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11)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111화(111/176)
§111. 선두 경쟁, 대 리버풀전(3).
이번 경기의 중계를 맡은 캐스터 배성진과 해설 위원 장재현은 서둘러 커피를 마셨다.
쉴 때 카페인을 섭취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지친 그들의 몸과 정신을 최대한 추스르기 위한 그들만의 노하우이기도 했다.
아직 그들에게는 후반전이 남아 있으니 힘을 최대한 모아야 할 때이다.
시원한 아이스 커피를 물처럼 들이키던 배성진은, 옆에서 자신과 똑같은 자세로 아이스 커피를 마시고 있던 장재현에게 물었다.
“형이 보기에 오늘 경기 수준이 어때?”
그의 뜬금없는 질문에 장재현도 바로 되물었다.
“갑자기 그건 왜 물어?”
“내가 보기에 정말 재밌는 경기인 거 같아서. 그리고 경기 수준도 무척 높은 거 같고… 그래서 전문가의 의견도 듣고 싶어졌어. 나랑 비슷한 생각인지 궁금하거든.”
그의 말에 장재현도 웃었다.
“너 정도 중계 짬밥이면 준 해설 위원 수준 아니야? 그런 네가 뭐가 궁금해서 물어봐? 아마 네 소감하고 내 소감이 비슷할 거다. 나 역시 너랑 똑같은 의견이거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야기를 덧붙이는 것을 잊지는 않았다.
“오늘 시합은 솔직히 근래 본 경기 중 최고인 건 맞아. 경기 템포도 무척 빠른 편이야. 그리고 선수들의 플레이도 아주 좋고… 두 팀이 진짜배기 강팀이 맞는 거 같아.”
“그지? 비전문가인 내가 봐도 다른 팀과 수준이 달라 보이더라. 그럼 올해는 이 두 팀 중 한 팀이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하겠네?”
“축구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아 속단할 수는 없지만… 아마 그럴 거 같아.”
자신의 생각대로 두 팀이 프리미어 리그에서 제일 강하다는 소리였다.
장재현의 의견을 듣던 배성진은 문득 한 대회의 우승팀도 궁금해졌다.
“그럼 챔피언스 리그 우승도 이 두 팀 중 한 팀이야?”
“그건 모르지.”
“왜? 유럽리그 중 가장 강하다는 프리미어 리그잖아.”
너무 단순한 그의 계산에 장재현은 다시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해야만 했다.
“리그 환경이 완전히 다르잖아. 프리미어 리그가 유럽에서 가장 강한 리그라는 데는 나 역시 동의하지만, 그만큼 리그를 치르는데 체력 소모가 많은 리그가 프리미어 리그야. 다른 리그와 비교해서 경기 수도 많고, 그러다 보니 부상 선수도 많지. 그러니 챔피언스 리그 경기에 베스트 팀 컨디션 상태로 출전하는 게 다른 리그 팀보다 어렵다기도 해.”
“형 말을 듣다 보니 내가 뭘 잘못 생각했는지 알겠네.”
장재현의 설명을 들으니 자신이 무엇을 잘못 생각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남은 커피를 입안에 털어 넣은 후 장재현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래도 두 팀이 유럽 최강 팀 후보라는 건 부정 못 할 사실이야. 정말 잘하잖아.”
“맞아.”
그의 당연한 마지막 말에 배성진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커피를 다 마신 두 사람은 후반전 중계를 위한 준비에 몰두했다.
* * *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양 팀 모두 교체 선수는 없었다.
현재의 백중세를 보이는 경기 흐름을 유지하고자 하는 두 팀 사령탑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였다.
리버풀은 여전히 강한 압박을 통해 경기 흐름을 자신들 쪽으로 끌고 오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그러나 그들의 의도는 전반전만큼 유효하지 못했다.
필드 후방과 중앙 지역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압박하는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진과 페르난지뉴, 그리고 다비드 실바까지 가세한 덕분에 맨체스터 시티는 물론 쉽진 않았지만, 리버풀 선수들의 압박을 피해 전방으로 공을 무사히 연결할 수 있었다.
실바에게 패스를 넘긴 이진은 비어 있는 공간을 향해 뛰었다.
