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loved New Daughter-In-Law of the Wolf Mansion RAW novel - Chapter (7)
늑대 저택의 사랑받는 새아가 7화(7/187)
‘우와…….’
나는 방 안을 보고 입을, 아니 부리를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손님방이라기에는 지나치게 화려한 방이었으니까.
누가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가구들, 엄청나게 푹신해 보이는 이불과 예쁜 장난감들까지.
마치 누군가를 위해 준비해 놓았다고밖에 볼 수 없는…….
‘아!’
며느리를 위한 방이구나.
늑대 일족은 새 일족에게 정략결혼을 제안할 때부터 미리 며느리의 방을 꾸미고 있었던 모양이다.
“앞으로 여기서 지내시면 되겠습니다.”
에단이 인자하게 웃으며 나를 침대 위에 내려놓았다.
발이 닿는 부분이 폭 꺼졌다.
그런데 문제는.
‘침대가 너무 큰데?’
가구들은 너무 크고, 나는 아주 작은 새의 모습이라는 게 문제였다.
엄청나게 커다랗고 넓은 방에 덜렁 남겨진 조그만 새 한 마리라니.
우스꽝스러운 그림이었다.
노집사가 염려하던 것이 이런 부분인 듯, 그도 난색을 표했다.
‘이 모습으로는 문고리도 열 수 없어.’
이불은 너무 폭신하고 두꺼워서, 내가 저 사이에 들어가면 압박당해 질식할 것이 분명했다.
하녀들이 곤란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빠른 시일 이내에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당분간은…… 마을에 내려가서 쓸 만한 것들을 사 오도록 지시하지요.”
“삐이!”
“이불에는 함부로 들어가지 마세요, 아가씨. 위험할 것 같으니 말입니다.”
노집사가 두꺼운 이불과 조그만 내 몸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나는 알겠다는 뜻으로 날개 한 짝을 번쩍 들어 보였다.
“삐이잇!”
“필요하신 것이 있으시면 저 종을…… 울리실 수 있으십니까?”
나는 에단이 가리킨 종을 바라보았다.
작고 귀여운 문양이 새겨져 있는 금색 종이었다. 문제는,
‘종보다 내가 더 작네, 에휴.’
나는 포르르 날아 협탁 위에 올려져 있는 종 앞에 안착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뒤, 뒤로 두 발자국 물러났다.
그 다음,
나는 종을 향해 달려가 몸통으로 있는 힘껏 종을 쳤다.
……디잉…….
아주 미약하게 종이 울리는 소리가 났다.
노집사와 하녀들은 내 모습을 바라보곤 경악했다.
“맙소사. 종은 울리지 마십시오, 아가씨. 이러다 다치시겠습니다.”
“……삐이.”
나는 시무룩하게 대답했다.
“아가씨께서 울리실 수 있을 만한 종을 준비하라고 이르겠습니다.”
“삐잇.”
“불편하신 것은 없으십니까?”
불편한 거?
꼬르륵.
나는 그제야 내가 오늘 종일 먹은 것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배고파.’
아델이 쿠키를 주겠다고 했는데, 먹기 전에 도망쳐 나왔지.
덕분에 나는 주린 배를 붙잡고 노집사의 눈치를 살폈다.
그가 외알 안경을 올리며 내 상태를 유심히 살폈다.
꼬르륵!
다시 한번 배 속에서 소리가 크게 울렸다.
하지만 내 귀에만 크게 들렸던 모양이다. 노집사는 여전히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말해도 되겠지?’
……불편한 게 있으면 말해 달라고 했으니까.
결국 나는 날개로 배 부분을 문지르며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기운이 없다는 듯 날개를 축 늘어뜨리고 울었다.
“삐이이…….”
‘배고파…….’
그러자 에단이 알아들었다는 듯 손뼉을 짝 쳤다.
“배가 고프십니까, 아가씨?”
응, 응!
