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26)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126화(126/176)
§126. 아시안컵 2019(4).
이진은 동료 선수들을 향해 소리쳤다.
“공 끌지 말고 빠르게 돌려!”
적극적으로 골을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공격 방법이지만, 공을 빠르게 돌리며 상대의 틈을 노리는 공격 전개 역시 좋은 공격 방법이다.
흔히들 후자의 공격 전개 방식을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빌드업 축구라고도 한다.
이런 공격 방법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단순한 전술이 아니었다.
빌드업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선 반드시 좋은 중앙 미드필더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좋은 미드필더진을 가진 한국은 그러한 빌드업 축구가 가능했다.
[대한민국 선수들 빠르게 패스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아주 좋습니다. 저렇게 빠르게 패스를 주고받으면 상대 선수들이 볼의 움직임에 따라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고, 그러면 저절로 공간이 생깁니다. 한국 팀은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을 노려야 하고요.]장재현의 말처럼 한국은 좋은 공격 위치에서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위해 상대 진영 한가운데서 볼을 받기 위해 움직이는 선수는 이진이었다.
이진은 정호영이나 주세영이 과감히 전진 패스를 넣을 수 있도록 바레인의 두 줄 수비 사이를 헤집고 있었다.
[이진 선수가 상대 수비진 사이에서 공을 많이 받아줍니다. 그리고 공을 받자마자 가지고 있지 않고 곧바로 마크가 없는 동료 선수에게 패스를 연결하네요.] [저렇게 해야 상대 수비수에게 둘러쌓여 공을 뺏기는 일이 생기지 않거든요. 대신 저렇게 공간으로 들어와 공을 받아주는 것만으로도 한국 팀 공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저러다 보면 공간이 열리게 됩니다.]장재현의 말처럼 이진의 부지런한 움직임은 단단하게 쌓아올린 바레인의 수비벽을 조금씩 무너뜨리고 있었다.
복싱에서 상대를 탐색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펀치가 바로 잽이란 펀치이다.
좋은 복서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좋은 잽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잽만으로 상대를 K.O 시킬 수는 없다.
그러니 경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에게 치명적인 데미지를 입힐 강력한 공격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건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 이진은 강력한 한방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진은 자신에게 넘어오는 패스를 다시 넘기는 듯 모션을 취하다가 그대로 몸을 회전했다.
순간적으로 바레인 골대를 향해 돌아서 버린 것이다.
상대 진영을 향해 몸을 돌린 이진은 간결하고 빠른 동작으로 자신의 앞을 막아선 자말 라셰드를 돌파했다.
그리고 다음으로 그의 전매특허와 같은 공간 패스를 동료 선수를 향해 보냈다.
[달리던 이진, 손홍민에게로 전진 패스를 보냅니다.]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이진, 손홍민 라인이 가동된 것이다.
이진의 패스 한방으로 단단해 보이던 바레인의 최종 수비 라인은 그대로 뒷공간을 내주고 말았다.
위험을 감지한 바레인 선수들은 허겁지겁 자신의 진영으로 내려왔다.
상대의 빠른 백코트로 슛 코스가 막혔다는 것을 안 손홍민은, 다른 선택지를 꺼내 들었다.
그는 어느새 자신의 뒤를 따르고 있던 이진에게로 패스를 보낸 것이다.
빠르게 돌아가던 바레인 선수들의 움직임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패스를 보낸 것이기에 바레인 수비는 다시 흔들렸다.
공을 잡은 이진은 서둘러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상대 선수를 제쳤다.
그리고는 빠르게 골 에어리어 안으로 파고들었다.
빠른 타이밍에 상대의 왼쪽으로 공을 치고 들어간 이진은 커버 나오는 선수보다도 빠르게 공을 한 번 더 치며 안으로 파고들었다.
바레인 수비수 둘은 단 두 번의 터치만으로 이진에게 돌파를 허용한 것이다.
