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12)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112화(112/176)
§112. 과욕(1).
다비드 실바의 멋진 골이 터지자 중계하던 캐스터 배성진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고오올! 골입니다! 멋진 팀플레이로 골에어리 안까지 파고든 이진 선수가 리버풀의 최종 수비수 판데이크 선수까지 멋진 페인팅 모션으로 제쳤고, 그대로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골문 앞으로 침투하던 실바 선수가 아주 침착한 자세로 이진 선수의 땅볼 크로스를 골로 연결했습니다. 정말 그림과 같은 멋진 골이 아닐 수 없습니다.]워낙 멋졌던 플레이가 득점으로 연결된 터라 중계하던 그가 광분할 수밖에 없었다.
득점에 성공한 다비드 실바는 자신에게 멋진 어시스트를 보낸 이진을 향해 달려갔고, 두 사람은 격하게 포옹하며 득점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런 두 사람 곁으로 맨체스터 시티 선수 전원이 달려왔고, 잠시 후 두 사람은 자신들을 덮친 동료 선수들로 인해 바닥에 깔려 괴로워해야만 했다.
실점을 당한 리버풀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특히 이진에게 제대로 당한 판데이크는 충격이 꽤 컸던지 멍한 얼굴로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골세레머니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클롭 감독은 필드 안에 있는 선수들을 향해 최선을 다해 고함을 질렀다.
“일어서! 우린 아직 경기에 지지 않았다. 그러니 어서 일어나서 동점 골을 넣기 위해 달려!”
경기를 포기하려는 선수들을 향한 파이팅 주문이었다.
그리고 승부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로만 외친 것도 아니다.
그는 즉시 몸을 풀고 있던 다니엘 스터리지 선수를 호베르투 피르미누 선수와 교체해 그라운드 안으로 보냈다.
스트라이커를 교체 투입한다는 뜻은 반드시 골을 뽑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담긴 선수 교체였다.
그런 감독의 노력이 통했을까?
필드에 주저앉았던 선수들이 어느새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는 그들의 눈빛에 비장함까지 감도는 것으로 보아 반드시 골을 얻겠다는 감독의 의지가 선수들에게로 제대로 전달이 된 듯했다.
상대편 맨체스터 시티를 이끄는 과르디올라 감독도 손 놓고 쳐다만 보고 있지는 않았다.
그는 후반전까지 최선을 다해 뛰느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 보이는 노장 다비드 실바 선수를 교체해 주었다.
실바를 대신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간 선수는 다재다능한 미드필더 귄도간이었다.
다시 두 팀은 격렬하게 맞부딪쳤다.
마치 이제 막 경기가 시작한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특히 리버풀 선수들은 골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러나, 경기에 임하는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마음가짐 역시 남달랐다.
이번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그들의 의지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휘이익.
드디어 휘슬이 울렸다.
[경기 끝났습니다. 오늘 벌어진 1위와 2위 간의 치열한 선두 경쟁에서 승리한 팀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입니다.]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판데이크는 경기에 진 것이 매우 분했다.
그러나 후회가 되지는 않았다.
최선을 다해 뛰었기에 후회라는 감정은 그의 마음속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는 이진을 향해 걸어갔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다가 판데이크가 자신에게 다가온 것을 안 이진은, 그를 향해 말했다.
“정말 힘든 경기였어요. 그러나 즐겁기도 했어요.”
그의 말을 들은 판데이크는 약간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경기가 즐거웠던 건 나 역시 마찬가지야. 그러나 경기에 졌다는 사실 때문에 조금 괴롭기도 하네. 내일 당장이라도 다시 붙어 네 팀에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야.”
그의 말을 들은 이진은 손사레를 치며 말했다.
“전 내일 경기 안 합니다. 리버풀과의 경기가 다른 팀과의 경기보다 몇 배는 더 힘들었거든요. 내일 당장은 절대 무리에요. 그러나 다음에 한다면 전 오케이입니다. 그러니 나중에 다시 붙죠. 그리고 그 경기에서도 우리가 또 이길거예요.”
