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56)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156화(156/176)
§156. 트레블 혹은 쿼드러플?
토트넘과의 혈전을 이기고 챔피언스 리그 4강에 진출한 맨체스터 시티.
이번 시즌의 맨체스터 시티는 일 년 내내 파죽지세의 행보를 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이미 2진급 선수들을 가동해 생각지도 못한 카라바오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맨체스터 시티는,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2위인 리버풀과의 승점 차이를 더 벌리면서 리그 우승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였다.
거기다가 역시 교체 선수들을 주축으로 가동한 FA컵에서도 바라지도 않던 결승 진출에 성공하면서 이번 시즌이 끝난 후 맨체스터 시티가 과연 몇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가 매우 궁금할 지경이었다.
언론에서는 올해 맨체스터 시티가 트레블을 넘어서 쿼드러플을 달성할 수도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언론을 통해 소개된 쿼드러플 기사에 대해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남겼다.
“아직 우리는 단지 1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을 뿐이다. 축구공이 둥글다는 말처럼 오늘 경기를 잘하다가도 내일 경기에선 거짓말같이 패할 수도 있는 것이 축구다. 그러니 실제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 전까지는 우리는 그냥 단 한 번의 챔피언스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는 보통의 도전자일 뿐이다.”
혹시 선수들이 그런 언론 보도를 통해 자만에 빠질 수도 있기에 그것을 경계한 말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이번 시즌이 클럽 역사상 최고의 시즌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알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티끌만 한 허점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잘 담겨 있는 인터뷰이기도 했다.
자칫 들뜰 수 있는 분위기를 경계하며 자국 리그인 프리미어 경기로 다시 돌아온 맨체스터 시티는,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바로 전 경기에서 8강 혈투를 벌였던 토트넘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토트넘과의 프리미어 리그 35라운드 경기에서 하나의 승부수를 던지게 된다.
유럽 챔피언스 리그 우승에 집중하기 위해 에이스인 이진을 이날 경기에서 과감하게 엔트리 제외를 해버린 것이다.
팀 전담 의료진의 판단에는 이진의 발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아주 기분 좋은 의학적 소견을 전달해 주었지만, 혹시 모를 부상을 염려한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진을 푹 쉬게 배려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국내 팬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결단을 칭찬했다.
-매우 좋은 판단임. 설사 오늘 경기에 지더라고 리그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크니까 아주 나이스한 판단임.
-맞아요. 우리 진이 오빠 좀 쉬어야 해. 넘 고생했어. ㅜㅜ
-우리 진이 형님 여유 있을 때 쉬게 해줘야 챔스 4강에서 날아다닐 거야. 고로 다음에 붙을 아약스는 뒤졌다.
-포체티노 감독이 좋아할만한 소식이군.
한편으로 무패 우승의 중요한 길목에 서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현재 상황을 생각했을 때, 대기록 달성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말도 많았다.
그러나 실제 시합이 치러지자, 사람들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결단을 칭송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맨체스터 시티가 토트넘을 1:0으로 이겼기 때문이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분명 손쉬운 승리를 거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에이스를 아끼며 승점 3점까지 챙겼기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 입장에는 최상의 결과를 얻은 셈이었다.
포체티노 감독과 토트넘 선수들은 챔피언스 8강 탈락의 복수를 꿈꾸었지만, 실제 경기장에서 예상외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며 단 한 골 넣지 못한 채 패하고 말았다.
이날의 경기를 본 사람들은 토트넘 역시 챔피언스 리그의 여파로 인해 주전 선수 다수가 많이 피로해 보였는데, 이 점을 패배의 원인으로 보기도 하였다.
어쨌든 에이스를 아끼며 난적을 꺾은 맨체스터 시티는, 36라운드 번리 FC와의 시합에서도 주전 선수들 절반가량을 쉬게 하는 파격적인 라인업을 내세우고도 2:0의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저번 시합에 충분히 쉰 덕분인지 선발 출전한 이진이 멋진 중거리 슈팅 2방을 골로 연결하는 결정력이 강한 모습을 전반전에 보여 준 덕분에 아주 쉽게 승리를 가져오게 되었다.
후반 10분경 이진을 빼는 여유까지 보여준 맨체스터 시티는, 이로써 최상의 전력을 꾸리며 아약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4강전을 대비할 수 있었다.
* * *
아약스는 유럽 축구 연맹이 주관하는 UEFA 챔피언스 리그, UEFA 유로파 리그, UEFA 컵 위너스 컵 전부를 우승한 유럽 축구의 전통의 강호이다.
아약스 구단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록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무패의 성적으로 더블을 달성한 유일한 구단이란 사실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만을 보더라도 아약스가 유럽 축구에서 가지는 위상을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명문 구단인 아약수 출신의 유명 선수들은 그 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굳이 대표적인 인물 한 명을 꼽아보라면 세계 축구사에 ‘토털 사커’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요한 크루이프가 바로 이 아약스 출신이었다.
이렇듯 세계 축구의 중심에 군림하던 아약스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 예상치 못한 쇠락의 길로 걷게 되었다.
