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rserker’s Second Playthrough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89)
89화. 잊힌 신의 추종자들 (11)
괴조의 뼛조각이 널린 방구석에 경비대장, 율리탄이 세상 모르고 누워 있다. 정신을 잃은 건지, 잠든 건지, 어린아이처럼 곤히 쌕쌕대며.
“…….”
카딤이 목덜미를 붙들고 그를 질질 끌고 나왔다. 비록 두 번이나 목을 자르고 개의 먹이로 주라고 말했지만…… 아무튼 목숨은 구해 줬으니 큰 유감은 없을 거라 생각하며.
지하 통로에선 아탈라인 전사들이 분주히 주교의 시체를 수습하고 있었다. 밤까마귀 분파를 박멸하는 데 이들이 큰 도움을 준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훼방 놓지 않고 고분고분 통로를 지킨 것만 해도 제 몫은 다한 셈이었다.
카딤은 이들에게도 나름의 보답을 하기로 했다.
“일을 마치면, 너희를 보낸 의원들과 한번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도록 하지.”
“……그게 정말이오?”
“그래, 네놈들의 군세인지 뭔지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만, 얘기 정돈 들어줄 수 있으니까. 어차피 그놈들에게 토벌의 보수금도 받아야 되고.”
페룬은 기꺼워하면서도 의원들을 조심하라 다시 한번 주의를 주었다. 카딤은 대강 손을 휘저었다. 굳이 따지자면, 더 주의해야 하는 건 그놈들 쪽이지 않을까 싶었다.
사건의 뒤처리는 온전히 아탈라인 전사들에게 맡겼다. 떠나는 내내, ‘사특한 무리의 수장을 물리친 위대한 형제에게 영광을’, ‘그런 형제를 내려주신 황야의 아버지께 영광을’하며 지껄이는 외침이 등 뒤로 떠들썩하게 울려 퍼졌다.
거리로 나왔다. 도시는 조용했다. 시선을 들어보니, 하늘은 아직도 새까만 어둠을 이불처럼 덮고는 희미하게 부서지는 별빛의 꿈을 꾸고 있었다. 카딤은 미지근하게 식은 여름 공기를 그윽이 들이마시곤 먹구름의 음영처럼 야음을 가로질렀다.
갈렌타나 대학, 박달나무관 3층의 학사실.
약속대로 일레니아는 잠들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째서인지 던컨은 입을 틀어막히고 포박되어 바닥을 굴러다녔지만.
“읍, 으읍, 읍!!”
“……또다시 납치당했던 건가? 왜 이렇게 묶여 있는 거지?”
“아뇨, 그건 아닌데…… 계속 저보고 가짜 인간이라면서 덤벼들길래……. 아무리 피를 보여주고 진짜라고 설명해도 믿지를 않아서 그냥 그렇게 묶어 뒀어요…….”
피곤에 찌든 어조로 답하는 일레니아.
어이가 없지만 한편으론 이해가 되기도 했다. 카딤은 실소를 흘리고 행상인의 옆에 정신 잃은 경비대장을 내려놓았다. 그러곤 고고학자의 앞으로 다가가 피 묻은 까마귀 가면의 파편을 올려놓았다.
일레니아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이건…….”
“그 주교 놈이 쓰던 가면이다. 그리고 이건 그 주교 놈이 갖고 있던 은화들이고.”
쨍그렁 –
총 여섯 개에 이르는 망국의 은화. 원래 갖고 있던 하나에 주교로부터 빼앗은 다섯을 더한 것이었다. 일레니아의 동공은 이젠 지진이라도 난 듯 뚜렷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놀란 심정을 간신히 추스르고 입술을 뗐다.
“정말로, 밤까마귀 분파를 찾아 박멸하고 오셨군요. 고작 하루도 안 돼서…….”
“남은 잔당이 좀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동전 쪼가리는 모두 잃었으니, 이제 분신이나 까마귀 괴물을 만드는 헛수작은 부릴 수 없겠지.”
“……까마귀 괴물? 설마 주교가 ‘어둠의 괴수’까지 불러냈나요?”
“대충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같군. 꽤 귀찮은 새대가리였지.”
간신히 심사를 추스른 게 무위로 돌아갔다.
