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rserker’s Second Playthrough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32)
32화. 쌍둥이 협곡 (5)
불길 앞의 대치가 길게 이어졌다.
헬리아는 엔리코를 노려보았다. 머리칼이 타고 옷자락이 그을렸는데도 불구, 참사관은 조금도 물러설 기미가 없었다. 자신을 해치지 못할 거란 확신을 가진 태도. 그녀는 아랫입술을 터져라 꾹 깨물었다.
골치가 아팠다. 사병을 거느린 졸부쯤이나 되는 줄 알았는데, 설마 이 구역의 참사관이었을 줄이야. 행색도 변변찮고 병사의 머릿수도 얼마 없어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불태워 입막음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참사관은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참사관을 따르는 저 오합지졸 패잔병들은 문제가 아니었다. 진짜 문제는 뒷배로 있는 참사회.
참사관이 변을 입었을 경우엔 소속 참사회가 나서 철저하게 인과 관계를 조사한다. 내부의 정치적 암투에 따른 결과라면 유야무야 묻히는 경우도 있다지만 외부가 원인이라면 달랐다. 범인이 제국의 성기사로 밝혀진다면 단순히 외교 마찰을 빚는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터였다.
‘필시 제국에 막대한 배상금이나 이권을 요구하겠지. 황제 폐하께서 그것을 수용할 확률은 높지 않고. 그러면 정말 제국과 동맹 사이에 전쟁이 터질 수도…….’
루카오니아 제국은 세계 제일의 강대국이고, 엘가 교단의 위세는 전 대륙을 아우른다. 허나 그렇다 해서 성기사 하나가 자의로 전쟁의 불씨를 당겨도 되는 건 아니었다.
되도록 극단적인 해결책은 피해야만 했다. 헬리아는 불길을 조금 꺼뜨리고 나지막이 뇌까렸다.
“비켜서라, 참사관. 나는 지금 지엄한 빛의 인도자, 엘가의 뜻을 대행하는 중이다. 그대의 뒤에 선 저자의 정체는 무고한 성기사들을 살해하고 도주한 극악무도한 악귀다. 얌전히 물러서고 악귀의 구금에 협조한다면 나도 소임을 마치는 대로 바로 떠나도록 하지.”
엔리코는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
야만인은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얼굴을 굳힐 뿐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 그 반면 성기사의 눈동자는 지나칠 정도로 격앙된 감정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양쪽을 번갈아 보며 고민하는 시간이 흘렀다.
장고 끝에 결심을 내렸다. 엔리코는 성기사에게 신랄한 어조로 물었다.
“증거 있소? 죄인의 이름, 인상착의, 혐의가 상세히 기록된, 교단의 직인이 찍힌 체포장이나 심판장 따위 말이오.”
“……증거를 포착하고 바로 추적에 나선지라 그런 건 없다. 하지만 사후 절차를 통해 적절한 서류를 참사회 측에 전달하도록…….”
“그렇다면 나더러 어떻게 당신의 말을 믿으란 것이오? 저분께선 몰살당한 뻔한 내 병사들을 구해준 은인이외다. 제대로 된 증거 하나 없는 당신의 말만 믿고 나더러 은인을 팔아넘기는 패악질을 저지르란 말이오?”
“…….”
헬리아는 진정 당황했다.
어째서 참사관이 악귀를 두둔하고 있는 걸까? 몰살당할 뻔한 병사들을 구해줬다고? 저 잔혹한 악귀가 인명을 구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혼란 속에 그녀는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흔들리는 녹옥빛 눈동자가 굳은 눈꺼풀 너머로 자취를 감췄다.
전후사정은 도통 짐작이 가질 않았다. 그래도 참사관이 저렇게 나온다면 답이 없었다. 어쨌든 이곳은 동맹의 영토이고 자신은 무단으로 침범한 입장. 설령 악귀를 성공적으로 무찌르고 교단에 돌아간다 한들, 공을 치사받는 것보단 경솔한 거동을 지탄받을 확률이 더 높았다.
‘그럼 역시 당장은 물러나고 준비를 마친 후에 다시 찾아오는 수밖에…….’
그러나 그게 정말 엘가의 뜻인가?
엘가가 바라는 건, 고작 하찮은 인간사에 얽매여 저토록 위험한 악귀를 목전에 두고도 물러나는 것이란 말인가?
아니, 그럴 리가 없었다.
“……!”
그 순간, 불벼락이 꽂힌 것처럼 뇌리가 전율했다.
