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27)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27화(27/176)
§27.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되다(2).
좋아하던 선배 신태영이 심하게 걱정되기 시작하는 후배 안성환이었다.
“결국, 독이 든 성배가 선배에게 향했네요.”
그 말을 들은 신태영이 작게 웃었다.
안성환은 그런 선배를 그저 물끄러미 쳐다봤다.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대한축구협회의 일 처리에 대하여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분명 있었다.
“선배에게 월드컵 예선 나머지 일정을 맡겼다는 것은 제대로 된 대체자도 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감독을 경질했다는 뜻이네요. 대표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일단 피하자는 식으로요. 참··· 이런 주먹구구식 일 처리는 시간이 이렇게 많이 흘렀는데도 전혀 나아지지 않네요.”
대안도 없이 그저 여론 방패막이용으로 감독을 경질하는 잘못된 협회의 행태는 예나 지금이나 전혀 나아진 게 없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왜 선배를 택했는지는 알겠네요. 예전에 대표팀 코치를 하셨죠? 연령 별 대표팀 감독 자리로 옮기시기 전에요.”
“그랬지. 협회에서도 그 점을 들어 나에게 강하게 권하더라. 어차피 코치 시절에 거의 내가 대표팀 일을 도맡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서 말이야.”
경질된 전 감독은 외국인 코칭스태프를 거의 데리고 들어오지 못했다.
그런 상황적 여건 때문에 과거의 외국인 감독들과 비교해서 이번 감독은 국내 코칭스태프에게 일을 많이 맡긴 편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역할을 했던 사람이 수석코치 역할을 했던 신태영이었다.
안성환도 상황은 이해가 되었다.
협회에서는 신태영 말고는 당장 대표팀을 맡아줄 사람을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신태영 자신의 입장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정이었다.
“저는 그래도 선배가 안 하시는 게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긴 이미 내부적으로 결정이 난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겠죠?”
“그래, 이미 끝난 이야기지. 너도 아직은 발표전이니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는 말고.”
“네.”
안성환은 신태영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신태영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했을까 상상을 해보았다.
답은 바로 나왔다.
안성환은 자신이라면 절대 이렇게 대표팀 감독 자리를 맡지 않았을 거라고.
득보다 실이 너무나 많았다.
물론 감독 자리를 노리는 사람에게는 국가대표 감독직은 최고의 자리이다.
이 자리에 앉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고의 명예를 가져다주는 것이 바로 국가대표 감독직이다.
특히 비정상적일 정도로 클럽팀과 비교해서 국가대표팀에 과한 관심이 높은 우리나라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런 식은 아니었다.
제대로 준비를 하고 도전을 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은 자리였다.
국민의 눈높이도 이제는 과거와 비교해 매우 높은 편이어서, 어지간해서는 만족을 모른다.
그들에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으려면 누가봐도 인정되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준비를 갖추고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 신태영은 그저 임시 땜빵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안성환의 모습에 신태영도 어쩔 수 없었다는 듯이 말했다.
“협회에 있는 선배들이 너밖에 없다고 강권하시니까··· 나도 버티고 버티다 승낙했다.”
안성환은 그저 신태영이 안쓰러울 뿐이었다.
대화 내용이 그래서 그런지, 둘 사이에 갑자기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던 안성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선배님, 저 화장실에 좀 갔다 오겠습니다. 그리고 음료수 같은 것도 사 올게요. 뭐 다른 거 필요하신 거 있으세요?”
안성환의 물음에 신태영은 손사래를 쳤다.
“없어. 어서 다녀와.”
“네, 선배님.”
안성환은 일어서서 화장실로 향했다.
* * *
인기 유튜버 채널 ‘슈팅사랑’의 김명환 PD는 떨고 있는 신입 리포터를 향해 다정하게 말했다.
“채영아, 긴장하지 마. 그냥 편하게 하면 돼.”
떨고 있는 신입 리포터 손채영은 다정한 PD의 위로의 말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자신을 걱정해주는 말이기에 고맙다고 미소 지으며 답은 했지만, 떨림은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었다.
‘괜히 한다고 했나 봐. 저번에 할 때는 이 정도로 떨리지는 않았는데··· 망했어.’
손채영은 오늘 방송이 처음이었다.
촬영 중이던 근처를 우연히 지나가다 방송에 출연해 본 적은 있지만, 그때는 게스트였다.
리포터로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가 슈팅사랑의 리포터로 발탁이 된 이유는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축구를 소재로 하는 인기 유튜버 채널 ‘슈팅사랑’은 우연히 손채영이 다니고 있는 명문 한국대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때마침 캠퍼스를 걷고 있던 손채영을 본 슈팅사랑 제작진은 눈에 띄는 미모를 가진 여대생인 그녀에게 다가가 인터뷰를 시도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 피하다가 거듭된 제작진의 권유에 결국 손채영은 인터뷰에 응하게 된다.
슈팅사랑과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골수 리버플 팬이라는 사실이 공개가 되면서, 방송 후 시청자들이 그녀에게 ‘한국대 여신 콥등이’라는 재미있는 별명까지 붙여주게 된다.
예쁘고 말도 재미있게 하는 그녀의 모습은 유튜브 구독자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남겼고, 그로 인해 슈팅사랑 게시판은 그녀를 채널에 재출현시켜 달라는 강력한 요청이 담긴 글로 도배가 된다.
그것을 본 제작진은 손채영에게 끈질긴 구애를 보내게 된다.