일레니아는 ‘어둠의 괴수’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인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존재를 고작 ‘꽤 귀찮은 새대가리’ 정도로 취급하다니? 이 전사의 광오한 무력에는 매번 도무지 경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먼 옛날엔, 엘가 교단에 ‘아크팔라딘’이 있다면, 잊힌 신 교단에는 ‘어둠의 괴수’가 있다는 말도 있었죠. 물론 실제로는 맞수가 되지 않아 잊힌 신 교단 쪽이 절멸당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어둠의 괴수’는 그만한 위명을 가진 존재들이었어요.”
“…….”
“소환 의식에 시간이 꽤 걸려 아직은 못 불러냈을 거라 생각했는데 주교가 대비를 미리 단단히 했나 보군요.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요. 아마 용병님이 아니었더라면, 정말로 밤까마귀 분파가 갈렌타나를 장악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객쩍은 공치사나 들으려고 한 일은 아니다. 일을 다 해결했으니 이젠 그쪽이 약속을 지킬 차례인 듯한데.”
카딤은 날카로운 눈길을 보냈다.
“…….”
왜인지 바로 답변이 나오질 않았다.
노란 홍채를 품은 눈매가 미묘하게 떨렸다. 카딤은 썩 좋지 않은 직감을 느꼈다. 직감은 어째 빗나가는 법이 없었다.
“……그, 죄송하지만, 아직 일이 다 해결된 건 아니에요.”
아, 그래, 이번에도 또 ‘연계 퀘스트’ 같은 진행인가.
허나 약속을 어기는 개수작에 어울려 줄 생각은 없었다. 슬며시 도끼를 쥐어 들었다. 일레니아는 침을 꿀꺽 삼키곤 급히 사정을 설명했다.
“이전에 대학파 의원이 밤까마귀 분파의 주교에게 성유물을 주었다고 말씀드렸었죠? 그렇지만 그 의원이 가진 걸 모두 준 건 아니에요. 주교의 고삐를 쥐고 조종하기 위해, 절반 이상의 성유물은 자신의 수중에 남겨 두었죠.”
“…….”
“잊힌 신 교단에 이단 세력이 밤까마귀 분파만 있는 건 아니에요. 만일 다른 자들이 그 의원과 결탁하면 이번과 같은 일이 또다시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반드시 그 전에 의원의 저택에 잠입해 성유물들을 탈취해야만 해요.”
“……그 의원 녀석은 이름이 무엇이지?”
“비토리오. 차기 의장 자리까지 넘보던 대학파의 원로 의원입니다. 용병님을 위협하는 세력에 언제든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자죠.”
“…….”
카딤은 시큰둥한 눈빛을 했다. 후환을 없앨 거라면 어차피 정리해야 되는 놈은 맞는데, 어쩐지 자신을 충동질해 귀찮은 일을 처리하려는 기미가 느껴졌기 때문.
일레니아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바로 지금, 극적인 효과를 위해 일부러 말하지 않았던 회유책을 끌러 놓았다.
“그렇지만, 이미 큰일을 해 주셨는데 또다시 덜컥 부탁만 드리는 건 지나친 결례겠죠. 이번 일은 저도 함께 나서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일을 마치면 용병님께 약소한 ‘답례품’을 하나 드리도록 하죠.”
“……그 빌어먹을 은화라면 딱히 필요 없다만.”
일레니아는 고개를 젓고는 빙그레 웃으며 답례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카딤의 눈썹이 선명하게 꿈틀, 떨렸다.
“그런 걸 만들 수 있다고?“
“예, 가능합니다. 용병님도 보셨잖아요? ‘망국의 은화’를 통해 잊힌 신의 권능을 사용하면 공간을 왜곡할 수 있다는 걸.”
“…….”
카딤의 낯에서 시큰둥한 낌새는 사라졌다. 대신, 반신반의하는 기색이 서렸다.
이전에 이 여인과 그 세력이 획책한 연계 퀘스트 덕에 이 ‘드워프제 투척도끼’와 ‘유적을 쫓는 석패’를 얻을 수 있었다. 그것들도 꽤나 놀라운 보상이긴 했다만, 어쨌든 게임으로치면 ‘아이템’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런데 방금 여인이 제안한 것은 ‘아이템’이 아닌 ‘시스템’에 가까운 보상이었다.
과연 저 여인이 그런 보상까지 줄 만한 능력이 되는 걸까 의심해 보는데…….
갑자기 뒤에서 급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읍, 퉷퉷퉷! 아, 안 됩니다! 안 됩니다, 나으리! 참사회 의원을 잘못 건드렸다간 분명 뒤끝이 안 좋을 겁니다요! 그리고 의원의 저택이면 필시 엄청나게 크고 넓을 텐데, 고작 두 명이 가서 어떻게 하룻밤 만에 물건을 찾으실 생각이십니까!”
