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rth of a Ballon d'Or winning midfielder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34)
발롱도르 타 는역대급 미드필더의 탄생-34화(34/176)
§34. 이란전(2).
신태영의 질문에 손홍민은 아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같이 뛰어보니까 바로 알겠던데요. 정말 움직임이 좋아요. 체력도 뛰어나고요. 더군다나 패스는 더 좋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점은···”
“그중에서도?”
신태영은 손홍민이 생각하는 이진의 강점이 궁금했다.
“축구 센스가 가장 마음에 들더라고요. 머리가 정말 좋은 친구예요. 시합을 읽는 눈도 있는 거 같고요. 그리고 팀 공격수의 성향까지 고려한 패스를 보내더라고요. 공격수인 제 입장에는 꼭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이 드는 미드필더였어요.”
공격수인 손홍민이 함께 뛰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최고의 찬사였다.
그만큼 이진을 손홍민이 높게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겠다. 네 말이 큰 도움이 됐다. 이만 방으로 돌아가 쉬어.”
“네, 감독님.”
인사를 한 손홍민은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신태영의 고민은 다시 시작되었다.
일단 선수들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주장의 의견도 들었다.
결정을 내리는데, 많은 도움이 될 사실들을 들을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일단 신태영은 이진을 시합에 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럼, 그 다음으로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은 어떤 형태로 출전을 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자동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그가 고민하는 안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안은 이진을 선발로 경기에 출전시키는 방법이다.
아예 제대로 배에 힘주고 과감한 결정을 한다는 쪽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사실 객관적으로 지켜본 결과, 기량면에서는 당연히 선발 출전을 시키는 것이 맞았다.
이진은 훈련 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 소집된 선수들 중에서 가장 좋은 몸놀림을 보여준 것이다.
최근 컨디션을 중요 잣대로 본다면, 당연히 선발 출전을 해야 하는 것이 맞을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빌드업이라는 측면에서도 선발 출전을 하는 것이 맞았다.
지금 현재 대표팀의 가장 취약 부분인 빌드업이 가능한 유일한 선수였다.
물론 다른 선수들도 빌드업이 가능한 선수가 있었지만, 팀에서 빠진 김성룡 선수를 기준으로 보면 유일하다고 볼 수 있었다.
기준이 너무 높은 것도 있지만, 그 정도는 되어야 시합에서 제대로 된 경기 운영을 할 것이다.
그러니 대표팀의 원활한 공격 전개를 위해서는 이진을 선발로 시합에 내보내는 것이 맞는 선택이었다.
그리고 많이 뛰고 수비적 마인드도 훌륭한 선수라 수비적으로도 안정감을 줄 수도 있는 선수였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하면 이진을 선발 출전을 시키는 것이 가장 옳은 선택이었다.
두 번째는 후반 교체 출전이다.
눈으로 확인한 모든 부분에서 봤을 때 시합에 출전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선수였지만, 딱 하나 부족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경험이었다.
경험이 실제 시합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굳이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진은 이것이 부족하다.
태극마크를 달고서 국제시합에 나서본 적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다못해 연령별 대표팀에 단 한 번만이라도 뽑혔으면 이런 고민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이진은 이런 경험조차도 없었다.
그래도 기량이 좋으니 눈 질끈 감고 과감하게 선발 출전을 시키는 것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가 너무 중요한 경기였다.
하필 이번 경기가 러시아에 가냐 못가냐가 걸린 엄청나게 중요한 시합이었다.
이런 시합에 첫 출전 선수를 선발 출전시킨다는 것은 선수 입장에도 그렇게 반길만한 결정이 아니었다.
중앙 미드필더 조합에 관해서는 구상이 끝났다.
생각하고 있는 포메이션은 4-2-3-1이었다.
이진을 선발 출전을 시킨다면 구지철과 함께 중앙에 두는 것이 좋을 듯했다.
과감한 공격 성향의 선수 기용이었다.
만약 교체 출전을 결정한다면 일단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하게 되는 선수는 구지철과 장만수였다.
장만수가 아무래도 수비적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구지철이 빌드업을 맡아야 할 것이다.
제법 시간이 흐르자 신태영의 생각은 한쪽으로 굳어지고 있었다.
이제는 최종 결단만이 남은 것이다.
하지만, 이 결단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그런 이유로, 신태영 감독의 방의 불빛은 새벽이 되도록 꺼질 줄을 몰랐다.
* * *
[안녕하십니까, 시청자 여러분. 지금부터 2018년 FIFA 월드컵 러시아 아시아 3차 예선 한국 대 이란의 경기를 생중계 방송으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드디어 이란과의 시합이 시작되는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워낙 중요한 일전의 시작이라서 그런지 경기 시작을 알리는 캐스터 김경진의 목소리도 다른 경기와 비교해서 약간 격양된 상태였다.
[이천식 해설 위원님. 오늘 경기는 어떤 점에 유념해서 경기를 봐야 할까요?]캐스터의 질문에 한국 축구의 레전드 선수 중 한 명인 이천식은 이렇게 설명했다.
[오늘 경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지면 월드컵 장담 못 합니다. 우리와 우즈베키스탄의 승점 차가 단 1점이거든요. 오늘 우리가 지거나 비기고 우즈베키스탄이 이기면 우리나라가 조 3위로 밀려나게 되죠. 그럼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는데 그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네요.] [하하하,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오늘 이기고 깔끔하게 본선행을 결정지었으면 좋겠네요.]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최근 경기에서 내리 3연패를 했기 때문에 아주 불안한 상태로 겨우 조 2위에 자리하고 있는 대한민국이었다.
