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loved New Daughter-In-Law of the Wolf Mansion RAW novel - Chapter (159)
늑대 저택의 사랑받는 새아가 159화(159/187)
행사장 바깥은 난장판이었다.
아니, 아수라장이라는 표현이 정확했다.
“꿰에엑-!”
“꺄악! 사, 살려줘!”
이지를 잃은 수인들이 축제에 온 수인들을 마구잡이로 공격하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나, 몸이 이상, 캑, 이상한 것……!”
도망치던 수인들도 하나둘 자리에 멈춰 서더니, 의지와 상관없이 수인화되고 있었다.
예크하르트의 기사들도 당황한 듯했다.
수인화된 이들 중에는, 예크하르트의 늑대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미치겠군! 아가씨, 도련님. 우선 마차로, 윽!”
그때, 예크하르트의 기사인 것으로 보이는 거대한 늑대가, 우리가 있는 쪽을 향해 이를 보이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금세 그림자 늑대에게 저지당했다.
그림자 늑대는 달려드는 늑대를 확 물어 채더니, 저 멀리 내팽개쳤다.
‘말도 안 돼.’
잠깐 성물을 확인하는 사이에, 바깥이 이렇게나 아수라장이 됐다고?
행사장은 문이 닫혀 있었기 때문에, 가장 늦게 여파가 미친 듯했다.
그때, 우리 주위로 검은 막이 나타나 일렁였다.
‘아버님!’
켄드릭의 이능이었다.
우리가 걱정되어 이능을 둘러 준 듯했다. 이능은 바깥이 훤히 보일 정도로 투명하게 우리를 감싸고 있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켄드릭의 이능은 얼핏 약해 보이지만, 그 어느 것보다도 단단하고 강하다는 걸 말이다.
“꿰에에엑!”
쾅!
달려들던 거대한 새가, 켄드릭의 이능에 부딪혀 멀리 튕겨나갔다.
우리가 나온 입구로, 수장들이 급하게 뛰쳐나오는 것이 보였다.
이제야 바깥 상황을 확인하고, 수습하려는 듯했다.
“린시! 아르센!”
그때, 켄드릭이 우리 둘을 불렀다.
나와 아르센은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이리 와라, 얘들아.”
켄드릭이 급하게 우리를 불렀다.
그는 상당히 당황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켄드릭을 만난 이래,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아버님!”
나는 빠르게 켄드릭에게 다가갔다.
아르센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사들과 그림자 늑대가, 더 이상 다른 수인들이 우리에게 달려들 수 없도록 우리를 호위했다.
“아르센, 이걸 받아라.”
켄드릭이 품 안에서 조그만 상자를 꺼내 아르센에게 건넸다.
“……이건?”
“성물이다. 제2저택에 들렀다가 곧장 본 저택으로 가. 성역이 이렇게 난장판이 되었으니 예크하르트의 영토는 더 심할지도 모른다. 저택 지하에 성물을 두는 곳이 있어. 에단이 알 게다.”
켄드릭이 엉망이 된 거리를 한번 힐긋 바라보곤, 다시 말을 이었다.
“저택 포함 근방을 지켜줄 거다. 성물을 지하에 가져다두고, 절대 저택 바깥으로 나가지 말아라.”
“알겠습니다.”
“그리고, 린시.”
켄드릭이 한숨을 내쉬며, 내 어깨를 조심스럽게 잡았다.
“린시, 아르센과 내가 너를 지킬 테지만, 혹여나 위험한 상황이 온다면 무조건 너부터 생각해라.”
켄드릭이 한 글자 한 글자 짓씹듯 말했다.
“정말이야. 린시, 혹 저택까지도 공격받는다면 다말 땅으로 도망쳐. 아르센과 함께 말이다. 너는 다말에게 허락받았으니…….”
“……네. 아버님은 언제 저택으로, 오실 건가요?”
나는 켄드릭의 두 눈을 또렷하게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여길 정리하고 가야겠지. 걱정하지 마라. 곧 갈 테니. 금방 정리될 거다. 아마도…….”
저 멀리서 불의 이능을 가진 이들이 이지를 잃은 수인들을 내쫓는 것이 보였다.
“이제 가라. 마차를 타고 가. 성물이 있으니 큰 문제 없을 거다. 아르센, 성물을 잘 지켜.”
“걱정하지 마세요.”
켄드릭은 아르센의 말을 듣고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른 수장들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수장들의 전속 기사단들이 그들을 따라서 이지를 잃은 수인들이 다른 수인들을 공격하는 걸 막아내고 있었다.
아르센은 내 손을 꼭 붙잡고서 마차로 향했다.
기사들이 우리를 호위했다.
“피해가, 허억, 기사단의 피해가 큰가요?”
나는 아르센을 따라 달리면서, 내 옆에 있던 기사단장 데곤에게 물었다.
숨이 차서 말이 자꾸만 끊겼다.
