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06)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106화(106/176)
§106. 망언.
울버햄튼 원더러스 FC와 충격적인 무승부를 거둔 다음 날, 대한민국의 옆 나라 중국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했다.
최근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축구 저변을 넓혀가던 중국에서, 한국인들이 보기에 매우 황당한 발언이 연거푸 터진 것이다.
시작은 중국의 레전드 축구선수였다.
1990년대 중국을 대표하던 축구선수 ‘하오하이동’이 한국 사람이 볼 때, 망언에 가까운 글을 자신의 개인 SNS에 올렸기 때문이다.
그가 올린 글의 주제는 한국의 러시아 월드컵 4강 진출에 관해 평가한 글이었다.
그가 올린 글의 요지는 이랬다.
한국은 과거부터 중국과 비슷하거나 중국보다 못한 축구 실력을 가진 나라였다.
그러니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올라갔다는 것은 중국도 운만 따른다면 충분히 월드컵 4강에 갈 수 있다는 증거라는 내용이 담긴 글이었다.
월드컵에 나가지 못하는 자국 축구 현실에 슬퍼하지 말고, 노력하면 자신들도 월드컵 4강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을 담은 글로 보이나, 그 예로 한국팀을 인용했고, 한국 축구를 평가 절하하는 식의 표현이 나왔기에 문제가 된 것이다.
아시아예선도 통과 못 하는 중국의 현실을 생각할 때 다소 어이가 없는 황당한 주장이었다.
그리고 더군다나 한국인들을 화나게 만들었던 부분이 또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선전했던 이유가 한국을 상대하던 국가들이 너무 못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결국, 그가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이 잘한 것이 아니라 한국을 상대하던 나라들이 정말 못했다기 때문에 한국은 운 좋게 월드컵 4강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는 말이다.
그 증거로 프랑스가 우승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프랑스나 벨기에, 브라질 등 러시아 월드컵 당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강호들이 모두 다 한국과 토터먼트에서 만나지 못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의 다소 엽기적으로 느껴지는 이러한 주장은 한국 축구팬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내가 서울대 가기 싫어 안 갔다는 말과 같은 주장이네. ㅋㅋㅋ
-입으로만 싸우면 거의 월드컵 우승각.
-시파, 중국 다시 정신 승리 시전하네.
-독일, 잉글랜드, 스위스 이거 보고 다시 ㅂㄷㅂㄷ. ㅋㅋㅋ
-니들은 인도네시아나 이기고 와서 떠들어.
그리고 다음 날, 중국의 한 축구 프로그램에서 다시 한국인들을 열 받게 만드는 일이 생겼다.
* * *
중국의 축구 관련 프로그램의 녹화장.
이 프로그램은 중국의 축구 스타들을 스튜디오로 초대해 축구팬들이 궁금한 점을 묻고 답을 하는 토크쇼 형식의 프로그램이었다.
“오늘의 초대손님을 소개합니다. 오늘 우리와 함께할 선수는 바로 2018 중국 슈퍼 리그 득점 선두에 빛나는 우레이 선수입니다.”
짝짝짝.
오늘 이 프로그램에 초대된 선수는 최근 물오른 득점력을 자랑하는 중국 슈퍼리그의 최고 스타 우레이였다.
그는 아주 재미있게 녹화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이어 한국팬들이 망언이라고 주장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다음 코너는 시청자들이 보내주신 질문을 듣고 답을 하는 시간입니다. 우레이 선수, 준비되셨나요?”
“네, 준비됐습니다.”
진행자는 시청자들이 보낸 질문을 그에게 물었다.
그리고 그 질문을 들은 우레이가 질문에 대한 답을 했다.
여러 가지 질문과 답변이 오간 후, 드디어 문제가 된 질문이 진행자의 입을 통해 나왔다.
