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rserker’s Second Playthrough in the Game RAW novel - Chapter (95)
95화. 투기장의 제왕 (2)
회청빛 섬광이 어스름을 찢고 놀의 양 눈 사이에 직격했다.
패래래래래래래래랙, 쩌 – 걱!
– 끼헤헤헥!
붉은 눈깔이 충격으로 핑글, 돌며 안와 밖으로 돌출되었다. 갈라진 가죽 사이로 핏물이 줄줄 흘러 곤두선 주둥이 털을 축축이 적셨다. 신경이 망가졌는지, 놀은 들고 있던 뼈 몽둥이를 놓치고 뻣뻣한 자세로 자빠져 다리만 버둥버둥 댔다.
후 – 웅, 후 – 웅, 훙, 훙…….
도끼질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놀을 쓰러뜨린 도끼는 어둠의 저편으로 되돌아갔다가 다시금 뻗어 나와 또 다른 놀의 관자놀이에 찍혔다.
그렇게 반복되는 벽력같은 도끼질.
패래래래랙, 쩌 – 걱! 패래래래랙, 쩌 – 걱!
한 마리의 골통이 쪼개져 질척한 체액을 쏟았다. 한 마리의 주둥이가 갈라져 넝마가 된 잇몸을 드러냈다. 한 마리의 흉골이 부서져 터진 가슴팍으로 왈칵 핏물을 쏟았다.
– 키이잉, 키이잉!
– 켁, 케헤헤헥!
시체가 하나둘씩 쌓여갔다. 사냥감을 포위하던 놀들의 주의가 일제히 돌아갔다. 뿔이 달린 원종 악마도 도끼가 날아오는 쪽을 주목했다.
어둠 속에서, 짙붉은 섬광이 쇄도해 오고 있었다.
– 무엇이지, 저것은……?
대답 대신 또다시 도끼가 날아왔다.
패래래래래래랙 – !
악마는 목을 뒤로 꺾었다. 한 끗 차이로 머리가 터져나가는 꼴을 면했다. 되돌아오는 도끼날을 피하기 위해선 거진 바닥을 기어야만 했다.
악마는 교활하고 감이 뛰어난 존재다. 저것이 만만치 않은 강적이라는 걸 대번에 알아챘다. 분주히 마기를 발산하며 종복들에게 명했다.
– 죽여라, 저것을 먼저! 나중에 잡아도 된다, 다른 사냥감들은!
– 케헤헥!
– 케헤헤헤헥!
스멀대는 검은 마기가 마물들에게 깃들었다. 놀들은 다 잡은 사냥감들도 뒷전으로 두고 몸을 돌렸다. 피 묻은 뼈 몽둥이를 치켜들고 나서 부채꼴의 방어 태세를 갖췄다. 악마의 앞으로 살기등등한 마물의 장벽이 세워졌다.
이윽고 거대한 그림자가 목전에 도달했다.
그리고 마물의 장벽을 처참하게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쩌 – 걱, 쩌 – 걱! 써 – 걱!
– 키이잉, 키이이잉!
– 크훼헤흐흐그르르릃…….
칼날과 도끼날의 선풍이 어둠을 갈랐다. 놀들의 육신 또한 어둠과 겹쳐진 듯이 부드럽게 찢겨나갔다. 날붙이가 흐르는 궤적마다 비릿한 핏줄기가 터져 나왔다. 선혈의 소나기가 마른 황무지를 흠뻑 적셨다.
저항은 불가능했다. 적의 무기와 부딪히면, 차돌도 부술 만큼 단단한 정강뼈가 닭 모가지처럼 쉽게 부러졌다. 우악스러운 반동에 밀려 몸뚱이도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일쑤였다. 자빠진 놀들의 머리 위로는 예외 없이 붉은 벼락이 내리쳤다.
쩌 – 걱! 쩌거거걱!
– 크헤헤헥! 크헤헤헤헥!
– 키이잉!
붕괴하는 마물의 장벽, 쌓여가는 시체의 둔덕.
그래도 마물들은 두려움과 고통을 몰랐다. 복막이 갈라져 내장을 쏟아내거나, 목이 찢겨 울컥울컥 핏물을 뿜어내는 와중에도 그악스레 발톱을 치켜세우고 달려들었다. 아무리 발악해도 생채기 하나 낼 수 없었지만, 악마의 명을 따라 불나방처럼 맹목적으로 거구의 적에게 달려들었다.
그렇지만 악마는 아니었다.
쓰러지는 놀과 다가오는 적을 지켜보는 안구가 점차 위태롭게 떨렸다.
