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rserker’s Second Playthrough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167)
167화. 세계수의 수호자들 (2)
벼랑 끝에 매달린 것처럼 아슬아슬한 정적 끝에.
카딤은 이러한 대답을 남겼다.
“……내가 왜, 그래야 하지.”
“…….”
“멜리사가 이 세계에 악마를 창궐시켰기 때문인가.”
잊힌 신의 사제는 직감했다. 여기서부턴 한 마디라도 잘못 대답했다간 모든 게 허사가 되리라는 걸. 신중히 호흡을 고르고 입술을 열었다.
“그 가설은 교단 측에서도 유력하게 보고 있다만, 아직 사실로 판명 난 건 아닙니다. 그리고 설사 사실이라 한들, 뒤늦게 원흉을 처치한다 해서 이 지난한 창궐이 끝나지는 않겠죠. 대마법사를 저지해야 하는 건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그게 무엇이지.”
“‘헤실리아’. 이 땅 위에 강림한, 자연과 안식을 관장하는 엘프들의 신. 세상을 사르는 겁화가 그 신을 에워싸고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
“……말씀드리기에 앞서 먼저 이것부터 설명드려야겠군요. 카딤 님께선 혹시, 천상의 ‘신’을 이루는 세 가지 요소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대답 없이 고개를 젓는 카딤. 일레니아는 설명을 시작했다.
신성(神性), 신체(神體), 그리고 신격(神格).
“‘신성’은 불변하는 신의 정체성이자 신비, 말하자면 ‘신의 영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탈라는 ‘황야와 투쟁’, 잊힌 신은 ‘어둠과 혼란’, 헤실리아는 ‘자연과 안식’, 그리고 엘가는…… ‘빛과 질서’가 ‘신성’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신체’는…… 초월적인 신의 힘을 담는 그릇, ‘신의 육신’이라 볼 수 있죠. 신의 권능은 너무나도 막대하여 필멸자의 육신으론 그 티끌조차 감당하기가 버겁죠. 온전히 그 권능을 감당하며 잠재력을 끌어내려면 반드시 저 천상에 거하는 절대자의 육신, ‘신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신격’은 신의 전능함을 나타내는 척도, ‘신의 절대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도 다 같은 힘을 지닌 게 아니라, 신격이 높을수록 더 강력한 권능을 발휘하죠. 이 신격을 증명하는 상징으론 존재로서의 ‘이름’이 있는데, 모종의 이유로 신격이 낮아지면 ‘이름’을 잃기도 하고…….”
카딤은 이 난데없는 신학 강론을 게임적으로 치환해서 해석했다. 즉, ‘신성’은 신의 클래스, ‘신체’는 신의 캐릭터, ‘신격’은 신의 레벨이라고 볼 수 있는 건가…….
“그러니까 적절한 ‘신체’에 깃든 ‘신성’이 ‘신격’을 통해 권능을 발휘하며, 저 천상에서 지상의 신도들을 보필하는 것이 정상적인 신들의 상태라는 건데…… 이 세계엔 이미 중대한 이변이 세 가지나 일어났습니다. 혹여 그것들이 무엇인지 아시겠는지요?”
느릿하게 턱을 끄덕이는 카딤.
앞선 두 가지는 확실했다. 엘가가 가짜 엘가가 된 것, 그리고 잊힌 신이 그 이름과 권능을 잃어버린 것.
추측컨대, 전자는 가짜 엘가가 엘가의 ‘신성’을 대체해 ‘신체’를 빼앗은 것일 테고, 후자는 엘가의 개들이 모종의 술수로 잊힌 신의 ‘신격’을 낮춘 것일 터.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예, 바로 헤실리아가 신체를 이끌고 천상에서 이 땅으로 직접 강림한 것입니다. 세계를 떠받드는 장엄한 신목(神木), 바로 ‘세계수’의 형상으로서.”
“…….”
어느 정돈 예상했으나, 그럼에도 도무지 믿기질 않는 이야기였다. 카딤의 표정이 걷잡을 수 없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대체, 어떻게, 왜 그런 일이 벌어진 거지. 이 세상은, 신이 직접 지상에 강림해도 별 문제가 없었던 건가.”
“그럴 리가요……. 세계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모든 걸 축소시켜야 하기에, 강림은 신으로서도 굉장히 큰 부담을 짊어지는 행위입니다. 필시 신체도, 신격도 심각하게 훼손되었겠죠. 단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히 개입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지상에 발생해서 어쩔 수 없이…….”
“그렇다면 그게, 대악마가 창궐한 것보다 중요한 문제였단 말인가.”
“…….”