나는 긍정의 뜻으로 날개를 파닥파닥 흔들었다.
“삐이잇!”
“그럼 식사를 준비하겠습니다. 식당보다는…… 여기서 드시는 게 편하시지요?”
“삐이!”
“레나, 먹을 것을 좀 준비해서 내어 오라고 일러.”
에단이 하녀에게 명령했다.
그는 나를 넓고 폭신한 침대 한가운데에 앉혔다.
나는 침대 위에 두 날개를 모으고 공손히 앉아 먹을 것이 나오길 기다렸다.
꼬르륵.
이 와중에도 배 속에서 자꾸만 소리가 났다.
‘어떤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라니에로에서처럼 샐러드와 약간의 생선 요리만 먹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다.
‘아니면 그냥 딱딱한 빵만 나와도 좋구…….’
딱딱한 빵은 물에 불려 먹으면 되니까……. 전생에는 그것조차도 잘 먹지 못하는 날이 잦았다.
‘하지만 나는 손님이니까 더 맛있는 걸 주지 않을까?’
어쩌면 싱싱한 과일 같은 것들도 먹을 수 있을지 모른다.
나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하녀들이 트레이를 끌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트레이 위에 올려진 음식들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세상에나, 이게 뭐야?’
과일 푸딩, 초콜릿 머핀, 싱싱한 나무열매와 과일들은 물론 온갖 생선 요리가 트레이 위에 올려져 있었다.
하녀들이 방 안의 낮은 식탁 위에 상을 차리기 시작했다.
음식이 얼마나 많은지, 둘 자리가 없어 고민하는가 싶더니, 하녀 두어 명이 식탁을 하나 더 옮겨 왔다.
‘너무 과한 거 아니야?’
나는 빵 두어 조각, 쿠키 두어 개 정도 얻어먹기를 원했을 뿐인데.
성인 늑대가 먹어도 배 터지게 먹고 남길 법한 양의 음식들이 줄줄이 들어왔다.
“삐이이!”
“무얼 좋아하실지 몰라 종류별로 내 온 모양입니다. 새 일족은 생선 요리를 즐겨 먹는다고 들었는데, 맞으실까요?”
“삐잇!”
내가 행복에 겨워 날개를 활짝 펼치자, 에단이 싱긋 웃었다.
그는 빈 접시에 음식들을 조금씩 덜어 내 앞에 차려 주었다.
“먹고 싶은 게 있으시면 날개로 가리켜 주세요.”
나는 일단 눈앞에 있는 음식들을 입 안에 집어넣었다.
조그만 체리를 냠 베어 물자 입 안에서 과즙이 톡톡 터졌다.
레몬즙을 뿌린 생선 요리는 가시가 거의 없어 먹기 편했고, 같이 나온 주스 역시 엄청나게 달콤했다.
‘여기가 천국인가?’
“삐이…….”
“여기 이 푸딩도 좀 드셔 보세요.”
에단이 내 앞에 딸기가 올라간 연분홍색 푸딩을 덜어 주었다.
나는 부리로 푸딩을 콕 쪼아 먹었다.
“삐이잇…….”
우와, 최고다.
라니에로에서는 단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음식들이었다.
라니에로의 아이들은 ‘관리’받는다는 명목으로 제한적인 식사를 했으니까.
물론 가주가 함께하는 식사에서야 음식을 산더미같이 쌓아 놓았지만 단순히 과시용으로, 버리는 것이 절반 이상이었다.
덕분에 우리는 맨날 맛도 못 보고 침만 꼴깍 삼켜야 했다.
내가 허겁지겁 음식을 먹자, 에단이 내 앞에 조그만 냅킨을 놓아 주었다.
나는 냅킨에 부리를 슥슥 닦았다.
“……?”
그런데 주변이 왜 이렇게 조용하지?
나는 느리게 고개를 들었다.
에단은 물론 네댓 명의 하녀들이 숨죽인 채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삐…… 삐빗…….”
