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loved New Daughter-In-Law of the Wolf Mansion RAW novel - Chapter (8)
늑대 저택의 사랑받는 새아가 8화(8/187)
나는 동그랗게 부풀어 오른 내 배를 만지작거리며 한숨을 쉬었다.
에효.
이렇게 막 먹는 건 품위 없는 행동이라고 배웠는데,
늑대들이 내어준 음식들이 너무 맛있어서 배가 부풀어 오를 때까지 잔뜩 먹어 버렸다.
늑대들이 나를 예의 없는 어린애로 보면 어떡하지?
그건 곤란했다. 나는 지금 늑대들한테 잘 보여야 하는 처지였으니까.
‘하지만 케이크가 너무 맛있었잖아.’
딸기가 올라간 케이크는 다시 생각에도 입에 침이 고였다.
그래,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켄드릭을 따라오느라 점심도 거의 먹지 못한 상태였으니까.
그렇게 합리화를 하자, 마음이 좀 편안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물속에 얼굴을 푹 담근 채, 눈만 빼꼼 내밀고 바깥을 살폈다.
물에서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왔다.
조그만 세숫대야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내 옆에, 하녀들이 보송보송한 수건을 들고 서 있었다.
“으음? 아가씨, 뭔가 더 필요하신 게 있으신가요?”
“삐이…….”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하녀들은 보송보송해 보이는 하얀색 수건을 들고 내게로 성큼 다가왔다.
“물에 너무 오래 있으면 감기 걸려요. 자아, 오늘 목욕은 여기까지.”
하녀 한 명이 나를 물에서 조심스럽게 건졌다. 젖은 털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으으, 추워.
“삐이!”
“네에, 금방 털을 말려 드릴게요.”
그녀는 다정하게 말하며 거친 손길로 내 털을 박박 털었다.
“……?”
나는 예상하지 못한 거친 손길에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금방, 말려 드릴게요~.”
하녀는 내 시선을 ‘빨리 말려 달라.’로 해석했는지, 금방 말리겠다는 것을 강조하며 나를 박박 문질렀다.
물론 이렇게 말리면 금방 말려지긴 하겠지만…… 너무 세게 말리는 거 아닐까?
나는 하녀의 손길에 거의 밀가루 반죽이 되어가고 있었다.
“삐, 삐이…….”
사, 살려줘…….
그때, 내가 찌그러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하녀 한 명이 내 털을 말리던 하녀를 타박했다.
“세상에나, 레나! 아가씨의 털이 전부 상하잖아요!”
“……이렇게 말리는 게 아닌가?”
“그럼요, 늑대처럼 말리면 안 돼요. 아기새 아가씨잖아요. 조심스럽게 말려 드려야 한다구요.”
그녀는 레나라고 불린 하녀의 손에서 수건을 빼앗아 들고 나를 톡톡 두들겨 가며 부드럽게 털을 말려주었다.
“보세요, 이렇게 부드럽게 말려 드려야 한다구요.”
하녀의 손길은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나는 눈을 끔뻑거렸다.
“삐이이…….”
그런데 이렇게 태평하게 있어도 되나…….
빨리 가주를 만나서 결혼해야 되는데.
오늘 늑대 저택에 와서 한 거라곤 맛있는 케이크를 먹은 것과 끝내주는 목욕을 한 것뿐이었다.
차라리 나한테 이능을 써 보라고 시키기라도 했다면 마음이라도 편했을 텐데.
‘나는 적대 가문의 딸인데 정말로 손님처럼 대접해주고 있잖아.’
기분이 이상했다.
“먼 길 오느라 고생하셨어요, 피곤하셨지요?”
“씻고 푹 쉬세요, 잠자리를 봐 드릴게요.”
하녀들이 다정하게 말했다. 나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하녀들은 조심스러운 손길로 내 털을 마저 다 말리고, 잠자리를 정리했다.
하녀들은 몹시 두꺼운 이불과, 조그만 내 몸을 번갈아 보더니 마침내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 되겠다. 이불은 치워 드릴게요!”
그녀는 내가 이불에 깔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눈빛이었다.
레나와 두 하녀들은 정성껏 내 잠자리를 살펴 주었다.
거대한 이불을 치우고 보드랍고 얇은 이불을 가져다준 뒤, 하얀색 커튼을 꼼꼼하게 쳤다.
나는 침대에 앉아서 멀뚱멀뚱 그녀들이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았다.
“자아, 이제 쉬세요.”
레나는 부드럽게 웃으며 나를 침대에 눕혔다.
나는 그 손길에 이끌려 어정쩡하게 부드러운 이불 위에 누웠다.
조금 전, 꽃잎을 잔뜩 넣고 목욕을 한 덕분인지 몸에서는 좋은 향기가 났다.
“그럼 이제 가볼게요~, 푹 쉬세요!”
나는 아직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고 있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때, 방 안의 불이 순식간에 훅 꺼졌다.
‘……!’
나는 놀라서 곧바로 몸을 벌떡 일으켰다.
‘부, 불을 꺼 버렸어.’
저택의 천장등은 마정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하나를 끄면 다른 등들도 모두 꺼지는 형태였다.
그런데 레나가 불을 꺼 버린 것이다. 덕분에 천장등은 물론이고 벽에 달려 있던 조그만 등불까지 전부 꺼진 상태였다.
나는 놀라서 허둥지둥 침대에서 기어 나왔다.
하녀들은 뒤돌아 나가고 있는 듯했다. 발소리가 멀어지고 있었다.
아, 안 되는데.
끼이익-.
그때, 문이 조금 열리면서, 문 틈새로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삐, 삐이이!”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울면서 하녀들에게 달려갔다.