공기가 서릿발 어린 칼날처럼 얼어붙었다. 카딤은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갔다.
“말해 보아라, 왜 대악마가 창궐했을 땐 신이 강림하지 않은 건지. 빌어 처먹을 아탈라와 잊힌 신과 그밖의 신들은 대체 무얼 하고 있던 건지. 왜 나와, 멜리사와, 고든과, 시릴과, 게일이, 독기에 핏물을 토하고 근육이 걸레짝처럼 찢어지고 뼈가 산산이 부서지는 고통을 견뎌 가며 세상을 구해야 했던 건지. 그리고 네놈들은 대체 왜, 지금 나에게, 그 고생을 함께 하고 수백 년간 나를 기다려온 동료를 처죽이라 말하고 있는 건지.”
등줄기가 오그라들고, 갈비뼈가 으스러지고, 팔다리의 힘줄이 툭 끊길 듯한 살기가 느껴졌다. 일레니아는 하려던 말을 모조리 집어삼키고 급히 허리부터 숙였다.
“……죄송합니다, 카딤 님. 제가 경솔하여, 카딤 님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원론적인 설명에만 급급하였습니다. 미숙하게 안내드린 죄, 어떠한 처벌을 내리시든지 달게 받겠습니다.”
“…….”
카딤은 깊은숨을 삼키고, 당장은 살기를 물렸다. 엄한 자에게 화풀이하고 있단 걸 깨달았기에. 어서 강림한 원인이 무엇인지나 말해보라고 재촉했다.
어처구니없게도, 일레니아도 정확한 답은 몰랐다. 단지 그 또한 세상이 멸망할 만큼 중한 일이었으며,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사건이라 어깨너머로 들었다고 했을 뿐. 교단이 대수림의 연락책과 연락이 닿은 지 얼마 안 되어, 정확한 정보는 저들도 파악하는 중에 있다고 했다.
“……연락책이라니? 대수림 안에도 잊힌 신의 추종자들이 있단 건가?”
“예. ‘헤실리아’가 온전히 신도들을 보필할 수 없게 된 탓에, 대수림의 엘프 중에도 잊힌 신을 추종하게 된 자들이 있더군요. 얼마 전에 제 위에 계신 분께서 우연히 그들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제가 보여드린 대수림에 관한 자료 중 일부도 그들로부터 얻은 거고요.”
“…….”
일레니아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눈치를 살피며 다시 본론을 꺼냈다.
‘세계수’로서 강림한 헤실리아는 훼손된 신체와 신격으로도 거듭 세계를 지키기 위해 힘썼다. 그러나 대수림에 거하던 대마법사, 멜리사가 그것을 발견하곤 제 뜻대로 유용하기 시작했다. 앞서 보았듯, 세계수의 가지를 꺾어 미몽의 숲을 만든 것도 그 사례 중 하나일 거라고.
“연락책들은 이대로 가다간 ‘헤실리아’ 또한 잊힌 신처럼 신격을 잃거나 완전히 소멸해 버릴 거라고…… 확신을 갖고 전했습니다. 그러면 또다시 세계에 심대한 위기가 도래하겠죠. 저희도 나름대로 검증을 마쳤고, 드래곤마저 위협을 느끼고 나섰을 정도니 마냥 허황된 추측은 아닐 겁니다.”
“…….”
“물론, 저희에게 옛 동료를 뵙고자 하는 카딤 님의 의사를 지탄할 자격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전히 드래곤과 저희들의 연락책을 우선적으로 만나는 편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작금의 ‘대마법사’는, 카딤 님이 기억하는 그런 분이 아닐 확률이 현격히 높습니다.”
“…….”
“그러니까 만에 하나, 동료분을 저지할 필요를 느꼈을 때를 대비해, 한 가지 보험을 들어두신단 생각으로…….”
카딤은 귀를 닫았다. 모든 말소리를 흘렸다. 눈꺼풀마저 닫고, 다만 그윽이 생각할 따름이었다.
멜리사, 너는 대체 무얼 하고 있는 거냐.
나를 찾지도 못하고, 온 세상의 마나를 전부 쏟아부은 대마법도 실패하고, 그토록 엉망진창 어그러지고도 포기하지 않고, 대체 또 무얼 하고 있는 거냐.
어렵사리 먹먹한 상념에서 헤어 나왔다. 정적과 어둠만이 가득한 공간, 카딤은 심연처럼 가라앉은 목소리로 뇌까렸다.
“……보여주거라, 네놈이 감춰 왔던 물건을. 던컨이 보았던 새까만 옷감 말고, 그 너머에 있는 것. 그것을 보고 네 말을 따를지 말지 결정하겠다.”
