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02)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102화(102/176)
§102. 커뮤니티 실드, 대 토트넘전(2).
두 팀은 전술적으로 색깔이 많이 다른 팀이었다.
토트넘은 빠르고 선이 굵은 전술을 주로 사용했다.
이진이 함께했던 저번 시즌 후반기에는 이전과 다른 아기자기한 플레이들도 많이 보여주었지만,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전술적 스타일이 선명한 편인 토트넘이다.
이에 반해서 맨체스터 시티의 경우는 전술 변화가 많은 편에 속하는 팀이다.
기본적으로 점유율을 많이 가져가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편이긴 하지만, 시합장에서도 수시로 전술 변화를 꾀하는 팀이 바로 맨체스터 시티였다.
이런 전술 변화가 유기적으로 잘 맞아 돌아가는 날에는 거의 미쳤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이 맨체스터 시티지만, 가끔 어긋난 톱니바퀴와 같이 삐긋거리는 모습이 나올 때면 그것은 바로 실점의 빌미가 되기도 하였다.
이진은 토트넘에서 뛸 때도 전술적으로 핵심 역할을 맡았었다.
감독의 지시도 거의 이진을 향해 내려졌고, 선수들에게 수시로 전술적 움직임을 요구하는 사람도 주로 이진이었다.
시즌 막바지에 갈수록 그의 이런 역할이 뚜렷해졌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진이 자신이 팀에 합류하게 되면, 맨시티는 전보다 훨씬 변화무쌍한 전술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나 오늘 시합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다.
“이리로 와!”
“커버!”
“여기로 패스 줘!”
이진은 목이 쉴 정도로 고함을 지르며 토트넘 선수들의 움직임에 맞서 맨시티 선수들과 함께 전술적으로 대응을 하려고 했지만, 동료들은 마치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플레이했다.
철저하게 그의 지시를 무시한 것이다.
이전부터 풀리지 않은 선수단 사이의 앙금이 경기장에서 그 모습을 드러나고 있었다.
이에 반해 토트넘의 분위기는 달랐다.
작년 시즌 막판의 좋았던 분위기가 여전히 해가 바뀌었는데도 이어지고 있는 듯 보였다.
핵심 선수인 이진이 이제는 그들과 같이 뛰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와 함께 뛰며 만들어졌던 좋은 분위기가 여전히 팀 내에 남아 있었다.
그런 차이가 지금의 점수 차이를 만들었다.
[이건 완전 예상 밖인데요. 토트넘에서는 주축선수인 이진 선수가 빠졌고, 맨체스터 시티에는 이진 선수가 가세했습니다. 원래 강했던 맨체스터 시티의 전력에 이진 선수까지 가세했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맨체스터 시티가 토트넘을 압도하는 양상으로 경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는데요. 전반전의 실제 경기 내용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정반대로 나오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은 평소와 다르게 유기적인 팀플레이가 많이 나오고 있지 않아 보이네요. 아마 이런 차이가 지금의 점수 차이가 생기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여겨집니다.]경기장 안에 있는 대형 전광판에는 2:0이라는 점수가 적혀 있었다.
물론, 2점을 먼저 얻은 팀은 맨체스터 시티가 아니라 토트넘이었다.
후방 빌드 업을 하기 위해 수비 진형에서 돌리던 볼을 가로챈 델레 알 리가, 수비 뒷공간을 절묘한 타이밍에 파고들던 손홍민을 향해 패스했고, 골대 앞까지 파고든 손홍민의 땅볼 크로스를 해리 케인이 여유롭게 마무리하며 오늘 시합의 첫 골이 터졌다.
두 번째 실점은 더 어이가 없는 실점 장면이었다.
베르나르두 실바와 이진의 동선이 겹쳐 버린 것이다.
하필 그때, 다시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의 패스를 차단했고, 역시 그대로 역습으로 이어졌다.
50m를 질주한 손홍민이 멋진 추가 골을 넣으면서 지금의 점수 차가 만들어졌다.
필드에서 열심히 뛰고 있던 이진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잊자.’
전반전에 벌어진 플레이 장면이 자꾸만 자신의 머릿속에 떠올라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이전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를 때마다 화가 나려고 해서 경기하는데 지장이 생길 정도였다.
