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loved New Daughter-In-Law of the Wolf Mansion RAW novel - Chapter (88)
늑대 저택의 사랑받는 새아가 88화(88/187)
다음 날, 우리는 예크하르트의 본 저택으로 돌아왔다.
본가에서 온 사용인들 중 절반은 지난밤 먼저 저택으로 가 저택을 정리했고, 절반은 남아 제2저택을 정리하고 온다고 했다.
정오가 되기 전, 켄드릭은 나와 아르센을 데리고 마차에 올라탔다.
“으음, 그러고 보니까 사냥을 못 했네…….”
내가 다리를 까딱이며 중얼거리자, 아르센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 너무 정신이 없어서…….”
“돌아가면 저택 안에 얕은 저수지를 하나 파 주마.”
켄드릭이 무심한 투로 툭 얘기했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네에?”
“결혼 선물이라고 생각해도 좋겠군. 아직 네게 마땅히 준 것이 없으니……, 저수지를 파 놓고 뱃놀이를 해도 좋을 거다.”
켄드릭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아르센이 켄드릭의 말에 한마디 보탰다.
“그럼 배도 같이 사 줘.”
“그래, 사 주마. 린시, 또 필요한 건 없고?”
켄드릭이 정말로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다 사 주겠다는 듯 나를 바라보았다.
“필요한 거 없어요, 진짜예요!”
“그러고 보니 말이 생겼었지, 승마장을 하나 지어야겠군.”
나는 입을 벌리고 켄드릭을 바라보았다.
켄드릭은 저수지, 승마장에 이어 더 줄 것이 없는지 고민하는 듯 미간을 살짝 좁혔다.
나는 잽싸게 손사래를 쳤다.
“그, 그으런 거 안 주셔도 되어요! 먼젓번에 목걸이도 주셨구, 구두랑 드레스랑…….”
“결혼 선물이랑은 다르지.”
“하, 하지만 저는 드릴 게 없는걸요…….”
보통은 결혼을 하면 신부 측에서도 선물을 보내야 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내가 가진 것은 내 몸뿐이었다. 게다가.
우리 일족에서 그런 것들을 보내줄 리도 없었다.
‘치료도 제대로 못 하구 있는데…….’
그런 것들을 받으면 너무 염치없는 아이처럼 보일까 봐 나는 재빠르게 고개를 내저었다.
“저, 정말로 안 주셔도 되어요. 진짜예요!”
“네가 내게 왜 줄 것이 없어, 린시.”
켄드릭이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가 떴다.
나는 켄드릭의 반응에 눈썹을 살짝 올리곤 다시 물었다.
“네……?”
“일단, 그래. 호칭부터 좀 고쳐야겠군.”
켄드릭이 손뼉을 짝, 쳤다. 그러나 부딪히는 소리가 크진 않았다. 소음에 예민한 나를 위한 켄드릭의 사소한 배려였다.
“호칭이요?”
“그래, 식은 아직 안 올렸지만 이제 결혼도 했으니 제대로 불러 봐.”
아르센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 보였다.
나는 잠시 고민했다.
‘제대로 된 호칭이라니?’
그냥 켄드릭 님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너무 예의 없었던 걸까?
하지만 정말로 뭐라고 불러야 할지 생각나지 않았다.
나는 콧잔등을 살짝 찡그린 채 한참 생각하다가, 이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켄드릭 예크하르트 님?”
“……뭐?”
켄드릭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니냐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이, 이게 아닌가?”
나는 울상을 지은 채 한참 고민하며 드레스 자락을 만지작거렸다.
‘그럼 혹시…….’
이번에는 맞겠지?
나는 아까보다 좀 서늘해진 마차 내부와 켄드릭의 시선을 느끼곤 다시 살짝 입을 열었다.
“……잘생긴 켄드릭 님?”
전생에 라니에로에 있을 때, 벨린 부인은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벨린 부인’이라고 부르면 몹시 좋아하곤 했다.
그 기억이 나서 그렇게 불러본 건데…….
이크.