“이번에는 이런 질문입니다. 최근 같은 동아시아 대륙에 위치한 한국의 축구 발전이 정말 대단합니다. 그리고 한국에는 유럽에서 크게 활약하는 축구 스타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최근 한국의 최고 스타라 할 수 있는 이진 선수에 대해 우레이 선수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이런 질문이네요.”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잠시 머릿속으로 정리하던 그는 곧이어 답변을 시작했다.
“음… 최근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는 이진 선수는 매우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좀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 해결하려는 모습이 부족하더라고요.”
“아, 그 선수의 플레이 장면을 보셨군요. 그게 보완해야 할 점인가요?”
“굳이 약점을 말하면 그렇다는 말이죠.”
이 발언만 놓고도 이진의 팬들은 화가 날 만했다.
클래스 다른 두 선수인데, 감히 이진의 플레이를 평가한 것부터가 기분이 나빴다.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현재 뛰고 있는 무대 자체가 비교 불가인 상황에서 어떻게 저런 평가를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진행자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조금만 더 대답을 유도한다면, 시청자들이 좋아하거나 화제가 될만한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거 같다는 판단이 바로 섰다.
머릿속에서 그렇게 판단한 진행자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우레이를 향해 추가 질문을 던졌다.
“그럼 제가 추가 질문을 해 보겠습니다. 우레이 선수는 솔직히 답변해 주세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우레이 대 이진, 누가 더 잘합니까?”
“에이 그걸 어떻게 비교합니까? 포지션도 다르고 나이도 제가 많은데요.”
일단 답변을 피했지만, 진행자는 먹잇감을 놓치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시청자분이 어렵게 물으셨는데 답변은 해 주셔야죠. 우리 우레이 선수가 평소 솔직하다고 소문난 선수라는 걸 제가 잘 압니다. 오늘도 분명 우레이 선수답게 솔직한 답변을 해주실 거고요. 자, 다시 묻습니다. 우레이 대 이진, 누가 더 잘합니까?”
잠시 고민하던 그는 이윽고 입을 열었다.
“일단 지금은 이진 선수가 더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만…”
“제가 어린 나이에 유럽에 갔으면…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지금의 답변이 얼마 후 한국 팬들의 공분을 사는 답변이었다.
아시아 선수로는 거의 역대급 활약을 펼치는 그를 향해 ‘그 정도’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 자체가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 여긴 것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저도 이번에 울버햄튼에서 영입 제의가 왔긴 했습니다.”
“어, 진짭니까? 이거 최초 고백이죠?”
“네, 맞습니다. 공개적으로 제 입을 통해 밝히는 것은 처음이네요.”
“근데 영입 제안을 왜 안 받아들인 겁니까?”
“소속팀이 슈퍼 리그에서 우승 경쟁 중이거든요. 팀이 우승하냐 못하냐가 걸린 중요한 시기에 이적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위한 도전 중이기도 하고요.”
“아, 아쉽네요. 만약 울버햄튼의 이적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지금 한국의 이진이란 선수가 받고 있는 스포트라이트를 우리 우레이 선수가 받고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
“후후, 그랬을지도 모르죠.”
유럽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선수가 프리미어 리그를 너무 우습게 보는 듯한 발언이었다.
솔직히 객관적으로도 이진은 대단한 업적을 이루었다.
아직 만 1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세계에서 가장 힘들다는 프리미어 리그의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활약하고 있고, 세계적인 구단인 맨체스터 시티에서 에이스로 뛰고 있었다.
그런 선수의 활약을 ‘그 정도’라고 표현했다는 것은 그가 이진의 활약이 ‘별거 아니다.’라는 생각을 평소에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중국에 있던 유학생이 우연히 이 프로를 보다가 열 받았다.
그가 생각하기에 우레이는 이진을 저렇게 평가할 자격도 없는 선수였다.
“와, 뚜껑 열리네. 이건 조기 축구 득점왕이 메시보고 공 좀 차네 하고 말하는 식이잖아. 이거 열 받아서 안 되겠다.”