겨우 재갈을 혀로 밀어 버리고 고래고래 외치는 던컨.
일레니아는 그런 그에게 참으로 징하다는 시선을 보냈고, 카딤은 무언가 생각하는가 싶더니 덤덤하게 말했다.
“그런가. 그럼 너도 같이 가서 찾도록 하지.”
“……예?”
던컨은 갑자기 도축장행이 결정된 가축과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
몰락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판단과 선택에 딸려오는 여러 인과가 오랜 세월 켜켜이 쌓이다가, 끝내 어느 임계점에 이르러 촉발되는 것에 가깝다. 마치 가득 찬 물잔이 흘러넘치거나, 위태로운 모래성이 무너지는 것처럼.
하지만 사람들은 대개 눈에 보이는 것에만 주목하는 법이다.
그런 피상적인 시각으로 볼 땐, 마치 마지막 물 한 방울이 잔을 넘치게 만든 것만 같고, 마지막 모래 한 삽이 모래성을 무너뜨린 것만 같다. 때문에 몰락하는 자들은 대부분 기나긴 세월 동안 쌓아 올린 선택이 아닌, 오직 그 ‘마지막 선택’만을 원망한다.
그리고 대학파의 원로 의원, 비토리오의 ‘마지막 선택’은 바로 이 여인과의 만남이었다.
“……이해할 수가 없군. 분명 약속하지 않았나. 갈렌타나에서 아곤 놈들을 몰아내기만 하면 그 은화를 얼마든지 더 내어 주겠다고.”
“…….”
“설마, 그 ‘악마 학살자’라는 작자 때문에 그러는가? 그자와 맞서기 위해 당장 더 큰 힘이 필요해서? 그러지 말고 차라리 그자를 회유해서 우리 편으로 꼬드기는 건 어떤가? 아곤 놈들이 그자의 무력을 탐내고 군침을 줄줄 흘리고 있던데…….”
“…….”
“아무튼 지금 자네, 큰 실수하고 있는 거야. 이렇게 멋대로 배신하고도 뒤탈이 없을 것 같나? 이럴 줄 알고 제국에 보낼 전령을 미리 대기시켜 놓았지! 내가 죽으면 곧장 떠나 잊힌 신 교단의 잔당이 여기 남아 있다는 소식을 전할 게야. 그 먼 옛날과 같이, 또다시 엘가 교단에게 절멸당하고 싶지 않거든 당장 나를 풀어줘야만 할 걸세.”
비토리오 의원의 저택 3층, 인적이 없는 집무실.
치렁한 흑갈색 머리칼의 여인은 비토리오의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카펫이 깔린 바닥과 대리석 천장, 값비싼 금속제 장식품이 줄줄이 내걸린 벽면을 샅샅이 뒤지며 성유물을 찾는 데만 정신이 팔려있었다.
비토리오는 침음을 흘리며 후회했다. 제 주인을 베어 낼 수도 있는 칼인 줄은 알았지만, 설마 휘둘러보기도 전에 베일 줄이야. 이렇게 사리 분별 못하는 놈들인 줄 알았더라면 결코 손을 잡지 않았을 터였다.
잊힌 신의 성유물은 남들에게 떳떳하게 떠벌릴 만한 물건이 아니다. 도난당한다 해도 어디 하소연할 데가 없었다. 변변찮은 저항도 못 하고 아곤파에게 떠밀려 숙청당할 미래가 훤히 보였다. 저 여인이 성유물이 든 상자를 찾기 못 하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그리고 그 바람은 금방 박살 났다.
“……찾았다. 여기 있었네.”
달칵, 쿵 – !
판석 아래 특수한 장치로 꽁꽁 감춰 두었던 금속 상자가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원로 의원의 심장도 바닥에 쿵 떨어졌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남아 있었다.
여인도 곧 깨달았다. 강화 마법이 걸려 있어 이 상자는 부술 수가 없다는 것을. 비토리오에게 다가와 냉엄한 목소리로 물었다.
“말해라. 상자의 열쇠는 어디 있지.”
그런데 여인, 일레니아의 눈빛을 마주 본 비토리오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눈두덩을 일그러뜨렸다.
“넌…… 누구냐? 이전에 찾아왔던 자가 아닌데…….”
“…….”
“겉모습은 같은데, 뭔가, 눈빛이 달라……. 뭐야,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어헉!”