‘이 부담스러운 시선은 뭐야…….’
모든 이들이 숨소리도 내지 않고 내 식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역시 너무 많이 먹은 걸까?
나는 지금 무턱대고 늑대 영토에 따라온 처지이니 눈치를 보며 먹었어야 했는데.
이건 명백한 내 실수였다.
나는 슬금슬금 식탁에서 한 발자국 물러났다.
그러자 하녀들이 아쉬워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잘못 본 걸까?
‘으응?’
그때, 하녀 한 명이 서둘러 내게 접시 하나를 내밀었다.
“이것도 좀 드셔 보세요, 아가씨!”
그녀가 건넨 것은 견과류가 콕콕 박힌 조그만 케이크였다.
‘……많이 먹어서 화난 게 아닌가?’
나는 늑대들의 눈치를 살피며 케이크 근처로 총총 다가갔다.
‘먹으라는데 안 먹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나는 예의 바른 새였기 때문에, 눈치를 보며 케이크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삐이잇!?”
케이크는 눈이 반짝 떠질 정도로 맛있었다! 나는 감동에 젖은 채 하녀를 올려다보았다.
그녀가 뿌듯한 듯 후후, 웃고 있었다.
결국 나는 조금만 먹어야겠다는 다짐도 잊은 채 케이크를 와구와구 먹었다.
* * *
분홍빛 목욕물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올랐다.
수면 위에는 연분홍색 꽃잎이 둥둥 떠다녔고, 물에서는 좋은 냄새가 났다.
‘진짜 좋다.’
늑대들은 좋은 물로 목욕하는구나.
나는 따뜻한 물에 부리까지 푹 담근 채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삐삐이…….”
늑대들은 ‘씻기고, 먹여’라는 켄드릭의 명령을 충실히 수행했다.
덕분에 나는 따뜻한 물에 몸을 폭 담근 채 앞으로의 계획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일단 늑대 저택까지 오는 건 성공했다.
하지만 다시 라니에로에 송환되지 않으려면, 나는 아르센과 ‘결혼’한 상태여야 했다.
그래야 성년이 될 때까지 쫓겨나지 않을 수 있으니까.
늑대들은 평생 반려를 하나만 둔다.
그러니 결혼을 무를 수도 없고, 무르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예외가 하나 있지.’
어릴 때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조혼한 경우에는, 성년이 된 후 합법적으로 이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성년이 될 때까진 늑대의 반려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나는 결혼을 해야 했다.
‘그리구 그쪽도 내가 결혼해주길 바라겠지.’
그래야 한시라도 빨리 병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결혼을 하면 나는 늑대 일족의 일원이 된다.
그러면 나를 처분할 권한도 온전히 늑대 일족에게 있으므로, 내가 허튼짓하지 않고 성심성의껏 치료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다.
‘물론 전생에는 슈빌이 허튼짓을 하긴 했지만…….’
나는 걔가 아니니까!
결혼하면 정말 성심성의껏 아르센을 치료해 줄 자신이 있었다.
그러니 결혼하여 아르센을 치료해주려면 우선 늑대들의 환심을 사야 하는데…….
나는 한숨을 폭 내쉬었다.
사실, 늑대들은 굳이 내가 아니어도 되었으니까.
아르센을 치료해줄 수 있는 ‘새 일족의 며느리’면 아무나 상관없을 터였다.
그러니 밉보이면 안 된다.
‘밉보이면 나를 라니에로로 돌려보낼지도 몰라. 그리고 새 며느리를 데려오겠지!’
그리고 그 며느리는 슈빌일 거다. 안 봐도 뻔했다.
그러니까 예의 바르게 굴자.
환심을 사야 하니까 손이 많이 가지 않는 어린애라는 느낌을 주는 거다. 이왕이면 밥값이 덜 든다는 느낌도 주면 좋고.
그게 원래 내 계획이었다.
……벌써 다 망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