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3)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13화(13/176)
§13. 개막전 전날.
궁금해했던 답을 알게 된 민우의 고개는 끄덕여졌다.
그리고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더 생긴 듯해 보였다.
그래서 곧바로 내게 물었다.
“형은 요즘도 동영상 같은 걸 자주 보시잖아요.”
물론 요즘도 동영상 보기는 빠지지 않는 내 일과였다.
“그리고 동영상 다 보고 나면, 공을 가지고 밖에 한 시간 정도 나갔다 들어오시고요. 그럼 그때는 동영상에 보신 플레이를 연습하러 나가셨던 거였어요?”
“물론, 그것도 있지. 대단한 선수들의 좋은 플레이를 보면 나도 그렇게 하고 싶거든. 그리고 그 밖에도 다른 훈련을 하기도 해. 나 스스로 부족한 기술이 있으면 빨리 제대로 익히고 싶으니까.”
내 대답을 들은 민우는 약간 존경한다는 눈빛으로 날 바라봤다.
“그러고 보면, 형 진짜 훈련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 이런 플레이가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오죠. 대단해요.”
그러나 난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나름의 슬픈 사연이 있는 이야기였으니까.
나는 담담히 내 속사정에 대해 민우에게 말했다.
“사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축구를 계속할 수는 없었어. 체력적으로 도저히 안 되니 기술이라도 뛰어나야 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생기잖아. 체력은 아무리 노력해도 늘지 않더라고. 그래서 기술 연습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어. 다 팀에서 살아남기 위한 내 처절한 노력이었지.”
약간 슬픈 사연이 담긴 내 대답을 들은 민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풀이 죽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난 아차 싶었다.
내가 분위기 파악 못 하고 약간 청승을 떤 탓에 저 녀석도 풀이 죽은 것이다.
난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민우의 목에 헤드락을 걸고 웃으며 말했다.
“다 지난 일인데, 네가 왜 그러냐? 다행히 지금은 아니잖아. 이제 형은 곧 체력왕이 될 거야. 그럼 이제 곧 너도 내 밑이라고. 알겠어, 현재 1등?”
얼마 전 팀에서 측정한 셔틀 런 달리기에서 민우가 우리 팀 1등에 올랐다.
생각보다 체력이 무척 좋은 녀석이었다.
난 중간 정도였는데, 이 정도만 해도 감개무량이었다.
그리고 지금 추세로 계속 열심히 훈련하면 언젠가는 민우도 따라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내 말을 들은 민우도 웃으며 말했다.
“형, 절 괴롭힌다고 1등 자리가 형의 몫이 되는 건 아니에요. 그보다 대신에 제가 기술로 형을 능가해 보일게요. 제가 훈련을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장난 아니거든요.”
나는 다소 건방진 포부를 밝히는 녀석을 절대 용서하지 않았다.
조금 더 세게 힘을 주며 항복을 권하고 있던 찰나,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정리 안 하고, 뭐 하는 짓이야?”
우리 둘은 깜짝 놀라 장난을 멈추었다.
곧바로 서서 목소리가 들린 쪽을 쳐다보니 우리 팀 최고 선수인 이준상 선배가 서 있었다.
팀의 고참 선수 출현으로 인해 우리는 바짝 언 자세로 서서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정리하다가 장난을 친 것은 분명히 잘못한 행동이기 때문에 곧바로 사과한 것이다.
이준상 선배는 우리를 보고 경고했다.
“하던 일 똑바로 해. 알았어?”
“···네, 알겠습니다.”
화를 내는 선배의 말에 우리는 풀이 죽어 대답했다.
“비켜.”
자신이 할 말은 다 했다는 듯이 유유히 사라지는 이준상 선배.
그의 뒷모습을 보니 이상하게도 불길한 기분이 들었다.
* * *
드디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개막전.
오늘은 간단한 컨디션 조절 훈련만 하고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정말 오랜만에 갖는 자유 시간이었다.
숙소 밖을 나가거나 술을 마시는 것 등등 내일 경기에 지장이 생기는 주는 것은 엄격히 금했지만, 그 밖의 행동은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게임을 하는 사람, TV를 보는 사람, 누군가와 전화를 하는 사람 등등 다양한 모습으로 소중한 자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단 코칭 스태프의 사정은 달랐다.
그들은 자유 시간의 여유를 맛볼 시간이 없었다.
하루 전으로 다가온 개막전 시합 때문에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상대 팀 전술 분석 및 우리 팀 전술 선택, 그리고 스타팅 선수와 교체 선수 결정에 관해 의논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았다.
지금도 내일 경기에 대한 회의가 한창이었다.
열띤 분위기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아니 사실은 싸우고 있다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한 상황이었다.
화가 나서 얼굴이 벌겋게 변한 이상조 코치는, 말도 안 되는 의견을 주장하고 있는 조동화 수석 코치를 향해 큰소리로 따지고 있었다.
“아니, 시합은 제일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가 뛰는 게 맞는 거 아닙니까?”
흥분한 듯 보이는 이상조 코치와 다르게 조동화 코치는 여유로워 보이는 태도로 대답했다.
“물론 맞는 말이지.”
그가 자신의 말에 동의하자, 더욱 흥분해서 말했다.
“그럼, 이진이 스타팅에 들어가야죠. 요즘 연습 못 보셨습니까? 걔가 다른 선수들 씹어 먹고 있는 거 안 보이세요?”
조동화의 의견은 분명 그와 달랐다.
“씹어 먹는 것은 잘 모르겠고··· 개는 경력이 없잖아. 프로 무대가 장난도 아니고, 이제 갓 제대하고 팀에 합류한 초짜 선수를 팀의 중앙에 어떻게 놓나?”