“그게 무슨 소리야? 다음에는 우리가 이겨. 리버풀의 복수심을 우습게 알지마.”
농담 때문에 웃으며 악수를 나눈 두 선수는 판데이크의 제안에 유니폼 교환까지 해버렸다.
다른 선수들도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친 라이벌 팀 선수들과 유니폼을 교환했다.
경기가 마친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클롭 감독은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맨체스터 시티는 거의 완성된 팀입니다. 그런 팀과의 대결에서 패했다고 저희 선수들이 못한 것은 아닙니다. 다음에는 우리가 도전자가 되어 그들에게 맞설 생각입니다.”
오늘 시합에서 패한 원인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클롭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이진 선수의 봉쇄에 실패했습니다. 현재 맨체스터 시티의 중심은 바로 그입니다. 제임스 밀너 선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나가면서 우리는 그를 봉쇄할 방법을 잃었습니다. 다음에는 그를 봉쇄할 전략을 제대로 짜서 그를 괴롭힐 생각입니다.”
클롭 감독이 이진을 얼마나 인정하고 있는지 잘 드러나는 인터뷰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는 이진이 MOM에 선정되었다.
* * *
원래라면 필드에서 뛰고 있어야할 선수 한 명이 경기복이 아니라 양복을 입은 채 관중석에 앉아 두 팀의 경기를 보고 있었다.
그는 바로 맨체스터 시티 소속의 케빈 데브라위너였다.
그는 훈련 중 입은 부상으로 최대 3개월에 이르는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경기를 보고 있던 데브라위너는 자신의 팀이 승리를 거두웠는데도 그걸 보고 있는 그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난 뒤 그는, 승리한 동료들을 축하하기 위하여 라거룸으로 향할 법도 한데 그러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자신이 타고 온 차가 주차되어 있는 주차장을 향해 걸으며 전화기를 꺼냈다.
누군가에게 급히 전할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결심한 내용을 전화를 받고 있는 상대방에게 강하게 전달했다.
그리고 다음날.
과르디올라 감독은 일어나자마자 전화 한 통을 받아야 했다.
그에게 아침 일찍부터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브라이언 키드 수석 코치였다.
그가 급하게 전화를 건 용무는 팀의 주축 선수인 케빈 데브라위너 때문이었다.
묵묵히 그의 이야기를 듣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음과 같은 말을 그에게 전했다.
“…그에게 성급하게 굴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부상 선수인 케빈 데브라위너가 빠른 복귀를 선언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가 처음으로 한 말이었다.
무릎 부상은 축구 선수에게 가장 위험한 부상이다.
부상이라는 것이 선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현재의 팀 사정상 그의 빠른 복귀가 필요한 시점도 아니었기에 그러한 대답을 할 수 있었다.
[저도 여러번 만류를 했지만, 케빈이 고집을 부리고 있습니다.]선수가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그의 말을 듣고 그의 정확한 회복 상황가 궁금해졌다.
“그의 무릎에 대한 의사의 소견은 어떤가요?”
[의사 소견상으로는 부상이 다 나은 건 맞다고 합니다. 그의 아주 빠른 부상 회복 속도에 의사가 놀랄 정도였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무릎 부상이라는 게 다 나았다고 가볍게 볼 부상은 아니지 않습니까?]브라이언 키드 코치의 말이 맞았다.
무릎은 제발 위험이 가장 높은 부상 부위이기 때문에 부상이 나은 후에도 보강 훈련을 철저히 한 후 복귀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
“일단 그를 만나야겠군요. 그와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집불통인 그 녀석을 반드시 만류해 주십시오. 얼마나 많은 선수가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명이 빠르게 소진되는지 감독님도 누구보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네, 제가 잘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케빈 데브라위너라는 선수의 재능을 특히 아끼는 브라이언 키드 코치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전화 통화였다.
* * *
10월 20일.
오늘은 프리미어 리그 9라운드 경기가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날이었다.