어둑했던 시야가 트였다. 먹구름 같은 근심과 걱정이 걷혔다. 만년설 같은 번뇌와 심마가 녹아내렸다. 오직 고결한 신앙과 사명만이 정오의 태양처럼 찬란하게 빛났다.
비로소 모든 게 명명백백해졌다. 악귀가 왜 인명을 구했는지, 참사관이 왜 악귀를 두둔하는지, 어째서 아무도 자신에게 협조하지 않는지. 하마터면 간특한 수작에 넘어가 사명의 성취를 코앞에 두고 그냥 돌아설 뻔했다.
‘더 이상은…… 악귀의 뜻대로 놀아나지 않으리라.’
헬리아는 비틀린 조소를 지었다. 그러곤 엔리코를 향해 신병, ‘게헨나의 불꽃’을 들이밀었다.
“가소롭구나, 악귀에 홀린 종복아. 나는 방금 네가 꺼낸 말이 네 스스로의 의지로 나온 게 아님을 알고 있다.”
“……음?”
“걱정 말거라. 이 신병의 불길은 정화의 불꽃. 목숨을 번제로 드린다면, 악귀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네 죄악도 말끔히 씻기게 될 터이…….”
쿠구구궁, 콰르르르 – !!!
돌연 일어난 요란한 소음이 성기사의 말을 끊었다.
소음의 근원은 앞쪽. 성기사는 칼날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사람들의 시선도 일제히 돌아갔다. 놀랍게도 가로막혔던 뒷길이 어느 정도 뚫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
카딤이 나무를 지렛대 삼아 불타는 잔해를 치운 것이었다. 그는 굵직한 거목을 집어 던지고 말했다.
“참사관, 병사들을 이끌고 먼저 협곡을 빠져나가라. 나는 저 성기사를 죽이고 뒤따라가도록 하지.”
“뭐, 뭐? 지금 성기사를 죽인다고 하셨소?”
“그래, 저년은 미친년이다. 아마도 광신의 불길이 뇌까지 바싹 태워버린 듯하군. 말이 통하질 않으니 해결책은 오직 대가리를 쪼개 그 열기를 식혀주는 것뿐이지.”
엔리코는 할 말을 잃고 멍한 눈빛을 했다. 헬리아의 눈동자에 노호한 불길이 일었다.
“어디서 감히 그 더러운 혓바닥을 함부로 놀리느냐! 내가 아랫것들을 내빼도록 가만 내버려 둘 것 같더냐!”
지옥불을 머금은 장검을 뒤로 뺐다. 긴 궤적으로 불꽃을 휘둘러 달아나는 병사들을 죄다 불사를 작정이었다.
그러나 그 시도는 날아오는 도끼날에 가로막혔다.
화르르륵, 패 – 앵!
“윽!”
칼날을 강타하는 육중한 충격, 헬리아는 뒤로 크게 휘청였다. 호된 여파가 검신을 타고 전이되어 손목을 찌르르, 울렸다. 만일 신기를 두르지 않았으면 방금 전의 공격으로 손목이 부러졌을지도 몰랐다.
칼자루를 고쳐 쥐고 악귀를 바라보았다. 무감한 눈동자에 핏빛 기운이 돌고 있었다. 흉악한 전신의 근육이 꿈틀대며 더 크게 팽창하는 모습도 보였다.
‘곧바로 본색을 드러내는군. 간사한 녀석 같으니라고…….’
다른 자들은 이미 거의 다 빠져나갔다. 잔당의 일소는 나중에. 우선 악귀를 처단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한 손을 가슴에 얹고 숙연히 기도를 올렸다.
‘엘가시여, 내게 저 강대한 악귀에 능히 맞설 수 있는 힘을.’
홍염 같은 신기가 한층 더 거세게 불타올랐다. 전신에 평범한 인간을 아득히 초월한 힘이 차올랐다.
쿠오오오…….
마침내 심판의 시간이 당도했다.
*
카딤은 성기사에 대한 대략적인 파악을 마쳤다.
교활한 면도 있지만 지나치게 무모한 성격. 정신은 사리분별이 안 될 정도로 망가졌고 관록이 깊어 보이지도 않았다. 그래도 가진 장비만큼은 확실히 아크팔라딘의 수준에 걸맞았다.
‘지옥불에 녹거나 그을리지 않는 걸 보면 갑옷도 특별한 것 같고…… 들고 있는 저 붉은 검은 분명 신병(神兵)이겠지.’
‘신병’은 엘가의 사제가 축성하는 ‘축병’과 달리 엘가가 직접 축복을 내린 무기다. 상징성으로보나 위력으로 보나 축병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 가장 약한 것도 유니크, 일반적으론 에픽이나 그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는 게 보통이다.
