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31)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131화(131/176)
§131. 아시안컵 2019(9).
“그 말 우리가 실현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뭐? 그럼 내 말은 일본이 60년 동안 우리나라를 이긴다는 생각을 못 하게 만들자고?”
“바로 그겁니다. 오늘 그냥 일본 골대에 맹폭격을 가해서 다음에 우리나라와 시합할 때 알아서 지레 겁먹도록 만들자고요.”
선수들은 그제야 이진이 하고 싶었던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사실 이진은 동료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싶었다.
팀 내 분위기가 연이은 대승으로 인해 조금은 나태해진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 초반 상대에게 허를 찔리는 등의 예상치 못한 경기 흐름이 나온다면, 의외로 고전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그것을 방비하고자 꺼낸 말이었다.
이진의 말을 들은 손홍민은 웃으며 다시 이진에게 물었다.
“예전부터 일본과의 국가대항전에는 항상 나오는 말이 있어. 혹시 알아?”
그의 질문에 이진은 잠시 고민하더니 다음과 같은 답을 했다.
“일본과 붙을 때는 가위바위보도 지지 마라?”
“하하, 맞아. 일본하고 시합할 때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되지. 그런 의미로 나는 진이의 말에 콜이다.”
이번에는 오늘 선발 출전하는 이성우가 형들에게 물었다.
“그럼 도대체 몇 골을 넣어야 쟤들이 우릴 보고 겁을 먹을까요?”
“5골 차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뭐, 오늘은 제가 나왔으니 그리 어렵지 않을 거 같네요. 아시죠? 저 유스 때부터 일본에게 져 본 적이 없는 남자입니다.”
이성우의 농담에 모두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피어났다.
이진은 손홍민을 쳐다봤다.
주장 손홍민은 자신이 왜 이런 말을 꺼냈는지 그 의도를 조금 알아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우의 자신감은 전염성이 강한가 보다.
가만있던 다른 선수들도 강한 의지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골도 중요하지만, 경기장에 나오는 것부터 무섭도록 아주 강하게 다뤄줘야겠어.”
“그래, 오늘 내가 저 자식들 아주 거칠게 어루만져 주지.”
원하던 분위기가 나오자 이진은 손홍민에게 눈으로 신호를 보냈다.
이제 되었다는 뜻이 담긴 신호였다.
그 신호를 받은 손홍민은 선수들을 향해 말했다.
“이제 모두 어깨동무하자.”
주장의 말에 선수들은 모두 어깨동무를 한 채 둥글게 모였다.
그리고 손홍민은 큰소리로 선창했고 선수들은 그의 목소리에 따라 외쳤다.
“대한민국!”
“이기자!”
이제 필드에서 방금의 다짐을 실현할 차례였다.
* * *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장재현 해설위원은 일본 팀의 특이한 포진을 보며 놀랐다.
그리고 이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오늘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할 때처럼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할 모양입니다.]그의 갑작스러운 말에 캐스터 배성진이 물었다.
[전원 수비 전술인 일명 텐백 말씀이십니까?] [네, 맞습니다. 지금 일본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좀 보십시오. 배성진 캐스터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십니까?]배성진은 모니터를 자세히 바라보며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사실을 말했다.
[일본 진영에 모든 선수가 내려와 있네요.]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수비수 5명과 그 앞의 미드필더 5명의 간격을 한번 살펴봐 주십시오. 매우 가깝지 않습니까?] [아, 그렇네요. 정말 좁은 간격으로 서고 있네요.] [이렇게 포진하면 상대가 공격할 공간이 나오지 않습니다. 오늘 일본은 우리나라와의 시합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을 작정인가 봅니다.]일명 ‘늪’축구, 혹은 ‘안티풋볼’이라는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택한 일본이었다.
그러나 신태영 감독 역시도 일본이 이러한 수비 전술로 나올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예상했다는 것은 그에 대한 해답도 어느 정도 준비를 했다는 말이 된다.
장재현 해설위원은 대한민국 선수들의 모습을 살펴보다가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장재현의 갑작스러운 감탄에 배성진 아나운서는 그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무엇에 놀라신 건지 저처럼 궁금해할 시청자 여러분께도 설명을 좀 해주십시오.]그의 재촉에 장재현도 서둘러 설명을 시작했다.
[제가 놀란 것은 신태영 감독도 일본의 극단적 수비 전술에 대한 해법을 어느 정도 들고 나왔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듣는 사람의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말이었다.
신태영 감독의 해법이 궁금했던 배성진은 빠르게 물었다.
[어떤 해법인가요? 궁금하니까 빨리 설명해 주시죠.]그의 거듭된 재촉에 장재현은 미소 띤 얼굴로 설명했다.
[대한민국 전술의 핵심은 역시 이진 선수입니다. 이진 선수가 포진한 위치에 따라 그날의 전술적 특색을 바로 찾아낼 수 있죠. 그러면 지금 필드에서 이진 선수가 어느 위치에서 뛰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시겠습니까?]그의 물음에 배성진은 필드 위에서 뛰고 있는 이진을 서둘러 찾았다.
그리고 곧 이진을 발견한 후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 대한민국 선수 중 제일 앞에서 뛰고 있네요.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하하, 잘 보셨습니다. 오늘 이진 선수의 위치를 보아하니 신태영 감독은 일본의 수비벽을 허물기 위해 펄스 나인 전술을 준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네요.]펄스 나인 전술은 최전방에 전문 골잡이인 스트라이커가 아니라 다재다능한 미드필더가 자리하는 변칙 공격기술이었다.
