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3)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3화(3/176)
§3. 증조할아버지의 덕을 보다.
어르신은 옆에 앉아 있던 일행분을 보고 지시했다.
“어제 산에서 캔 그것을 가져오거라.”
“네. 사부님.”
사부님이라고 부르는 걸 보니 두 분의 관계가 사제 관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우리 앞에는 정체 모를 상자 하나가 놓였다.
박계록 어르신은 일말의 주저함 없이 상자 뚜껑을 열었다.
열린 상자 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식물이 들어있었다.
우리 가족 중에 유일하게, 아버지는 그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아시는 듯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어르신이, 아버지에게 물으셨다.
“자네는 이게 무엇인지 알겠는가?”
어르신의 물음에 아버지가 조심스러운 자세로 답했다.
“이것이 혹시···산삼이 아닙니까?”
헉! 산삼?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그 산삼?
내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단어의 등장이었다.
“맞네. 자네 말대로 산삼이야. 정확히 보았네.”
처음 보는 산삼이라는 놈의 등장에, 산삼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러나 산삼이라는 말을 듣고 다시 보아도, 전혀 산삼처럼 보이지 않았다.
TV에서 오며 가며 보았던 산삼과 생김새가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좀 더 굵고 큰 느낌이었다.
비슷하게 생긴 더덕이나 도라지의 모습과 더 닮은 거 같았다.
아버지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셨는지 어르신께 물었다.
“이게 잎을 봐서는 산삼 같기는 한데···제가 예전에 봤던 산삼과는 많이 다르게 생겼습니다.”
어르신은 아버지의 안목을 칭찬했다.
의외로 약초 보는 식견을 가진 아버지였다.
“그 역시 잘 보았네. 산삼은 맞지만,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장뇌삼은 아니네. 자연 속에서 오랜 시간 동안 자란 천종산삼이지. 그리고 천종산삼 중에서도 평생을 산을 헤맨 심마니들도 죽기 전까지 한 번도 보기 어렵다는 전설처럼 전해지는 동자삼이네.”
어르신의 설명을 못 알아들어도, 분명 좋은 산삼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근데 이걸 지금 왜 꺼내시는 거지?
“이걸 자네 아들에게 먹여야겠네. 이 녀석 정도면 내 선친이 자네 조부에게 진 빚을 어느 정도 갚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는군.”
오 하느님! 지금 어르신이 이 귀한 동자삼이라는 것을 정녕 내게 준다고 하신 게 맞습니까?
난 믿을 수 없는 말에 너무 놀라서, 눈을 크게 뜬 채 어르신을 바라봤다.
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동생 수정이 역시 마찬가지 모습이었다.
한 마디로 온 가족이 놀라서 커져 버린 눈으로, 동시에 어르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르신, 제가 잘은 모르지만··· 이런 산삼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몇억이라는 돈을 받고 팔았다는 말도 들었고요. 그런 비싸고 귀한 것은 저희 아들을 위해 이렇게 내놓아 주신 것은 감사합니다만··· 차마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나도 사실 가격은 전혀 모르지만, 엄청 비싸다는 것은 어디서 주워들은 적이 있는 거 같았다.
아버지의 말을 참고하면, 엄청 비싼 것은 사실인 거 같았다.
저런 비싼 것을 마치 명절날 선물 세트 주시듯 선뜻 내미시는, 저 어르신의 배포에 기가 질릴 정도였다.
돈 앞에 초연할 수 있는, 요즘 말로 엄청난 스웩을 보여주신 어르신은, 아버지의 말을 듣고 이렇게 대답하셨다.
“이런 산삼은 그렇게 돈으로 환산하는 물건이 아닐세. 좋은 영약은 좋은 인연을 만나야 빛을 보는 법. 선대에서 지금까지 이어진 자네 집안과 우리 집안의 인연이, 이렇게 꽃을 피웠다고 생각하게나. 자네 조부가 우리 아버지께 행한 덕을 지금에야 받는 것이니, 누군가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면, 응당 자네의 조부님께 하는 것이 맞는 것이야.”
