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2)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22화(22/176)
§22. 수원FC의 질주(2).
수원시에 사는 55세 이금순 씨.
그녀는 지금 매우 기분이 좋은 상태였다.
그녀가 기분이 좋은 이유는 자신의 남편이 회사에서 승진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남편이 병으로 죽고, 홀로 된 지가 언 10년이 넘었으니 그런 이유는 그녀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그리고 자녀가 시험 성적을 잘 받아와서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남들과 결혼을 비교적 어린 나이에 한 편이라,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이 벌써 대학교 4학년이니까, 이 역시도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
그녀가 지금 현재 기분이 매우 좋은 이유는, 평범한 대한민국 50대 여성들과 전혀 공감이 형성되지 않을 독특한 그녀의 취미생활 때문이다.
이금순 씨는 지금 현재도, 최근에 자신을 자주 웃음 짓게 만드는 한 남자의 영상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뚫어져라 보고 있는 중이었다.
어떻게 된 것이 이미 본 것인데도 다시 보면 좋았고, 눈을 뗄 수 없었다.
덜컥.
그때, 문이 열리고 한 20대 여성이 부리나케 집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는 들고 있던 가방을 소파 위로 내던져버리고 스마트폰에 푹 빠져있는 이금순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이금순을 부둥켜안고서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나 얼마 안 늦었지? 걱정했던 것보다 엄청 빠르게 도착했어, 그지?”
애교 섞인 코맹맹이 소리로 약속시간에 늦은 것에 대한 사과의 말을 전하는 그녀는, 이금순의 하나밖에 없는 딸 손채영이었다.
딸의 포옹과 애교 섞인 말에도 이금순의 눈은 스마트폰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그리고 웃는 표정과 다르게 아주 차갑고 냉정한 말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너 자꾸 이렇게 약속시간에 늦으면 당장 해고야. 오늘까지 두 번 늦었으니까 다음번에도 늦으면 세 번 늦은 거니 자동해고 조치할 테니 그렇게 알아. 야구에서 스트라이크 세 개면 삼진 아웃당한다는 사실 너도 잘 알지? 그거랑 똑같은 거야.”
늦은 걸 알고 온갖 애교를 부려봤지만, 냉정한 엄마에게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집에 왔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엄마에게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속상한 마음에 엄마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무슨 엄마가 이래? 나 주워온 딸이야? 하나밖에 없는 딸이 집에 들어왔는데 쳐다도 안 보고 말이야, 그 영상이 그렇게 중요해?”
그러나 엄마의 대답은 그녀를 좌절시키기에 충분했다.
“중요해. 요즘 이 친구 때문에 엄마가 얼마나 행복한데···”
따지고 드는 손채영의 속을 다시 벅벅 긁는 엄마였다.
더군다나 엄마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 친구가 잘해주니까 네 알바 자리도 없어지지 않고 더 일이 는 거 아니니. 그 덕에 네 수입도 늘었고. 그런 점에서 너도 이 친구에게 고마워해야지. 알겠어?”
“쳇. 전혀 고맙지 않거든.”
맞는 말이라서 더 따지고 들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원통했다.
“자, 일해야지. 늦은 만큼 더 열심히 하렴. 엄만 가게 빨리 나가봐야 하니까 어서 시작하자.”
“···네.”
일하라고 재촉하는 엄마의 말에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마지못해 대답하는 딸이었다.
소파에서 일어난 손채영은 방으로 들어가 노트북을 가지고 거실로 나왔다.
이 노트북이 있어야 그녀가 알바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능숙한 자세로 거실 소파 테이블에 노트북을 세팅했다.
노트북을 켜는 딸 뒤로 자리를 옮긴 이금순도, 딸이 보고 있는 노트북 화면으로 눈을 옮겼다.
언제나처럼 카페로 들어간 손채영은 깜짝 놀라서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그리고는 기쁜 마음에 고개를 돌려 엄마에게 자신을 놀라게 만든 사실을 알렸다.