이상조 입장에는 더욱 분통이 터지는 소리였다.
“아니, 축구는 잘하고 못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선수를 뽑는데 경력 이야기가 대체 왜 나오는 겁니까?”
큰소리로 계속 따지고 드는 이상조 코치를,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조동화 수석 코치였다.
“그럼 자네 말은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이제 막 제대한 핏덩이를 선발로 기용하자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 그것도 가장 중요한 시즌 첫 경기에 그런 모험 수를 던지자는 것이 코치로써 할 소리냐고?”
“그게 왜 말이 안 됩니까?”
이상조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지금 두 사람이 격렬히 싸우고 있는 이유는 개막전 스타팅 멤버에 대한 견해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대부분 선수는 굳이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진의 기용 여부가 두 사람이 싸우게 된 주된 이유였다.
“두 사람 다 그만두도록 하지.”
조용히 듣고 있던 감독이 나서자, 서로 으르렁거리던 두 사람도 결국, 마지 못해 입을 다물어야 했다.
혼자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던 김덕제 감독은 두 사람이 싸우고 있던 문제에 대한 답을 결정했다.
그래서 모든 코칭 스태프가 듣고 있는 가운데 과감히 자신의 결정을 말했다.
“내일 개막전 중앙 미드필더는 준상이와 세진이로 가자고.”
“감독님!”
이진의 기용을 주장하던 이상조 코치는, 김덕제 감독에 말에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이상조 코치를 똑바로 쳐다보며 다시 말을 하는 김덕제 감독이었다.
“내게 다 생각이 있어 그렇게 결정한 것이네. 일단 내 뜻에 따라주었으면 좋겠군.”
“···”
분명 도저히 납득가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감독님이 이렇게까지 말씀을 하시니 계속 따지고 들 수가 없었다.
힘이 빠진 이상조 코치는 말없이 가만히 서 있었고, 이와 다르게 조동화 코치의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올랐다.
“감독님의 현명하신 선택입니다. 지금 저희 팀 사정에서는 이 두 명의 조합이 최상이죠. 코치 생활이 올해 처음인 신임 코치만 그걸 모르는 모양입니다.”
뼈가 있는 말을 건넨 조동화 코치는 웃으며 감독실을 빠져나갔다.
잠시 후 모든 코칭스태프가 감독실을 나갔다.
감독실에는 원래 이 방의 주인인 감독 김덕제와 힘없이 축 늘어진 신임 코치 이상조만이 남아 있었다.
다른 사람이 나가고 없어지자, 다시 화가 난다는 듯이 이상조 코치는 감독 김덕제에게 따지고 들었다.
“아니, 아까 왜 그러셨어요? 지금 우리 팀 중앙에는 이진 그 녀석보다 나은 선수가 없다는 사실을 감독님도 알고 계시잖아요.”
둘만 있던 자리에서 둘은 이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많았다.
이상조 코치는 훈련이 진행될수록,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는 이진의 모습에 기뻐했고, 직접 이진이 뛰는 모습을 보았던 김덕제 감독도 함께 흐뭇해했다.
그리고 올 시즌 이진을 키플레이어로 보고 있는 견해도 같았다.
그런 김덕제 감독이었기에, 이상조는 감독님은 확실히 이진의 선발 기용 의견에 대해 찬성할 줄 알았다.
그러나, 실제 반대 의견을 들으니,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사람처럼 속상한 기분이었다.
“조동화 코치의 의견도 일부는 맞아.”
그 말을 들은 이상조는 더 펄쩍 뛰며 반발했다.
“네?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씀이세요. 패스 시야가 달리는 경주마보다도 더 좁은 녀석이 바로 문세진입니다. 그 녀석하고 이준상이 같이 뛰면 우리 팀 패스 길은 다 막혀 버릴 겁니다. 시야가 좁은 둘이 함께인데 도대체 누가 공을 전개합니까?”
이상조의 의견은 김덕제도 동의하는 바였다.
“물론 나도 그건 아네. 그러나 이진이 초짜라는 조동화 코치의 말도 맞아. 그리고 자네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
“네?”
“이진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할 것 아닌가? 키우려면 제대로 키워야지. 연습과 실전이 크게 다르다는 것은 자네도 분명 동의할 것이네. 그런데, 제대하자마자 그것도 새로운 포지션에서 뛰게 되는 그 친구를, 첫 시합부터 선발로 출전시키는 것이 과연 좋은 의견인가? 아니면 조금이라도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은 의견인가?”
“······”
듣고 보니 맞는 말이라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불만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조동화 코치가 세진이를 기용하는 것은 같은 동문이라서 그렇습니다. 솔직히 기량만으로 따지면 팀의 중앙 미드필더 중에 막내인 민우보다도 못한 녀석입니다.”
이 불만은 이상조 코치만의 의견은 아니었다.
최근 눈에 띄게 모이고 챙기는 고구려대 학연 때문에 팀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알고 있네.”
물론 김덕제 감독도 그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냥 간과할 생각도 없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나도 생각이 있으니, 일단 자네는 날 믿고 가만히 있게나.”
김덕제 감독의 말을 듣고 이상조 코치는 물었다.
“어쩌시려고요?”
아직은 미주알고주알 떠들 상황이 아닌지라 대충 대답해 주었다.
“팀이라는 것이 항상 좋을 수는 없지. 모든 것에는 사이클이 있는 법이네. 지금 우리 팀은 내리막이야.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서는 내리막을 빨리 끝내고 상승세는 최대한 길어지게 하는 것이 좋지. 그러기 위해서는 때를 기다려야 하네.”
백 퍼센트 알아들을 수는 없는 말이었다.
그러나, 감독님이 무슨 생각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그럼 일단은 믿고 따르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