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rserker’s Second Playthrough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41)
141화. 악마와 대마법사 (3)
칠흑의 늪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고대의 도서관.
멜리사가 만든 마법 공간의 내부는 그런 모습이었다.
빈틈없이 마음의 양식을 채워놓았던 책장들은 합판이 낡고 뒤틀려 죄다 무참히 쓰러졌다. 붕괴는 도미노처럼 연쇄되어 모든 책장이 깡그리 서가의 책들을 토해 내게 만들었다. 쏟아진 책들과 망가진 책장들이 한 무더기 퇴적되어 버려진 두엄처럼 썩어가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잔해 사이로는 새카만 액체들까지 스며들었다.
판석 위로 굽이치는 검은 도랑. 송진처럼 끈적한 액체가 마치 의지를 가진 생명처럼 책장 틈을 범람하고, 맴돌이하고, 증발하고, 적시고 있었다. 두꺼운 책들이 먹빛 물결에 파묻혀 늪에 침강한 유적의 벽돌처럼 절여졌다.
이곳이 멜리사의 무덤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어쨌든 무덤이긴 했다. 잊히고 버림받은 활자들, 지식이 말소된 서책들의 무덤.
카딤은 그중에 그나마 성해 보이는 책을 한 권 주워 올렸다. 혹여 읽을 만한 부분이 남아 있을까 봐. 하지만 책을 펼치자마자 도로 덮을 수밖에 없었다.
쿠르륵, 쿠르르륵……!
찢어진 페이지 사이에 고여 있던 마기가 슬라임처럼 돌기를 뻗었다. 무슨 살아 있는 마도서라도 되는 것처럼. 카딤은 인상을 구기며 책을 내던졌다. 부디 멜리사의 기록까지 저런 상태가 되진 않았길 바랄 뿐이었다.
마기는 비단 수렁처럼 바닥에만 깔려 있지도 않았다. 허공에도 기화된 마기가 검은 안개처럼 자욱하게 퍼져 있었다. 밤하늘보다도 캄캄한 시야, 난잡하기 짝이 없는 지형, 콧속을 송곳으로 푹푹 찌르는 듯한 악취. 도무지 제정신으로 목표물을 찾아갈 수 없는 환경이었으나.
카딤은 길을 잃고 헤매지 않았다.
이 아수라장 속에서도 한 가지 표지만큼은 명징했다. 이 극심한 마기의 근원, ‘고위 악마’의 위치. 멜리사의 기록은 놈이 지키고 있다 했으니, 점점 더 마기가 짙어지는 방향으로 걸어가기만 하면 됐다.
다만 그러는 와중에도 삿된 잡념들이 머리를 어지럽혔다.
어떻게 한 사람의 절망만으로 고위 악마가 탄생할 수 있는지, 멜리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어떻게 여태껏 생명을 부지했는지, 지금은 무얼 하고 있는 건지…….
역시 악마의 창궐이, 멜리사로 인한 것인지.
‘쉬익, 나를 되살린 자, 그리고 이 대륙에 악마를 창궐시킨 자는…… 네 동료들 중 한 명이다.’
목적지에 다다랐을 무렵, 카딤은 그 모든 생각들을 지워냈다.
잡념이 이끼처럼 달라붙은 정신으론 썩은 순무조차 베어낼 수 없으니까. 지금은 마음의 칼을 날카롭게 벼려내, 더러운 악마를 족치는 데 집중해야 할 때. 칠흑의 도끼를 쥐어 들고, 짙은 마기를 들이마시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데만 집중했다.
그리고 마침내 도서관의 가장 내밀한 곳에 이르러, 비틀린 신음을 내지르는 나무문을 넘어서자.
끼이이이이이익 –
우울증에 시달리는 몽상가의 악몽과도 같은 풍경이 드러났다.
실내라고 실외라고 부르기도 모호한 공간. 낡은 천장은 모조리 박살 나 별빛을 망각한 야경의 색채로 물들었고, 벽이 있어야 할 곳은 까마득한 암흑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흐드러진 책 무더기, 흥건히 고여 웅덩이를 이룬 마기, 무분별하게 자라난 잡초들 가운데.
가시덩굴 더미에 묶인 산양 머리 거인이 있었다.
쿠르르륵, 쿠르르륵, 쿠륵, 쿠르르르…….
하체는 바닥의 마법진에 틀어박혔고, 오롯이 상체만을 드러낸 산양. 부패한 눈구멍과 아가리로부터 농축된 마기가 먹물의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상체만으로도 크기가 어지간한 골렘에 비견할 만했는데, 전신이 계류 줄처럼 덩굴에 단단히 포박된 탓에 쉬이 거동은 못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구속이 오래가진 않았다.
드득, 끄드득, 뜨드득…….