“엄마, 가입자 또 늘었어. 그것도 무려 100명 이상 늘었어.”
그 말을 들은 엄마 이금순도 크게 놀라워했다.
“정말? 100명 이상?”
둘이 지금 함께 보고 있는 수원FC 팬카페였다.
손채영의 엄마 이금순은 바로 이 팬카페의 카페지기였다.
그리고 딸 손채영은 엄마의 카페관리를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모녀지간이지만 공과 사는 철저히 분리하고자 하는 이금순의 의지에 따라서, 일한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서 최저시급에 준하는 아르바이트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손채영의 알바일이었다.
“와, 정말로 102명이나 늘었네. 이게 어쩐 일이니? 호호, 이게 다 우리 진 덕분이야.”
늘어난 회원 수에 기분이 좋아지는 이금순이었다.
얼핏 들으면 102명이라는 숫자가 매우 적고, 큰 의미가 없는 숫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수원FC 공식 팬카페 ‘리얼수원’의 입장에서는 전혀 아니었다.
아직까지도 팬카페 공식 회원 수가 1000명도 넘지 않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큰 숫자였다.
현재 팬카페 회원 숫자의 무려 10%가 넘은 인원이 하룻밤 새 새롭게 가입을 한 것이다.
카페 입장에서는 엄청난 증가세를 보이는 요즘이었다.
아마 이런 현상은 최근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는 수원FC와 그 주축 선수인 이진의 활약 덕분일 것이다.
놀라운 사실을 접한 손채영도 그의 활약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시합까지 이진 선수가 올린 공격 포인트가 어떻게 돼?”
그녀의 물음에 카페지기인 엄마는 컴퓨터처럼 정확한 숫자를 즉각 인출했다.
“15라운드를 치른 현재까지 11골 15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지. 경기당 공격 포인트가 1.7일 정도로 미친 활약을 하고 있는 중이야.”
이금순이 얼마나 이진의 열성 팬인지를 잘 알 수 있었다.
묻자마자 컴퓨터에서 숫자가 출력되듯이 나오는 이진의 올 시즌 성적표였다.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든 손채영은 엄마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엄마, 이진 선수 생일이 언제야?”
답이 이번에도 즉각적으로 나왔다.
“5월 17일이잖아. 참 날씨도 좋을 때 태어났어.”
그리고 손채영은 바로 이어서 물었다.
“그럼 내 생일은 언제야?”
다행히 이번에도 즉각적으로 대답이 나왔다.
“3월 12일이잖아.”
그러나, 그녀의 대답을 들은 손채영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찼다.
“12일이 아니라 22일이거든. 어떻게 딸보다 그 녀석 생일을 더 정확하게 알아?”
딸의 강한 항의에 민망해진 이금순은 약간 빨갛게 변한 얼굴로 웃으며 변명했다.
“호호호, 이상하게 22일이랑 12일이 헷갈리더라.”
그리고 그녀는 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연기에 들어갔다.
그녀는 굳이 시계가 걸린 벽면으로 고개를 돌린 후 말했다.
“어머, 시간 좀 봐.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되었어? 얼른 가게에 가봐야겠다. 너도 어서 일해. 엄만 가게에 갈게. 그리고 제작 끝나면 카페에 올려. 올리면 카톡으로 말하고. 그럼 엄마는 가게에서 폰으로 확인할게.”
다급히 할 말을 마친 이금순은 서둘러 옷과 가방을 들고 집을 나갔다.
손채영은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원망 섞인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화가 나서 일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었다.
공과 사가 분명한 엄마가 아무리 떼를 써도 일을 하지 않으면 알바비를 주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 때문에 돈을 모으고 있는 그녀는, 결국 하기 싫어도 일은 해야만 했다.
오늘 그녀가 해야 할 일은 요즘 자기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이진의 하이라이트 동영상 편집이다.