마지막 2연전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본선행이 좌절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선수들은 오늘 시합에서 지면 월드컵에 못 간다는 생각으로 필사적으로 뛰어야 합니다. 최근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저는 우리 선수들이 오늘 경기에서는 꼭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후배님들, 파이팅입니다.]해설자 이천식도 이런 점을 들어 대표 선수들의 파이팅을 주문했다.
캐스터 김경진은 이란과 대한민국의 과거 이력을 이야기했다.
[우리 대표팀은 유독 이란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기록을 잠시 말씀에 드리면, 현재까지 총 360분 동안 이란을 상대로 득점을 올린 적이 없습니다. 거기에 최근 4경기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전패입니다. 한 번도 이기지 못했습니다. 전부 0:1로 패했습니다. 전부 같은 점수의 패배였습니다.]이천식은 이란만 만나면 고전을 하는 요인을 이란의 튼튼한 수비로 꼽았다.
[이란은 아시아에서 가장 서구화된 피지컬을 자랑하는 팀입니다. 피지컬이 좋은 유럽 선수들과 거의 같은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말입니다. 거기에 수비 조직력도 매우 좋죠. 그러니 상대팀 입장에서는 득점하기가 정말 어려운 팀입니다.]이천식은 한 가지 자료를 시청자들에게 소개했다.
[우리가 보통 유효슈팅이라는 데이터를 많이 이야기합니다. 얼마나 유효한 공격을 했는가를 이야기할 때 유효슈팅의 개수가 몇 개인지를 통해 설명하는 경우가 많죠.] [보통 많이 언급하는 데이터죠.] [그렇지만, 유효슈팅 모두가 위협적인 상황을 말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한 마디로 약하게 데굴데굴 굴러서 골대로만 향하면 그건 유효슈팅으로 기록되거든요.]맞는 말이었다.
유효슈팅은 선수가 한 슛이 골대 안으로 향했다면 무조건 기록이 되게 되어 있었다.
[그래서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한 자료가 있습니다. 실제로 위협적이었냐를 따지는 거죠. 그것이 바로 위협적 슈팅 허용률입니다. 이 자료를 보면 이란은 그 수치가 약 0.9 정도입니다. 1도 안 되죠. 조금 더 자세히 풀어서 설명하면, 시합에서 상대팀이 약 1번 정도의 위협적인 장면을 만든다는 말이죠. 이건 다른 팀과 비교해서 매우 낮은 빈도입니다. 이 정도로 짠물 수비를 하는 팀이 바로 이란입니다.]캐스터와 해설자가 이번 경기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설명할 때, 드디어 화면에서 출전 선수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선수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선수들은 출전을 기다리며 복도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긴장된 표정으로 서 있는 이진의 모습도 보였다.
신태영 감독은 이진의 선발 출전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 * *
기다리고 서 있는 이진은 오늘 선발 명단 발표 전에 신태영 감독과 나눈 이야기가 자꾸 머릿속에 맴돌았다.
이진을 따로 불러낸 신태영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혹시 긴장되냐?”
감독님의 질문에 이진은 솔직히 대답했다.
“조금은 긴장됩니다.”
“잠은 잘 잤고?”
“네, 잠은 잘 잤습니다.”
신태영 감독은 이진을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는 이진을 향해 폭탄선언과 같은 말을 던졌다.
“내가 오늘 너를 선발로 내보내려고 한다.”
“!”
충격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놀라운 말이었다.
그러나 이진은 내심 노리고 있었다.
훈련을 해보니 결코 자신이 다른 대표팀 선수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약간의 기대감이 생겼던 것이다.
“어때? 들으니 더 긴장돼?”
감독님의 질문에 이번에도 역시 솔직한 마음을 말씀드렸다.
“네, 긴장됩니다. 하지만 긴장과 더불어 설레기도 합니다. 제가 대표팀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경기를 보신 국민들이 어떤 말로 저를 칭찬하실지가 궁금합니다. 전 정말 잘할 자신이 있거든요.”
솔직히 신태영은 지금도 반신반의의 상태였다.
이진을 선발로 내보내기로 마음먹었지만, 과연 자신이 좋은 결정을 내린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확신이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진의 입에서 나온 자신감이란 단어가 유독 크게 들렸다.
“어떤 자신감?”
“이란 수비가 조직력이 좋더라고요. 힘도 좋고요. 미드필더들은 몸싸움에 능합니다. 일단 중원에서 힘에서 안 질 겁니다. 힘이 조금 부족하다면 한 발 더 뛰며 괴롭힐 생각입니다. 그리고 수비는 피지컬이 좋은 대신 조금 느리더라고요. 저희 팀에는 발이 빠른 선수가 많습니다. 적극적으로 수비 뒷공간을 노릴 겁니다. 그리고 더불어 홍민 선배가 얼마나 위력적인 선수인지 제가 제대로 보여줄 겁니다.”
신태영은 처음으로 잘한 결정이라는 확신이 싹이 마음속에 피어나는 것을 느꼈다.
* * *
[자, 양국의 애국가 제창이 끝나고 진영 결정까지 모두 끝났습니다. 아, 우리 팀 선수들 둥글게 모여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네요.]경기 시작 전에 주장 손홍민을 선수들을 모아서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요구하고 있었다.
“자, 모두 오늘 경기장에서 죽는다는 생각으로 뛴다. 알았지?”
주장의 말에 모두가 한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그 모습을 본 손홍민은 웃으며 둥글게 모인 선수들 한가운데를 향해 손을 올렸다.
그러자 모든 선수가 동시에 손을 모았다.
“자, 이기자!”
구호를 외친 대한민국 선수들은 굳은 결의를 다지며 자신의 자리로 퍼져나갔다.
[자, 드디어 이란과 펼치는 이번 월드컵 아시아 예선 마지막 경기를 시작합니다.]경기는 시작되었다.