캄캄한 곳에 혼자 있는 건 싫었다.
매캐한 연기가 내 목을 옥죄는 듯한 기분이 든다. 금방이라도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다가올 것만 같았다.
켄드릭의 주머니에 들어갔던 그때와 똑같았다.
불을 끄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그 외에는 어떤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오직 여기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날개가 덜덜 떨리는 게 느껴졌다. 나는 포르르 잽싸게 날아올라서 나가기 직전인 하녀의 어깨에 올라탔다.
“어, 어머. 아가씨?”
하녀가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삐, 삐잇…….”
나는 날개를 바들바들 떨며 하녀의 목에 착 달라붙었다. 그리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이 하녀들이 나를 잡아먹을지도 모르는 늑대라는 건 어느새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혼자, 혼자 두지 마!’
캄캄한 곳에 혼자 있는 건 이제 죽어도 싫었다.
나는 하녀의 목을 꼭 붙잡고 엉엉 울었다.
“삐이이, 삐이이…….”
“아가씨, 캄캄한 곳이 무서우세요?”
레나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나, 말씀을…… 아하!”
“수인화 상태라서 말씀을 못 하셨구나. 세상에……, 다시 켜 드릴게요.”
누군가 후다닥 달려가는 소리가 나고, 금세 불이 환하게 켜졌다.
나는 그제야 좀 진정할 수 있었다.
심장이 여전히 빠르게 뛰는 게 느껴졌다.
하녀들은 나를 보드라운 이불 위에 앉히고, 둘러앉아 상태를 살펴보았다.
“저기, 베티. 가서 물 한 잔만 가져와.”
“응, 금방 다녀올게.”
베티는 정말 금방 돌아왔다. 그녀는 내게 조그만 물컵을 건넸다.
나는 물컵의 가장자리에 올라가서 삐잇. 삐이잇……, 희미하게 울며 물을 한 모금씩 마셨다.
한 모금 마시고 고개를 쳐들고, 한 모금 마시고 고개를 쳐들었다.
그걸 몇 번 반복하자, 조금 진정이 된 것 같기도 했다.
‘나, 어두운 걸 무서워하는구나.’
켄드릭의 주머니에 있을 때는 그저 주머니가 좁고 답답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이 사태를 겪고 나니 알 수 있었다. 내가 과거로 돌아온 뒤 ‘어두운 곳’을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전생에는 안 그랬는데.
불타 죽던 그 상황이 너무나도 생생해서 그런 걸까.
나는 눈물 자국이 말라붙은 얼굴로 훌쩍훌쩍 울면서 물을 마셨다.
“앞으로는 먼저 여쭤보고 끌게요. 그럼 괜찮으실까요?”
끄덕끄덕.
“삐이이…….”
“좋아요, 혹시 혼자 자기 무서우시면 저희가 옆에…….”
나는 잽싸게 고개를 저었다.
“삐이!”
‘그건 필요 없어요!’
나는 어두운 걸 무서워하는 거지 혼자 있는 걸 무서워하는 게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아까는 너무 무서워서 잠시 잊었는데, 눈앞의 이 하녀들은 늑대였다.
잠깐만, 이런 상황을 한번 겪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이 하녀들은 늑대였다. 내가 잠든 사이 나를 잡아먹을지도 모르는 늑대.
물론 켄드릭의 명령이 있는 이상 나를 함부로 하지는 않겠지만…….
‘실제로도 소중히 다뤄 주기도 했고.’
하지만 늘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배웠으니까! 나는 재빨리 고개를 도리도리 두 번 더 저었다.
그러자 하녀가 아쉽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 무슨 일 있으시면 부르시고요!”
“꼭 부르세요!”
하녀들은 우르르 방을 빠져나갔다.
나는 그제야 환한 방 안에서 안심하고 눈을 감을 수 있었다.
* * *
켄드릭이 나를 찾은 건, 내가 저택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
“안녕, 아가.”
그가 다정하게 나를 부르며 손을 내밀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날개를 쭉 펼치고 힘차게 날아올라 그의 손에 안착했다.
“삐잇!”
“수인화는 아직도 안 풀리는 건가?”
그의 질문에 나는 날개를 축 늘어뜨렸다.
밤새 풀어 보려고 애썼는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듣기라도 한 건지, 켄드릭이 익숙하게 나를 달랬다.
“괜찮아, 언젠간 풀리겠지. 너무 조급해하지 마라.”
나는 켄드릭의 어깨 위에 올라앉아 그를 빤히 바라보며 방긋 웃었다.
“방은 마음에 드나?”
켄드릭이 제법 다정하게 물었다.
나는 잠시 고민했다.
물론 방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방이 너무나 커서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건 내가 수인화 상태인 탓도 있었지만……, 인간 모습이어도 별반 다를 것은 없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늑대 일족 아이들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새 일족의 아이들이 지내기엔 너무나도 큰 방이었으니까.
게다가 내가 좀 체구가 작은 편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디든 있을 수 있게만 해 주면 되니까!’
나를 라니에로로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헛간에서 재워도 좋았다.
게다가 어제 켄드릭에게 잘 보이겠다고 다짐도 했는걸.
나는 마음에 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갑작스레 준비해서 어떨지 모르겠구나. 불편한 게 있다면 언제든 고쳐 주마.”
“삐빗!”
나는 괜찮다는 뜻으로 몸의 털을 잔뜩 부풀린 채, 켄드릭 예크하르트의 얼굴에 바짝 기대어 앉았다.
보들보들한 털이 그의 목 부근에 닿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자 켄드릭이 웃으며 물었다.
“괜찮다면 식사 시간에 너를 내 아들한테 소개해 주고 싶은데.”
아르센?
드디어 그 애를 만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