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loved New Daughter-In-Law of the Wolf Mansion RAW novel - Chapter (61)
늑대 저택의 사랑받는 새아가 61화(61/187)
“디저트 가게가 여기서 가까운데, 걸어가시겠습니까?”
에단이 물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다.
“마차 타구 갈래.”
걸어가면 저 호위기사들이 전부 걸어서 우리를 따라올 텐데.
그럼 자연히 이목이 우리에게 집중될 것이 뻔했다.
‘그건 싫어.’
가뜩이나 예크하르트의 문장을 단 마차가 눈에 띄는데,
나를 싫어하는 늑대들에게 내 모습까지 보이고 싶지 않다.
그러자 에단이 알겠다고 대답하며 나를 번쩍 들어 마차에 태워 주었다.
“나는 혼자 탈 수 있어.”
아르센은 에단의 손길을 거절하고 혼자서 마차에 올라탔다.
“출발하지.”
에단의 말이 끝나자, 마부가 느리게 말을 몰았다.
마차는 금방 저번에 켄드릭과 함께 갔던 로젤 제과점에 도착했다.
“조심해서 내리세요, 아가씨.”
에단이 내 원피스 자락이 걸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나를 내려주었다.
“나는 혼자 내릴 수 있어.”
아르센은 이제 제법 컸다며 에단의 손길을 완강히 거절했다.
나와 아르센, 그리고 에단은 자연스럽게 제과점 안으로 발을 들였다.
“어서 오세요! 로젤의 제과점입니다!”
“2층 조용한 자리를 주게.”
에단이 큼큼, 헛기침을 내뱉은 뒤 말했다.
종업원은 에단의 옷에 박혀있는 예크하르트의 인장을 한 번, 그리고 나와 아르센을 한 번 바라보았다.
그리곤.
“곧바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2층의 볕이 잘 드는 자리로 안내했다.
파티션이 사방으로 넓게 쳐져 있어서, 독립된 공간이라는 착각까지 들 정도로 멋진 곳이었다.
“드시고 싶은 게 있다면 마음껏 시키세요.”
에단이 나와 아르센에게 로젤 제과점의 메뉴표를 내밀었다.
자리에 앉아서 먹고 가는 손님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우리는 메뉴표를 한참 들여다보며 고민했다.
아까 먹었던 쿠키는 빼고 케이크 한 조각씩과 에그타르트, 그리고 따뜻한 우유를 주문했다.
“에단두 여기 앉아. 여기 디저트 진짜 맛있어.”
“맞아, 에단은 아까 쿠키도 안 먹었잖아. 같이 먹자.”
“저는 됐습니다.”
우리는 옆에 고집스럽게 서 있는 에단에게 자리에 앉아 디저트를 시키라고 권유했지만, 에단은 완곡히 거절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종업원이 트레이에 주문한 것들을 담아 올라왔다.
나는 치즈 케이크, 아르센은 엄청나게 달아 보이는 초콜릿 무스 케이크였다.
이어 방금 구워져 따끈따끈한 에그타르트들과, 설탕을 탄 하얀 우유가 같이 나왔다.
“우와아-!”
나는 곧바로 포크를 들어 치즈 케이크를 조금 떴다.
입에 쏙 넣자 눈이 절로 동그랗게 뜨이는 맛이었다.
“진짜 맛있다……. 가게에서 먹는 게 더 맛있는 것 같아. 아르센, 그렇지?”
“응, 더 맛있다.”
아르센이 초콜릿 케이크를 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따끈한 우유도 한 모금 마신 뒤, 아직도 따뜻한 에크타르트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입 안 가득 차오르는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이 예술이었다.
“우와, 진짜 맛있어. 에단, 먹어 봐요.”
“허허, 저는 괜찮습니다. 많이 드세요, 아가씨.”
에단이 정중하게 거절했다.
나는 에그타르트를 다시 한 입 와압-, 베어 물었다.
아르센은 내가 에그타르트를 맛있게 먹자 궁금했는지, 에그타르트를 하나 집어 들곤 입에 넣었다.
그리고.
“……!!”
“지인짜 맛있지.”
아르센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에그타르트를 느리게 오물오물 씹었다.
우리는 삼십 분도 되지 않아 둘이서 디저트를 해치웠다.
‘진짜 맛있다.’
의상실에서 드레스를 맞추느라 조금 힘들었는데, 그 피로가 싹 날아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렇게 많이 드시면 안 되는데…….”
에단이 곤란하다는 듯 우리를 바라보다가, 이내 허허 웃었다.
“맛있게 드셨으면 된 거 아니겠습니까.”
“으응, 진짜 맛있었어.”
나는 냅킨으로 입 주변을 톡톡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무심코 시선을 돌려 바깥을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어어?”
수많은 인파 속, 로젤 제과점 2층을 노려보는 사람이 있었다.
검은 후드를 푹 눌러쓴 사람이,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 우뚝 서서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나는 당황한 채 주변을 둘러보았다.
‘근처에는 우리뿐이야.’
그러니 지금 저 사람은 분명히 우리를 노려보고 있는 것이 맞았다.
“이제 가실까요?”
에단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으응…….”
“혹시 디저트가 부족하십니까?”
에단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배부르게 먹었어요.”
“다행입니다. 이제 그만 가시지요.”