나는 켄드릭의 살기 넘치는 시선을 보고 잽싸게 시선을 돌렸다.
역시 이것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럼 도대체 뭐지?’
그때, 켄드릭이 한숨을 내쉬었다.
“켄드릭 님은 너무, 격식을 차리는 것 같으니까. 좀 더 친근하게.”
“치, 친근이요……?”
친근하게 부르라고?
정말로?
나는 눈을 질끈 감고서 말했다.
“아, 아저씨…….”
내 말에 옆에 있던 아르센이 와하학 웃음을 터트렸다.
“아, 아저씨래!”
“아르센, 조용히 해라.”
그러나 켄드릭의 손길에 곧 잠잠해졌다.
나는 이제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도대체 뭐지?
이 정도면 켄드릭이 힌트도 많이 줬는데, 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켄드릭이 아르센의 머리칼을 헤집으며 느릿하게 말했다.
“아버님이라고 불러야지. 새아가.”
“아, 아아! 아버님!”
나는 그제야 손뼉을 짝, 치고 다리를 달랑거리며 헤헤, 웃었다.
“아버님!”
“그래, 부르기 힘들면 천천히 불러도 좋다. 무리는 안 시킬 테니.”
나는 고개를 도리도리 내저었다.
“부를 수 있어요! 아버님!”
이걸 원하는 거였구나.
하긴, 나는 이제 예크하르트의 작은 마님이자 켄드릭의 며느리니까 이렇게 부르는 게 당연한데.
지금까지 떠올리지 못한 내가 한심할 지경이었다.
내가 아버님, 아버님, 연달아 종알거리자 켄드릭이 부드럽게 웃었다.
나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다짐했다.
‘조만간 꼭 말씀드려야지.’
내 털갈이 상태에 대해서 말이야.
켄드릭이라면 왠지 나를 질책하기보단 따듯하게 안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착각이 아닐 것 같아.’
오후의 햇살이 마차 창문을 통과해 아르센과 켄드릭의 얼굴에 부드럽게 쏟아졌다.
나는 한 폭의 그림 같은 그 광경을 가만히 보다가 배싯 웃었다.
이 평화가 오랫동안 유지되기를 바라면서.
***
나는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바로 마구간으로 달려갔다.
히이힝-!
마사 안에 갇혀 있던 헥터가, 나를 보고 반가운지 발굽을 쳐들었다.
나는 헥터를 있는 힘껏 끌어안고 헥터의 보드라운 털에 내 볼을 부비적거렸다.
“헥터, 잘 있었어?”
아르센은 나와 헥터가 끌어안는 것을 가만히 보다가 헥터의 이마에 손을 턱 얹었다.
헥터는 다행히 온순하게 아르센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아가씨, 도련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그때, 마구간 창고를 청소하고 있었는지 마구간지기 길버트가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채로 나타났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에, 길버트. 헥터는 잘 있었어요?”
그때, 아르센이 길버트를 빤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아가씨가 아니야.”
“네? 아가씨가 아니라니…….”
그리고 아르센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이어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우리 겨론했거든.”
“결-혼이라니까…….”
“그거나 그거나지. 아무튼!”
아르센은 나와 자신이 결혼했다는 것을 길버트에게 자랑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길버트의 낯이 순식간에 활짝 폈다.
“세상에, 드디어 결혼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도련님, 아가씨. 아니 이젠 작은 주인님과 작은 마님이라고 불러드려야겠네요, 허허.”
나는 새로운 호칭이 어딘지 낯설고 간지러워서 얼굴이 달아올랐다.
에단에게 들었을 때도 그랬는데 길버트까지 그리 부르니 기분이 이상했다.
먼저 말을 꺼낸 아르센도 막상 작은 주인님이라 불리니 어색한 듯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길버트가 그런 우리를 보고 웃더니 헥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헥터 이놈도 어쩐지 오늘 내내 기분이 좋더라니, 작은 마님께서 오시는 걸 알고 있어서 그랬나 봅니다.”