예상대로 신병의 위력은 절륜했다.
―――― 화르륵, 화륵, 화르르륵!!
헬리아가 장검을 휘두르자 맹렬한 지옥불이 허공을 수놓았다. 칼날의 궤적대로 잔류한 불꽃의 잔상은 공기를 땔감으로 타오르는 것만 같았다. 여유를 두고 피했는데도 불구, 살갗을 아리게 하는 열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지옥불의 범위는 검신보다 수 배는 길었다. 불꽃에 칼날을 맞대고 칼싸움을 벌일 수는 없는 법. 카딤은 몸을 낮추고 최대한 거리를 좁히려 했다.
그러나 낌새를 읽은 헬리아가 먼저 견제하고 나섰다.
“어딜!”
쾅 – !
이글거리는 검신을 땅 위에 내려찍었다. 습기가 싸그리 증발하고 발치에서 불기둥이 솟구쳤다. 치솟는 화염이 주변을 에워싸고 전 방향의 접근을 차단했다.
―――― 화르르르륵 – !!
파고들 빈틈 따윈 없었다. 카딤은 괜히 불길에 휘말리기 전에 서둘러 발을 뺐다. 헬리아는 입매를 비틀었다. 칼날을 땅에서 뽑더니 이번엔 하늘을 향해 치켜들었다.
그러자 불머리가 내리 꺾였다. 불기둥은 삽시간에 화염의 파도로 일변하여 위협적인 기세로 사방을 휩쓸었다.
――――――― 콰르르르르…….
카딤도 무작정 발을 뺀 건 아니었다. 물러나며 그는 아까 집어던진 도끼를 회수했다. 자루를 쥐자마자 목표를 조준하고 팽팽하게 완력을 축적, 이어서 세차게 손목에 회전을 주어 투척.
패래래래랙, 태 – 앵!
목표물을 정확히 맞혔다. 불티가 폭발하며 성기사의 장검이 휘청, 흔들렸다. 지휘관을 잃은 군세처럼 화염의 파도가 뿔뿔이 흩어졌다. 허공에 머물던 불꽃의 잔상도 흐릿하게 스러졌다. 헬리아는 까드득 이를 갈며 카딤을 사납게 노려보았다.
한편 카딤은 결심했다.
‘이제부턴 그냥 익는 걸 감수하고 싸워야겠군.’
되도록 저 지옥불에 데는 일을 피하고자 했다. 이전에 고작 축병이 남긴 상처 때문에 죽을 고생을 했던바. 하물며 신병에 부상을 입는다면 그보다 덜한 부작용을 겪진 않을 터였다.
그러나 불꽃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었다. 저걸 다 피하고 성기사를 잡으려는 건 사실상 젖지 않고 수영을 하려는 격이었다. 가까이 다가가 성기사의 멱을 따려면 어쨌든 불길을 뒤집어쓰는 수밖에 없었다.
‘그 악마의 피를 마셨으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카딤이 땅을 박차고 달려들었다. 헬리아는 조소를 머금었다. 이번에도 검신에 피어오른 불꽃을 거세게 휘둘려 접근을 막으려 했다.
화르르륵 –
견제는 실패했다. 카딤은 불꽃을 피하지 않았다. 팔뚝을 쳐들고 정면으로 돌파했다. 헬리아의 눈동자가 위태롭게 흔들렸다.
“무슨……!”
후 – 웅!
모기의 칼날이 매섭게 뻗어 나왔다. 반사적으로 몸을 숙이는 헬리아. 목울대를 노렸던 일격은 아쉽게도 적의 피를 취하지 못했다.
후 – 웅, 탱, 태 – 앵!
카딤은 대비할 틈을 주지 않고 갑옷 틈을 노려 칼을 휘둘렀다. 헬리아는 장검을 급히 안쪽으로 당겨 공격을 막았다. 그녀의 눈꼬리는 감출 수 없는 동요로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어, 어떻게 된 거냐……. 어떻게 지옥불을 뒤집어쓰고도 아무렇지 않을 수가…….”
카딤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정말로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었다. 불을 막아낸 팔뚝은 살갗이 바싹 타고 근육이 익었다. 그렇지만 곧장 환부가 재생되어 버틸 수 있는 것이었다.
‘그 뱀 대가리가 불에 타도 재생하도록 진화한 게 뜻밖의 도움이 되는군.’
히드라의 피를 마시고 얻은 재생 효과. 지옥의 업화를 뒤집어써도 멀쩡할 거란 악마의 단언은 빈말이 아니었다.