이제 이진에게 열린 슛 코스.
이진의 슛을 막기 위해 상대 골키퍼 알라위는 과감하게 몸을 날렸다.
그러나 이진은 슛이 아니라 패스를 선택했다.
[이진 그대로 땅볼 크로스~, 골입니다! 쇄도하던 황의찬이 텅 빈 골대 안으로 슛을 해 골을 넣었습니다. 대한민국 선제골입니다.]아주 손쉬운 득점이었다.
이진과 손홍민의 갑작스러운 빠른 침투로 인해 완벽히 상대 수비진을 허물어 버린 덕에 황의찬이 손쉽게 득점을 올린 것이다.
상당히 이른 시각에 실점을 당한 바레인 감독은, 이제는 수비적인 전술 계속 사용할 수 없었다.
지금 벌어지는 경기는 16강 토너먼트 경기로써 지면 바로 탈락인 경기였다.
그런 생각이 든 바레인 감독은 황급히 선수들을 향해 외쳤다.
“공격해. 플랜B로 간다.”
플랜B란 한국 팀에게 먼저 실점을 당했을 경우 사용할 전술로, 이런 상황을 대비해 미리 준비해 둔 전술 중 하나였다.
가능하면 전반전은 0:0으로 마치고 싶었지만, 한국 팀의 득점으로 인해 지금의 전술을 과감히 포기한 것이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동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바레인 선수들도 처음과 다르게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전개는 한국 팀이 바라던 바이기도 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보고 있던 신태영 감독은 바레인의 공격적인 움직임에 적합한 전술을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역습 준비해!”
상대의 공격을 좀 더 안으로 끌어 드린 후 공을 빼앗아 역습을 전개할 생각이었다.
[바레인 한국 진영으로 빠르게 올라옵니다.]바레인의 미드필더는 과감한 전진 패스를 오른쪽 측면으로 보냈다.
그리고 그의 패스를 받은 바레인의 오른쪽 윙어 사예드는, 순간적으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스트라이커 모하메드 알 로마이히를 향해 공간 패스를 보냈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 팀의 덫이었다.
한국 수비진은 완벽한 오프사이드 트랩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사예드의 패스는 완벽하게 오프사이드였다.
그러나, 무슨 일인지 선심은 깃발을 들지 않았다.
[아,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모하메드 선수. 골입니다. 한국 팀, 이른 시간에 바레인에게 실점을 허용합니다.]배성진은 안타까운 마음이 담긴 어조로 실점을 아쉬워했다.
그러나 장재현의 시각은 달랐다.
[이건 오프사이드입니다. 한국 수비진이 오프사이드 트랩을 준비하고 있었거든요. 느린 화면으로 실점 장면을 다시 봤으면 좋겠네요.]장재현의 말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느린 화면이 재생되었다.
그것을 본 장재현은 확신에 찬 어조로 다시 설명했다.
[이건 오프사이드가 맞습니다. 확실해요.]그러나 주심은 오프사이드 선언이 아니라 골 인정 사인을 보내고 있었다.
[아, 이게 어쩐 일인가요? 주심은 골을 인정하는 듯한 손동작을 취합니다.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야 정상 아닌가요?] [네, 그게 정상이죠. 하지만 주심은 판단은 다르네요. 그렇다면 지금 이 장면은 확실한 주심의 오심입니다. 이건 논란의 여지조차 없는 확실한 오프사이드거든요. 아, 중요한 순간에 오심이 나오네요.]신태영 감독 역시 오프사이드인 것을 알았기에 근처에 있던 대기심을 향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헤이, 오프사이드! 오프사이드! 안 보여?”
그러나 신태영 감독의 항의는 심판진에게 먹히지 않았다.
신태영 감독은 어이없는 실점 울분을 속으로 삭혀야 했다.
