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33)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33화(33/176)
§33. 이란전(1)
나는 상대편 선수가 다가오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공을 트래핑한 후 빠르게 움직였다.
“어딜 도망가?”
나를 따라오는 선수는 같은 수원을 연고로 하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염기성 선배였다.
선배는 내 패스를 막기 위해 속도를 올리며 날 따라붙었다.
그것을 안 나는 공은 그대로 두고 몸만 앞으로 튀어 나갔다.
염기성 선배의 마크를 떼어내기 위해서 페인팅 모션을 한 것이다.
내 페인팅 모션에 속은 선배는 계속 나에게 따라붙었지만 이미 내게는 공이 없었다.
왜냐하면, 공은 저기에 두고 몸만 움직였으니까.
나는 즉시 몸을 ‘홱’하고 돌려 반대로 움직였다.
페인팅 모션에 한 번 속은 염기성 선배는 그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아직은 멀었어!”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는 듯이 염기성 선배는 끈질기게 나를 쫓아왔다.
난 선배를 떼어놓기 위해 더욱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이번에도 선배는 덩달아 속도를 높여 다시 나를 따라붙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염기성 선배는 내게서 공을 뺏지 못했다.
왜냐고?
이번에도 나는 공은 그대로 두고 몸만 움직였으니까.
이번에도 페인트 모션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번에도 몸을 빠르게 전환해 다시 반대로 움직였다.
이번에는 전과 다르게 공을 가지고 드리블했다.
염기성 선배는 이젠 힘이 다했는지 이번에는 나를 제대로 따라붙지 못했다.
상대 팀 염기성 선배의 마크를 완전히 떼어버린 나는 빠르게 공을 가지고 앞으로 전진했다.
공을 끌고 올라오는 나의 모습을 보자 같은 편이었던 동료 선수들이 빠르게 상대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내 패스를 받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현재 가장 좋은 위치로 향하고 있는 것은 오른쪽 측면 공간을 빠르게 뛰고 있는 남대희 선배가 있었고, 수비수를 등지고 공을 받으려고 하는 이동민 선배의 모습도 보였다.
그 상황들을 모두 다 확인한 나는 곧바로 패스를 보내려고 했다.
나의 드리블 방향과 몸이 향하고 있는 방향을 봐서는 오른쪽에서 파고드는 남대희 선배 쪽으로 내가 공을 보내려고 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실제로 상대 팀 선수들이 그쪽으로 몸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럴 때 나는 어디로 패스를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휙.
나는 그대로 빠르게 땅볼 패스를 보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빠르게 보내지만 절대 공이 바닥에서 뜨면 안 된다는 것이다.
땅바닥에 딱 붙어서 굴러가야 내 패스를 받는 우리 편 동료가 공을 받아서 빠르게 다음 동작을 하기가 편하다.
경기장에 뛰고 있는 선수 대부분은 내가 달리고 있는 남대희 선배에게 공을 줄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내 패스는 내 몸이 향하는 방향과 다르게 골 에어리어 정면에서 수비를 등지고 있던 이동민 선배를 향해 빠르게 굴러갔다.
* * *
이진의 패스 방향이 남대희 쪽이라고 생각했던 상대 팀 선수들은 깜짝 놀라며 역모션에 걸려버렸다.
공을 건네받은 이동민은 능숙하게 수비수를 등지고 공을 지키고 있었다.
대표팀 주전 수비수 김민수 선수는 힘으로 버티고 있는 이동민 선수를 압박했다.
그러나, 공을 뺏기가 어려웠다.
아무리 김민수가 힘이 좋다고 해도 관록의 선수 이동민의 공을 뺏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둘의 팽팽한 대치가 이어지던 그때, 상대 팀 선수 장만수가 수비하던 김민수를 돕기 위해 빠르게 다가왔다.
이대로 플레이가 계속된다면 결국 앞, 뒤로 포위된 이동민 선수가 공을 상대 팀에게 빼앗기게 되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이동민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선수가 아니었다.
두 사람이 자신을 에워싸자 가지고 있던 공을 그대로 측면으로 살짝 밀어버렸다.
“막아!”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염기성은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리려 크게 소리쳤지만, 상황은 이미 늦었다.
어느새 나타난 이진이 이동민이 밀어준 공을 이어받아서 그대로 골문 앞으로 드리블해 들어갔다.