첫 실점 장면은 동료들이 자신에게 패스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상대 팀 토트넘의 강한 전방 압박이 있었고, 맨체스터 시티는 그러한 압박을 피해 공을 앞으로 전개해 나가야 하는 장면이었다.
이진은 상대의 강한 압박을 파계할 목적으로 좋은 위치로 이동해 공을 받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수비수 콩파니는 좋은 위치로 이동하는 자신에게 패스를 보내지 않았다.
이진을 외면한 그는 다소 무리한 패스를 시도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커트를 당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실점도 매우 화가 나는 장면이었다.
상대 수비를 교란하기 위해 이진은 실바에게 스위치를 하자는 신호를 보냈다.
분명 눈을 보며 손동작까지 했기 때문에 그가 이진의 의도를 몰랐을 리가 만무했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실바는 이진과 같은 공간으로 이동했고, 중앙이 비어버린 탓에 토트넘은 또다시 좋은 역습 기회를 맞게 되었다.
그리고 그 위기는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진은 방금 전의 안 좋았던 기억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싶었다.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화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따라가는 골을 만드는 일이었다.
동점, 그리고 역전하는 경기를 만들기 위해 그것만 생각하고 싶었다.
맨시티의 주장이자 센터백 콩파니는 압박하는 해리 케인을 피해 공을 페르난지뉴에게 넘겼다.
공을 가진 페르난지뉴에게도 역시 강하게 압박이 들어왔다.
알리와 에릭센이 함께 그를 포위하기 시작했다.
“패스!”
다행히 옆에서 이진이 공을 달라고 소리쳤다.
그는 상대 수비의 틈새 공간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나, 페르난지뉴는 이번에도 역시 그를 외면했다.
동료들과 몰래 약속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건방진 신입의 버릇을 고쳐주기로 한 약속 때문에, 버릇을 고쳐주어야 할 대상인 이진에게는 패스를 할 수 없었다.
그는 공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며 측면에 있는 워커를 향해 패스하려고 했다.
그러나, 무리한 패스는 이번에도, 오늘따라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는 알리에게 걸렸다.
“땡큐!”
감사 인사까지 전한 그는, 그대로 페르난지뉴의 뒷공간을 향해 드리블하며 전진했다.
다시 한번 좋은 역습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전과 다르게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난데없이 방해꾼 한 명이 나타난 탓이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어느새 나타난 이진이 그대로 알리가 드리블하는 공을 향해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
그는 순간적으로 페르난지뉴가 자신에게 순순히 공을 넘기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고, 그에 따라 움직이던 방향을 과감하게 틀어버렸다.
패스가 끊길 상황을 대비해서 뒤쪽으로 움직였기에 델레 알리의 역습을 빠르게 차단할 수 있었다.
이진의 태클은 절묘하게 공만 건드렸고, 공은 오른쪽 풀백인 카일 워커에게로 흘러갔다.
이진은 쓰러졌다가 벌떡 일어나 달리며 워커을 향해 소리쳤다.
“리턴!”
워커 역시 이진에게 고의적으로 패스를 안 하던 선수 중 하나였지만, 그의 박력 넘치는 외침에 자신도 모르게 패스를 보내버리고 말았다.
거의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였다고 볼 수 있는 패스였다.
리턴 패스를 받은 이진은 빠르게 드리블하며 올라갔다.
그리고 그의 전진과 동시에 에릭 다이어가 그를 막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어딜 가시나? 마음대로 못가지.”
퍽.
두 사람의 강한 어깨싸움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진 역시 그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예측했기에 쉽게 밀리지는 않았다.
이진은 달리는 속도를 올렸다.
에릭 다이어의 약점인 느린 발을 노린 것이다.
“이런…”
콰당.
어깨를 부딪치던 상대가 사라지자 에릭 다이어는 중심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거의 최고 속도로 질주하던 그를 막으려고 나선 선수는 무사 시소코였다.
최악의 경우 옐로우 카드를 받는 한이 있더라고 그를 여기서 막을 생각이었다.