“…….”
더 이상 물러날 구석이 없었다. 일레니아는 양손으로 눈을 가려 성호와 같은 몸짓을 했다. 그러곤 긴장이 역력한 기색으로 가방에 감춰놓았던 ‘무언가’를 끌러놓았다.
그걸 본 카딤의 눈동자가 터질 것처럼 팽창했다.
*
형형색색 다채로운 새들의 무리가 창공을 가로질렀다.
자세히 보면 새들치곤 다소 기묘했다. 너무 컸고, 신체의 균형이 잘 맞지 않았다. 심지어 옷을 입고 활이나 칼까지 메고 있어, 죄다 깃털을 달고 변장한 영장류에 가까운 형상이었다. 딱 하나, 최선두의 새를 제외한다면.
최선두의 새는 가장 큰 덩치를 가졌음에도 균형감이 완벽했다. 더군다나 희푸른 깃털에 청록빛 운무를 둘러, 상서로운 길조(吉鳥) 같은 분위기마저 풍겼다. 새는 그 기운으로 창공에 자취를 남기며 울창한 숲 위를 종횡무진 탐색했다.
– 삐에에에에에엑!
새들의 정체는 신호를 따라 착륙하고 나서야 드러났다. 날개깃이 파스스 젖혀지며 말간 피부가 드러나고, 머리깃이 위로 솟아오르며 뾰족한 귀와 수려한 이목구비가 드러났다.
엘프. 그들은 대수림을 지키고 세계수를 수호하는 엘프 조사단이었다.
뒤따르던 엘프가 혀를 내두르며 최선두의 엘프에게로 다가왔다.
“역시, 언제 봐도 탁월한 비행 솜씨십니다, 루샤도르 님. 모든 수호자분들을 통틀어 봐도, 아니, 모든 엘프를 통틀어 봐도 루샤도르 님만 한 재능을 지닌 야생 드루이드는 없을 겁니다!”
“……아냐, 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1위계 수호자님들에 비하면 한참 멀었어. 이제 겨우 청백조의 의태에 통달했을 뿐, 이보다 더 강한 동물로 변하면 ‘자연화’를 피할 수가 없어서…….”
헤실리아의 신기를 받든 엘프는 ‘드루이드’라 불리며, 의태를 통해 동물이나 자연물로 변신할 수 있다. 하지만 제 수준을 넘을 만큼 강력한 존재로 변하면, 자아를 잃고 의태한 형상과 동화되는 ‘자연화’라는 부작용이 뒤따르는 게 문제였다.
“대대로 숲의 폭군이라 불린 괴물들은, 대부분 감당 못할 존재로 의태해 ‘자연화’된 드루이드들이었지……. 어머니 세계수가 주신 권능을 다루는 데 있어 오만은 금물이다. 너희들도 언젠가 나와 같은 경지에 이른다 한들, 자만하지 말고 분수에 맞는 의태부터 차근차근 익히거라.”
3위계 수호자, 루샤도르의 일침에 부하 엘프는 제 생각이 짧았음을 인정했다. 잠시 눈치를 보다가, 그렇다면 혹시 미래의 목표로 삼고 있는 의태는 없냐고 물었다.
“글쎄…… 조류의 의태에 통달하면, 언젠간 꼭 ‘금철목’의 의태에도 도전해보고 싶군. 야생과 수목, 두 종류의 의태에 모두 통달한다면…… 능히 세계수지기님의 간택을 받고 1위계 수호자의 자리에 이를 수 있을 테지.”
백 년에 겨우 한 뼘 자란다는 나무, 금철목.
대단한 강도와 내화성을 가진 전설적인 나무였다. 그만큼 의태가 어려워 수많은 수목 드루이드들을 ‘자연화’시켜버린 주범이었지만. 조사단의 엘프들은 남다른 수장의 목표에 경도되어 흥분한 걸음으로 그를 뒤따랐다.
그 흥분은 목표로 삼은 현장에 도착하자 빠르게 식었다.
대신 말 못 할 경악과 탄식이 번져나갔다.
“흐어억……! 아, 아니…… 맙소사…….”
“아아아악! 이럴 수가, 어, 어떻게 이런…….”
“어머니 세계수시여,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모두의 눈길이 기둥이 끊겨 허물어진, 거대한 ‘세계수의 가지’에 고정되었다.
미리 알고 조사하러 온 것임에도 충격은 쉬이 가시질 않았다.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눈알이 빠질 듯이 눈구멍을 치뜨고 절규하며 신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부하 엘프가 미처 당황을 추스르지 못한 채 루샤도르에게 다가왔다.