최근 가장 질투를 많이 대상이기도 한 그의 플레이 동영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오늘따라 더 괴로웠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하는 법.
손채영은 화면 속에 등장한 이진의 얼굴을 보며 주먹을 쥔 손으로 때리는 시늉까지 했다.
“아주 얄미워죽겠어. 그리고 남자가 이렇게 곱상하게 생겨서 될 일이야? 보면 볼수록 완전 재수 없게 생겼어.”
자신의 엄마가 들었으면 아주 난리를 치며 따질 말이었지만, 지금은 다행히 자기밖에 없었다.
그녀는 투덜거리며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일에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집중하는 그녀였다.
이진이란 선수의 플레이를 하나, 하나 세밀하게 살펴보니 자신도 모르게 감탄이 저절로 입에서 흘러나왔다.
“와, 이렇게 찬찬히 살펴보니까 정말 잘하네··· 활동량은 우리 핸더슨 님과 비교될 정도인 거 같은데··· 근데 패스가 왜 이렇게 좋아? 패스는 우리 핸더슨 님보다 오히려 훨씬 나아 보여.”
어느새 이진의 플레이 모습에 반한 그녀였다.
이전부터 잘하는 선수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오늘따라 더 잘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실제로도 최근 시합인 14라운드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이진은 계속 일취월장하는 기량을 보여주었다.
흔한 말로 물이 올랐다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경기 모습이었다.
감탄하던 손채영은 곧 자신의 말실수를 깨닫고 황급히 정정했다.
“내가 갑자기 미쳤나 보네. 어디 비교할 때가 없어서 우리 핸더슨 님이랑 대한민국 2부 리거 선수랑 비교를 해? 말도 안 되는 일이지. 급이 안 맞잖아. 급이.”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감히 자신의 최애팀인 리버풀의 조던 핸더슨과 비교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말처럼 프리미어 리그와 k2 리그는 엄청난 수준 차이가 존재했다.
손채영 그녀도 엄마 이금순의 딸이 아니랄까 봐 엄청난 축구광이었다.
그녀는 특히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를 보는 것을 즐겼는데, 클롭 감독이 부임한 이후부터 리버풀의 광팬이 되어버렸다.
이진의 플레이를 편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리버풀의 같은 포지션인 조던 핸더슨과 이진을 비교하게 된 것이다.
거기다가 조던 핸더슨 선수에게 정말 미안하게도, 패스는 이진이 더 낫다는 말도 안 되는 의견까지 말을 해버렸다.
그 사실을 깨달은 그녀는 두 눈을 꼭 감고 두 손을 모으며 말했다.
“제 눈에 잠시 이상이 생겼나 봐요. 정말 죄송합니다, 핸더슨 님. 제가 죽을 죄를 지었어요.”
이런다고 지구 건너편에 있는 조던 핸더슨에게 전달될 리가 없는 사과를 진심으로 건넨 손채영은 다시 정신 차리고 일에 집중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다시 보게 되는 이진의 모습.
그 모습을 보고 조금 전에 한 실수를 바보처럼 되풀이하는 그녀였다.
‘···정말 잘한다.’
뛰는 모습을 보면 볼수록 그의 플레이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탓인가?
처음에 볼 때는 남자가 너무 곱상하게 생겨 재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 그 얼굴도 점점 잘 생겨 보이기 시작했다.
문득 그걸 깨달은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때리며 자책했다.
“정신 차려, 손채영. 일하자, 일.”
자신의 머리를 세게 때리며 자책한 그녀는 다시 일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플레이에 계속 매료되어 가는 마음은 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
* * *
2017년 k2 리그 16라운드 경기가 지금 진행되고 있었다.
이진이 선수로 뛰고 있는 수원FC는 16라운드에서 서울 이랜드를 만나게 되었다.
경기는 전반 막판 스코어는 1:1로 동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