다만 아예 불의 영향을 원천차단하는 방염 효과나 고통에 대한 면역까지 얻은 건 아니었다. 지나치게 큰 화상을 입는다면 회복에도 시간이 걸릴 터. 카딤은 접근하고도 가급적 불에 데지 않도록 주의하며 전투를 이어 나갔다.
“…….”
헬리아도 곧 그 사실을 알아챈 듯했다. 길게 뻗었던 지옥불을 추슬러 검신에 닿는 범위로 화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불길을 내지를 때마다 카딤이 절묘하게 검로를 차단하고 회피하여 공격은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전투는 상대방의 급소와 무장 해제를 노리는 근접전의 양상으로 흘렀다.
맞부딪히는 칼날, 검신을 긁어내리자 흩날리는 불티, 한 발자국 물러섰다 재빠르게 두 발자국 진격, 찰나의 순간에 수차례나 베어버리는 참격, 그에 대한 반격, 검세를 꺾는 비껴치기, 짓누르는 힘겨루기.
채 – 앵, 채 – 앵, 키기기긱, 화르르륵!
치열한 공방이 꽤 길게 이어졌지만 조금만 지켜봐도 알 수 있었다.
불공평한 전투였다.
장비의 차이가 너무 컸다. 판금 갑옷을 꽁꽁 두른 아크팔라딘과 달리 카딤은 온몸이 유효 타점이었다. 모기도 결코 형편없는 칼은 아니었지만 신병과 그 위력을 겨루기엔 역부족이었다. 지금껏 대등한 싸움이 이루어졌던 건 오롯이 카딤의 전투 감각이 지극히 뛰어난 덕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를 맞이하고 있었다.
아크팔라딘의 솜씨 역시 만만치 않았다. 열기와 금속 피로가 축적된 모기가 위태로운 울림을 발했다. 카딤의 육신에 자잘한 화상과 열상이 생겨났다 수복되었다. 그뿐 아니라 악마의 혈기는 점점 쇠하는 데 반해, 엘가의 신기는 오히려 더욱더 강렬한 기세를 발했다.
카딤은 입매가 굳었다. 빌어먹을 엘가 같으니라고.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는 버프는 반칙이 아닌가 싶었다. 이대로라면 자신 쪽의 버프가 먼저 떨어져 패배할 것이 뻔했다.
‘……고육지책을 써야겠군.’
우세를 점한 헬리아는 카딤을 뒤로 몰아붙이며 결정타를 넣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카딤은 그 순간, 모기의 칼자루를 일부러 느슨하게 쥐었다.
헬리아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비상하는 매처럼 날쌔게 사선으로 칼을 올려 쳤다. 쨍, 귀청을 찢는 금속음이 울려 퍼지고 모기는 카딤의 손을 떠나 빙글빙글 멀리 나가떨어졌다.
기다렸다는 듯 섬광처럼 칼날이 파고들었다.
푹, 화르르륵 – !
붉은 칼날이 카딤의 복부를 관통했다. 이글거리는 화염이 살점과 장기를 내부에서부터 불태웠다. 격통으로 일그러지는 험악한 얼굴을 보고 헬리아는 비열한 웃음을 흘렸다.
“방심했구나, 악귀여. 하기야 아무리 강대한 거악이라도 지엄한 빛의 심판을 거스를 순 없는 법이지……. 드디어 네 깊고 어두운 죄업을 청산할 때가 되었다.”
카딤은 조롱에 응수하지 않았다. 그저 신병을 뺄 수 없게 손으로 힘껏 붙들었을 뿐. 손바닥 가죽이 지글거리며 녹아내렸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경험 없고, 오만하고, 무모하고, 치기 어린 성기사들이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뭔지 아나?”
헬리아의 금빛 눈썹이 꿈틀거렸다.
갑작스레 오한이 일었다. 목덜미를 감싸고 도는 불길한 예감. 일단 무기를 거두고 한 걸음 물러서려 했다. 그러나 칼날은 태산만 한 바위틈에 낀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카딤은 칼날을 더욱 깊게 밀어 넣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거대한 그림자에 뒤덮여 헬리아의 면면에 아연한 그늘이 졌다. 광전사는 성기사의 목전에 이르러서야 정답을 말해주었다.
“바로 제일 요긴한 방어구인 투구를 쓰지 않는 것이다.”
그러곤 감춰두었던 도끼를 꺼내 벼락처럼 내리찍었다.
쩌 – 걱!
홍염빛 신기가 흩어지고, 광신의 열기를 품은 아크팔라딘의 이마가 두 쪽으로 갈라졌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