헥터가 길버트의 말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아르센은 마사에 기대어 턱을 괸 채 헥터를 바라보며 물었다.
“헥터도 말귀를 알아들을까? 헥터는 인간 모습으로 못 변하잖아.”
“그러엄, 헥터는 수인은 아니지만 말을 알아들어. 똑똑한 말이라구.”
그렇지? 나는 헥터에게 물어보며 사랑스러운 말의 이마를 톡톡 쓰다듬었다.
헥터가 다시 한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럼 얘한테도 우리가 결혼했다고 얘기하자.”
“아까 우리랑 길버트가 대화하는 걸 듣지 않았을까?”
“그래?”
아르센은 결혼이라는 것이 몹시 특별한 계약쯤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긴 아르센은 결혼이 뭔지 잘 모르니까…….’
아직 결혼이라는 발음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일곱 살 어린애였다.
물론 예크하르트의 사용인들과 내가 결혼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해 주긴 했지만.
‘나중에 결혼이 뭔지 알고 무르고 싶다 하는 거 아냐?’
아르센을 가만 바라보니 그런 의심도 들었다.
곧이어 간식 시간이라고 우리를 찾는 클로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와 아르센은 아쉽지만 헥터와 길버트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서 마구간을 떠났다.
“간식 시간……. 세상에나, 아가씨…….”
클로이는 잔뜩 엉망이 된 내 가슴팍을 바라보며 경악했다.
헥터가 나를 만나기 직전에 여물을 먹은 탓에 가슴팍에 여물이 잔뜩 달라붙어 있었던 탓이다.
나는 결국 베티의 손에 끌려가 세수를 하고, 옷을 다시 갈아입어야 했다.
식당에는 사 온 듯한 케이크와 쿠키들이 접시에 놓여 있었다.
나는 아르센과 함께 의자에 앉으며 쿠키를 와앙 입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우물우물 씹으며 말했다.
“있지, 클로이……. 으응, 얘기 들었어? 나 아르센이랑 결혼한 거.”
“맞아, 나 린시랑 결혼했어. 린시랑 평생 살 거야.”
아르센이 쿠키를 입 안에 넣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아르센의 발언에, 식당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이 웃음을 지어 보이며 아르센을 바라보았다.
아르센을 몹시 귀여워하는 것이 표정에서도 느껴졌다.
“결혼이요? 세상에나, 축하드려요!”
클로이와 베티가 환하게 웃었다.
물론 저택 내의 사용인들에게는 에단이 미리 전달했을 테지만,
사용인들은 우리를 배려하여 우리에게 처음 듣는 듯한 얘기라는 뉘앙스로 화답해 주었다.
“그럼 이제 작은 마님이라고 불러 드려야겠어요!”
나는 그 말에 헙, 숨을 들이쉬고는 재빨리 고개를 내저었다.
“아직 작은 마님이라는 호칭은 너무 어색해. 당분간은……, 그냥 아가씨라고 불러 주면 안 될까? 아르센, 너는 어때?”
아르센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내 말에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아. 어색해……. 그냥 부르던 대로 불러 주라.”
아르센의 목소리에 희미한 아쉬움이 섞여 있는 듯했지만, 사용인들의 축하 인사에 묻혀 사라졌다.
“네, 그럼 당분간은 그냥 아가씨, 도련님으로 불러 드릴게요! 우리 아가씨, 도련님, 결혼 축하드려요!”
아르센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고마워. 근데 아킴은 어디 갔어? 아킴한테도 얘기해야 하는데…….”
“그으러게, 우리랑 같이 축제에 갔는데 어느 날부터 아킴이 안 보였잖아.”
아킴은 ‘그 사건’이 터지기 전날을 마지막으로 저택에서 보이지 않았다.
나는 우물우물 쿠키를 씹던 것을 멈췄다.
‘응……?’
그 사건 이후로 안 보였다고?
혹시 하는 마음에 고개를 들어 베티와 클로이, 그리고 다른 하녀들을 바라보자 모두 곤란해하는 것이 보였다.
설마, 아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