에 쏙 넣어놓으면 눈에 띄지 않았다.
나는 잠시 주위를 둘러본 뒤, 아르센의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
“네가 다쳤을 때……, 목걸이를 깨트려.”
“목걸이를?”
“응, 그러면 임시방편이지만, 네 상처가 나을 거야.”
목걸이를 깨트리면, 안에 담아두었던 이능이 흘러내린다.
그러니 임시로 치료할 수 있을 터였다.
아르센이 혹시나 다칠까 걱정되어 아르센을 위해 준비해 둔 것이었다.
“이런 게 있으면 너나…….”
“나한텐 내 이능이 안 통하는걸.”
내 말을 들은 아르센이,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잘 매고 있어. 알았지. 귀한 거니까 잃어버리지도 말고, 누구한테 주는 것도 안 돼. 목걸이에 대해서 말하지도 마.”
나는 아르센의 손을 꼭 붙잡고 눈을 마주친 뒤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니까, 린시.”
“응, 좋아, 좋아. 이러니까 우리 꼭 이능 교환이라도 한 것 같다, 그치.”
나는 아르센의 손을 잡고 웃었다.
아르센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똑똑.
그때,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나와 아르센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깜짝 놀라 소리를 죽였다.
그리고 문 쪽을 돌아봤다.
“들어와-.”
“아가씨, 도련님. 식사가 준비되었습니다.”
하녀 한 명이 들어와 허리를 꾸벅 숙여 예를 갖추며 말했다.
나와 아르센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
식사는 빠르게 끝났다.
본 저택의 식사와 진배없이 훌륭했지만, 입고 있었던 옷이 불편한 탓에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없었다.
아르센 역시 오늘은 음식이 영 안 넘어가는지 깨작였다.
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아르센에게 물었다.
“너, 아픈 거 아니지?”
“응, 안 아파.”
“아프면 말해야 돼? 응?”
“안 아프다니까. 어제부터 왜 그렇게 아픈 애 보듯이 보는 거야?”
“그야…….”
아르센의 등에 있는 반점이 선명해졌던 것을 보았으니까.
아르센의 건강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아르센도 그걸 아는지, 한숨을 푹 내쉬고 말했다.
“아프면 곧장 얘기할 테니까 걱정 마, 린시. 알았지.”
“응, 알았어.”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켄드릭이 아슬아슬하게 저택에 도착했다.
사용인들이 모두 켄드릭을 마중 나왔다.
“오셨습니까, 가주님.”
“그래, 애들은?”
켄드릭은 급하게 왔는지, 늘 단정하던 머리카락이 살짝 흐트러진 채였다.
“아버님!”
나는 아르센과 함께 층계참을 총총 내려가 켄드릭의 앞에 섰다.
“준비는 다 했고?”
“네? 네에, 머리 손질만 다시 하면 돼요.”
“저는 다 했습니다.”
“그래, 준비하고 가자. 더 서둘러 왔어야 했는데, 내가 좀 늦었군.”
켄드릭은 옷을 갈아입고 축제에 갈 준비를 하기 위해 하녀들과 함께 방으로 이동했다.
나와 아르센 역시 준비를 하러 방으로 돌아왔다.
옷은 본 저택에서 입고 온 덕분에 갈아입을 필요가 없었고,
아르센과 노느라 조금 흐트러진 머리만 손질하면 되었다.
베티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탓에, 제2저택의 하녀들이 내 머리를 손질해 주었다.
살짝 곱슬곱슬한 붉은 머리를 한껏 늘어트리고, 반은 예쁘게 묶어 뒤로 넘겨주었다.
머리 곳곳에 반짝이와 꽃을 달고, 예쁜 모자로 마무리했다.
“아가씨, 정말 너무너무 예쁘세요!”
“정말, 오늘 축제에 오는 사람들 중에 아가씨가 가장 아름다우실 거예요.”
이 얘기 옛날에도 들었던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그런데 그때.
“어?”
나는 창틀에 앉아 있다가 금세 슥 사라지는 검은 쥐를 보고 미간을 좁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