실바에게 패스 길을 열어주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그리고 그의 뒤를 황급히 따르는 상대 팀 선수가 있었으니, 그 선수는 바로 제임스 밀너였다.
실바는 다시 그의 패스를 받아주기 위해 움직이는 이진을 향해 패스를 보냈다.
이진은 그 공을 그대로 왼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는 자네를 향해 논스톱 패스를 보내려 하였다.
그리고 밀너는 그런 움직임을 보이는 이진을 막기 위해 태클을 시도하려 했다.
그러나, 이진의 움직임은 속임수였다.
그는 자네에게 논스톱 패스를 보내려는 자세를 취하다가, 실바가 보낸 공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려 버렸다.
그리고는 빠르게 몸을 돌리며 역방향으로 드리블을 시작했고, 그 모습에 놀란 제임스 밀너는 태클하려는 동작을 멈추고 그를 뒤쫓으려 했다.
그러나 너무 과한 움직임 때문일까?
그의 몸에 순간적으로 문제가 생겨버렸다.
허벅지에 근육이 올라온 것이다.
방향 전환에 성공한 이진은 오른쪽의 마레즈에게 강하고 정확한 롱패스를 보냈다.
그러나, 그의 멋진 패스를 받은 마레즈는 계속해서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가 상대편 선수인 밀너가 필드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상대편 선수이지만 동업자 정신을 가진 같은 프로축구 선수이기에 경기 속행을 포기했다.
그는 의료진에 빠르게 필드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공을 골라인 밖으로 내보내 버렸다.
좋은 기회였지만 같은 프로축구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급하게 필드 안에 들어와 제임스 밀너의 상태를 살피던 의료진은, 서둘러 클롭 감독을 향해 사인을 보냈다.
그들이 보낸 사인은 시합 속행이 불가하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뜻이 담긴 사인이었다.
제임스 밀너를 오늘 시합의 키플레이어로 생각했던 클롭 감독 입장에는 입맛이 매우 쓴 순간이었다.
클롭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제임스 밀너를 나비 케이타로 교체했다.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절뚝거리는 걸음걸이로 라커룸을 향하던 그를 향해, 클롭 감독은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오늘 경기는 정말 좋았네. 자네가 있어 맨체스터 시티와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었어. 자네의 헌신적인 노력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이네.”
감독의 말에 제임스 밀너는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의 계획대로 움직이지 못한 거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하고 싶은 말도 있었다.
필드에서 직접 경기를 해 본 선수만 알 수 있는 느낌이기에 클롭 감독에게도 자신이 느낀 점을 전하고 싶었다.
“막기가 무척 힘듭니다.”
“…이진 선수 말인가?”
그가 누구를 대상으로 이런 말을 꺼냈는지 클롭 감독은 단박에 알아챘다.
“무리해서라도 막아보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되었네요. 저 대신 필드로 들어간 케이타는 분명 그를 제어하지 못할 겁니다.”
“…알겠네. 내 그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팀 전략을 수정하도록 하겠네.”
말을 마친 밀너는 다시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짠한 마음이 들었다.
경기에 출전한 선수로서 최선을 다한 후 얻은 부상이었다.
그리고 그 부상으로 인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도중에도 그는 팀 걱정을 잊지 않은 것이다.
제임스 밀너라는 선수가 자신의 팀 선수라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가 전한 메시지로 인해 가슴이 답답해졌다.
제임스 밀너가 경기장을 빠져나가자 균형을 이루고 있던 승부의 무게 추가 급격히 한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추가 움직인 방향은 맨체스터 시티 쪽이었다.
나비 케이타는 밀너만큼의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로 인해 필드 중앙에서 벌어진 양 팀 미드필더진 간의 맞대결은 맨체스터 시티의 압승이었다.
그 때문에 리버풀은 자연스럽게 움츠러들었고, 맨체스터 시티는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단단한 리버풀은 골문은 맨체스터 시티의 파상공세에도 쉽게 열리지 않았다.
버질 판다이크와 데얀 로블렌이 주축으로 형성된 리버풀의 수비벽이 무척 견고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보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필드 안의 누군가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공은 실바에게 넘기고 수비벽을 뚫어!”