희미하게 늘어나는 덩굴 자락. 그 흐릿한 미동은 순식간에 무시 못 할 떨림으로 커져 가고, 어느샌가 미치광이의 발작처럼 요란해지더니, 끝내 아무리 엄중한 구속이라도 너끈히 풀어낼 만한 극동으로 자라났다.
끄드드드득, 끄드드드드득, 투둑! 투두두둑!!
질깃하게 늘어났던 줄기들이 끊어지고, 암녹색 폭발을 일으켜 사방에 식물성 파편을 튀겼다. 팔뚝의 자유를 되찾은 산양이 겹겹이 몸을 감싼 덩굴들을 거둬냈다. 기어코 바닥에 틀어박힌 하반신을 제외하면 무리 없이 거동할 수 있게 되었다.
카딤도 멍하니 구경만 하고 있진 않았다. 맨 살갗이 드러난 곳을 노려 쏜살같이 뇌격을 던졌다.
――――― 파지지지직 – !
한데 도끼의 궤적이 도중에 기이하게 왜곡되었다.
번쩍! 쿠구궁, 쿠구구궁…….
거대한 손아귀 안으로 빨려 들어가더니, 찰나의 명멸로 그치는 벼락. 산양은 뇌격을 꾹 움켜쥔 채 기괴하게 들끓는 신음을 흘렸다.
– 가르르릃…….
투둑, 투두두둑 – !
이마를 감싼 덩굴까지 걷혀 세 개의 뿔이 온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눈구멍에 고여 있던 마기가 끈적하게 영글어 안구를 이루고, 입가에선 마기의 폭포 대신 거칠게 공명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가르릃…… ‘아큘라노스’. 본마(本魔)의 이름은…… 아큘라노스. 포식의 악마, 아큘라노스.
“…….”
인력을 당겨도 뇌격이 돌아오지 않았다. 마치 다른 공간으로 소실된 것처럼. 카딤은 어쩔 수 없이 아탈라의 심판을 움켜쥐고 기도문을 외웠다. 산양이 진득한 악의로 압축된 시선을 너저분하게 흩뿌렸다.
– 기나긴 망아(忘我)의 기다림이었다……. 그래, 생을 절박히 갈구하는 피식자의 목숨도, 포식자에겐 덧없는 포만감으로 갈무리될 한 끼니 식사에 불과하고…… 모멸로 얼룩진 장구한 봉인의 세월도, 누군가에겐 하찮은 호기심으로 저지른 하룻밤의 유희에 불과할 지어니…….
“[……대적할 힘을 주소서, 광풍이 몰아쳐도 꺾이지 않을 심지를…….]”
– ……네놈은 누구더냐? 멜리사는, 멜리사는 어디에 있느냐? 본마를 한낱 가축만도 못하게 업신여겼던, 그 씹어 죽여도 마뜩잖을 불꽃의 탕녀는 어디로 갔느냐?
“[……영원토록 투쟁할 것을 맹세하노니.]”
송독이 끝나자, 도낏자루에서 새어 나오는 금빛 선풍.
휘오오오오오오…….
투신의 기운이 육신에 충만하게 차오르고, 잡념과 긴장이 티끌처럼 휩쓸려 사라졌다. 카딤은 대답 대신 포효를 내지르며 드높이 뛰쳐 올랐다.
“흐어어어어어어업!!”
――――――― 퍼 – 걱!
관자놀이를 강타하는 맹격, 산양의 모가지가 좌측으로 비틀렸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연이어 우측으로 후려쳤다. 검붉은 핏방울이 분분히 튀기고, 양쪽의 뿔 밑으로 길쭉한 자상이 남았다.
그러나 악마는 그 정돈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 성미가 급한 놈이로구나……. 그래, 생의 관록이 일천한 필멸자이니 이해 못할 바도 아니지.
흘러나오던 피가 마기에 뒤섞여 도로 상처로 빨려 들어갔다. 악마가 손가락을 튕기자, 텅 빈 공간에 수십 개의 사술진이 그려지며 동시다발적인 폭발을 일으켰다.
―――――― 구우우웅! 콰과과과광!!!
카딤은 폭압에 떠밀려 추락했다. 지체 없이 재도약했으나, 번번이 발화되는 폭발이 접근을 차단했다. 아무리 민첩히 파고들어도 집중된 화망을 뚫는 건 쉽지 않았다.
끝내 바닥을 뚫고 지하로 처박혔을 즈음, 칠흑의 눈동자가 카딤을 초연히 굽어보았다.
– 이만하면 본마와의 격차는 충분히 알았을 테고…… 그래서, 여긴 무슨 일로 들어선 거냐? 아, 혹여 그 빌어먹을 탕녀가 드디어 죽었단 소식이라도 전해 주러 온 건가?