말을 하는 어르신의 눈을 정말 큰 깨달음을 얻은 도인과 같았다.
“그리고 난 이미 속세의 인연과 멀어진 몸이라네. 그러니 내게는 이 녀석이 그리 필요한 물건이 아닌 것이지. 저놈은 영물이야. 저 동자삼이 우연히 내 눈에 띈 것이 아니라 동자삼이 날 선택했다고 보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수도 있지··· 바로 자네 가족과의 인연 때문에 말일세. 아무튼, 난 그리하기로 이미 마음을 먹었다네. 이제 자네들의 선택만이 남은 것이야.”
어르신은 진지한 눈빛으로 나와 내 부모님을 찬찬히 쳐다봤다.
알아서 결정하라는 뜻처럼 보였다.
거기에 근엄한 목소리로 한 가지 당부를 잊지 않으셨다.
“내가 약간의 재주는 가지고 있어도··· 그 깊이가 깊지 않아, 이 동자삼이 이 녀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네. 다만 내가 기대하는 것은, 이 동자삼이 저 녀석의 체질을 바꾸어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것이네. 내 짐작에는 충분히 가능해 보이네만··· 결과는 솔직히 나도 장담할 수 없네. 그래서 자네들도 결심해야 하네. 이 녀석을 아들에게 먹일 것인지 말일세. 내 말을 이해했다면 다시 묻도록 하지. 이 녀석을 자네 자식 놈에게 먹일 것인가?”
어르신의 재차 물음에, 아버지는 고민하는 기색을 보였다.
주저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답답한 마음에 내가 입을 열었다.
“저 어르신··· 그걸 먹으면 저의 약골 체질이 바뀔 가능성이 있나요?”
내 물음에 어르신은 자상하게 답해주셨다.
“솔직히 나도 그것까지는 모른단다. 나도 그저 이 인연이 좋은 열매를 맺길 바랄 뿐이지. 그저 운명이 이끄는 대로 따라갈 뿐이다. 그러나, 좋은 열매를 맺을 것 같다는 느낌은 드는구나. 이왕 이렇게 된 것, 네가 먹을 것이니 선택도 네가 내리거라. 이건 바로 네 문제이니 말이다.”
주저하고 있는 부모님 대신에, 나에게 결정을 하라고 말씀하셨다.
어르신의 말을 들은 부모님은 근심 어린 눈으로 날 바라보고 있다.
아마 복잡한 심정이실 테다.
갑자기 이런 선택의 기로에 선 것이 믿기 힘드실 것이고, 혹시 모를 부작용도 걱정이 되실 것이다.
그리고 부담도 되실 거다.
엄청 비싼 거라는 것도 아시니까.
일단 내 생각에는 경제적 부담은 가질 필요가 없을 듯했다.
이건 엄연히 내 증조할아버지가 저 어르신 아버지를 구해준 대가니까.
증조할아버지가 저 어르신 아버지를 구하셨다고 하니, 이것은 증조할아버지가 우리에게 주신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럼 내가 감사해야 할 곳은 바로 우리 증조할아버지가 된다.
장손인 내가 먹고 좋은 일이 생기면, 우리 가문의 이름을 드높이 날리는 셈이니, 분명 하늘에 계신 증조할아버지도 좋아하실 것이 분명했다.
나는 드디어 결심했다.
“그 산삼을 주신다면 제가 먹겠습니다.”
난 단호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 모습을 본 어르신이 차분한 눈으로 날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좋다. 네가 그리 결정했다면, 나도 네 뜻을 따르도록 하겠다.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것이야.”
그렇게 동자삼은 내 뱃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결정되었다.
* * *
근처에 아시는 한의원으로 우리 가족을 데리고 가셨다.
나머지 가족은 한의원 안 대기실에서 기다리라고 하신 후, 나를 데리고 진료실로 들어가셨다.
