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loved New Daughter-In-Law of the Wolf Mansion RAW novel - Chapter (66)
늑대 저택의 사랑받는 새아가 66화(66/187)
“린시.”
중앙 계단 앞에 서 있던 켄드릭이, 나를 발견하고는 고개를 돌려 설핏 웃었다.
‘우와…….’
나는 켄드릭을 보곤 속으로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켄드릭 님은 안 꾸며도 근사한데…….’
한껏 멋을 내놓으니 수려한 외모가 한층 더 돋보였다.
옆에 서 있는 아르센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르센은 금색으로 무늬가 박힌 군청색 예복을 입고, 턱 밑에는 연두색 에메랄드가 달린 리본을 매고 있었다.
늘 덮여 있던 머리도 오늘은 깔끔하게 넘겨 빗질해서 아르센의 단정한 얼굴이 한층 더 돋보였다.
“린시?”
내가 자리에 멈춰 서 있자, 켄드릭이 의아하다는 듯이 나를 불렀다.
“으아, 지금 가요!”
나는 드레스 자락을 손으로 꼭 잡고서, 켄드릭과 아르센을 향해 총총총 뛰어갔다.
“천천히 와, 넘어질라.”
“네에, 죄송합니다.”
“왜 이렇게 늦었어?”
아르센이 세모눈을 뜨고 나를 흘겼다. 나는 헤헤, 웃으며 아르센의 손을 꼭 잡았다.
“준비하느라 늦었지. 근데 아르센…….”
나는 목소리를 낮춰 아르센의 귓가에 내 입을 가까이 가져다 대곤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몸은 좀 어때? 나랑 같이 자니까, 으응, 개운한 것 같애?”
켄드릭은 나와 아르센이 손을 잡고서 같이 자는 것을 허락했다.
그래서 아르센은 어젯밤 내 방에서 나와 함께 손을 잡고 잤다.
물론 아르센이 넘어오지 말라며 손 위에 커다란 베개를 올려두긴 했지만…….
아침에 일어나 보니 잠버릇 때문인지 베개는 이미 침대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였다.
그러자 아르센이 낯을 확 붉히며 짜증 내듯 말했다.
“평소랑 똑같거든! 가까이서 얘기하지 마……. 놀라니까…….”
나는 키득키득 웃곤 아르센의 손을 꼭 잡았다.
우리가 처음 이 저택에 도착했을 때처럼, 사용인들이 일렬로 서서 우리를 배웅해 주었다.
“잘 다녀오세요, 아가씨.”
베티가 마지막으로 내게 인사했다.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곤 베티에게 물었다.
“베티도 축제에 가?”
“오늘은 안 가고, 둘째 날부터 구경할 거예요. 성역 근처에 친구들이 와 있거든요.”
베티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아르센의 손을 잡고서 걸었다.
처음 타고 왔던 것보다 더 크고 거대한 마차가 저택 앞에 서 있었다.
“으응……?”
마차가 얼마나 큰지, 말 네 마리가 동시에 끌고 있는데도 말들이 버거워 보일 정도였다.
“아버지께서 주로 타시던 마차지. 예크하르트를 대표하는 마차라서 주로 축제 때 쓴다.”
켄드릭이 놀란 우리에게 설명해주곤, 나와 아르센을 번쩍 들어 마차에 올려 주었다.
나는 드레스가 구겨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마차에 앉았다.
켄드릭이 타고 나자, 조슈아가 마차의 문을 부드럽게 닫았다.
그리고.
다그닥다그닥.
마차가 출발했다. 땅을 힘차게 박차고 달려나가는 말발굽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방음이 잘 되는 모양이었다.
“린시, 얘기한 거 잘 기억하지.”
켄드릭이 입을 열었다.
“네에, 이능을 함부로 쓰지 말고, 그리고 어디 갈 때는 꼭 얘기하고……. 위험한 것 같으면 곧바로 소리 지르기.”
“사실 소리 지르기 전에 기사들이 튀어나오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네에, 알겠어요.”
“아르센, 너는?”
켄드릭이 아르센을 힐긋 쳐다보며 어서 말해보라는 듯 고개를 까딱였다.
“……린시 옆에 잘 붙어있기. 이능 쓰지 않기?”
“그래, 둘 다 잘 기억하는군. 내내 너희 곁에 있겠지만, 행사 도중에는 곁에 있을 수 없을 테니까. 대신 에단이 있을 거다.”
“네에.”
“알겠어요.”
켄드릭은 이후로도 걱정되는 듯 미간을 좁히곤 우리에게 몇 번이나 더 이능을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마차가 성역에 들어섰다.
“우와……. 사람 봐…….”
나는 입을 크게 벌리곤,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거리에 가득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마차가 지나다니는 길을 제외하곤 온통 사람으로 꽉 차 있었다.
“우와…….”
마차가 향하는 길 내내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웃고 떠들면서 모두 신전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사람 지인짜 많다…….”
“그러게…….”
긴장한 듯 아르센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나는 아르센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마차는 금방 신전 안까지 도착했다. 아직 시간이 일러 신전이 개방되기 전이라, 신전 안에는 분주하게 오가는 신관들뿐이었다.
“우리가 제일 일찍 도착했군.”
켄드릭이 쯧, 혀를 찼다.
그는 우선 교황을 먼저 만나봐야겠다며 신관들에게 우리를 안내해줄 것을 부탁했다.
“애들을 잠깐 쉴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 줘. 린시, 아르센. 금방 오마.”
