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44)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144화(144/176)
§144. 축구 천재를 만나다(2).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손홍민이 미소 띤 얼굴로 이세인에게 조언했다.
“그러면 이번 대표팀 훈련에서 진이가 뛰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고 제대로 배워. 네가 앞으로 선수로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기회야.”
“맞아. 진이 형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일 때가 거의 없어. 모든 움직임이 생각하고 움직이는 거야.”
황의찬의 말에 손홍민이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흐흐, 그래 너와 다르게 진이는 생각하고 움직이지. 근데 넌 진이가 그렇게 뛰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몇 번이나 봤으면서 아무 생각 없이 뛰는 이상한 버릇을 왜 안 고치는 거야?”
손홍민의 놀림에 황의찬은 억울한 듯 항변했다.
“형, 나도 생각하면서 뛰는 거예요. 단지 가끔 동료들의 생각도 내 생각이 다를 뿐이라고요.”
“가끔이 아니겠지.”
“형!”
황의찬은 손홍민의 놀림을 참기 어려웠는지 큰소리까지 냈다.
귀엽게 토라진 황의찬의 표정 덕분에 선후배로 가득 찬 방 안에는 어느새 웃음꽃이 피어났다.
옆에서 함께 웃던 이정룡도 이세인을 향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진이는 미드필더로서 정말 배울 게 많은 선수야. 그러니 똑같은 상황에서 진이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네 경우와 비교해서 생각하면 정말 많은 걸 알게 될 거야. 우리 막내 힘내자.”
까마득한 선배 이정룡의 조언에 어느새 이세인의 눈에는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다.
그는 큰 목소리로 선배들의 사랑에 응답했다.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모두 그런 이세인의 모습이 귀여워 보여 다시 웃었다.
형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이세인은 속으로 진짜 열심히 하겠다는 혼자만의 다짐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반복했다.
* * *
이세인은 이진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정말 많다는 사실을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자마자 바로 알게 되었다.
훈련 때 이진은 평상시의 항상 웃고 다니는 이진과 정말 크게 달랐다.
그는 훈련 때 매우 진지한 태도로 임했다.
프로 선수쯤 되면 일반적인 대표팀 훈련 때는 조금 몸을 사리거나 설렁설렁 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것은 그 선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 소속팀 경기에서 많이 뛴 뒤에 대표팀에 들어왔기에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진 역시 소속팀 경기가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아니 어떻게 보면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필드에서 보내다가 대표팀에 들어온 선수가 이진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렇다면 보통의 선수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훈련 때 몸을 사릴 만도 한데, 이진은 자신이 보았던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그는 훈련 때 실시하는 간단한 달리기조차 진지한 태도로 임했고, 짧은 거리를 두고 공을 차지하기 위해 동료와 경쟁하는 평범한 훈련 시에도 마치 지금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상대 선수와 사활을 걸고 다투고 있는 사람인 것처럼 전력을 다해 뛰었다.
이진의 이러한 훈련 태도는 대표팀 전체 훈련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아무래도 에이스인 이진이 훈련 때 진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자연스럽게 다른 선수들도 훈련 때 대충 설렁설렁하며 임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훈련이 한참 진행되다 보니 어느새 뛰고 있던 이세인의 얼굴에도 땀이 물처럼 흐르고 있었다.
최근 발렌시아 1군에 올라와서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하드트레이닝이었다.
이런 힘든 훈련을 대표팀에 와서야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했다.
이세인이 지금 땀을 물처럼 흘리는 와중에도 얼굴에는 기분 좋은 미소가 피어 있었다.
왜냐하면, 가장 존경하는 선수인 이진이 바로 옆에 붙어서 직접 조언을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볼을 받을 때 고개가 아래로 내려가면 안 돼. 너 보니까 그거 습관이야. 조금만 연습하면 충분히 고칠 수 있어. 형처럼 고개를 위로 든 채로 공을 받아. 충분히 할 수 있어. 지금 안 되는 건 충분한 연습이 안 되어 그래. 조금만 노력하면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옆에서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미드필더는 항상 우리 팀 선수들 간의 간격을 파악해야 돼. 그러니 시간이 날 때마다 최전방 공격수와 우리 최종 수비수 간의 간격을 네가 직접 살피란 말이야. 그러면 내가 어느 공간으로 움직여야 할지 바로 답이 나오잖아.”
이런 개인적 전술 노하우에 가까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한마디로 배울 게 너무 많은 훈련시간이었기에 이세인은 지금처럼 너무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신태영 감독은 아무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고 서 있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보고 싶던 장면이 실제 훈련장에서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세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했기에 대한민국, 아니 세계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인 이진에게 그가 많은 것을 배우게 되길 원했다.
그런 숨은 의도 때문에 방도 일부로 두 사람이 함께 지내도록 배정한 것이다.
자신의 그런 의도가 지금 눈앞에서 실현되고 있었으니 감독으로서 어떻게 즐겁지 않겠는가?