“루, 루샤도르 님, 이게 대체 어떻게 가능한 일입니까……? 신성한 세계수의 가지를 이렇게 처참히 쓰러뜨리다니……. 세계수지기님이나 최고위 수호자님들 말고는…… 지금껏 그 누구도 흠집조차 내지 못했는데…….”
“…….”
참상에 압도당한 건 마찬가지였으나, 루샤도르는 감정을 내색하지 않았다. 대신 냉정하게 현장에 남은 흔적들을 훑었다.
“……발자국이 북쪽으로 이어져 있군.”
“예?”
“놈들은 세계수를 노리고 ‘헤실리아드’로 향하고 있다. 다행히 머릿수는 많지 않고, 주변에 있는 나무도 다 쓰러져 추적이 어렵지도 않겠어.”
“……!”
“무슨 수작을 부린 건진 모르겠지만, 감히 신목의 파편을 멋대로 쓰러뜨린 놈들을 가만 내버려 둘 순 없지……. 현장 보존을 위해 두 명만 남고, 나머지는 의태해서 곧바로 다시 추적을 시작한다.”
“예, 예……! 알겠습니다, 루샤도르 님!”
루샤도르는 결연히 팔을 펼쳤다. 날개깃이 솟아올라 희푸른 날개를 이루고 샛노란 부리가 입을 덮었다. 땅바닥을 박차고 힘차게 날아오르자, 조류로 의태한 부하 엘프들이 곧장 편대비행으로 뒤따랐다.
예측대로 추적은 어렵지 않았다.
수림이 광범위하게 초토화된 덕에 하늘 위에서도 발자국을 쫓을 수 있었다. 신기로 의태한 엘프들의 비행 속도는 다른 평범한 조류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엘프 조사단은 해가 저물기도 전에 세계수의 가지를 쓰러뜨린 원흉을 찾아냈다.
왜소한 인간 하나, 그리고 덩치 큰 인간 하나.
– 삐에에에에엑 – !
– 까아아아아악 – !
날아오는 동안 조사단의 뇌리에서 경악은 휘발되었다. 대신 신물을 훼손한 무뢰한들을 향한 분노만이 가득 차올랐다. 루샤도르도 이번만큼은 냉정을 지키지 못했다. 부리 너머로 입을 드러내고 잔뜩 흥분하여 소리쳤다.
“짧은 귀다! 저 짧은 귀 놈들이 감히 신성한 가지를 쓰러뜨렸다! 모두 들어라! 하늘에서 공격하면 필시 반격하지 못할 테니, 여기서 즉결 처분하도록 한다!”
“제가 나서겠습니다, 루샤도르 님! 기회를 주십시오!”
갈까마귀로 의태했던 부하 엘프가 잽싸게 나섰다. 앞으로 활강하다 급격히 고도를 낮추곤, 적절한 순간 의태를 해제하며 활시위에 화살을 얹었다.
엘프들의 활 솜씨는 두말하면 입 아픈 수준이다. 그들은 날 때부터 천부적인 궁수다. 걸음마를 떼고 활시위를 당길 힘만 생기면, 어렵사리 수백 걸음 밖의 표적을 맞춘다. 아무리 추락하는 와중이라 해도, 이렇게 근접했으니 못 맞출 리가 없지만.
엘프는 표적을 맞추지 못했다.
……래래래래랙, 쩌 – 걱!
“억!”
후 – 웅, 후 – 웅, 후 – 웅……
표적이 먼저 자신을 맞혔기에.
갈까마귀 엘프는 활을 놓치고 빙글빙글 돌며 추락했다. 그의 낯짝에 적중했던 무언가도 팽글팽글 돌며 지상으로 돌아갔다.
워낙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엘프들은 대부분 제대로 보질 못했다. 아니, 기실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을 터였다. 추락하며 공격하는 상대를 거꾸로 투척도끼로 저격한단 건 완전히 상식 밖의 일이었으니.
의문에 찬 울음을 흘리며 멍하니 추락한 동료를 내려다보는 엘프들.
– 끼에에에에에, 끼에에에에…….
– 꽤애애애액…… 꽤애애액?
“……!!”
그러나 딱 한 명, 루샤도르만큼은 제대로 상황을 보고 파악했다.
저 아득한 땅바닥에서, 덩치 큰 인간이 다시금 도낏자루를 쳐들고 있었다. 두 번째 표적을 맞춰 추락시키기 위해.
루샤도르는 온몸의 깃털을 쭈뼛 곤두세우곤, 목청이 터져라 소리 질렀다.
“다들 위로 도망쳐어어어어어!!!”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