결국, 손채영도 그들의 바람을 계속 거절하기가 어려워 출연을 결심했다.
물론 가장 결정적인 것은 대학생 아르바이트로는 절대 바랄 수 없는 거액의 출연료가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런 사연의 결과로 그녀는 오늘 드디어 첫촬영에 들어갔고, 그녀가 오늘 촬영할 내용은 k2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 선수를 만나 인터뷰를 하는 것이다.
그 선수는 바로 수원FC의 이진이었다.
“자, 좀 진정이 되었으면 촬영 시작할까?”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촬영을 미룰 수도 없었다.
촬영이라는 것이 자기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많은 스태프들이 함께 고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들을 계속 기다리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들 때문이라도 용기를 내어야 했다.
“···네.”
크게 심호흡을 하고 용기 내어 대답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다.
“자, 레디~큐!”
PD의 큐사인이 떨어지고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었다.
“안녕하십니까, 슈팅사랑 구독자 여러분. 오늘 특별 리포터를 맡게 될 한국대 콥녀입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이 어디인 줄 아시겠어요? 이곳은 바로 수원FC와 경남FC의 선두 팀 매치가 열리는 수원종합운동장입니다.”
계속 떨기는 했지만, 막상 촬영이 시작되니 오히려 전보다 편하게 적응되는 거 같았다.
그래서 촬영 막바지에는 거의 떨지 않았다.
“···멋진 경기도 보고, 경기가 끝난 후 이진 선수와 인터뷰도 진행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커트! 좋았어.”
오프닝 촬영이 마음에 든 김명환 PD의 목소리를 여느 때보다 컸다.
PD의 기분이 촬영 내용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잘 아는 스태프 모두가 생각보다 잘해준 손채영을 칭찬했다.
“야, 화면발 죽인다. 채영이는 연예인 해야겠어.”
“어쩜 그렇게 말을 잘해? 너 처음 맞니?”
아직 첫 촬영의 여파로 인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손채영은 스태프의 칭찬에 더욱 어리둥절해졌다.
어쨌든 잘했다는 뜻인 거 같아 고맙다고 열심히 인사했다.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인트로 촬영이 끝난 슈팅사랑 제작진 일동은 빠르게 촬영 장비를 정리했다.
다음 촬영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 촬영은 경기장 안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을 찍을 것이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방송을 만든다는 채널 정체성에 맞게 경기를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을 주로 담을 예정이다.
그렇게 따지면, 손채영은 이제 인터뷰만 남은 것이다.
인터뷰만 잘하면 오늘 촬영은 훌륭하게 마무리가 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다시 심장이 심하게 격하게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이유는 분명히 이전과 달랐다.
앞의 경우에는 첫 촬영이 가져다주는 긴장감 때문이었다고 하면, 이번은 이진을 만난다는 사실에 설렌 것이 그 이유였다.
수원FC 공식 팬카페 운영자인 엄마의 원픽 선수를 직접 만난다는 사실도 그녀를 두근거리게 만든 이유이기는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본인 스스로가 최근 이진에게 푹 빠져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엄마가 시킨 일 때문에 손채영은 어쩔 수 없이 계속 이진의 경기 장면을 꼼꼼히 볼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저절로 그의 팬이 되어 버렸다.
epl를 즐겨보는 그녀의 하늘처럼 높은 눈에도 이진의 플레이는 충분히 멋있게 보였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잘생긴 얼굴로 진지하게 경기에 임하는 그의 모습은 23살 어린 숙녀의 가슴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드디어 만나는 건가?’
두근대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가슴에 손을 살포시 올리는 그녀였다.
* * *
음료수와 간단한 간식거리를 한 아름 들고 오는 안성환의 모습을 보고 신태영은 웃음이 터졌다.
“너 은퇴하고 몸이 많이 커진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구나.”
안성환은 자신을 보고 웃는 신태영에게 어쩔 수 없음을 하소연했다.
“선배님 앞에서 제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나이가 드니까 당이 빨리 떨어지더라고요. 경기를 집중해서 보려면 이 정도 간식은 필수입니다.”
“아, 경기에 집중하기 위한 준비물이다 이 말이야?”
안성환은 손뼉까지 쳐가며 강조했다.
“그렇죠. 바로 그겁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후배들 열심히 뛰는 모습 하나도 안 놓치고 최선을 다해 경기 봐야죠.”
안성환의 대답을 들은 신태영은 어이가 없어 웃음만 흘러나왔다.
“성환이 너 방송일 하더니 언변이 많이 늘었네. 하하하.”
그건 그도 인정하는 바였다.
“그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먹고 살려고 열심히 입을 털었더니··· 그것도 자주 하다 보니 느네요.”
두 사람은 함께 웃으며 간식과 음료수를 나누었다.
경기 시작 5분 전이었다.
자신이 사 온 간식을 먹으면서 안성환이 물었다.
“근데 누굴 보러 오셨다고 하셨죠?”
안성환의 물음에 신태영이 다시 대답을 해줬다.
“수원FC의 이진이라는 녀석이야. 요즘 정말 잘한다고 하더라. 혹시 못 들어봤어?”
그의 말에 안성환은 멋쩍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제가 요즘 바빠서 경기를 많이 못 봤습니다.”
“시간이 없지? 오늘 성환이도 그 녀석 잘 관찰해서 좋은 의견 좀 줘. 내 입장에는 그 녀석이 정말 잘해줬으면 좋겠다. 그럼 내 고민이 깔끔하게 해결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