– 안 된다, 말도……. 이럴 수가, 어떻게…….
비로소 명백히 깨달았다. 저건 만만치 않은 강적 정도가 아니라, 아예 대적이 불가능한 포식자라는 것을. 날뛰는 적의 기백에 밀려 발산하던 마기마저 사그라들었다.
악마는 서슴없이 도주를 택했다.
그 도주는, 날아드는 한 줄기 불꽃에 의해 저지되었다.
화르르르륵, 푹 – !
– 크아아아아아아악!
검신이 박힌 허리춤에서 전신으로 불길이 번져나갔다. 곪은 계란처럼 텁텁한 유황 냄새가 자욱이 피어올랐다.
엘가의 축복이 깃든 지옥불이었다.
화르르륵, 화르르르르륵!
– 크아아아악!! 크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광란의 춤사위를 벌이던 악마는 머지않아 과묵한 숯덩이로 변모했다. 주인을 잃은 마물들은 단번에 호전성을 잃었다. 맥없이 멍때리는 놀들을 향해 붉은 칼날과 회청빛 도끼날이 날아들었다.
패래래래래랙, 쩌 – 걱! 써 – 걱!
– 끽!
이윽고 마지막 놀의 허리가 끊기며, 악마와 그 종복들은 순식간에 남김없이 절멸당하고 말았다.
카딤은 혈귀를 쳐들었다. 피를 머금고 웅웅 떨리는 검신을 진정시키듯 느릿하게 쓸고, 손을 뻗어 연어를 회수했다. 힘이 사그라들어 히드라의 문신은 검게 물들었다. 조금 떨어져 상황을 관망하던 던컨이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괜찮으십니까, 나으리? 혹시 악마는 어디에…….”
“…….”
탄화된 시체를 턱짓하는 카딤.
던컨은 움찔 몸을 떨었지만, 이내 목을 자르고 피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도했다. 카딤은 가죽과 고기가 뭉친 시체의 언덕을 넘어 포위되었던 자들에게 다가갔다.
무참하게 두들겨 맞고 피떡이 된 말들의 시체가 보였다. 그리고 그 뒤로, 정처 없이 어둠 속을 굴러다니는 눈동자들.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일련의 무리들은 카딤의 모습을 보곤 얼어붙었다.
카딤은 무리의 중심에 선, 헐렁한 양모옷을 걸친 금발의 청년에게 말했다.
“그리 오랜만은 아니로군. 네놈들도 아곤으로 가는 길이었나?”
“…….”
“그곳엔 무슨 일로 가는 중이지.”
아탈라인 전사들은 낯을 딱딱히 굳혔고, 아곤파의 젊은 의원은 이를 딱딱 부딪치며 황망한 눈길을 보냈다.
*
아도니스는, 인간을 한낱 장난감처럼 여기며 쥐고 흔드는 무자비하고 변화무쌍한 운명에 항거할 수 없는 현실에서 비롯된 음습한 좌절과 절망이 심장 깊은 곳에서부터 고간까지 샅샅이 스며드는 걸 느꼈다.
X됐다고 느꼈다는 뜻이다.
함정을 파 악마 학살자를 제거하기 위한 계획은 초장부터 대차게 꼬였다. 설마 아곤으로 가는 길에 악마와 마물들을 만날 줄이야. 아직 중심 악마가 토벌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흩어진 악마들이 적잖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다.
– 이히히히히힝!
– 케헤헤헤헤헥!
놀들의 몽둥이질에 타고 온 말들이 가장 먼저 죽었다. 호위로 데려온 아탈라인 전사들이 분전했으나, 달랑 세 명이 저만한 물량의 마물을 막긴 무리였다. 그래도 중간에 정체불명의 구원자가 난입하여 악마와 마물들을 휩쓸어 버린 덕에, 그들은 기적적으로 모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구원자가 바로 악마 학살자였다는 것.
“그래…… 아곤에는 동향을 시찰하기 위해 간다는 건가?”
“…….”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알 수 없었다. 제거해야 할 표적 덕분에 목숨을 건지다니……. 아도니스는 애매하게 입꼬리를 떨었다.
“그렇습니다. 명색이 저희의 연고지인데 악마가 창궐하여 한동안 방문할 여유가 없었으니까요. 제가 대표로 방문하여 갈렌타나의 소식을 전하고, 그곳의 동향도 살핀 다음 돌아갈 계획입니다, 하하하…….”
“…….”
불가해한 감정을 품은 눈동자가 그를 직시했다. 공포가 아도니스의 심신을 바짝바짝 갉아먹었다.
