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49)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149화(149/176)
§149. 축구 천재를 만나다(7).
가장 빨리 자신의 진영으로 내려온 이진은, 드리블하는 하메스를 막기 위해 그의 곁에 따라붙었다.
하메스가 아무리 흥분한 상황이라고 해도 이진과의 정면 승부는 자신에게 별로 승산이 없다는 것을 이전 충돌로 인해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던 그는 이진이 빠르게 다가오자 서둘러 동료에게 패스했다.
[하메스 선수, 측면에서 올라오는 루이스 디아즈 선수에게로 패스합니다. 루이스 디아즈, 대한민국의 김문호를 상대로 그대로 치고 나갑니다. 달리는 속도를 이용한 돌파. 아, 뚫렸습니다! 대한민국 위기입니다.]상대의 역습에 많이 당황한 오른쪽 풀백 김문호는, 이번에도 역시 루이스 디아즈에게 간단하게 돌파당하는 같은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첫 실점 장면의 반복이었던 것이다.
아직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이기에 노련한 디아즈에게 연속으로 당해 버렸다.
김문호를 돌파한 루이스 디아즈는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대한민국 골대를 향해 크로스를 보냈다.
그가 서둘러 공을 처리한 이유는, 그의 눈에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팔카오가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대한민국 골대를 향해 쇄도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팔카오는 크로스를 잘라먹는 자신만의 특유한 움직임을 통해 골대로 향하는 볼에 자신의 발을 가장 먼저 갖다 댈 수 있었다.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답게 무릎 높이로 날아오던 공을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다.
완벽한 골이라고 여겨졌던 그 순간, 대한민국 수문장 조연우가 각을 좁히며 앞으로 나오다가 자신의 다리 밑으로 날아오는 팔카오의 슛에 겨우 반응할 수 있었다.
팔카오의 슈팅을 급한 나머지 다리로 막은 것이다.
정말 보고도 믿기지 않는 엄청난 반사신경이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계속 콜롬비아의 편이었는지, 조연우의 다리를 맞은 공은 크게 바운드 되며 대한민국 골대를 향해 계속 굴러가고 있었다.
그때 홀연히 나타나 몸을 날린 선수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이진이었다.
이진은 공중에 몸을 띄운 상태에서 그대로 허공에서 다리를 젖는 바이시클 동작으로 공을 가까스로 걷어냈다.
그야말로 슈퍼 세이브라 할 수 있는 엄청난 움직임이었다.
[이진 클리어! 슈퍼 세이브! 이진이 또 한 번 대한민국의 골대를 지켜 냅니다!]이진의 슈퍼 플레이를 본 배성진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공은 여전히 살아 있는 상황이었다.
이진도 가까스로 공을 걷어낸 상황이라 그리 멀리 걷어내지는 못하였다.
골 에어리어 정면으로 낙하하던 공을 향해 대한민국 선수들과 콜롬비아 선수들이 동시에 공을 향해 점프했다.
양측 선수 모두 몸을 사리지 않고 거세게 충돌한 탓에 그 누구도 공에 머리를 제대로 갖다 댈 수는 없었다.
여럿이 엉키는 바람에 다시 흐르게 된 볼.
이 공을 가장 먼저 차지한 사람은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였다.
로드리게스는 자신을 막아서는 주세영을 한 박자 빠른 드리블로 제쳐버렸다.
그러나, 주세영을 제쳤다고 슛 기회가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주세영을 제치는 동작 때문에 드리블이 살짝 길었는데, 그 잠깐의 순간에 상대 선수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헉!”
하메스는 자신의 눈앞에 어떤 사람이 나타나자 깜짝 놀라버리고 말았다.
바람같이 하메스 앞에 나타난 사람은 이번에도 이진이었다.
이진은 하메스의 볼을 순식간에 낚아채서 역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이진이 공을 잡음으로 인해서 저절로 대한민국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올라가!”
골키퍼 조연우 동료 선수들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지금이 바로 조금 전의 상대의 공격을 갚아줄 절호의 기회였다.
모든 선수들이 그의 말을 들은 것처럼 대한민국 선수들은 노도와 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던 이진의 눈에 들어온 선수는 어느새 비어 있는 공간을 노리던 이세인의 모습이었다.
그를 본 이진은 유연한 발목을 이용하여 빠른 전진 패스를 그에게 보냈다.
[다시 역습 시작하는 대한민국. 모든 선수가 일제히 콜롬비아 진영을 향해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리블하던 이진 선수가 좋은 위치에 있던 이세인 선수를 향해 빠르게 패스를 보냅니다. 아, 공격 전개가 무척 빠릅니다.]이세인은 자신의 발 앞으로 정확하게 배달되는 이진의 택배 패스를 받으며 외쳤다.
“나이스 패스!”
콜롬비아 선수들은 노마크로 공을 잡은 이세인을 막기 위해 서둘렀다.
이세인은 자신의 앞을 막는 바리오스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순식간에 빼내 버렸다.
흔히 말하는 알을 먹인 것이다.
달리던 속도 그대로 상대 선수를 제친 이세인은 매의 눈처럼 전방을 훑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눈에 수비 뒷공간으로 절묘하게 파고드는 황의주의 모습이 보였다.
그를 봄과 동시에 이세인의 발도 번개같이 움직였다.
그의 장기인 스루패스가 다시 그의 왼발에서 나온 것이다.
이번에는 다비손 산체스도 이세인의 패스를 막을 수 없었다.
이세인의 그림과 같은 패스를 받은 황의주는, 그대로 골키퍼 옆쪽으로 강하게 슈팅을 날렸다.
철렁.