이동민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이진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맞게 된 것이다.
이제 골대와 자신 사이에는 한 남자만이 남아 있었다.
그는 바로 대표팀 수문장 조현오였다.
조현오는 순식간에 앞으로 뛰어나오면 슈팅 각도를 줄였다.
그러나, 그의 신속한 움직임은 이어진 이진의 슈팅으로 인해 빛이 바래 버렸다.
톡.
조현오가 나오는 것을 보자 아주 가볍게 칩슛을 해버리는 이진.
이진의 슛은 아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골대 안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예~~~쓰.”
골을 넣고 흥분해서 혼자 세레머니를 하는 이진에게 상대 팀 골키퍼 조현오는 조용히 다가와 한마디를 던졌다.
“연습 시합에서 무슨 세레머니야? 빨리 안 돌아가?”
골을 먹어 약간 화가 난 그의 말을 듣고 이진은 얼른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선배님.”
그리고는 중앙선을 향해 빠르게 뛰어갔다.
가는 도중에 기다리고 있던 선배 이동민이 이진을 향해 손을 들어 올렸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들은 이진은 약간 민망해하는 얼굴로 이동민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이진은 마치 소원을 이룬 사람처럼 하늘을 날 거 같은 기분이었다.
* * *
미니 게임을 바라보던 신태영의 눈은 순간 반짝였다.
지금까지 본 이진의 모습은 자신의 예상대로였다.
자신의 기량을 대표팀 훈련 속에서도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아직은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지만, 이대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다가오는 이란전에 히든카드로 충분히 쓸 수 있는 선수라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었다.
“저 친구 누구예요? 얼굴을 모르겠는데··· 처음 보는 선수네요.”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자신의 옆에 익숙한 얼굴의 주인공이 웃으며 서 있었다.
보기 좋은 미소를 짓고 서 있던 그는, 바로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손홍민이었다.
“야, 언제 도착했어?”
신태영 감독은 아주 반가운 얼굴로 그를 반겼다.
“방금 도착했어요. 우리 감독님 고생하는 모습 보려고 캐리어 방에 던져두고 바로 훈련장으로 왔죠.”
“야, 뭐야? 나에게 인사하러 온 게 아니야? 그래 고생하는 거 보니 어때? 이 나쁜 놈. 하하하.”
친한 사이인 두 사람은 오랜만에 봤는데도 어색함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근데 감독님. 저 친구 누구냐니까요?”
손홍민은 어떤 선수의 정체가 여전히 궁금했는지 신태영 감독에게 다시 물었다.
손홍민이 손으로 가리키는 선수가 이진임을 알아챈 신태영은 손홍민에게 알려줬다.
“수원FC라는 2부 리그 팀에서 활약하는 선수야. 이번에 처음 대표팀에 들어왔고. 너는 잘 모를 거야. 대표팀에는 이전에 한 번도 뽑힌 적이 없는 선수거든.”
그러나 손홍민은 이진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다.
“감독님. 저 저 친구 기사 봤어요. 이번에 발탁하시고 저 친구 이야기가 기사로 많이 나왔잖아요.”
손홍민도 이진에 관한 기사를 본 모양이었다.
약간 안 좋은 쪽 기사가 많이 나와서 그런지 그 이야기를 들은 신태영은 약간 민망한 표정이었다.
“기사 봤니?”
“네, 조금요.”
하긴 기사가 그렇게 많이 나왔는데, 안 보기도 힘들 것이다.
“근데, 저 친구 혹시 해외에서 축구 배웠어요? 혹시 스페인?”
손홍민의 뜬금없는 질문에 신태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알기로는 해외에 나간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들었다. 아마 내 말이 맞을 거야.”
“그래요?”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그의 말투에 신태영은 그 이유를 물었다.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물어? 해외는 왜?”
그의 질문에 손홍민도 생각하던 바를 말했다.
“아까 패스할 때 보셨죠? 저런 패스는 스페인 친구들이 잘하거든요.”
“어떤 패스?”
자신이 언급한 패스 장면을 기억 못 하는 신태영을 위해 직접 몸으로 시연까지 하면서 설명을 하였다.
“아까 오른쪽으로 차는 척하면 발목을 이렇게 돌리며 동민 선배한테 볼을 건넸잖아요. 이런 패스를 외국에서는 속임수 패스라고 해요.”