악마 학살자란 위명은 허투루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이미 이전에도 놀라운 위업을 보긴 했다만, 직접 싸우는 걸 목도하자 보다 생생하게 충격이 몰려들었다. 아니, 어떻게 사람이 악마를 겁에 질려 달아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건 정말로…… ‘아곤의 성난 뿔’에 비견할 만큼 압도적인 무력 아닌가?
그러니 절대로 들켜선 안 됐다. 저 괴물을 죽일 함정을 파기 위해 아곤으로 가고 있다는 걸.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동요를 드러내선 안 됐다.
그러나 의지와는 달리, 눈동자는 자꾸만 흔들리고 손발은 달달 떨렸다. 이토록 흉험한 살기는 고블린 하나 죽여 본 적 없는 젊은 의원이 버틸 만한 게 아니었다.
카딤은 입매를 비틀고 실낱처럼 조소를 흘렸다.
“그 전한다는 소식 중에는, 내가 아곤의 성난 뿔을 죽이러 간다는 것도 있는가?”
“……하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런 생각은, 추호도 한 적 없습니다. 물론 아곤의 성난 뿔이 저희 군세의 수장이긴 하지만, 뭔가, 그, 황야의 계율…… 인가에 따라, 전사들의 문제는, 전사들끼리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곤에 먼저 가서 뭔가 함정을 파놓으려고 한 것도 아니고?”
“……어휴, 천만에요. 농담으로도 그런 말씀은 마시지요. 저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용병님께선, 그, 황금 가도의 악마들을 수도 없이 토벌하신 데다, 이번엔 저희의 목숨까지 구해 준 영웅이신데…….”
“다행이군. 만일 그랬다면 팔다리를 자르고 혀를 뽑아내려고 했는데 말이야. 그럴 의도가 없다면 그냥 살려 둬도 상관없겠어.”
“…….”
아도니스는 순간 비명을 지르며 달아날 뻔했다.
답이 보이질 않았다. 이미 저자는 자신의 목적을 다 간파하고 있었다. 그러고도 안 죽이고 살려 놓는 이유가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뒤에 있던 아탈라인 전사들이 슬그머니 창자루를 쥐었다. 아도니스는 일단은 대기하란 손짓을 보냈다. 카딤은 난자당한 말들의 시체를 흘끗, 흘겨보았다가 낮은 목소리로 제안했다.
“말이 죽었으니 네놈들도 빨리 가긴 글러 먹었군. 어차피 목적지도 같은데 함께 가도록 하지.”
“……예?”
눈앞이 노래졌다.
악마로부터 동행하잔 말을 들었어도 이보다 끔찍하진 않았을 터였다. 황급히 거절할 핑계를 둘러대는 아도니스.
“아, 아, 예. 아, 그…… 굉장히 감사한 제안입니다만, 제가 발이 느려서 말입니다. 괜히 시간을 끌어, 용병님의 일정을 지체시키지 않을까 염려됩니다만…….”
“그런 걱정을 할 거면, 이전에 보수금이나 질질 끌지 말고 내어 주지 그랬나.”
“…….”
아도니스의 낯짝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카딤은 어둑한 눈매로 그를 바라보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
“떠날 준비를 해라. 일정이 늦어지는 건 감안하지. 네놈들을 그냥 두고 갈 순 없으니.”
“……예? 그게 무슨 말씀…….”
“가는 길에 악마나 마물이 또 나타날 수도 있지 않더냐.”
카딤은 수북이 쌓인 시체를 턱짓했다.
그것들을 한번, 피칠갑을 한 용병을 한번 흘겨보고, 숨이 턱 막히는 적막 속에서 고뇌하길 한세월.
아도니스는 결국 단두대에서 자세를 고쳐잡는 사형수처럼 뻣뻣하게 고개를 까딱였다.
*
뜻밖의 행운이었다.
아곤파 의원들이 어떻게든 움직일 것임은 예측했다. 그런데 설마 가는 길에 이렇게 딱 만날 줄이야. 이렇게 우연찮은 반가운 만남 또한 여정의 묘미라 할 수 있었다.
원래는 그냥 마물들에게 죽게 내버려 둘까 고민했다. 보나 마나 함정을 파고 개수작을 부리러 아곤에 가는 것일 테니. 한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저 의원은 살려 두는 편이 좀 더 유용할 것 같았다.
아곤의 성난 뿔은 말했다. 도끼의 주인을 가리려거든 반드시 아곤으로 찾아오라고. 그러므로 놈을 찾아 만나기만 하면, 맞붙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터였다.