여인의 소매 밑에서 보이지 않는 칼날이 튀어나와 목을 얕게 찔렀다. 비토리오는 상처를 부여잡고 나뒹굴었다. 그렇지만 고통이 오히려 더 생존 본능을 일깨워, 여기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가 있었다.
“그윽, 발칙한 좀도둑 년! 네년이 누군진 몰라도 열쇠가 어딨는진 절대로 말해줄 수 없다! 내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어차피 말해줘 봤자 죽일 텐데 말해줄 이유가 없지!”
그렇게 말하며 티 나지 않게 조금씩 몸을 뒤로 뺐다. 등 뒤의 찬장에는 단검과 열쇠 꾸러미가 있었다. 단검으로 밧줄을 끊고 열쇠를 먼저 확보하면, 저 강도에게 맞서거나 협상을 시도할 수 있을 터였다.
그 올바른 판단이 무색하게 곧장 이런 외침이 들려왔다.
“어, 찾았습니다! 여기에 뭐, 무진장 수상한 열쇠 꾸러미가 있구먼요!”
“……!”
비토리오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전혀 기척을 느끼지 못했는데, 어느샌가 등 뒤에 왜소한 사내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그는 찬장에서 단검을 치우고 열쇠 꾸러미를 꺼내 일레니아에게 건넸다.
쩔그렁 –
“……고마워요, 아저씨. 오늘 처음으로 도움이 됐네요.”
“어휴, 칭찬은 됐고 낮에 약속한 돈이나 제대로 주쇼, 아가씨. 저번에 1백 루덴 못 받은 것까지 합쳐서 1천 1백 루덴이면 되겠구만.”
“…….”
아니, 참사회 의원의 저택을 털어먹으면서 겨우 그 정도만 떼어 받는다고?
말도 안 되는 싸구려 품삯에 놀라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열쇠 확보를 실패했으니 이제 살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비토리오는 정신을 다잡고 이렇게 윽박질렀다.
“헛소리 말고 당장 떠나는 좋을 게다, 이 좀도둑 연놈들아! 저택의 경비병들을 어떻게 쓰러뜨린 건진 모르겠지만, 곧 있으면 참사군까지 이곳으로 몰려올 게다! 사시사철 참사군 병사들이 이 주변을 순찰 돌고 있으니까! 수백, 수천 명의 정예병에게 포위당해 바싹 말라 죽고 싶지 않거든, 지금이라도 그 상자를 내려놓고…….”
“……참사군 병사? 이것 말인가?”
등골을 파고드는 스산한 육성.
그리고 귀신처럼 문가에 나타난 윤곽.
쿵!
기절한 참사군 병사들이 판자 위로 고꾸라졌다. 사람이라고 믿기 힘든 근육질의 거한이 쓰러진 병사들을 짓밟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었으나 흉악스러운 살기, 그리고 낮에 들은 풍문 덕에 비토리오는 저자가 누구인지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었다.
“아, 아, 악마 학살자……?”
비토리오는 얼어붙은 금붕어처럼 입을 쩍 벌리고 정지했다. 카딤은 가볍게 그를 무시하고는 상자 앞으로 갔다.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냐. 뭘 하는 거지.”
철그럭, 틱! 철그럭, 틱!
일레니아가 열쇠 꾸러미를 들고 일일이 열쇠 구멍에 맞춰 보고 있었다. 손놀림은 벌새의 날갯짓처럼 빨랐으나 워낙 열쇠가 많다 보니 쉬이 상자를 열지 못하고 있었다.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맞는 열쇠를 찾는 중이니까…….”
“그냥 부수면 되는 것 아닌가.”
“상자에 강화 마법이 걸려있어서 부술 수 없어요! 일단 그 도끼는 내려놓으시고…….”
쾅, 콰가가가각!
서슬 퍼런 도끼날에 마법 걸린 금속판이 종잇장처럼 산산이 찢어발겨졌다.
카딤은 박살 난 금속 상자를 거꾸로 들고 탈탈 털었다. 열 닢에 이르는 망국의 은화가 짤랑이며 떨어졌다. 그것들을 모두 줍고 멍한 눈빛을 한 일레니아에게 물었다.
“상자에 뭐가 걸려 있다고?”
“…….”
“…….”
고고학자는 이자와 적으로 마주치지 않은 게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했고, 이자와 적으로 마주친 원로 의원은 이미 장례를 다 마치고 관짝에 입관한 듯한 기분이 되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