맨체스터 시티가 자신들의 홈으로 불러들여 상대할 상대 팀은 번리FC였다.
오늘 경기는 케빈 데브라위너의 부상 후 복귀 경기로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의 부재에도 막강한 실력을 뽐내는 맨체스터 시티였기에 그까지 가세한 맨체스터 시티가 얼마나 강할지가 사람들의 관심이었다.
물론 그의 복귀 결정이 순탄한 과정을 거친 것은 아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 및 코칭 스태프 전원이 그의 빠른 복귀를 말렸지만 선수 본인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다.
오랜만에 라커룸에 들어온 그는 감회가 남달랐다.
오늘 경기에 앞서 팀 선수들 중 가장 먼저 라커룸을 찾은 이유도 아마 복귀전을 맞아 특별한 감정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감회 어린 시선으로 라커룸을 둘러보고 있는데, 다른 선수가 라커룸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하필 나타난 선수는 개인적으로 불편한 사이인 이진이었다.
그는 라커룸으로 들어와 먼저 와있는 데브라위너를 보고는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와, 반가워요. 부상에서 빠르게 회복했다는 소식은 들었어요. 팀 복귀를 축하합니다.”
이진은 해맑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그런 그를 바라보는 케빈 데브라위너의 눈빛은 복잡했다.
그가 다른 사람들의 만류를 모두 뿌리친 채 빠르게 복귀를 선택한 원인이 바로 이 남자에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맙다.”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그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답변은 고맙다라는 간단한 말이었다.
다소 짧고 딱딱한 그의 반응에 먼저 말을 건 이진 역시 다소 뻘쭘한 상황이 되었다.
자신과 친해질 기회가 없었고, 처음부터 불편한 기색을 내보였던 그인지라 더욱 말을 걸기가 애매했다.
그렇게 라커룸을 먼저 찾은 두 사람 사이에는 매우 어색한 공기만이 흘러 다녔다.
다행히 얼마 안 있어 다른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왔다.
라커룸으로 들어온 아구에로와 실바는 부상에서 복귀한 더브라위너를 보고는 크게 반가워했다.
“아니 이게 누구야? 부상은 이제 완전히 다 나은거야?”
“응, 다 나았어.”
“하하, 그것 참 반가운 소식이군.”
평소 매우 친한 사이였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편한 분위기로 이야기를 주고 받기 시작한 세 사람이었다.
팀의 라커룸 리더격인 이 세사람이 친한 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더브라위너와 이야기를 나누던 아구에로가 누군가를 보며 활짝 웃는 얼굴로 말을 던졌다.
“야, 이진. 너 우리집에 가져왔던 음식에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네? 그게 갑자기 무슨 말이에요?”
“우리 와이프가 네가 싸온 음식이 또 먹고 싶다라는 말까지 했다고. 도대체 어떤 요리길래 우리 와이프가 그러는 거야? 이름이라도 좀 알자.”
“아, 그건 갈비찜이라는 요리였어요. 일종의 찜요리죠.”
“그걸 다시 구할 방법이 없을까? 아내가 저렇게 원하는데 남자라면 바로 구해줘야지. 내 체면 좀 세워죠. 아내에게 감사의 키스를 받을 수 있도록 말이야.”
듣고 있던 실바도 그들의 대화에 가세했다.
“그 요리는 우리집에도 가지고 온 요리잖아. 맞지?”
“네, 맞아요.”
“그럼, 나도 부탁하자. 우리 딸도 엄청나게 맛있었다고 하더라.”
이진은 자신이 만든 갈비찜을 원하는 그들 가족을 위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음… 그럼 우리집에 한번 모일까요? 제가 갈비찜을 만들게요. 그때 들고간 음식도 제가 직접 요리한 거였어요.”
“뭐? 그게 진짜야? 너 대단한 녀석이었구나… 아니, 대단한 요리사였어.”
무척이나 가까워 보이는 세 사람의 대화였다.
어느새 데브라위너는 세 사람이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그저 쳐다만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