문제는 ‘찾아 만나는 것’ 자체였다. 놈은 대도시의 의장조차 만나기 힘든 유명 인사라 하지 않았던가? 게다가 세간에는 놈이 중심 악마를 잡았다는 헛소문까지 퍼졌으니, 낯짝을 보는 게 훨씬 더 어려워졌으리라 짐작하긴 어렵지 않았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인맥이었다. 아곤의 성난 뿔과 밀접한, 놈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만남을 주선할 수 있는 인맥.
이 아곤파 의원은 그 조건을 훌륭하게 충족했다. 설마 명색이 참사회 의원인데 직속부대의 수장도 접견을 못 하겠는가? 게다가 계속 옆에 붙어 있으면 개수작도 꾸밀 수 없게 막을 수 있고…….
물론 의원은 이 동행이 영 부담스러운 기색이었다. 벌써 세 번이나 야밤에 도주 시도를 했으니까.
그러나 그물 같은 야만인의 감각을 벗어날 순 없었다.
“어딜 가는 거지, 금발 머리.”
“……예? 아, 아, 그게…… 잠시 큰일을 좀…….”
“비역질이라도 할 게 아니면, 그 졸개들까지 죄다 데려갈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
그렇게 다시 사로잡히기를 세 번.
퇴로가 막히자 의원은 떠보기를 시작했다. 아곤의 성난 뿔에게 원한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이냐고, 보다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순 없는 거냐고.
그러자 카딤은 이렇게 되물었다.
“네 입으로 말하지 않았나? 전사들의 문제는, 전사들끼리 해결해야 하는 거라고.”
“…….”
할 말이 없어진 아도니스는 묵묵히 걷기나 했다.
그렇게 낮과 밤을 지새며 꼬박 사흘이나 더 걸은 끝에, 비로소 그들의 목적지가 나타났다. 저기 저 앞, 흙바람 너머로 거인의 이빨처럼 토벽 건물이 비쭉비쭉 솟은 웅장한 대도시.
황무지의 피 웅덩이. 대륙에서 가장 큰 투기장이 자리한 도시. 부와 명예에 혈안이 된 용병과 검투사와 낭인들이 벌떼처럼 몰려드는 땅. 그리고 동맹 최고의 챔피언이자 유명 인사를 탄생시킨 투쟁의 성소.
아곤.
“오오…….”
“…….”
말로만 듣던 도시에 처음 다다른 던컨은 새된 감탄사를 터뜨렸고, 이곳에 터전을 둔 아탈라인 전사들도 나름 감개가 무량한 내색을 했다.
그러나 아도니스는 간만에 돌아온 고향을 보며 감상에 잠길 여유가 없었다. 그는 카딤의 눈치를 살피며 쭈뼛거렸다.
“그, 짧은 동행이었지만 즐거웠습니다, 용병님……. 아쉽지만 아곤에 이르면, 저는 만나볼 분들이 있어 먼저 가보도록…….”
“누구를 만나러 가는 거지.”
“아, 그건 말입니다. 일단 저희를 후원하시는 분들, 그리고 아곤의 참사관님과 보좌관 일동을 만나러…….”
“나도 동행하도록 하지. 누구냐고 묻거든 호위라고 둘러대거라.”
“예?!”
“그리고 일정이 끝나면, 같이 아곤의 성난 뿔을 만나러 갔으면 하는군.”
“…….”
망치에 후려 맞은 듯 우두커니 서 있기를 한참. 아도니스는 가까스로 정신을 붙들었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부외자를 대동하긴 어렵다느니, 아곤의 성난 뿔은 바빠서 만나기 힘들 거라니, 하며 급히 변명을 주워섬겼다.
카딤은 그 변명들을 묵묵히 경청한 후, 맹수처럼 서슬 퍼런 눈길을 보냈다.
“이전에 내가 목숨을 구해 주지 않았더냐. 목숨값의 대가치고는 쉬운 부탁이라 생각하는데.”
“…….”
“혹여, 벌레보다 못한 싸구려 목숨이라…… 아무렇게나 죽어도 상관없었던 거라면 말하거라.”
거칠고 투박한 손이 도낏자루를 향했다. 도끼날에 일광이 반사되어 각막이 베일 듯 선뜩한 빛을 발했다.
아도니스는 다시 한번, 인간을 한낱 장난감처럼 여기며 쥐고 흔드는 무자비하고 변화무쌍한 운명에…… 대충 X됐다고 느끼며 마지못해 제안을 수락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