대한민국 팀의 악재는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골 에어리어 안에서 상대 수비수에게 완벽하게 걸려 넘어진 이진을 보고도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아, 저건 파울이죠. 심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휘슬을 불지 않나요?]거듭된 오심에 잘 흥분하지 않는 장재현까지 목소리를 높였다.
오심은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조금씩 흥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흥분한 대한민국 선수들에게서 곧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대한민국의 오른쪽 윙백 이영 선수가 동료에게 패스를 보냈는데 그것은 제대로 된 패스가 아니었다.
결국, 바레인 선수가 그 패스를 중간에서 커트했다.
수비수인 이영의 패스 미스는 다른 위치의 선수들보다 큰 위기를 불러왔다.
[아, 패스 미스. 위기입니다, 위기! 아, 다행입니다. 어느새 나타난 이진 선수가 슬라이딩 태클로 상대 선수의 공을 골라인 밖으로 걷어내는군요.]슬라이딩 태클 후 필드에서 벌떡 일어선 이진은 동료 선수들을 향해 소리쳤다.
“정신 차려!”
움찔.
그의 호통에 선배, 후배 상관없이 필드 위에 있던 모든 선수가 움찔했다.
평소 이렇게 소리치는 모습을 본 적 없던 이진이기에 대한민국 선수 전체가 놀란 것이다.
큰 소리로 동료들을 질책한 이진은, 다시 동료들을 향해 크게 말했다.
“정신 차리고 다시 공격하자. 흥분할 필요 없어. 0:0이란 생각으로 다시 시작하면 돼.”
이진의 이야기에 주장 손홍민도 박수치며 동료들에게 주문했다.
“그래, 침착하자. 그리고 평소처럼 만들어 가면 돼. 흥분하면 상대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거야.”
“네.”
두 사람이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에 대한민국 선수들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것을 벤치에서 본 신태영 감독은 시기적절하게 나선 두 선수 덕분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한 골 만들자.’
공을 잡은 이진은 독기 어린 눈으로 상대 진영을 살폈다.
그리고 좋은 위치로 이동하는 황의찬을 위해 대각선 롱패스를 보냈다.
“나이스!”
멋진 패스를 받은 황의찬은 자신감을 가지고 상대 선수를 상대로 1:1 돌파를 시도했다.
[황의찬 돌파합니다. 크로스!]돌파에 성공한 황의찬은 달리던 속도 그대로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보냈다.
그리고 그 공은 어느새 골 에어리어 침투한 후 힘껏 날아오른 이진의 몫이었다.
이진의 헤딩슛은 안타깝게도 골키퍼의 손끝에 걸려버렸다.
바레인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였다.
그러나 몸을 날린 알라위 골키퍼는 쇄도하던 황의주의 슛까지는 막지 못했다.
[골입니다, 골! 다시 대한민국이 한 골 앞서갑니다.]황의주의 골이 잠들어 있던 대한민국을 깨운 것일까?
그의 골이 터진 후로 대한민국의 골 폭풍이 휘몰아쳤고, 그 폭풍은 바레인을 정신 못 차리게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손홍민은 연달아 두 골을 성공시켰다.
자신의 장기대로 왼발과 오른발로 번갈아 슛했고, 그의 슛은 골포스트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이진도 득점에 가세했다.
골망을 찢을 거 같은 강한 중거리 슛으로 응원하던 바레인 응원단을 일제히 침묵하도록 만들었고, 다시 5분 뒤에 강하고 정확한 중거리 슛이 또 한 번 터졌다.
그리고 이 슛은 상대 골키퍼의 손을 맞고도 골문 안으로 향하였다.
이진의 슛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홍민이 한 골 더 넣으면서, 그는 오늘 시합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한국 강합니다. 16강 토너먼트에서 무려 7골을 넣는 대한민국입니다.]바레인 감독은 압도적인 전력 차를 확인한 후 벤치에 그대로 털썩 앉아 버렸다.
이 시합은 자신이 어떤 전술을 써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드디어 깨달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