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1)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21화(21/176)
§21. 수원FC의 질주(1).
“조동화 그 양반은 왜 그런 무모한 짓을 벌였을까요? 원래부터 그렇게 감독직에 욕심이 많았던 사람입니까?”
이상조의 물음에 김덕제는 고개를 저었다.
“그 친구가 원래는 그랬던 친구가 아니야. 작년 시즌에 나왔던 내 경질 이야기가 그 친구를 그렇게 변하게 만든 이유가 아닐까 하는 짐작은 되네만··· 나도 그 친구가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도통 이해가 가질 않는다네.”
역시 사람에게는 욕심이라는 녀석이 항상 문제를 일으킨다.
경기가 끝난 후 조동화 수석코치는 자신을 따르던 고구려대 출신들을 찾아가 비밀리에 태업을 지시했다.
결국, 부당한 지시를 내린 것이 발각되어 지금의 이 소동이 생겨난 것이다.
왜 그런 위험하고도 무모한 일을 벌였는지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래서 이유가 궁금했던 이상조는 감독 김덕제에게 그 이유를 묻고 있었다.
“조동화 그 사람도 이준상이 자신의 뒤통수를 때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나 봅니다. 이준상이 그러지 않았으면 갑자기 그만둘 일도 없지 않았을까요?”
조동화 코치는 이준상을 따로 불러내 대표로 태업을 지시했다.
항상 주전으로 나서는 선수고 고구려대 출신들에서도 가장 고참이니, 그가 자신의 생각을 따라주면 그가 원하는 대로 선수들이 움직일거라 여긴 모양이다.
그러나, 이준상은 그의 지시에 전면으로 반박했고, 조동화 코치가 다른 선수들을 이용하려고 하자 수원 시장에게 이러한 사실을 말해버렸다.
그 결과, 오늘 이렇게 큰 난리가 난 것이고.
“그 친구 준상이가 어떤 성격의 선수인지 잘못 생각했던거야. 준상이는 원래부터 파벌이나 그런 부당한 일에 움직일 사람이 아니네. 어떻게 보면 되게 고지식한 친구지. 원리 원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지.”
김덕제의 말을 듣던 이상조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조동화 코치가 고구려대 출신 선수들을 데리고 따로 모이고 할 때, 별로 걱정을 안 하신 거 아니에요? 선수 최고참인 이준상이 그런 성격인 것을 이리 아셨으니···”
김덕제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물론 이준상이 그 모임에 함께 있으니 든든했지. 그 친구가 옳지 않은 일에 가담할 성격이 아니거든. 조동화 코치가 부를 때 같이 움직인 것도 그가 자신의 선배이기 때문일 거야. 그런 선후배의 예의를 중요시하는 녀석이기도 했고.”
이상조는 그제야 김덕제가 팀 내에서 조동화 코치가 선수들을 규합하고 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럼 감독님은 조동화 그 사람이 설쳐대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셨나 보네요.”
“확신까지는 아니고 어느 정도는 안심했지. 우리 팀 원래 분위기도 있고, 선수들 중에는 준상이가 무게를 잡아줄 테니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았지. 그리고 준상이와도 꾸준히 이야기를 나누었었고.”
아무도 모르게 진행되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되니 소름이 조금 돋았다.
그저 사람 좋은 표정을 짓고 있던 김덕제가 이렇게 꼼꼼하게 팀 내부를 모니터하고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는 약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김덕제에게 말했다.
“감독님도 여우가 다 되셨네요. 제가 알던 그분이 아니세요.”
그의 말에 김덕제도 웃으며 대답했다.
“허허, 자네 말이 맞네. 감독을 맡으니 사람이 이렇게 변하더군. 그리고 선수단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면 시즌을 치르는 것이 불가능하지. 그래서 이런 눈치 보는 행동도 늘었고··· 불안 요소가 있다면 시즌 전에 드러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놔둔 이유도 있었다네.”