그는 그 즉시 해당 인터뷰 내용을 편집해서 올리기 시작했다.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은 모두 격분했고, 곧 대단한 화제가 되었다.
이에 관한 기사도 엄청나게 생산되었고, 중국에서도 우레이 발언이 화제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 *
울버햄튼 전의 무승부가 있고 난 후, 다음에 열린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는 반등에 성공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경기 초반에는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몸놀림이 좋지 못했다.
아무래도 저번 경기의 여파가 있어 보이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경기 초반에 터져 나온 이진의 골.
평소와 다르게 이진은 과감한 중앙 돌파를 시도했다.
흔들리는 동료들을 잡아주기 위한 임팩트 있는 공격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으로 시도한 공격이었다.
그의 의도가 우연히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허를 찔렀을까?
이진은 무려 4명의 선수를 제치며 골키퍼와 1:1 기회를 맞게 된다.
결정력이 좋은 그답게 마무리는 환상적인 칩슛이 나왔고, 그것은 맨체스터 시티의 경기 첫 득점이 된다.
에이스의 의지가 다른 선수들에게 전달이 되었을까?
이윽고 그의 동료들도 경기 초반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추가골이 터졌고, 경기는 최종 스코어 3:1로 맨체스터 시티의 승리였다.
경기가 끝난 후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는 감독인 과르디올라 감독과 오늘 시합의 MOM으로 뽑힌 이진이 함께했다.
오늘 경기를 평해 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늘 시합은 어려운 시합이었습니다. 울버햄튼과의 무승부 경기가 있고 난 후 다음 경기였기 때문이죠. 다행히 선수들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습니다. 길고 긴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곡 필요한 부분이죠. 모든 경기를 잘할 수는 없으니 잘 안 된 경기는 빨리 잊고 새로운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기자는 이진에게 질문했다.
“오늘 경기는 어땠습니까?”
질문을 들은 이진은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처음이 어려웠죠. 팀 전체 선수들의 몸이 조금 무거운 상태였습니다. 기분 탓이었죠. 선수들이 저번 시합 결과에 대해 많이 실망했었거든요.”
“그래서 초반에 과감한 돌파를 시도하신 건가요?”
“네, 그런 생각도 있었죠. 그리고 틈이 있었습니다. 상대 팀이 아구에로 선수의 움직임에 반응한 덕분이었죠. 제가 과감한 플레이를 보이면 동료들의 몸이 조금 빨리 풀릴 거라 여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득점까지 얻었고요.”
기자회견장에는 중국 기자도 함께하고 있었다.
그는 질문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묻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질문하고 싶은 대상자는 바로 이진이었다.
기회가 왔다.
마지막으로 질문할 자격을 얻은 것이다.
회심의 미소를 지은 그는 이진을 향해 물었다.
“최근 중국 슈퍼리그의 득점 선수인 우레이 선수가 이진 선수에 대해 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혹시 이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그의 생각에는 이진이 자극적인 답변을 내놓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화제성으로 살아가는 기자인 자신한테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 될 것이다.
질문을 받은 이진은 눈에 띄게 당황하는 듯 보였다.
안절부절 못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그의 이상한 반응에 맨체스터 시티 언론담당관이 이진을 향해 다가갔다.
심각한 얼굴로 주고받는 대화.
아마 조회 수가 엄청나게 나올 만한 대답이 생길 듯한 분위기였다.
이윽고 마이크를 든 것은 맨체스터 시티 언론담당관이었다.
그는 매우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질문을 던진 기자를 향해 물었다.
“이진 선수가 매우 미안해하며 말했습니다. 죄송하게도 우레이 선수가 누군지 모른다고 합니다. 혹시 그가 이진 선수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그 말을 들은 중국 기자는 얼굴이 순간적으로 붉게 변했다.
너무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레이는 이진을 알지만, 이진은 우레이를 몰랐다는 게 부끄러움을 유발시킨 팩트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