신관들이 앞장서고, 그 뒤로 호위기사 여섯 명이 줄줄이 나와 아르센을 따라왔다.
신관들은 거대한 방 앞에 도착해 육중한 원목으로 만들어진 문을 천천히 열었다.
그러자 아이들의 사이즈에 맞춘 듯 조금은 작고 예쁜 소파들과 큰 소파 그리고 작은 티 테이블들이 눈에 들어왔다.
신전에 있을 만한 것들은 아니라 신관을 올려다보자, 신관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
“라니에로의 린시 님, 예크하르트의 아르센 님. 행사가 처음이시지요? 후계자들이 쉴 수 있도록 신전에서 미리 마련해 두는 공간이랍니다.”
“그렇군요, 신기하다…….”
“뱀 일족의 카인 님께서 먼저 도착해 계시니 이야기 나누고 계세요. 그럼 이만.”
나와 아르센은 동시에 고개를 들어 소파를 바라보았다.
아까는 소파 헤드에 가려져 있어서 몰랐는데, 검은 머리의 소년이 한 명 앉아 있었다.
신관들은 문을 닫고서 방을 나갔다.
호위기사들은 신전에서 마련해 준 방 안까지는 따라오지 않았다.
나와 아르센은 쭈뼛쭈뼛 다가가 검은 머리의 소년 앞에 앉았다.
“저기……. 안녕?”
나는 인사를 건네며 침을 꿀꺽 삼켰다.
소년은 우리와 또래인 것처럼 보였지만, 날카로운 두 눈에서 서느런 기운이 흘러나왔다.
‘뱀 일족이면, 독 이능을 가지고 있다고 했지.’
그래서 라니에로의 이능과는 상성이 좋지 않았다. 나는 괜히 슬금슬금 엉덩이를 뺐다.
“너는 누군데?”
소년이 미간을 확 찌푸리며 물었다. 아르센이 마주 째려보았다.
“아르센 예크하르트, 일곱 살이야.”
“나는 린시 라니에로야. 일곱 살이구, 안녕……?”
“……카인 헤제스. 일곱 살.”
소년이 툭, 자기소개를 하고는 더 이상 말을 섞기 싫다는 듯이 팔짱을 꼈다.
그러나 나는 소년에게 계속 말을 붙였다.
“나는 축제 처음이야, 너는? 너는 많이 와 봤어?”
“…….”
“……거리에 가면 먹을 것도 많다던데, 진짜일까? 나는…….”
“불결해. 길거리 음식이라니. 도저히 품위도 예의도 모르는군.”
소년이 툭 쏘아붙였다. 나는 일곱 살 아이라기엔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말투에 눈을 깜빡였다.
“이래서 아버지가 다른 일족과는 상종하지 말라고…….”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그리고 주황 머리를 예쁘게 늘어트린 소녀가 당당하게 허리춤에 두 손을 척 얹고서 말했다.
“안녕!”
신전 전체가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로 소란한 인사였다.
소녀는 카인을 보고 낯을 팍 구기더니, 나와 아르센을 보고 활짝 웃으며 후다닥 달려왔다.
나와 다르게, 소녀의 옷은 무릎까지만 오는 짧은 드레스였다.
“안녕, 안녕! 네가 늑대 일족이지. 으응? 너는 새 일족이구! 반가워!”
그리고 나와 아르센의 손을 덥석 잡곤 위아래로 마구 흔들었다.
“어? 어어, 맞는데……. 너는 누구야?”
“나?”
소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기 자신을 가리켰다.
나와 아르센은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사자 일족의 레오나 페르난도라고 해! 잘 부탁해!!”
자신을 사자 일족이라고 소개한 주황 머리 소녀가 히히, 웃었다.
그러자 뾰족한 송곳니가 눈에 띄었다.
역시 육식동물이구나. 나는 괜히 몸을 움찔 떨곤, 이내 다시 손을 내밀었다.
“나는 새 일족의 린시 라니에로야.”
“나는 아르센 예크하르트. 늑대 일족이야.”
“반가워, 반가워! 얘기 많이 들었어. 켄드릭 아저씨가 매일매일 얘기해 주셨어. 내 새 친구가 될 거라구 하셨다구!”
그렇게 말하는 소녀는 몹시 신나 보였다,
“사실 여긴 원래 아슬란 오빠가 왔어야 하는데, 오빠들이 축제에 안 와서 내가 대신 왔어. 응응.”
그때, 얌전히 잠을 자듯 눈을 감고 있던 카인이 느리게 눈을 뜨며 레오나를 타박했다.
“레오나, 품위 없이 굴지 마. 너랑 친구라는 게 부끄럽…….”
레오나가 곧장 대답했다.
“누가 너랑 친구래? 웃긴다. 나 너랑 친구 아니야.”
레오나는 새초롬하게 쏘아붙이곤 나와 아르센의 손을 덥석 잡았다.
“나 이제 얘네랑 친구 할 거거든. 너 나랑 친구 안 해줘도 돼.”
“뭐? 언제는 친구 하자며 집까지 찾아오더니…….”
“그때는 그때구, 너 맨날 니네 아빠 말투 따라 해서 재수 없어.”
레오나가 혀를 메롱, 내밀었다. 카인은 레오나를 보고 충격받은 듯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야, 재수 없다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린시, 있잖아. 아빠한테 들었는데 너, 벌써 수인화를 할 줄 안다며?”
레오나는 카인을 가볍게 무시하곤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나, 수인화한 거 보여주면 안 돼?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