진료실 침대에 날 앉힌 후, 명심할 점을 미리 설명해 주셨다.
“내 순서를 먼저 이를 테니, 절대 잊지 않도록 해라. 사실 내가 이르는 말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난 어르신의 말씀을 듣고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나름대로 많이 긴장한 상태였다.
하긴 이런 상황에서 긴장 안 하는 것도 분명 비정상일 것이다.
“우선은 저 동자삼을 생으로 씹어 먹어야 한다. 뿌리부터 줄기, 잎까지 하나도 빼지 말고 다 씹어 먹어라. 입안에 한꺼번에 넣어서도 안 되고, 대충 씹어서 삼켜서도 아니 된다. 정말 꼼꼼하게 작은 뿌리 조각 하나도 허투루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내 말을 알아듣겠느냐?”
“네, 어르신. 명심하겠습니다.”
내 대답을 들은 어르신은 만족하셨는지 작게 미소 지으셨다.
“그리고 산삼을 다 먹고 난 다음에는, 그냥 이 침대에 편히 누우면 된단다. 네가 침대에 누우면 내가 너에게 침을 놓을 것이다. 그 침들은 네가 섭취한 동자삼의 효능을 올리기 위한 것과 섭취를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내가 지금껏 깨우친 의술을 이용해 네 몸의 체질이 변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그리고는 내 손을 잡으셨다.
의외로 따뜻한 손이었다.
“네가 운동을 한다고 하니 운동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절대 너에게 위험한 일은 생기지 않도록 내가 잘 돌볼 테니, 날 믿고 그냥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한다. 갑자기 몸이 뜨거워진다고 해서 내 말을 따르지 않고 경거망동해서는 안 될 것이야. 잘할 수 있겠느냐?”
어르신의 물음에 난 굳은 결의를 다지며 대답했다.
“네, 할 수 있습니다.”
정녕 어르신 말대로 된다면 난 무엇이든 참을 수 있었다.
이건 정말 꿈에서나 바라던 일이었다.
내가 축구 선수로서, 내 신체 능력이 향상되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꿈속에서나 바라던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데, 무엇을 두렵고, 무엇을 참지 못할까?
“자, 그럼 네 앞에 놓인 동자삼부터 조금씩 씹어 먹거라.”
어르신의 말을 듣고, 난 내 앞에 놓인 동자삼을 쳐다봤다.
이 산삼의 이름이 동자삼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아기 동자와 닮은 생김새를 가졌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약간 사람의 형상을 닮은 것 같기도 했지만, 다시 자세히 보면 아기 동자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동자삼아, 잘 부탁한다.’
내 몸속에 들어와 날 변화시켜줄 고마운 녀석이기에 잘 부탁한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난 지체하지 않고 바로 동자삼을 조금씩 잘라 씹기 시작했다.
우선은 뿌리부터 시작했다.
뿌리를 입안에 넣고 씹기 시작하자, 알싸한 맛이 바로 ‘확’하고 올라왔다.
분명 씹어 먹기 쉽지 않은 맛이었지만, 이 정도로 우는소리를 할 수는 없었다.
난 꾹 참으면 어르신의 말씀처럼 정말 꼼꼼하게 씹으며 목으로 넘겼다.
정말 1cm를 백번 이상 씹는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입을 움직였다.
그렇게 뿌리, 줄기, 잎까지 다 먹었다.
시간을 재보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느낌은 들었다.
내가 다 먹는 모습을 옆에서 차분하게 지켜봐 주시던 어르신은, 내가 다 먹고 나자 이윽고 나를 침대에 눕게 하셨다.
몸을 침대에 눕히는데 바로 몸이 조금씩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바로 약효가 느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전설의 영약이라고 그러더니 약효도 남다른 모양이다.
그로 인해 기대감이 생겨났다.
나 정말 체질을 바꿀 수 있을까?
지금까지 운동하면서 항상 내 발목을 잡던 저질 체력 문제를 벗어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