와아아아.
다시 들어간 골에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들썩였다.
일제히 환호성을 지른 관객들은 옆에 앉은 사람이 어깨동무하고 추가 골의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제자리에서 방방 뛰기 시작했다.
한 마디로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해버렸다.
전력을 다해 자신의 진영으로 돌아오던 콜롬비아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으며 자신의 골대 안에 들어 있는 축구공만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 * *
오랜만의 평가전이 끝나고 이진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다.
영국에서 영어를 공부하던 손채영은, 랭귀지 스쿨 일정상 이번 A매치 기간에는 혼자 영국에 남아 있어야 했다.
“채영아, 나 왔어.”
“어서 와요.”
이진은 오랜만에 보는 자신의 연인을 본 기쁨에 격하게 포옹했다.
그리고 채영도 오랜 만에 보는 남자 친구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사귀기 시작한 이후로 최장기간 동안 떨어져 있었기에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어느 때보다 애틋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잠시동안 서로의 온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밝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고생했어요. 평가전인데 왜 그렇게 열심히 뛰어요. 완전 몸이 날아다니는 걸 보고 내가 얼마나 놀란 줄 알아요?”
“하하, 경기 봤어?”
“그럼요. 누구 경긴데 제가 그걸 놓쳐요? 잠을 한숨도 못자는 한이 있더라도 본장 사수했죠. 덕분에 다음날 조금 힘들긴 했지만요.”
채영은 자신이 준비한 음식을 이진에게 먹일 생각에 신이 났다.
“배고프죠? 제가 음식 준비했어요. 우리 오빠 좋아하는 김치찌개와 양념 갈비로요.”
“오, 그래? 영국에 돌아오면 당분간 한식을 그리워하며 살 줄 알았는데… 우리 채영이 덕분에 그럴 걱정은 완전히 사라졌네.”
채영의 마음에 고마움을 느낀 이진은, 일부러 오버해서 너스레를 떨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오붓한 식사 시간.
영국에 오면서 요리할 기회가 많이 생겨서 그런지 채영의 요리 솜씨는 나날이 성장하는 거 같았다.
“맛있어.”
“정말요?”
“응, 정말 파는 음식보다 더 맛있는 거 같아.”
“호호, 요리한 사람의 마음에 쏙 드는 100점짜리 대답이었어요. 다음에도 또 부탁해요.”
“이런 맛있는 음식을 해주는데, 그 정도야 백 번, 아니 천 번이라도 할 수 있어.”
이진 역시 자주 요리를 했기 때문에 보통의 남자들보다는 좋은 음식 솜씨를 자랑했는데, 이젠 손채영의 손맛을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정신 없이 먹고 있는 이진을 보며 손채영이 조용히 말했다.
“오빠, 고마워요.”
갑자기 고맙다고 하는 그녀를 보며 이진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가 갑자기 고마워?”
“엄마한테 들었어요. 오빠가 엄마보고 영국에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요?”
이진은 한국에 들어간 김에 손채영의 어머니의 식당에 짬을 내 찾아갔다.
인사도 드리고 의논하고 싶은 것도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아직 어린 두 사람이지만, 시즌이 끝나면 결혼식을 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기에 준비할 것이 많았다.
물론 스몰 웨딩을 할 작정이라 다른 결혼식처럼 많은 준비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식당에서 이진은 손채영의 어머니, 즉 미래의 장모님에게 두 사람이 영국에 머무는 동안 영국으로 와 함께 지내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밝혔다.
해외에서 혼자 지내는 손채영을 걱정한 말이었다.
손채영을 혼자 키워 온 미래의 장모님도 고려한 제안이기도 하였다.
세상에 가족이라곤 두 사람뿐이었기 때문에 손채영이 영국으로 오게 되었으니 장모님 혼자서 많이 외로우실 거란 걱정도 들었다.
그런 생각을 했었기에 그런 말씀을 드린 것이다.
“나도 가족이 느는 건 좋아. 그리고 우리 부모님은 내가 오라고 해도 절대로 안 오실 거니 가족을 늘리려면 장모님이라도 꼬셔야 하지 않겠어? 그래서 한 말이니 고마워할 필요 없어. 내가 좋아서 한 말이니까.”
이건 손채영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꺼낸 말이지만, 백 퍼센트 거짓말도 아니었다.
이진의 부모님은 잘난 아들을 둔 덕분에 다른 사람이 부러워할 생활을 하고 계셨다.
보통의 사람들이 흔히 하는 흔한 돈 걱정 한번 없이 그저 하고 싶은 데로 살고 있는 것이다.
멋지게 집을 지은 곳이 근교 지역이라 인심 좋은 농촌 이웃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고, 가끔 국내여행, 때로는 해외여행도 다니면서 편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생활을 즐기던 이진의 부부가 뭐가 아쉽다고 말도 통하지 않은 이 먼 타지까지 오겠는가?
“정말 엄마가 영국에 와도 불편하지 않겠어요?”
손채영의 물음에 이진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나중에 장모님하고 나랑 너무 친하게 지낸다고 질투나 하지 마.”
호언장담하는 이진의 모습에 손채영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 *
다시 리그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바쁜 이진의 2018~2019 시즌도 어느새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챔피언스 리그 16전을 통과한 이진의 맨체스터 시티는 다시 프리미어 리그에서 풀럼FC를 만났다.
대부분의 선수가 자국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특히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이진은 이번 경기에서 쉬게 해 주었다.
에이스 이진이 빠졌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여전히 강했다.
그들은 어웨이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풀럼FC를 2:0으로 이긴 것이다.
이로써 리그 우승에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서는 맨체스터 시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