손홍민의 시연과 설명까지 들은 신태영은 손홍민이 말한 패스가 어떤 패스인지 알 수 있었다.
“아, 노룩 패스? 보통 저런 패스를 노룩 패스라고 하지 않나? 호나우지뉴가 저런 패스를 가끔 했었잖아.”
신태영의 말을 이어서 손홍민이 설명했다.
“비슷한 패스라고 할 수 있죠. 예를 들면 바로셀로나의 부스케츠가 저런 패스를 엄청 잘해요. 같이 경기하면 얼마나 짜증 난다고요.”
“짜증은 왜 나?”
“패스하려는 자세를 보고 움직였는데, 실제 패스는 다른 방향으로 하니까 짜증이 나죠. 다시역으로 빠르게 뛰어야 하잖아요. 체력적으로도 힘들어요.”
그제야 손홍민의 말을 이해하는 신태영이었다.
“이진 녀석의 패스가 부스케츠랑 비슷하다는 이 말이야?”
“네. 거의 비슷해요. 그래서 저도 그런 생각을 했죠. 아주 흥미로운 녀석이네요. 요번에 제가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어요.”
주장인 손홍민의 말을 듣고 신태영은 웃음이 나왔다.
“너 인마, 얼마나 애를 괴롭히려고 그래? 살살해라.”
그의 장난끼를 잘 알고 있는 신태영이 걱정 반 농담 반으로 말했다.
“에이 감독님. 제가 언제 그랬다고 그러십니까? 신입을 주장으로서 잘 보살피겠다는 말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말을 듣고 조금 더 걱정이 심해지는 신태영 감독이었다.
* * *
점심시간에 주장 손홍민 선배의 모습을 보고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TV로만 보던 스타 플레이어를 드디어 실물을 보게 된 것이다.
좋아하던 연예인을 실제 보게 된다면 이런 기분일까?
다시 한번 내가 대표팀에 합류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손홍민 선배를 시작으로 해외에서 뛰고 있던 구지철 선배와 나보다 한 살 많은 권정훈 선배, 그리고 유일하게 나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인 황의찬 선수도 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로써 우리 대표팀은 완전체의 모습을 드디어 갖추게 된 것이다.
유럽파는 도착한 다음 날은 스트레칭 위주의 간단한 운동을 했다.
그리고 도착 이튿날부터는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게 되었는데, 우리는 조직력 위주의 훈련을 주로 하였다.
나는 대표팀 선수들과 이제 제법 많이 친해졌다.
아직은 어색한 사이인 선수들도 제법 있었지만, 그래도 처음보다 많이 친해진 탓에 훈련하기가 훨씬 편했다.
특히 주장인 손홍민 선배가 나를 많이 챙겨주는 듯했다.
물론 장난을 나에게 걸어 난감할 때도 있었지만, 의외로 날 많이 찾았다.
훈련 때도 이런저런 기술도 나에게 시켜보고 매우 놀라워하셨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 이란전 하루 전날이 되었다.
* * *
기자회견을 마친 신태영은 감독실에 앉아 고민에 빠져 있었다.
내일 시합에 대한 스타팅 멤버 결정이 아직 되지 않은 것이다.
똑똑똑.
노크가 들리고 방문이 열렸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선수는 손홍민이었다.
내일 스타팅 멤버 결정에 관해 의논하고자 그를 특별히 따로 부른 것이다.
“여기 앉아.”
“네.”
소파에 앉은 신태영은 뜸을 들이지 않고 바로 결론을 꺼냈다.
“이진 어때? 같이 훈련을 해 봤으니 어떤 선수인지 알 거 아니야.”
손홍민은 신태영의 물음에 특유의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좋던데요. 유럽에서 뛰는 선수라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좋아요. 우리나라 선수들에 비해서 기본기가 아주 탄탄해요. 제가 나중에 불러서 막 다그치기도 했어요.”
다그쳤다니?
이유를 몰라 물었다.
“얘를 갑자기 왜 다그쳐?”
“제 느낌상 유럽에서 축구를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절대 아니라고 하더군요. 신기한 녀석이에요.”
신태영은 조금 신중한 얼굴로 본론을 꺼냈다.
“주장으로서 대답해봐. 내일 시합 이진을 선발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넌 어떻게 생각해?”
신태영의 물음에 손홍민의 입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