이상조는 이런 김덕제의 모습이 좋은 쪽으로 발전한 것이라 여겨졌다.
외국의 프로팀의 경우에도 감독이 얼마나 팀을 장악하고 있는지가 팀 성적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
특히,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유명 클럽의 경우에는 더욱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감독으로서 김덕제의 건재한 모습을 본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슬쩍 꺼냈다.
“올해만 하고 감독 그만둔다는 말도 이젠 철회하셨으면 좋겠네요. 아직은 감독으로서 정정하신 모습을 보니 그런 생각을 안 하셔도 될 거 같아요.”
그러나 김덕제는 그 이야기에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그건 내 생각대로 할 생각이야. 자네에게만 말했지만, 정말 많이 지쳤네. 감독 일이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이상조는 자신의 만류에도 고집을 부리자 짐짓 농담조로 한마디를 더 했다.
“그럼 전 어떻게 합니까? 전 감독님 보고 이 팀에 온 건데요.”
이상조의 푸념을 들은 김덕제는 이상조와 달리 조금 진지한 눈빛으로 그에게 말했다.
“자네는 내게 배울 것이 없는 사람이네. 자네가 젊고 고집을 부리기에 나도 자네를 코치로 받은 것이네. 그리고 감독까지 할 생각이면 이런 영세 구단에서 1년을 보내는 것도 자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기에 그랬던 것이고···”
진지한 그의 표정으로 보면 진심으로 이상조를 생각해서 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르네. 대한민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도 자네처럼 유럽에서 오래 뛰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선수 출신 코치들은 우리 구단보다 훨씬 큰 구단에서 일해야 하네. 그래서 자네의 경험을 후배 선수들에게 전해줘야만 하네.”
“······”
어느새 매우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김덕제의 모습에 이상조는 어떤 말도 쉽게 할 수 없었다.
내심 김덕제에게 배울 것이 아직 많다고 생각하는 그였기에, 김덕제 감독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감독님의 말 중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후배들에게 경험을 나누어줘야 한다는 말에는 동감하는 바가 컸다.
자신만큼 다양한 유럽리그를 경험한 선수는 한국 선수 중에서도 드물었기 때문이다.
묘한 책임감을 불러일으키는 말이었다.
“네 말을 한번 잘 생각해보게. 아직 시간은 많으니 서두를 필요도 없으니 말이야.”
“네. 감독님.”
이상조 코치 입장에는 생각할 것이 많아지는 밤이었다.
수원FC의 코치로서 수석코치 문제가 선수단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문제가 생겼고, 더불어 자신이 앞으로 지도자로서 어떤 길을 가야 할지도 고민해야 하는 날이 된 것이다.
‘맥주 한잔해야겠네.’
집에 들어가면 아내와 진지하게 의논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이상조였다.
* * *
수원FC의 다음 시합 상대는 일명 ‘깃발라시코’의 라이벌 팀 성남FC였다.
‘깃발라시코’는 성남 시장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라이벌 매치였다.
같은 시민구단이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두 팀이, 새롭게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두 팀이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성남 시장의 생각으로 만들어진 라이벌 매치였다.
우리 말로는 ‘깃발 매치’라고도 하는 이 라이벌 매치는, 경기에서 패배하는 팀이 연고지 시청에 승리한 팀의 구단기를 올리는 것으로 승리 세레머니를 했다.
진 팀의 입장에서는 속이 터지는 상대 팀의 세레머니였다.
오늘 시합에서는 이진이 선발로 나서게 되었다.
오늘 이진은 수비형 미드필드 자리에서 뛰게 된다.
이것은 흔히 생각하면 수원FC가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한다고 오해를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오늘 시합에서 이진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일명 ‘딥 라인 플레이메이커’로의 역할로서 경기에 임하는 것이다.