아무래도 본체는 분할체의 기억을 공유하지 못하는 모양. 카딤은 퉷, 입 안에 고인 마기를 내뱉고 비뚜름히 입가를 찢었다.
“그건 아니고, 멜리사의 기록을 보러 왔는데 말이야. 겸사겸사 같이 남겨 놨다는 피 주머니도 챙기고.”
– ……그년의 기록? 아, 이것 말인가?
산양이 손바닥을 펼쳤다. 그 위엔 자그마한 구체가 올려져 있었다. 반투명한 표면 너머로 두꺼운 가죽 책의 윤곽이 보이는.
산양은 그것을 으깨버릴 것처럼 꾹, 움켜쥐었으나……
카가가각 – !
……구체에는 실금조차 가지 않았다. 악마의 주둥이에서 자조 어린 한탄이 흘러나왔다.
– 참으로 지옥에나 떨어져 마땅한 년이지……. 감히 악마를 가축처럼 가둬놓는 것도 모자라, 시답잖은 사서 노릇까지 맡기다니. 마음 같아선 이것도 다른 종이 쪼가리처럼 마기에 푹 절여버리고 싶은데 말이야…….
목표물의 확인을 마쳤다. 카딤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또다시 뛰쳐 올랐다.
콰 – 앙!
– 허, 아직도 격차를 깨닫지 못했나.
산양이 헛웃음을 치며 바로 손가락을 튕겼다. 산발적으로 사술진이 그려지고, 이번엔 밀림처럼 빽빽하게 가시덩굴들이 튀어나와 전사의 육신을 붙들었다.
끄드드득, 끄드드드드드득 – !
그악스레 사지를 옥죄는 줄기, 뜯어내려 힘을 주자 날카로운 가시가 살갗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살점과 근육이 너덜너덜 찢어지고 핏물이 흥건하게 흘러내렸다.
카딤은 간만에 목질화 악마의 힘을 발동했다. 팔뚝의 문신이 적광을 발하며 온몸이 목질의 갑피로 뒤덮였다.
끄드득! 투둑, 투두두둑 – !!
그로써 문제는 해결됐다. 제아무리 날카로운 가시라 해도, 신기를 덧댄 금철목의 표면까지 꿰뚫을 순 없었으니. 카딤은 괴력으로 덩굴을 다발째 끊어버리고, 광풍 같은 도끼질로 나머지 줄기마저 짚단처럼 쓸어버렸다.
그렇지만 멜리사의 기록은 이미 악마의 손아귀 너머로 자취를 감춘 뒤.
―――――― 퍼 – 걱!
도끼날에 손등을 찍혀 뼈가 드러났는데도 악마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되레 히죽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음험한 조롱을 일삼았다.
– 그것참, 먹음직스러운 재주를 많이 가진 놈이로고. 마침 잘 됐어. 너무 오랫동안 그 탕녀의 절망만을 삼켜 물려가던 참이었는데…….
쾅 – !
쿠구구구구구…….
산양이 바닥을 내려치자 지축이 뒤흔들렸다. 등골에 철편처럼 내리꽂히는 섬찟한 예감, 카딤은 기민하게 후방으로 물러났다.
허나 악마가 부린 수작은 고작 발 좀 뒤로 뺀다고 피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 콰과과과과과과과 – !
무너진 천장과 벽 너머로 나타나는, 시야를 뒤덮는 광대한 윤곽.
태산처럼 거대한 괴물체의 머리가 저 멀리 원경에서 치솟았다. 그 형상은 마치 산양의 윗턱과 사자의 아랫턱을 접붙인 듯했다. 아가리를 쩍 벌리고 탐욕스런 잇새로 질척한 침을 뚝뚝 흘리며 이쪽으로 쇄도하고 있었다.
어느 한 개체의 포식이라기보단, 차라리 재앙이 천지를 덮치는 것에 가까운 과정.
범위가 너무 넓어 회피도 불가능했다. 카딤은 하다못해 입천장이라도 갈라버릴 심산으로 도낏자루를 쳐들었다.
그런데 목전에 당도한 괴물의 머리는, 모든 물리적 실체들을 투과하며 공간 전체를 짓씹고는 그림자처럼 스러졌다.
터 – 헙! 쿠후우우우우우…….
카딤은 잠시 인상을 팍 찌푸렸다. 뭔가 변화가 일어났는데 그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쩐지 허전해진 육신을 훑고는, 이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깨달았다.
‘목질화 악마의 힘’과 ‘아탈라의 신기’가 사라졌다.
혓바닥을 늘름대며 여유롭게 배를 두들기는 산양.