최전방에 자리한 선수는 본인이 직접 골을 노리며 뛰는 것이 아니라 필드 중앙지역까지 내려와 자신의 팀 공격이 원활히 전개되는 것을 돕게 된다.
필드 중앙지역의 수적 우위를 통해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게 하는 전술인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공격은 누가할까?
펄스 나인 전술에서 실제 골을 노리는 공격은 필드 왼쪽 측면과 오른쪽 측면에 자리한 윙어가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게 아니면 가짜 스트라이커 뒤에 포진한 미드필더들이 순간적으로 상대 진영을 파고들면서 공격을 전개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러나 신태영 감독이 구상한 펄스 나인은 기존의 펄스 나인 전술과 많이 달랐다.
그는 일본의 밀집 수비벽을 뚫기 위해 이진을 앞에 세운 것이다.
이진은 촘촘한 두 줄 수비 사이로 파고들어 패스를 받은 후, 좋은 위치에 서 있던 동료들에게 빠르게 공을 연결하면서 단단한 수비벽에 틈을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이것은 맨시티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이 여러 번 사용한 적 있는 전술인데, 이번 시합에서 신태영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을 차용하였다.
[정호영, 이진에게 전진 패스. 이진은 다시 자신 옆으로 파고드는 이성우에게 그림같이 멋진 패스로 연결해 줍니다. 이성우 슛! 아, 아깝습니다. 이성우 선수의 절묘한 슛이 골키퍼 손에 걸려 아깝게도 골라인을 벗어납니다.]오늘 대한민국 팀에서 골을 노리며 움직이는 선수는 손홍민과 이성우, 그리고 황의찬이었다.
이 세 명의 공격수는 이진이 볼을 받으면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각자의 개성을 살린 다양한 공격 방식이었다.
손홍민은 상대 선수가 없는 틈을 타 중거리슛을 노렸고, 황의찬과 이성우는 달리던 스피드를 그대로 살려 수비수를 돌파하는 형식의 공격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진 역시 상대의 허를 찌르는 움직임으로 중거리 슛을 노렸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공격 패턴은 일본 대표 팀에게 제대로 먹혀들고 있었다.
[손홍민 슛! 아, 일본의 수비수 요시다 마야가 몸을 던져 막아냅니다.]경기 초반부터 일본 선수들은 대한민국의 파상 공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일본의 감독 모리야스는 그런 모습을 손에 땀을 쥐며 바라보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어.’
한국의 공격력은 자신이 예상했던 그 이상으로 강했다.
그래서 경기 흐름을 바꾸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다행히 경기 흐름을 바꿔줄 비장의 한 수를 준비해 둔 상태였다.
그는 곧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 * *
[여러 차례 두들기는 대한민국. 득점에 가까운 좋은 장면이 많았지만, 버티는 일본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좋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일본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사력을 다해 대한민국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렇다고 대한민국 쪽으로 향하던 경기 흐름이 일본 쪽으로 바뀐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답답한 경기 내용 때문에 초조하거나 플레이가 말릴 수도 있는데, 대한민국 선수들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그것은 팀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확실한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생각할 필요 없어. 그냥 지금처럼 계속 공격하자. 그럼 골문은 열리게 되어 있어.”
이진이 생각하기에 지금의 경기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동료 선수들에게 계속 지금처럼 공격하기를 주문하고 있었다.
필드 위의 사령탑이라고 할 수 있는 그가, 먼저 나서서 동료들에게 어떻게 경기할지를 미리 알려주는 덕분에 동료 선수들은 득점이 나지 않는 답답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다.
“자, 다시 하나 만들자.”
공을 가진 손홍민은 이렇게 외친 후 가지고 있던 볼을 중앙 미드필더인 주세영에게 보냈다.
그러나 이때부터 일본팀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올라가!”
주장 요시다 마야의 외침이 들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일본 선수들이 대한민국 진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일본의 모리야스 감독이 이런 극단적인 전술을 연구할 때 가장 많이 연구했던 팀이 바로 스페인 라리가의 강호인 AT 마드리드였다.
그들은 강호 바로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를 할 때면 이런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가끔 사용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나쁘지 않은 성과를 얻었었다.
그리고 그들은 가끔 비장의 한 수로 순간적인 전방 압박을 사용할 때도 있었는데, 방심하던 상대는 그대로 공을 빼앗겨 실점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모리야스 감독이 이끄는 일본 팀도 바로 이러한 전방 압박을 연습한 것이다.
손홍민에게 패스를 받은 주세영은 갑작스럽게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일본 선수 때문에 순간적으로 당황하고 말았다.
그래서 급한 나머지 그는 자신의 후방에 있던 정호영에게 패스를 보냈다.
일본의 압박은 자연스럽게 공을 받을 정호영에게 집중되었다.
정호영은 자신에게 달려드는 시바사키 가쿠를 피해 드리블하였고, 이 공은 시바사키 가쿠 뒤에서 압박하던 오사코 유아의 차지였다.
“막아!”
공을 뺏긴 것을 확인한 손홍민이 크게 외쳤다.
한국 팀의 든든한 센터백 김민석은 오사코 유아의 앞을 막아섰다.
그러나 오사코 유아의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선수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황의찬과 같은 팀인 미야미노 타쿠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