‘딥 라인 플레이메이커’는 뛰어난 패스 능력과 넓은 시야로 포백 바로 앞의 처진 위치에서 공격을 이끄는 역할을 하는 선수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런 역할로 경기에 나섰던 대표적인 선수를 예로 들면,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를로와 스페인의 사비 알론소를 예로 들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스타일의 선수를 ‘레지스타’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덕제 감독은 이진에게 이 역할을 맡겨 팀의 공격과 수비의 전체적인 조율을 맡긴 것이다.
이것은 확실한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였다.
현재 성남 FC는 내·외적으로 문제가 많은 상황이었다.
내적으로는 감독의 대행에 다시 대행이 팀을 이끄는 등의 악재가 거듭 터졌고, 외부적으로는 수원FC와 함께 2부로 강등되어 기세가 많이 가라앉은 상황이었다.
이것은 수원FC도 마찬가지였지만, 저번 시합에 신예 이진의 등장으로 현재 전력은 수원FC가 더 강하다는 냉정한 판단하에 결정한 전술이었다.
오늘 수원FC의 포메이션은 4-3-3이었다.
공격수를 3명을 넣고 그 뒤에 경험 많은 선수인 이준상을 놓았다.
이준상은 전 시합과 다르게 자신이 다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많이 내려놓은 상황이었다.
심리적 압박감에서 많이 해방된 그는, 오늘은 전보다 더 가벼워진 몸놀림으로 좋은 경기를 팬에게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리고 수비와 공격에 모두 참여할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줄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에는 저번 시합에서 이진과 함께 활약했던 김민우의 몫이었다.
이진은 이들을 모두 조율하는 중책을 맡게 된 것인데, 단지 한 번의 시합만 보고 이런 중책을 맡긴다는 것은 팀으로서 무척 모험이었다.
그러나, 이상조는 이진이 이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김덕제에게 강하게 어필했다.
그는 이진과 함께 훈련해 본 결과, 현재 팀 내에서 이 자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라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수원FC는 이진을 팀의 주축 선수로 적극적으로 기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런 판단은 곧바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 이준상에게 리턴 패스를 받은 이진 선수, 곧바로 반대편 사이드로 크게 보냅니다. 빠르게 날아간 공은 사이드에서 빠르게 올라가는 이성동 선수에게 그대로 연결됩니다. 아, 찬스입니다. 빠르게 측면에서 골문 쪽으로 치고 들어간 이성동이 그대로 크로스, 이동현 발만 갖다 대는 슛! 골입니다! 드디어 득점에 성공합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수원FC의 스트라이커 이동현입니다.]선제골은 팀의 스트라이커 이동현의 발끝에서 터졌다.
그리고 고삐를 늦추지 않고 계속 밀어붙이는 수원FC.
1:0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가져가던 수원FC는 후반 25분 또 한 번의 환상적인 골이 터졌다.
[이동현 슛! 수비수에 막힙니다. 흘러나온 공을 다시 이진이 벼락같이 달려들며 슛! 골! 골~~~~! 20m가 넘는 거리를 날아간 중거리 슛이 후반 막판에 상대 팀 골망을 세차게 흔듭니다. 추가 골의 주인공은 바로 오늘 시합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던 이진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마치 스페인의 사비 알론소 선수처럼 공수를 완벽히 조율하던 이진 선수였거든요. 계속되는 좋은 찬스에도 골이 터지지 않자 본인이 그냥 해결해 버립니다. 오늘 최고의 활약입니다.]마치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팀 ‘리버플’에서 뛰던 제라드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빨랫줄과 같은 중거리 슛이었다.
워낙 공을 열심히 다루는 연습을 한 결과로, 남들보다 많이 움직이는 다리, 그리고 강한 발목, 거기에 완벽한 타이밍의 킥 포인트가 맞물리자 축구하이라이트에서나 나올 법한 멋진 슛이 터진 것이다.
이로써 이진은 오늘 시합에도 MOM에 뽑히게 된다.
결국, 두 시합만으로 수원FC의 주축 선수가 되어버린 이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