“다행히 기사단의 피해는 크지 않습니다. 정확히 알아봐야겠지만, 얼핏 보아서는……, 이지를 잃은 기사는 아까 그 기사뿐인 것 같습니다.”
그림자 늑대가 물어 던져버린 그 늑대를 말하는 듯했다.
‘다행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와중에, 카인과 레오나가 걱정되었다.
카인의 몸에 걸려 있는 금제도.
‘……어쩌면.’
어쩌면 카인의 금제가 이 일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관련이 있을 터였다.
마차 주위에 예크하르트의 기사들이 모여 마차를 지켜내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들 역시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마차 문을 열어!”
데곤이 뛰어가며 소리치자, 우리를 확인한 기사들이 마차의 문을 열었다.
나와 아르센은 서둘러 마차에 올라탔다.
이내 쾅!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고, 마차가 급하게 출발했다.
오른쪽 창문이 까맣게 보였다.
그림자 늑대가 밀착해서 마차를 따라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내 달음박질친 탓에, 가슴이 가쁘게 오르내렸다.
나는 숨을 고르며, 아르센의 손을 꼭 쥐었다.
“린시.”
아르센 역시 숨이 차는 듯, 호흡이 뚝뚝 끊겼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아르센에게 좀 더 붙어 앉았다.
“다친 곳은?”
“없어. 너야말로 다친 곳 없어?”
나는 아르센의 양 볼을 손으로 쥐고 그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아르센 역시 크게 다친 곳 없이 무사해 보였지만.
“여기……!”
귀 옆에 상처가 나 피가 흐르고 있었다. 파편이 날아들면서, 아르센의 귀를 스치고 간 듯했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나는 주위를 둘러본 다음, 이능을 사용했다.
파앗-!
손끝에서 아주 조그만 빛이 터져 나오더니, 아르센의 상처가 흔적도 없이 아물었다.
“……이능을 쓰면 안 된다고 했잖아.”
“그치만 여긴 아무도 없는걸.”
나는 아르센을 달래듯 말했다.
아르센과 켄드릭이 이능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나는 어릴 때 이지를 잃은 수인들을 치유한 적이 있으니까.’
이번에도 저들을 치유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수가 너무 많아…….’
축제를 즐기러 온 일족들이 모두 성역에 모여 있었다.
저들을 모두 치유하기란 당연히 불가능할 터였다.
게다가 내가 이지를 잃은 수인들을 치유할 수 있다는 걸 알면…….
‘다른 수장들이 나를 데려가려고 하겠지.’
나를 데려가 제 일족들부터 치유하게 시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들 터였다.
켄드릭과 아르센이 아무리 나를 지켜주어도, 그들이 나를 무력으로 뺏어갈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이런 상황에, 이지를 잃은 수인들을 치유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의 가치가 있었으니까.
게다가 이지를 잃은 수인들이 넘쳐나고, 수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지금.
이미 질서와 경계가 무너지고 있었다.
수장들은 자기 일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뭐든 할 터였다.
설령 그것이 나를 뺏는 일이라고 해도 말이다.
켄드릭은 분명 손꼽힐 정도로 강했지만, 축복받은 일족의 수장들이 모두 덤비면 당해내지 못할 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나는 손을 가볍게 쥐었다 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숨겨야 해.’
아니면 최소한 저택에 갈 때까지만이라도 숨겨야 한다.
예크하르트의 영토 안에서는 제아무리 다른 일족의 수장들이라고 해도 제멋대로 날뛸 수는 없을 테니까.
아르센이 내 손을 가볍게 쥐었다.
더 이상 이능을 사용하지 말라고 막는 것 같기도 했다.
“레오나랑 카인은 괜찮을까?”
“그 둘은 괜찮겠지. 축복받은 일족이잖아. 이능이 있으니…… 아마 괜찮을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아르센이 동시에 중얼거리듯 말을 뱉었다.
“걱정되는 건……. 다른 수인들이지.”
이능도 없고, 힘도 없는 약한 수인들.
그들은 이지를 잃은 수인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이 분명했으니까.
나는 고개를 들었다.
“도대체 누가 벌인 짓이지? 자일스 꽃가루가 퍼진 게 틀림없어. 이렇게 많은 수인들이 한 번에 이지를 잃을 정도면 자일스 꽃가루가 공기 중에서 퍼졌을 거야. 아주 오래전에도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기록이 있잖아.”
“……그런데 무슨 수로, 자일스 꽃가루를 성역 전체에 퍼트렸을까? 자일스 꽃가루가 아니고, 다른 게 있는 건…….”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거리에는 이지를 잃고 다른 수인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냥 정신을 잃고서 쓰러져 있는 수인들도 많았다.
그건 분명히 자일스 꽃가루만이 일으키는 현상이었다.
게다가 자일스 꽃가루는 흡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지를 잃게 되니.
이지를 잃은 수인들이 금세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난 것도 설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