그의 말에 한 선수가 고개를 끄덕였으니, 그 선수는 바로 이진이었다.
미리 준비한 전략이 있었던 것이다.
이진은 실바에게 공을 넘겼다.
다비드 실바는 공을 받은 후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수비를 달고 나오는 아구에로에게 전진 패스를 보냈다.
아구에로가 움직이자 리버풀의 수비진이 그를 따라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움직임을 자연스러운 틈을 만들게 된다.
아구에로는 공을 옆으로 바로 보냈다.
그의 패스는 마레즈에게 향했고, 마레즈는 비어 있는 공간을 파고드는 동료 선수를 발견했다.
그 선수를 본 마레즈는 지체하지 않고 공을 전달했다.
[이진 파고듭니다.]마레즈에게 공을 받은 이진은 달리던 속도를 그대로 살리며 골 에어리어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리버풀의 데얀 로블렌은 그런 이진을 막기 위해 따라붙었다.
그가 바로 슛을 한다면 골키퍼가 무척 막기 힘든 위치였다.
그러나 이진의 선택은 패스였다.
[파고들던 이진 뒤쪽으로 공을 보냅니다. 이 공은 따라오던 아구에로의 몫입니다. 아구에로 슛! 아, 판다이크가 슛을 블로킹합니다.]판다이크의 예측이 빛나던 순간이었다.
그는 단지 피지컬이 뛰어난 반쪽짜리 선수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진이 파고드는 순간에도 그의 눈은 아구에로를 놓치지 않았다.
아구에로의 슈팅을 막은 그는, 마침 그의 옆을 지나가던 이진을 향해 도발을 감행했다.
“골문은 열기 어려울 거야. 왜냐하면, 내가 다 막아버릴 거니까.”
강한 자신감이 담긴 그의 말에 이진도 한마디 안 할 수가 없었다.
“경기는 우리가 이겨. 왜냐하면, 내가 널 뚫을 거니까.”
이글거리는 눈으로 이진 역시 자신감에 찬 어조로 그에게 말했다.
이진의 말을 들은 판다이크는 웃었다.
그와의 경쟁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공격은 계속되었다.
버질 판다이크는 자신의 장담대로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모조리 막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간간이 터지는 리버풀의 역습.
그들의 역습은 응원하던 맨체스터 시티의 원정 팬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 정도로 강렬했다.
직접 부딪치니 리버풀이란 팀의 강함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자신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가 그들보다 약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제는 그런 사실을 점수로 표현할 순간이었다.
운동장을 달리던 이진이 이를 악물었다.
[실바 선수, 마레즈에게로. 마레즈는 다시 공을 페르난지뉴에게 보냅니다. 그리고 공은 다시 이진에게로 넘어갑니다.]경기가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맨체스터 시티의 패스 스피드는 더욱 올라갔다.
상대를 정신없게 만들기 충분한 패스 속도였다.
이진은 드리블로 조던 핸더슨을 그대로 제쳐버렸다.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는 드리블하다가 옆에서 따라붙는 아구에로를 향해 공을 보냈다.
아구에로는 그의 패스를 그대로 앞으로 보냈다.
멋진 2:1 패스가 나온 순간이다.
다시 공을 잡은 이진.
그러나 그는 슛을 하지 못했다.
이진의 슛을 막기 위해 판다이크가 그의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드디어 나온 두 사람의 맞대결.
이진은 자신의 장기인 오버스텝을 시도했다.
빠르게 두 번의 페인팅이 판다이크의 눈을 어지럽게 만들었고, 이진의 왼쪽으로 치고 나갔다.
이진의 빠른 드리블에 순간 시선을 빼앗기긴 했지만, 판다이크는 재빨리 이진을 따라붙었다.
빠져나간 후 그대로 왼발슛을 하려는 그의 앞을 막기 위해 몸을 던지는 판다이크.
그러나 이진의 슛동작은 페이크였다.
이진은 슛을 하지 않고 그대로 공을 접어 버렸다.
순식간에 반다이크를 재쳐버린 이진은, 자신의 앞을 막는 골키퍼의 옆으로 공을 굴렸다.
그리고 그 공을 그대로 슛을 한 선수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다비드 실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