자신까지 뚫릴 경우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것인지 그는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 그와 함께 뛰었던 동료였기에 그런 예상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기세를 봐서는 돌파를 시도할 거 같았기에 그에 대한 만반의 대비를 갖추었는데, 이번에도 이진은 자신의 예상을 벗어난 플레이를 선보였다.
바로 자신의 옆으로 전진 패스를 보낸 것이다.
이진도 동료들의 도움이 없을 것이라 예상하고 혼자 골을 넣기 위해 분명 돌파를 노렸는데, 갑자기 전방에서 자신과 눈을 맞추며 신호를 보내는 동료를 발견했다.
그래서 그를 보고는 계획을 바꾼 것이다.
그는 바로 월드 클래스 스트라이커 아구에로였다.
예전의 플레이 모습과 비교해서 이제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요구대로 중앙지역까지 올라오는 경우가 많았던 그는, 드리블 중인 이진에게 신호를 보냈다.
상대 선수를 돌파하는데 자신과의 연계를 이용하라는 신호였다.
이진은 반가운 마음에 바로 그에게 패스를 보냈고, 그는 익히 알려진 명성대로 멋진 리턴 패스를 그가 달리던 공간으로 보내주었다.
무사 시소코를 2:1 패스로 쉽게 제쳐버린 이진은, 이젠 이진의 앞을 막는 선수는 토트넘의 최종수비진밖에 없었다.
그들은 바로 오늘 시합에 센터백으로 출전한 다비손 산체스와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듀오였다.
두 사람은 이진의 돌파력을 경계했다.
연습할 때 그의 돌파력에 당했던 기억이 많았기에 두 사람은 서둘지 않았다.
지금 위치에선 파울로 막기도 위험했다.
프리킥이 정확한 이진이기에 지금 위치라면 실점으로 연결될 위험이 컸다.
그래서 매우 조심스럽게 뒤로 물러나며 그를 막으려 하고 있었다.
수적 우위를 통해 기회를 기다리다가 포위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진의 선택은 과감한 슛이었다.
뻐엉.
가죽이 터지는 듯한 굉음이 들렸다.
달리던 탄력을 그대로 살리며 먼 거리에서 슈팅을 날린 것이다.
그의 발끝을 떠난 공은 그대로 빨랫줄과 같이 일직선으로 골대 우측 상단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거리는 다소 멀었지만, 워낙 예상 밖의 슈팅이었고, 방향과 속도까지 훌륭했기에 요리스 골키퍼가 막기가 힘들었다.
[아, 골입니다! 슈퍼 골! 이진 선수가 이적 후 첫 시합에서 바로 골을 터뜨려 버립니다. 왜 그렇게 많은 구단이 이 선수를 데리고 가고 싶어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멋진 골입니다.] [말 그대로 멋진 골이네요. 전반전의 답답했던 상황을 멋지게 날려버리는 시원한 골입니다.]전반전은 이진의 골을 마지막으로 그대로 끝이 났다.
점수 차는 1골 차였다.
락커룸으로 향하는 두 팀 선수들의 표정은 많이 달랐다.
막판에 한 골을 먹었지만, 그래도 1골 차로 이기고 있던 토트넘 선수들은 비교적 밝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뒤지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표정은 별로 좋지 못했다.
같은 벨기에 선수인 토비 알데르베이럴트와 콩파니는 나란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뱅상, 후반전도 계속 지금처럼 플레이해주길 부탁해.”
“토비, 그게 무슨 소리야?”
“지금처럼 이진에게 패스를 하지 말아 달라고. 그 녀석이 볼을 많이 잡지 않아서 우리는 전반전에 너무 편했거든. 사실 시합 전에 걱정이 무척 많았거든. 같이 뛰어봐서 그 녀석이 얼마나 잘하는 선수인지 누구보다 우리가 잘 알지. 하지만, 네 팀에서의 이진은 막지 못할 정도의 선수는 아니야. 후반전에는 전반전과 같은 실수를 하지는 않을 거야.”
“……”
듣고 보니 비웃는 듯한 의미를 담은 말이었다.
지금과 같이 움직이는 맨체스터 시티라면 충분히 자신들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말을 들은 콩파니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