– 맛을 보아하니 ‘신비’는 아니고…… 흐음, 썩 나쁘지 않은 ‘이적’들이로군. 뭐, 이 흙먼지 신의 기운은 좀 누릿하긴 하다만…… 간만에 맛본 별미이니 그 정돈 본마가 감내하도록 하지.
아무래도 저 괴물체를 불러 ‘신비’와 ’이적’을 삼키는 게 저 고위 악마의 권능인 듯했다.
카딤은 이를 까득 갈았다. 광역으로 스킬과 버프를 말소하는데, 물리적인 저항도 불가능한 권능이라……. 누가 고위 악마 아니랄까 봐, 이번에도 꽤나 성가신 능력이 튀어나왔다.
산양은 덥수룩한 턱을 쓸며 눈매를 좁혔다.
– ……그래도 두 번이나 맛보고 싶진 않은 맛이야. 이제부터 그 흙먼지 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건 금지다.
쿠 – 웅!
입 앞에 자물쇠 같은 마법진이 떠올랐다. 카딤은 입 근육이 돌덩이처럼 굳어 떨어지지 않는단 걸 깨달았다. 마탑주에게 걸린 것과 유사한 함구의 제약이었다.
– 뭔가 또 다른 ‘이적’은 없느냐, 필멸자여? 남은 게 있다면 재깍재깍 내어놓는 게 좋을 게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부턴 네놈의 뼈와 살점을 쥐어짤 생각이니…….
“…….”
시릴이 있었다면 주술로 악마의 권능을 봉쇄했겠지만, 지금 카딤의 곁엔 그 신통한 무녀가 없었다. 히드라의 문신은 진작 사용했고, 목질화 악마의 문신도 재사용 대기시간에 걸렸다. 제약에 묶여 기도문도 외울 수 없게 되었다.
남은 선택지는 하나뿐이었다.
가장 큰 위험을 수반하지만, 가장 큰 힘을 선사하는 권능.
우우우우웅 –
카딤은 ‘페빌라투스의 문신’을 사용했다.
복부 맡의 문신이 휘황한 적광을 발했다. 목전에 자그마한 청색 회중시계가 떠올랐다. 악마의 눈알에 혼탁한 이채가 스치고, 주둥이 끝이 스산하게 찢어졌다.
– 그래, 그런 것 말이다! 그만한 별미를 왜 여태껏 감춰놓고 안 꺼낸 게냐? 하, 이럴 게 아니지. 어서 다시 ‘불가지(不可知)의 포식자’를 불러내야…….
그러나 이건, 고작 한 끼니 식사로 그치고 말 ‘이적’이 아니었으니.
핑그르르르르 –
시곗바늘의 역행이 분기점에 이르자, 도래하는 파멸의 신영. 체구가 극적으로 더 팽창하고, 파문처럼 퍼져나가는 위압감이 불식간에 공간을 장악했다. 보이지 않는 기세의 저울이 단숨에 전사를 중심으로 기울어갔다.
그럼에도 악마는 여전히 여유를 잃지 않았다. 한껏 부풀어오른 기대감으로 전율하며 권능을 사용했다. 불가지한 힘을 포식하는 아귀가 또다시 공간 전체를 덮쳤으나.
――――――― 콰과과과과과과과 – !
터 – 헙! 쿠후우우우우우…….
악마는 이번엔 ‘이적’을 포식하지 못했다.
도리어 구역질하며 기존에 삼켰던 기운들까지 울컥울컥 게워냈다.
– 구웁, 구욱, 구웨에에에엑! 구웨에에에엑!! 무, 무엇이냐……? 대체 무엇이냐……? 어째서 이 이적은, 이 이적은 삼킬 수가 없…… 구욱…….
초월의 문턱에 이른 악마의 권능도, 오로지 자신보다 격이 낮은 존재에게만 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지어니.
도끼 한 자루로 대악마마저 참살했던 전사는, 더 이상 고위 악마의 권능에 구애받지 않았다.
뒤이어 입을 틀어막았던 함구의 제약까지 파괴되었다.
입아귀를 위아래로 움켜쥐고 우악살스레 힘을 주는 카딤. 상식을 초월하는 괴력에 틈새가 서서히 넓어지고, 억지로 굳은 근육을 뜯어내는 것과 동시에 자물쇠 형상의 사술진이 산산조각 났다.
파 – 창!! 쩌저저적!
관성 탓에 입꼬리가 찢어지고 턱뼈까지 탈골됐으나, 카딤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아래턱을 턱, 세차게 올려 치곤 양옆으로 드드득, 갈아 뼈를 맞췄다. 제법 뻐근하긴 해도 씹고 삼키는 데는 별 무리가 없어 보였다.
잘근잘근 씹고 삼키는 데는 별 무리가 없어 보였다.
“…….”
광전사는 악마의 목울대를 바라보며 선뜩하게 입가를 찢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