* * *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오늘 이곳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에서는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친선 경기가 펼쳐지게 됩니다. 오늘도 해설에는 장재현 해설 위원께서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장재현입니다.] [오늘 우리나라와 경기를 펼친 볼리비아는 어떤 팀인가요?] [남미에 있는 국가 대표팀입니다. 국내 팬들에게는 고산 지대에 세워진 나라로 유명하죠. 그 때문에 세계 최강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들도 볼리비아에서 열리는 경기에서는 매우 고전하는 진귀한 현상이 일어나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오늘 경기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이 천만다행이네요.] [네, 혹시 그곳에서 경기가 벌어졌다면 저랑 배성진 아나운서도 산소통을 옆에 두고 경기를 중계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하하, 그건 듣기만 해도 괴로운 이야기네요.]남미에 고산 국가로 유명한 볼리비아와 우리나라의 역대 전적은 2무였다.
전력상 한 수 아래 팀으로 알려진 볼리비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우리나라가 전혀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경기는 볼리비아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신태영 감독은 볼리비아와의 경기에서 파격적인 선수 기용을 보여주었다.
이날 신태영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의 가장 대표적인 전형인 4-3-3을 들고 나왔다.
득점을 책임질 최전방 스리톱에는 황의주, 황의찬, 이성우를 기용했고, 미드필더 진영에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과감하게 이세인을 선발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거기에 프랑스 리그에서 뛰고 있는 권정훈과 이번에 대표팀에 처음으로 뽑힌 황인섭을 이세인과 함께 대표팀 중앙에 포진시켰다.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의 선발 출전 선수 명단만 놓고 보면 거의 새로운 대표팀으로 보일 정도의 파격적인 선수 기용이었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어나가는 에이스 이진은 벤치에 앉아 경기를 보고 있는 진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진이 활약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 울산 문수 축구경기장을 찾은 많은 팬의 마음은 이진의 벤치 대기로 인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변하게 되었다.
그리고 공격진의 에이스인 손홍민 역시 선발에서 제외했는데, 그가 경기에 빠진 이유는 최근 소속팀 경기에 거의 풀타임으로 기용된 덕분에 체력적으로 경기에 뛸 준비가 안 되었다고 신태영 감독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진과 더불어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어 가는 그이기에 친선 경기라는 점을 들어 쉬게 해준 감독의 배려이기도 했다.
오늘 선발 출전하게 된 이세인은,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 그 잠깐의 시간 동안 자신의 심장이 엄청나게 크게 뛰는 소리를 처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A대표팀의 일원으로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뛴다는 사실 때문에 너무나 크게 긴장했기 때문이다.
긴장한 이세인은 자신도 모르게 벤치 쪽을 쳐다봤다.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에는 벤치에 앉아 있는 이진의 모습이 보였다.
이진은 마침 옆에 앉아 있던 손홍민과 대화한다고 이세인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세인은 이진과 눈이 마주치지 않아도 아무 상관 없었다.
왜냐하면, 이진에게 무슨 도움을 바라고 쳐다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이진을 바라본 이유는 단순했다.
그가 이진을 갑자기 쳐다본 이유는, 선배 이진의 강심장에 감탄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가 되어 이 자리에 직접 서보니, 어깨를 짓누르는 태극마크의 무게감에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진은 이런 부담감을 이겨낸 채 월드컵에서 멋진 활약을 펼쳤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자 새삼 이진 선배가 대단하다고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쳐다본 것이다.
‘이런 큰 중압감을 이겨내고 그런 큰 활약을 하신 건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수많은 상념이 머릿속을 괴롭힐 때, 경기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 소리가 울산 문수 경기장 안에 울려퍼졌다.
휘이익.
휘슬 소리를 들은 이세인은 저절로 상념에서 빠져 나와 자신도 모르게 그라운드를 달리기 시작했다.
* * *
몇 수 아래로 여겨지는 볼리비아를 맞아 대한민국은 예상과 다르게 크게 고전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이 고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굳이 한 가지만 꼽으라면 이번 시합에 파격적으로 선발 기용된 선수들이 크게 고전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었다.
그중 가장 크게 고전하는 선수는 단연코 팀의 막내인 이세인이었다.
[아, 공을 잡은 이세인 선수. 상대 선수가 미는 힘에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고 맙니다.]이세인은 오늘 시합에서만 벌써 몇 번째인지 세기도 힘들 정도로 많이 필드에 쓰러지고 있었다.
분명 볼리비아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기량이 좋은 선수들은 아니었다.
다만 그들은 자신보다 강한 상대가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아는 듯 보였다.
왜냐하면, 그들의 시기적절한 반칙들이 대한민국 선수들의 경기 흐름을 모조리 끊어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시합에서 이세인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었다.
그는 스리톱 바로 아래에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랬기에 볼리비아 선수들은 본능적으로 이세인을 타켓으로 삼고 제일 많이 괴롭히고 있었다.
“이런 제길…”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경기 때문에 이세인은 평소 잘 하지도 않는 욕설을 시합 중에 내뱉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