리그 내 라이벌 구단인 페예노르트가 2001~02 시즌의 유로파 리그에서 보르시아 도르트문트를 제치고 우승을 거두었으며, 한국의 레전드인 박지훈이 뛰었던 PSV 아인트호벤이 챔피언스 리그 4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때, 이들과는 반대로 아약스는 유로파 리그 16강에 오른 것이 최고의 성적일 정도로 성적이 참담했다.
그런 암흑기를 거치던 아약스가 다시 도약하기 시작한 시즌은 2016~17시즌이었다.
아약스는 이 시즌 유로파 리그 결승에 오르는 눈부신 성장을 보여줬다.
비록 결승에서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패하긴 했지만, 네덜란드 팀으로서 15년 만에 유럽 클럽 대회 결승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시금 부활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8~19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세계의 강호를 연달아 격파하며 4강에 진출했다.
이것은 과거의 강팀 아약스가 현재에 완전히 되살아났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예라 할 수 있었다.
그들은 16강 전에서 스페인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했다.
홈에서 치러진 1차전에서 비록 1:2로 패하였지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는 홈팀 레알 마드리드를 4:1이란 큰 점수 차이로 꺾어버렸다.
모든 전문가의 예상을 깬 뜻밖의 승리로 인해 아약스의 기세가 범상치 않음을 모두 알게 되었고, 이어 벌어진 8강전에서 이탈리아의 강호 유벤투스를 1, 2차전 합계 점수 3:2로 승리함으로써 4강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런 토너먼트의 성과 덕분에 초반에는 아약스의 활약을 전통적 강호의 파란 정도로 여기던 여론이 일약 챔피언스 리그 우승 후보로 아약스를 제일 먼저 꼽게 되는 엄청난 위상의 변화를 보여주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속에서 4강에 올랐기에 아약스의 에릭 텐하흐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자신감 넘치는 말을 남겼다.
“맨체스터 시티가 물론 좋은 팀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좋은 팀들을 이기고 올라온 팀이다. 아무리 맨체스터 시티가 강하다고 하지만, 우리가 이긴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보다 강한 팀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사실만 놓고 봐도 우리가 결승전에 출전할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최강 팀이라 불리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하는 감독으로서 잘 보여주기 힘든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에릭 텐하흐였다.
이어서 인터뷰에 나선 아약스의 미래이자 네덜란드의 미래 영건 3인방은 모두 에릭 텐하흐 감독과 같은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수비의 핵인 마테이스 더 리흐트는 현재 최고 선수로 꼽히는 이진을 막을 수 있겠냐는 직설적인 리포터의 질문에 이렇게 답을 했다.
“우리는 8강에서 호날두도 막았어요. 아무리 이진이 잘한다고 하지만, 호날두보다 강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포지션 상 저보다는 미드필더진에서 이진 선수와 많이 부딪치겠네요. 만약 감독님이 허락하신다면 제가 직접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가 그를 제대로 막아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아마 그럴 기회가 없겠죠?”
그의 말을 잘 들어보면 자기가 나서면 이진을 확실히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은연중에 깔려 있음을 잘 알 수 있었다.
그의 이런 인터뷰는 축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지금 이진을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막을 수 있는 그런 선수처럼 말하잖아.
-맞아. 아직 제대로 당하지 않아서 저런 소리를 하는 거야. 저런 녀석은 한 번 제대로 털려봐야 정신 차리지.
-타이슨이 그랬지. 직접 처맞기 전에는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야. 직접 처맞아야 자기가 무슨 정신 나간 소리를 했는지 알 수 있을 거야.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은 이런 말로 경솔하게 인터뷰한 더 리흐트의 말을 까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약스 팬들 역시 이런 맨체스터 시티의 팬들의 말을 받아치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축구가 동양인의 스포츠였지?
-야, 약간 인종 차별적 발언이잖아. 하지만 축구의 역사에서 동양인이 중심에 선 적이 없다는 의견에는 나 역시 동의해.
-아약스가 이길 거야. 아약스에는 네덜란드에게 월드컵을 안겨 줄 미래의 보석들이 많으니까.
이런 사이버 공간에서의 양 팀 팬들간의 설전처럼 다가오는 챔피언스 리그 4강에 관한 관심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뜨거워져 갔다.
* * *
대학교 3학년인 이혁진은 올해 군에서 제대하고 학교에 복학했다.
군대라는 감옥에 갇혀 있을 때는 제대만 하면 세상이 다 자기 것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생각 자체가 얼마나 현실성 없는 망상이었는지 깨닫게 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에 복학 후에 상상하던 캠퍼스의 낭만 따위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러나 다행히 지금의 여자 친구를 만나고 군대에 입대하기 전 구멍났던 학점을 채우느라 정신 없이 살고 있었다.
그런 평범한 그에게 한 가지 취지 생활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유럽 축구를 보는 것이다.
주로 밤늦게나 새벽에 벌어지는 경기들 때문에 중요한 경기 다음 날은 학교에서 거의 시체가 되더라도 자신이 사랑하는 취미 생활을 버릴 수는 없었다.
새벽 4시에 시작되는 경기라 잠자리에 들 수 없었다.
클럽에 가고 싶어 하는 여자 친구 때문에 평소와 다르게 클럽에서 새벽까지 놀며 술까지 마신 채로 집에 돌아왔다.
너무 피곤한 상태였지만, 기다리던 경기가 곧 열리기 때문에 도저히 잠자리에 들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