“네에.”
나는 고분고분 대답하곤 다시 창밖을 힐끔 바라보았다.
그 사람은 아직도 맞은편 건물의 외벽 뒤, 인파에 몸을 숨긴 채 우리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오싹, 소름이 돋아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이어서,
“……저건?”
남자의 몸에서 일전 에스테르의 몸에서 보았던 것과 꼭 같은 검은 기류가 일렁이는 것이 보였다.
“어어? 에단, 에단!”
나는 에단의 옷소매를 꼭 쥐고 다급하게 그의 손을 흔들었다.
“예? 무슨 일이십니까?”
그런데.
늙은 암갈색 수말이 끄는 짐마차가 지나간 뒤.
검은 후드를 눌러쓴 남자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아가씨, 무슨 일 있으십니까?”
“……어어?”
“아가씨?”
“린시?”
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입을 조그맣게 벌린 채 우물우물 대답했다.
“아니……. 분명히 내가 저기서 어떤 사람이 우리를 노려보는 걸 봤는데…….”
“누가 노려보았다고요?”
“응? 누가?”
에단이 외알 안경을 치켜올리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미간에 주름이 옴폭 패었다.
“으응,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그런데…….”
그때.
순식간에 피어오른 검은 연기가 로젤 제과점의 2층 창문을 뒤덮었다.
“으앗-!”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반응할 틈도 없었다.
펑-!
“삐이잇!!”
깜짝 놀라는 바람에 그만 수인화를 해 버리고 말았다.
나는 날개를 파닥거리며 에단의 어깨 위로 날아가 숨을 들이쉬었다.
‘저, 저게 뭐야?’
그리고 날개로 두 눈을 비빈 뒤, 다시 창문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삐이이?”
아무것도 없잖아.
창문은 깨끗했다. 검은 기류는커녕 먼지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잘못 본 건가?
‘하지만 진짜 있었는데…….’
나는 가쁘게 숨을 들이마시며 에단의 어깨를 발톱으로 꼬옥 쥐었다.
에단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나를 들여다보았다.
“아가씨, 괜찮으십니까? 몸 상태가 안 좋으신 건…….”
“삐이……?”
나는 아직도 고개를 쭉 빼고 다시 한번 창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게다가.
“린시? 무슨 일이야!”
“아가씨, 무슨 일 있으십니까? 창밖에 무어라도…….”
아르센과 에단은 순식간에 창문을 뒤덮었던 그 검은 기류를 미처 보지 못한 눈치였다.
“삐이이……?”
이게 뭐야.
그때, 파티션 바깥쪽이 술렁였다.
내가 수인화하는 소리와, 이어서 연달아 새소리가 나자 2층에 있던 손님들의 관심을 끈 듯했다.
아르센이 자연스럽게 내게 검지를 내밀었다.
나는 아르센의 손가락에 폴짝 올라타, 벌렁거리는 가슴을 날개로 쓸어내렸다.
‘정말…… 뭐지?’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도 에단은 에스테르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기류를 보지 못했었다.
나는 삐이이, 울며 아르센의 품 안에 파고들었다.
‘빨리 저택으로 돌아가고 싶어.’
무언가 예감이 불길했다.
밖에 나가면 또다시 검은 후드를 쓴 사람이 나타나 나를 위협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린시, 집에 가고 싶어? 이상한 거라도 본 거야?”
아르센이 드물게 조곤조곤한 목소리를 내어 물었다.
그리고 자신의 재킷 틈을 벌려 그 안에 나를 살포시 넣어 주었다.
제과점 안에 늑대 손님들이 많이 있으니, 내가 놀라지 않도록 나를 숨겨 주려는 작은 배려였다.
나는 고맙다는 의미로 조그맣게 울어 보이곤, 아르센의 옷 틈에 끼어서 고개를 내밀었다.
“삐, 삐이이…….”
집에 갈래…….
이상하게도 수인화만 하면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았다.
나는 분명히 알맹이는 열두 살 어린이인데, 일곱 살 혹은 그보다 더 어린 아이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훌쩍훌쩍.
너무 놀란 탓에 자꾸만 눈물이 방울방울 맺혀 떨어졌다.
내가 삐이이, 울자 에단이 당황한 듯 손수건을 내밀어 주었다.
“아이고……. 무서운 것이라도 보신 겁니까? 빨리 돌아가는 게 좋겠습니다.”
에단이 걱정스러운 낯으로 말했다.
“삐이…….”
나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다행히 검은 기류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최대한 몸을 웅크려, 바깥에서 내가 보이지 않도록 했다.
다른 늑대들에게 수인화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인간화를 하자니.
훌쩍.
‘무서운걸…….’
아르센의 품 안이 포근하고 좋아서 다시 인간화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르센이 손수건으로 톡 튀어나온 내 부리를 가려준 채 발걸음을 옮겼다.
에단과 아르센은 나를 데리고 빠르게 마차로 돌아왔다.
마부가 급하게 마차를 출발시켰고, 호위기사들이 타고 오는 말의 발굽 소리가 일정하게 들렸다.
나는 아르센의 품에 안겨서 가만히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그건 정말…… 뭐였을까?’
혹시 에스테르?
왠지 자꾸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안 좋은 일들이 왕창 생길 것만 같은 기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